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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을 써보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김유진
작품등록일 :
2018.04.19 22:36
최근연재일 :
2018.05.18 23:55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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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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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수 :
193,294

작성
18.05.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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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착각물

DUMMY

-이번 시간엔 착각물에 대해 얘기해보자.

“착각물?”

-그래. 착각물은 아주 많지. 착각물을 빼놓으면 이런 서브컬쳐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를 빼먹는 셈이야.

“그렇긴 하지. 근데 착각물에는 구체적으로 뭐가 있을까?”

-흠, 아예 착각물인 건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스쿨럼블, 엔젤전설, 한다군, 엠X제로 같은 게 있고······.

“역시나 꽤 괜찮은 것만 골랐군.”

-작품 자체가 완전한 착각물은 아니지만 착각물 요소가 들어있는 건 드래곤볼이나 열혈강호, 원펀맨, 원피스, 하야테처럼!, 한다군, 나는 친구가 적다, 오버로드, 토라도라, 벨제바브, 달빛조각사, 뭐 이런 게 있지.

“그렇군.”

-그리고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는 지금까지 우리가 얘기한 몇 개의 주제에 아주 잘 맞는 작품이지.

“왜지?”

-착각물인데다 음악물, 그리고 꿈과 재능이란 주제에도 딱 맞아떨어지지.

“그렇군.”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줄여서 디엠씨의 주인공인 네기시는 팝에는 팝 음악을 지향하는데 팝에 전혀 소질이 없다. 그런데 먹고 살기 위해서 데스메탈을 하는데 그게 대박.

오히려 이 분야에선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중에서 주인공은 일본 데스메탈의 거의 신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참 사람이란 묘한 거야. 똑같은 음악인데 팝에는 재능이 없고 데스메탈은 신.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따로 있는데 하지를 못하지. 그 결과 주인공은 팝을 할 때는 좌절을 맛보고, 그 분노를 데스메탈에서 풀어 더욱 미쳐 날뛰게 되잖아.

“그렇지.”

이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둘 다 평이 좋았다.

-만화 원작의 일본 영화는 정작 기대한 건 망작이 많고 기대하지 않은 건 수작이 많지. 이 디엠씨도 그렇고, 변태가면도 주인공 슈츠가 좀 거북해서 그렇지 작품 평은 좋잖아?

“······그렇지······.”

변태가면은 정확히 말하면 원제가 궁극! 변태가면인데, 정의감 넘치는 아버지와 SM클럽에서 일하던 변태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망사스타킹에 팬티를 쓰고 팬티 끈을 양어깨까지 걸쳐 올려 파워업 한 후, 악당들을 물리치는 이야기였다.

-주인공이 엄마의 변태 유전자를 물려받아 채찍에 맞고 손등에 촛농을 떨어트리는 걸 좋아하지.

“······.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아무튼 착각물로 얘기를 돌아와 본다면, 엠X제로 같은 경우 마법을 못 쓰는 일반인이 마법학교에 어쩌다 입학하여 여러 가지 오해가 걸쳐 최강의 마법사로 대우받는 작품이지. 마법을 못 쓴다는 사실을 가리기 위해서 이리저리 날뛰는데, 그 외에 다른 능력은 출중해서 커버가 가능하고.”

-스쿨럼블은 뭐 지난번에 대충 설명했고, 엔젤전설! 이게 또 의외로 저평가된 작품이지!! 게다가 이건 클레이모어를 그린 작가의 전작이거든.

“그렇지. 그래서 클레이모어에서 나오는 캐릭터의 모티브나 전신이 되는 듯한 캐릭터가 나오고, 엔젤전설은 성격이 곱지만 외모가 너무 살벌한 주인공을 중심으로 착각이 일어나는 과정을 다뤘지.”

