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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현眞玄 님의 서재입니다.

소울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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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왕궁
작품등록일 :
2019.08.19 06:50
최근연재일 :
2019.09.10 09: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3,638
추천수 :
42
글자수 :
127,299

작성
19.08.2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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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또 다른 세상2

DUMMY

“장로님!”

클레우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 웨스터그린이 마법을 시전했다.

“브레인스캔!”

샤라라랑!

마나의 기운이 베놈의 전신을 휘감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 각인된 기억들이 웨스터그린의 머릿속으로 이동했다.

“그랬었군.”

“그 녀석의 정체가 무엇입니까.”

“위협이 되는 아이는 아닐세.”

“그렇습니까.”

“이 아이가 머물 숙소로 데리고 가게.”

“네 장로님.”

공손하게 대답한 클레우스가 베놈의 오른발목을 잡고 질질 끌고 갔다.

“쯧쯧쯧, 사람하고는······.”

고개를 가로저은 웨스트그린이 클레우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몸을 돌렸다.

“아니? 마스터, 언제 오셨습니까.”

“쓸데없는 짓을 했군요.”

“제가 개입하지 않으면 베놈이라는 아이가 죽을 수도 있기에······.”

말끝을 흐린 웨스트그린이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다. 이어 그는 베놈의 정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 뒤 우연히 아르카디아에 들어온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렇군요. 그런데 상층부가 언데드의 소굴로 변했다는 말이 맞나요.”

“그렇게 말했었습니까.”

웨스터그린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스펠로네가 꽃밭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법 소문난 아이였습니다.”

“나쁜 아이는 아니고?”

“뭐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하는 녀석인데······.”

“용병이라는 말인가요?”

“그런 셈이죠. 그런데 나쁜 녀석은 아니었습니다.”

웨스터그린은 이어 베놈이 망자의 탑에 온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아리안느라는 이름이 흘러나오자 스펠로네의 입에서 ‘아!’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제 기억으로는 아리안느는 마스터의 손녀인데 그렇지 않습니까.”

“맞아요. 아무래도 내가 그 아이와 다시 대화를 해봐야 될 것 같네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여 보인 스펠로네가 앞서가는 웨스터그린을 뒤따랐다.

“마스터!”

베놈을 숙소에 던져 놓고 밖으로 나온 클레우스가 스펠로네를 향해 공손하게 예를 올렸다.

“베놈은 어디에 있는가.”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굳이 안내할 필요 없으니 베놈의 숙소나 알려주게.”

“네 장로님.”

공손하게 대답한 클레우스가 베놈의 숙소를 알려주었다.

“서재에 가서 그 상자를 가져 오세요.”

“그걸 베놈에게 줄 생각입니까.”

“가져 오세요.”

“네 마스터.”

공손하게 대답한 웨스터그린이 몸을 돌렸다.

덜컹!

출입문을 열고 들어간 스펠로네가 의식을 잃은 채 널브러져 있는 베놈을 보고 혀를 차며 다가갔다.

“다행히 중상은 아니구나.”

베놈의 몸을 살핀 스펠로네가 치료마법을 시전했다.

“···으으, 으으으으.”

의식을 되찾은 베놈의 입에서 가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눈을 번쩍 뜬 뒤 벌떡 일어나 앉았다.

“긴장하지 마라.”

“여, 여기는······.”

몸 상태를 확인한 베놈이 침대에 걸터앉았다.

“아리안느를 아느냐.”

“그걸 어떻게······.”

“아리안느와는 어떤 관계냐.”

스펠로네가 재차 다그쳐물었다.

“내가 아리안느를 아는 것은 아니고··· 누군가에게 아리안느의 열쇠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아리안느의 열쇠가 뭐지?’

베놈의 대답을 들은 스펠로네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리안느와는 어떤 관계이기에······.”

“내 손녀다.”

“에?”

손녀라는 말에 베놈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후우, 시간상으로 50년이 되었구나.”

“그, 그게 무슨······.”

“이곳에 펼쳐진 결계는 시간왜곡이라는 특성도 있다.”

“그,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50년 전 그러니까 바깥세상으로 50년 전에 이상한 느낌을 받은 나는 딸과 손녀를 바깥세상으로 보냈다.”

딸과 손녀 아리안느를 떠나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악의 세력과 결탁한 배신자 때문에 결계 안에 갇힌 것이라고 덧붙인 스펠로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아리안느와 페리족은 어떤 관계입니까.”

“페리족?”

스펠로네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페리족과 아무런 관계가 아니란 말입니까.”

어느 순간부터 베놈이 질문하고 스펠로네가 대답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혹시 그들을 말하는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본 스펠로네가 베놈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엔시아와 많이 닮았다.’

“짚이는 것이 있느냐.”

“그런 것은 아니고··· 페리족은 마스터와 관계가 없는데 왜 아리안느의 열쇠를 찾아 달라고 의뢰를 했을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아! 아리안느의 열쇠는 아리안느의 보물상자라고도 불린다고 했습니다.”

베놈의 말을 들은 스펠로네가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덜컹!

문이 열리는 소리에 베놈과 스펠로네가 출입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스터, 가지고 왔습니다.”

공손하게 예를 올린 웨스터그린이 자그마한 상자를 스펠로네에게 내밀었다.

‘혹시 저 상자가 아리안느의 열쇠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장로께서는 그만 나가보세요.”

“네 마스터.”

