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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현眞玄 님의 서재입니다.

소울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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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왕궁
작품등록일 :
2019.08.19 06:50
최근연재일 :
2019.09.10 09: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3,650
추천수 :
42
글자수 :
127,299

작성
19.08.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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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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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주정뱅이 페트로2

DUMMY

‘저 말이 사실이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악의 세력이 준동하지 못하게 했던 아르카디아도 배신자 한 명 때문에 결계에 갇힌 상태였다.

정의를 수호하는 중심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르카디아가 없는 지금 세상은 취약할 대로 취약해진 상태인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배신자가 더 있다면 정의를 수호하는 집단은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했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소.”

“말해보게.”

“맹수처럼 빨리 달릴 수 있는 자가 있소?”

“조력자들 중에는 없네. 물론 일반인들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고!”

페트로의 대답을 들은 베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커지길드 소속의 상단에 머물 것이오.”

“알겠네, 네오가 오면 그쪽으로 보내겠네.”

고개를 끄덕여 보인 베놈이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베놈은 다니엘의 상단이 여장을 푼 곳에 도착했다.

시름을 던 다니엘은 측근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가 베놈이 왔다는 보고를 받고 후다닥 뛰어 나와 반갑게 맞아주었다.

“신세를 좀 지러 왔소.”

“나야 마다할 이유가 없네. 자자! 들어가세.”

미소를 지은 베놈이 다니엘을 뒤따랐다,

“여기 술 좀 내와!”

“다니엘, 어려운 부탁 좀 합시다.”

“하하하, 베놈이 나에게 부탁을 한다고? 하하하하!”

다니엘이 파안대소를 터트렸다.

“농담이 아니로군.”

베놈의 표정이 굳어 있는 것을 본 다니엘이 자신의 숙소로 가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숙소로 이동한 다니엘이 은근한 투로 물었다.

“당신이 가진 정보력은 대륙최고라고 들었소.”

“그거야 뭐······.”

칭찬에 뻘쭘해진 다니엘이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대륙 곳곳에서 이해하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당신은 알고 있소?”

“이를 테면······.”

“전쟁의 소용돌이에 관한 것이오. 아마도 겉으로 드러난 이유 말고 진짜 이유가 있을 것이오.”

“···흐음.”

다니엘이 침음성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늑대만큼 빨리 달릴 수 있는 자가 있는지 그것도 좀 알아봐주시오.”

“혹시 웨어울프인가 늑대인간인가를 말하는 것인가.”

“늑대인간? 그런 자들도 있소?”

“자네가 늑대인간을 모른단 말인가?”

늑대인간은 아주 먼 옛날에 존재했던 유사인종이었다. 뱀파이어와 앙숙인 늑대인간이 자취를 감춘 것은 수백 년 전이었다.

공교롭게도 늑대인간이 사라진 뒤 뱀파이어도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은 늑대인간과 뱀파이어가 피터지게 싸우다가 멸종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늑대인간이 살아 있다면 뱀파이어도 존재한다는 것인데······.”

“자세히 설명해주시오.”

베놈을 힐끔 쳐다본 다니엘이 전설에 회자되었던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에 대해 설명해나갔다. 그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베놈의 표정은 쉼 없이 변했다.

“악몽··· 악몽이 다시 시작되는 거야.”

“혹시 좀비와 구울 그리고······.”

해골과 고스트의 생김새가 언급되자 다니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언데드라고 하던데 언데드에 대해 혹시 아는 것이 있소.”

“으으, 으으으으.”

다니엘의 입에서 앓는 듯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다니엘, 나는 좀비와 구울 등을 직접 봤는데 카스라는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꽤나 고전했었소.”

언데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망자의 탑에 가기 전의 세상에 살았던 사람들의 인식이 궁금해서였다.

“고전했었다는 것은······.”

“카스 때문에 언데드를 대처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소.”

“커크! 커크!”

출입문으로 고개를 돌린 다니엘이 최측근을 불렀다.

덜컹!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선 집사 커크가 공손하게 예를 올렸다.

“전설에 관한 모든 서류를 다 가져오게.”

“네에?”

커크가 멍한 얼굴로 베놈과 다니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뭐든 좋으니까 다 가져와!”

“네 어르신.”

엉겁결에 대답한 커크가 공손하게 예를 올린 뒤 밖으로 나갔다.

“신이시여, 저를··· 아니 세상을 굽어 살피소서.”

“다니엘, 진정하시오. 그리고 3~4일은 이곳에서 머물 생각이니 협조 좀 해주시오.”

“후우!”

대답 대신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쉰 다니엘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덜컹!

창문이 열리자 때마침 불어온 세찬 바람이 다니엘의 얼굴을 할퀴고 지나갔다. 하지만 답답함을 날려버리기에는 미약하기만 했다.


그날 저녁,

식사를 마친 베놈은 다니엘이 구해준 책을 읽느라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비록 설화집이었지만 그 안에는 베놈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이 제법 많았다.

보름달이 뜨는 날 늑대로 변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늑대로 변신할 수도 있고 일부는 이족보행 전투형으로도 변신한다는 내용은 베놈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했다.

‘이 책에서 언급한 이족보행 전투형으로 변신한 늑대인간이라면······.’

망자의 탑 입구 인근에서 기습공격하고 도주한 자를 떠올린 베놈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피어났다.

“뱀파이어는 어떤 존재인지 볼까.”

뱀파이어가 언급된 부분을 찾아 읽어내려 가던 베놈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한때 동지로 활동했었다는 부분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똑똑똑!

“베놈, 날세.”

문 밖에서 들려온 다니엘의 목소리를 들은 베놈이 책장을 덮었다.

“들어오시오.”