-음, 그리고 그 외에도 이런 외모에 의한 착각물은 많아. 사실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도 원래 주인공은 순박하게 생긴 얼굴인데, 데스메탈의 신 크라우저2세로 변장하면 거의 악마나 다름없지. 아무리 크라우저2세라도 변장을 안 하면 그 정체성이 안 살아날걸? 변장, 혹은 분장이 네기시를 크라우저2세로 바꾸는 방아쇠거든. 그렇게 해야 크라우저2세의 페르소나가 살아나고.

“페르소나, 인격의 가면이란 중요하지. 너 파리대왕이란 소설 봤냐?”

-물론. 그거 읽을 때 우연히 15소년 표류기 같은 것도 보았지.

“그럼 이해가 빠르겠군. 15소년 표류기는 해저 2만 리, 80일간의 세계일주 등을 쓴 쥘 베른의 모험 소설이지. 열다섯 명의 소년이 말 그대로 표류하는 이야기를 다뤘는데, 생각보다 그리 가볍지는 않고 인종주의나 제국주의, 국민 국가주의 등 당시의 시대상이 풍부하게 담겨있어.”

-그리고 원래 15소년 표류기와 파리대왕은 비교되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파리대왕의 등장인물들은 15소년 표류기의 인물들보다 더 어린데도 더 잔혹하지.

15소년 표류기의 표류한 15소년들이 악당과 싸워도 자기들끼리는 딱히 분쟁이 없다면, 파리대왕의 소년들은 나중에 자기들끼리 위계질서를 만들고, 권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일행을 죽인다.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그때 아마 애들이 다른 애들을 죽일 때 진흙으로 만든 가면 같은 걸 썼던 것 같애. 그렇게 해서 제2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자신은 죄책감을 피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였던 거지. 어린 소년이 어린 소년을.”

-뭐 폐쇄적인 사회에 있으면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거든. 실제 유명한 바운티호의 선상반란 사건이나 아나타한 섬의 여왕벌 사건 등이 있지. 물론 이 경우는 여자가 끼어있다는 점이 다르지만. 그 두 사건은 둘 다 폐쇄된 곳에서 성비가 안 맞아서 여자 쟁탈전이 일어났고, 반대로 15소년 표류기나 파리대왕은 애초에 소년들만 표류했기 때문에 여자 쟁탈전이 안 일어났지. 그런데 작가는 왜 거기에 여자 어린이를 등장인물로 포함시키지 않았을까?

“이미 알면서 왜 물어. 살인을 할 정도로 타락한 애들이, 설령 어리다고 해서 여자가 있으면 똑같은 짓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잖아.”

-아······.

“물론 100%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이 경우 작가는 여자를 등장시키지 않으면 등장인물의 입체적 묘사가 모자라다는 평을 듣고, 여자를 등장시키면 반드시 그런 여자를 둘러싸고 범죄가 일어나는 걸 그려야 돼. 반대로 ‘우린 애들이라서 그런 거 몰라요. ^^’라는 식으로 전개시켜버리면 더 욕을 먹지. 그 작품은 망작이 될 걸? 살인은 일어나는데 여자를 둘러싸고 미묘한 암투나 쟁탈전이 벌어지지 않는다? 평론가들이 가루가 되도록 깔 거야.”

-그래서 글쓰기가 어려운 거지. 그런데 그런 것처럼 착각물도 아주 쓰기가 어렵다는데? 먼치킨 물에 비하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데.

“그건 먼치킨 물은 그냥 힘으로 다 깨부수면 되는데, 물론 그 과정도 쉬운 건 아니지. 먼치킨 물이라고 해서 다 재밌는 건 아니고,”

-그렇지.

“하지만 착각물은 기본적으로 ‘실제론 뭣도 없는 주인공’, 혹은 뭐가 있긴 있는데 모자란 주인공을 포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계속 오해와 거짓말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나중에 가면 갈수록 수습하기가 힘들어져. 그래서 적지 않은 작품들이 나중엔 주인공을 성장시켜서 ‘얘 알고 보면 셌음. 그런 잠재력은 있었음 뿌우~! -ㅅ-’ 뭐 이런 식으로 전개하지. 중요한 건 그렇게 하냐 안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는 거지만.”