공손하게 대답한 웨스터그린이 밖으로 나갔다.

“너는 마나가 무엇인지 모르겠구나.”

“마나요? 그 상자에 든 것이 마나입니까.”

“호호, 호호호호!”

엉뚱한 질문에 스펠로네가 교소를 터트렸다.

‘내가 너무 앞서간 것인가.’

“마나란 세상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놈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스펠로네가 마나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러면서 마나는 마법사의 전유물이 아니라 검사들도 마나를 사용한다고 말해 베놈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야 하니 궁금한 점은 차차 알아가거라.”

철컥!

상자를 연 스펠로네가 거무튀튀한 팔찌를 꺼냈다. 그런데 팔찌의 형태가 일반적인 팔찌와는 달랐다. 검지 정도의 너비인데 제법 두툼하기까지 했다.

‘희한하게 생긴 팔찌로군.’

“주로 사용하는 팔을 내밀어라.”

“······.”

“어서!”

스펠로네 앞에서는 왜 그리도 약해지는 것인지······.

강압적인 말투에도 반발하지 못한 베놈이 오른팔을 내밀었다.

철컥!

팔찌가 채워지는 순간 서늘한 냉기가 전해졌다.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불편하지도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계속 착용하고 있었던 것처럼······.

채워져 있던 손목보호대가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황당함의 연속인 상황이라 베놈은 손목보호대가 사라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나를 수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서늘함이 마나입니까.”

“그것은 네 스스로가 깨달아야 할 숙제다.”

애매모호하게 대답한 스펠로네가 수련하는 방법을 알려준 뒤 밖으로 나갔다.

‘그런 수련방법이 효과가 있을까.’

그런 의문이 또 다시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팔찌가 채워진 손목에서는 계속 믿으라는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다.


그날 밤,

인내를 가지고 스펠로네가 알려준 방법대로 수련했던 베놈이 밖으로 나왔다. 쏟아질 듯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주변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는데 그런 상황이 베놈의 머릿속을 또 다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저 반짝이는 별들도 결계로 만들어냈단 말인가.’

무심코 팔찌가 채워진 팔목을 내려다본 베놈이 눈살을 찌푸렸다. 뒤늦게야 항상 착용하고 있던 손목보호대가 사라진 것을 인지한 것이다.

“이 야심한 시간에 웬일인가.”

웨스트그린의 목소리를 들은 베놈이 고개를 돌려 가볍게 묵례했다.

“저 별들도 결계로 만든 것입니까.”

“언제 밖으로 나갈지 모르는 상황이 아닌가. 그래서 마스터와 최대한 쾌적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 결과일세.”

“많이 혼란스럽군요.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베놈은 이어 정의를 수호하는 아르카디아가 무너진 상태인데 왜 세상은 조용한 것이냐고 물었다.

“조력자들이 존재하고 있어 악의 세력들이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네. 하지만······.”

말끝을 흐린 웨스트그린이 ‘휴우’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배신자가 있었다고 해도 우리는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당했네. 그 정도로 악의 세력이 가진 힘이 커지고 있어.”

그마나도 다행인 것은 조력자들이 악의 세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을 막고 있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아르카디아의 마법사 3명이 세상 밖으로 나갔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시간만 조금 벌 수 있을 뿐,

악의 세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을 막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아르카디아의 전력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악의 세력이 펼친 결계를 파괴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휴우~”

웨스트그린의 입에서 또 다시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결계를 깰 단서조차 찾지 못한 것입니까.”

“안타깝게도 그런 상황일세.”

탄식어린 목소리로 대답한 웨스트그린이 바위에 걸터앉았고 이에 베놈이 웨스트그린과 나란히 앉았다.

“장로님, 혹시 아리안느를 아십니까.”

“마스터의 손녀일세.”

“아리안느의 보물상자라고도 불리는 아리안느의 열쇠에 대해 아는 것이 있습니까.”

“아리안느의 열쇠라······.”

기억을 더듬어 본 웨스트그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혹시 페리족을 아십니까.”

웨스트그린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을 본 베놈이 페리족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혹시 독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부족을 말하는 것인가.”

“네 맞습니다.”

“두어 차례 방문한 적이 있네.”

웨스트그린의 대답을 듣고 단서를 찾았다고 여긴 베놈이 내심 쾌재를 불렀다.

“자네가 말한 페리족과 아리안느의 열쇠와 관련이 있는 모양이로군.”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페리족의 족장의 의뢰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베놈이 이례적으로 먼저 의뢰를 맡긴 장본인이 누구인지 밝혔다. 그 이유는 상대가 앞으로 10년 동안 함께 생활해야 하는 사람이고 무엇보다 아리안느의 열쇠에 대한 궁금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페리족의 족장이 왜 그런 의뢰를 했는지 모르겠군. 확실한 것은 이곳에 자네가 말하는 물건은 없네.”

실망스러운 대답을 들은 베놈이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괜한 일에 시간 낭비하지 말게.”

“클레우스는 누구입니까.”

“아르카디아의 수호자 중 한 명일세.”

간단명료하게 대답한 웨스트그린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수호자들이 많습니까.”

“차차 알게 될 것일세.”

대답을 회피한 웨스트그린이 총총히 멀어져갔다.

“젠장할!”

거칠게 투덜거린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우연일까?

눈앞에 엔시아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펠로네의 얼굴도 떠올랐고 두 얼굴이 하나로 겹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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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망자의 탑1 19.08.20 15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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