덜컹!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선 다니엘이 베놈의 맞은편에 앉았다.

“자네가 원하는 것을 찾은 것 같네.”

품안에서 얄팍한 책을 꺼낸 다니엘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신빙성 있는 것이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골동품상에 갔더니 그게 있더군.”

어깨를 으쓱여 보인 다니엘이 꽤 큰돈을 주고 구했다고 넌스래를 떨었다. 그러면서 골동품상 주인이 했던 말을 언급하며 일종의 역사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내용을 확인해 봤소.”

“대충 보았네.”

“설화집이랑 차이점 있소.”

“자네가 직접보고 판단하게. 그리고 자네가 원하는 것이 이 험브르에 있으면 2~3일 안으로 구할 수 있을 것일세.”

“고맙소.”

“자네 때문에 이게 무사하지 않았나.”

씨익 미소를 지은 다니엘이 자신의 목을 쓰다듬었다.

“후후후, 그렇소? 내 힘닿는 대까지 당신을 도울 테니 당신도······.”

“여부가 있겠나.”

베놈이 우회적으로 동맹관계를 언급하자 다니엘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앞으로 잘해봅시다.”

“내가 할 말일세.”

자리에서 일어난 다니엘이 문 밖에 사람을 대기시켜 놓겠다고 말한 뒤 밖으로 나갔다.

“어디 볼까······.”

독백처럼 중얼거린 베놈이 책장을 넘겼다.

페이지의 첫 장은 언데드에 관한 것이었다. 미스릴 혹은 오리하루콘 재질의 무기에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언데드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내가 원했던 것이다.”

언데드들의 생김새와 특징들을 뇌리에 각인시킨 뒤 다음 장으로 넘겼다.

“언데드의 역사라······.”

언데드의 유래를 읽어 내려가던 베놈의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 그 이유는 아르카디아에서 배웠던 한 구절과 내용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진본이다.”

쾌재를 부른 베놈이 책에 기록된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눈을 부릅떴다.

시가레트 오브레임,

아르카디아를 설립한 장본인이었다.

오브레임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었다.

아르카디아에 속해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극소수만 오브레임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탓에 베놈도 오브레임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나중에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다시 한 번 책의 내용을 대충 훑어본 베놈이 배낭에 책을 갈무리하고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느낌이 좋아.’

그때 천장에서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지붕이다.’

벌떡 일어나 검을 잡은 베놈이 천장을 힐끔 올려다 본 뒤 조용히 객실을 빠져 나갔다.

사사사사사.

지붕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자를 본 베놈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피어났다.

‘걸렸다.’

검은 그림자가 이동하는 방향으로 질주한 베놈이 지붕으로 올라가 상대의 앞을 막았다.

“웬 도둑고양이냐.”

“방해하면 죽는다.”

쇠를 긁는 듯한 목소리를 들은 베놈은 상대가 나이가 꽤 들었음을 직감했다.

“비켜라.”

“싫다면?”

“죽일 수밖에!”

스르릉!

상대의 말을 들은 베놈이 천천히 검을 뽑았다.

“네가 베놈이라는 녀석이냐!”

“으잉?”

“흡혈검을 가진 자는 베놈뿐이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네가 베놈이냐!”

“혹시··· 헌터 네오?”

베놈이 헌터 네오를 떠올린 이유는 상대가 흡혈검을 단박에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자네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듣고 왔네. 자네가 말한 것처럼 도둑고양이처럼 행동하는 이유는 귀찮은 것은 질색이거든!”

“그렇소?”

검을 회수한 베놈이 지붕에서 내려갔다.

잠시 후,

베놈과 네오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았다.

“정식으로 인사하겠소. 베놈이요.”

“네오일세.”

악수를 나눈 베놈이 배낭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스펠로네의 편지를 꺼내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어머님께서 당신에게 전하라고 한 편지요.”

“어머니?”

네오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베놈을 쳐다보았다.

“편지를 보면 알 거요.”

“···흐음.”

베놈의 말을 들은 네오가 편지를 펼쳤다.

“마스터께서 자네의 어머니라는 말이 사실인가.”

“그렇소.”

“그럼 아버지는 누구인가.”

“그런 것까지 말해주어야 할 이유가 있소?”

까칠하게 반응한 베놈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네오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그릇을 발견하고 일어섰다.

‘무얼 하려는 거지?’

그릇에 물을 담는 것을 본 베놈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마스터께서 어떤 내용을 남겼는지 확인해보세.”

베놈을 의아하게 만든 네오가 편지를 물에 담갔다. 그러자 보이지 않았던 글씨들이 빼곡하게 나타났다.

‘희한한 기술이군.’

마법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한 것은 웨스터그린이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다.

웨스터그린과는 달리 베놈이 가진 잠재적 능력을 알아 본 스펠로네는 베놈을 마검사로 키우려고 했다. 하지만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결국 웨스터그린의 뜻에 따랐던 것이다.

“어디 보자······.”

감추어진 글씨가 확연해질 때까지 기다린 네오가 편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난 베놈이 네온 옆으로 이동해 앉아 편지의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또 아리안느인가.’

편지의 내용인 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아리안느를 찾으라는 것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결계에 갇히기 전 파악해 두었던 곳들을 조사할 것도 주문했다.

“날이 밝으면 페트로의 집으로 오게.”

편지를 접어 품속에 갈무리한 네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홀로 남은 베놈은 스펠로네의 편지로 인해 복잡해진 머릿속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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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망자의 탑2 19.08.20 165 2 10쪽
5 망자의 탑1 19.08.20 15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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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엮여 버린 삶3 19.08.19 259 2 10쪽
2 엮여 버린 삶2 19.08.19 35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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