-그렇군. 아무튼 아예 착각물인 작품은 둘째 치고, 이런 착각물적 요소가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도 많지. 가령 열혈강호의 한비광은 처음엔 진짜 재능만 있고 실력은 그에 비해 떨어지는 인물이었는데, 아 물론 경공 실력은 일류지만. 어쨌든 나중엔 진짜 그런 주변의 평가에 걸맞는 강자로 성장하지. 드래곤볼은 지난번에도 언급한 미스터 사탄이 있고.

“그래. 그리고 사탄은 처음엔 그냥 허세에 찌든 인간 레벨의 챔피언인데, 나중엔 베지터를 구해주기도 하고 뭐 이렇게 저렇게 성장하지. 처음엔 사이어인과 셀의 싸움을 보고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서 ‘뭐지, 저놈들? 특수효과라도 쓰는 건가?’하고 헛소리를 하지만 나중에 마인부우 전쯤 되면 그 사실을 다 인정하고 주인공들에게 도움도 주잖아. 미스터 사탄도 성장형 캐릭터지. 게다가 딸도 나름 실력자에, 아 물론 인간 레벨에서지만. 사위는 초사이어인2를 넘어선 강자고, 사돈은 그 우주에서는 최고의 강자. 자신은 세계챔피언으로서 군림하고 있고. 뭐 일단 그것도 부우와 짜고 친 사기극이지만. 사실 드래곤볼 세계 최고의 승자는 미스터 사탄이지. 위험하게 싸우다 죽을 일도 없고. 지구가 아예 날아가면 모를까. 게다가 그래도 어차피 나메크 별의 드래곤볼로 살릴 테니 사고사하지도 않아. 사실상 무적 아니냐?”

-그래. 아무튼 그 외의 인물로는 원펀맨의 사이타마. 주인공이 세계관 최강자인데 자꾸 오해가 겹쳐서 주인공은 처음에 3류 히어로 취급을 받지. 처음엔 C급에서 시작하던가?

“그래서 원펀맨이 대단한 거야. 먼치킨 물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착각물적인 요소도 가지고 있어. 원래 원작자인 ONE은 스토리는 좋은데 그림체가 대중의 취향에 맞지 않고, 작화를 맡은 무라타 유스케는 반대로 그림체는 좋지만 스토리를 잘 짜낼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

-그야말로 데스노트 콤비군.

무라타 유스케의 데뷔작인 아이실드 21인데,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이 작품도 명작이었지만 이 작품도 스토리 담당은 따로 있고 무라타 유스케는 작화만 맡았다.

물론 작화담당도 아이디어를 내거나 하는 일도 많지만.

아무튼 이 콤비처럼 데스노트를 그린 콤비도 작화의 오바타 타케시, 스토리의 오바 츠구미로 나뉘어져 있었다.

오바 츠구미는 원펀맨의 ONE처럼 스토리는 잘 짜지만 그림체의 한계가 있었고, 반대로 오바타 타케시는 그림체는 쩔지만 스토리가 별로.

그래서 ONE과 무라타 유스케, 오바 츠구미와 오바타 타케시의 만남은 그야말로 운명적인 것이었다.

“게다가 더 희안한 게, 오바타 타케시의 어시스턴트중 하나가 바람의 검심을 그린 와츠키 노부히로고, 그 와츠키 노부히로의 어시중 하나가 또 무라타 유스케라고 하지.”

-뭐 호랑이 새끼는 호랑이로 태어나는 법이지. 호랑이 밑에 개가 태어날 순 없잖아.

“아무튼 착각물 얘기로 돌아가면, 하야테처럼!은 오해가 일어나는 게 빈번한 작품이고, 나는 친구가 적다도 주인공이 외모가 험악해서 친구를 못 사귀고 친구를 사귀는 연습을 위해 이웃사촌부에 들어가 활동하는 과정을 그렸지.”

-그런데 그 과정에서 미소녀들을 협박해서 데리고 다닌다든가, 쫄따구를 데리고 다닌다는 등의 안 좋은 소문만 더 퍼지잖아?

“크흠, 그래서 착각물적 요소가 있는 거지. 그 외에 오버로드의 주인공인 아인즈 울 고운은 사실 그냥 게임이나 하던 시궁창 인생이었는데 그 게임이 현실화되니까 자신이 키웠던 게임캐릭터가 되어 아주 강해지지. 그래서 별 의미 없이 내뱉는 말에도 그를 따르는 NPC캐릭터들이 ‘오오, 역시 아인즈 울 고운님!!’하면서 열광하잖아.”

-그것도 착각물적 요소. 토라도라!의 주인공 타카스 류지도 인상이 더러워서 양아치로 불리고 오해를 사지. 실제론 효자에다 집안일도 도맡아서 하는 착한 사람인데.

“그러고 보면 엔젤전설이나 토라도라!, 나는 친구가 적다도 이렇게 외모로 인한 착각이 많이 일어나는군. 그 이유는 뭘까?”

-왜냐하면 외모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고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거든. 이는 원시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대화가 안통하고 수틀리면 몽둥이로 쳐 죽이는 시대였기 때문에 이렇게 한눈에 상대방의 전투력이나 의도를 파악하는 감각이 중요했다고 하지. 그런 감각의 연장선상이 바로 지금의 첫인상이야. 그렇게 사람들은 서로를 초면에 위해하는 것이 빈번한 세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첫인상을 보고 ‘이 사람 돈 많나?’ ‘똑똑해 보이는데?’ ‘멍청해 보이는데?’ 혹은 ‘살쪘네?’ ‘게을러 보이네?’ 1초도 안 되는 그 짧은 순간 안에 엄청난 속도로 사고를 하지. 그 첫인상은 어지간하면 바뀌지 않는다고 하고, 만약 바뀌려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아님 그만한 계기가 있든가. 그래서 첫인상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하는 거야. 엄청나게 중요한 거지.

“그건 그렇지만 또 인상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지. 인상이란 그 사람의 평생이 압축된 하나의 이미지거든. 그래서 관상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지.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는 관상이란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상을 보고 그 사람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관상은 분명 존재해. 딱 봐도 인상이 더러우면 진짜로 사람도 안 좋은 경우가 많고, 반대로 인상이 좋으면 사람도 좋은 경우가 많지. 물론 무조건 그런 건 아니고 또 그런 좋은 인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사기를 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야. 오히려 흉악범들은 의외로 인상이 좋은 경우가 많다고 하지.”

-그래, 싸이코패스들 말이야.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그래.”

우리는 채팅창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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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미디어 프랜차이즈 18.05.12 391 1 16쪽
23 한국의 서브컬처 18.05.11 420 2 16쪽
22 논란2 18.05.10 408 2 13쪽
21 논란1 18.05.09 407 1 11쪽
20 신화 18.05.08 420 1 14쪽
19 포스트 아포칼립스물 18.05.07 432 1 15쪽
» 착각물 18.05.06 595 2 13쪽
17 음악물 18.05.05 412 2 15쪽
16 꿈과 재능 18.05.04 406 1 17쪽
15 치유물 18.05.03 543 2 11쪽
14 로봇물 18.05.02 397 1 14쪽
13 야애니 18.05.01 436 1 13쪽
12 결말이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들 18.04.30 434 1 15쪽
11 야동 18.04.29 511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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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작가와 작품 18.04.23 476 2 15쪽
4 문체 18.04.22 454 1 12쪽
3 사건 18.04.21 53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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