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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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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960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2.25 10:00
조회
12
추천
3
글자
11쪽

314. 창조교

DUMMY

공기를 가른 사내의 주먹이 여희의 얼굴에 명중했다. 그런데,


“으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진 건 여희가 아니라 주먹을 휘둘렀던 바로 그 사내. 그 사내의 얼굴이 반쯤 뭉개져 있었다.


“어... 어?”


공포감에 눈을 질끈 감았던 여희가 비명소리에 슬그머니 눈을 떴다. 그러자,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건 널브러진 남자의 시체. 너무나도 놀란 그녀는 황급히 내 뒤로 달려와 숨어버렸다.


“괜찮아, 괜찮아. 네가 죽인 거 아니야. 지가 알아서 죽은 거지.”


난 일부러 객잔 모두가 들릴 수 있을 정도로 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너희가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 그런데,


“바, 반탄(反彈)신공?!!”


사내들 중 누군가가 말도 안 되는 단어를 외쳤다. 뭐 반탄신공? 그건 또 뭐야? 방탄은 알겠는데. 반탄은 또 뭔지. 이건 그냥 내 평범한 능력, 데미지 반사 오라일 뿐인데.


“모, 모두들 뒤로!! 뒤로!!”


사내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재빠르게 방에서 빠져 나갔다. 바로 눈앞의 우두머리를 내팽개친 채로.


“아니, 그래도 그렇지. 동료를 버려? 그런 좀 아니지 않나?”


죽은 범법자를 살려주는 건 마음에 내키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동료라는 놈들이 전혀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으니까.


“일어나라. 일어나서 그냥 가.”


난 그를 향해 소생을 불어 넣었다. 이윽고 부른 빛이 그를 감싸고. 그 빛은 차갑게 식기 시작한 그 몸속으로 완전히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몇 번 봐도 신기하네요.”

“그래? 난 너무 봐서 이젠 안 신기한데.”


나와 여희가 대화를 주고 받는 사이, 점차 의식을 되찾기 시작한 우두머리 사내. 그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이내 나와 여희를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나 분명히...”

“죽었지. 이 번이 두 번째 기회니까, 이젠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

“착하게 살아!”


여희가 내 말을 따라 사내를 다그치듯 나무랬다. 그러자,


“아니지? 이거 꿈이지?”

[퍽!]


자신의 빰을 사정없이 후려갈기는 사내. 입과 코에서 피가 주르르 흘러 나왔다.


“두, 두목?! 괜찮으십니까?”


남자가 바닥에서 일어나자, 그의 똘마니들이 하나 둘씩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야, 이거 꿈 아니냐? 왜 이렇게 아프냐?”

“두목! 분명 죽었었어요! 죽었다고요!”


남자들은 마치 귀신을 본 것 마냥 호들갑을 떨며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냥 죽게 내버려 둘걸 그랬나? 이거 일이 점점 꼬이는 거 같은데.


“분명 신화경이이라고 했습니다! 신화경이요!!”


그들 중 누군가가 여희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신화경은 사람도 살리는 거야?”

“사람이 아니라, 신이잖아! 신!”


나를 바라보는 범죄자들의 눈빛에서 경외감과 존경심이 느껴졌다. 아... 뭔가 더 심각하게 일이 꼬이는 거 같은데...


“죄송합니다! 저희가 대협을 몰라 뵙고 큰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우두머리를 비롯한 사내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더니,


“형수님, 제가 큰 결례를 범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해 주십시오!”


여희에게도 절을 올리는 우두머리와 사내들.

그런데, 형수님이라고? 여희가? 저 왈가닥이 내 마누라라고? 이것들이 미쳤나?!!


“아니 누가 내 마누라,”

“그래, 다 용서 합니다. 일어나세요.”


내 말을 가로 막더니, 그대로 사내들을 일으켜 세운 여희. 난 요 말썽쟁이를 밀치고 그들에게 말하려 했지만, 이미 상황은 여희가 그들을 돌려보낸 후였다.


“아니, 네가 왜 내 마누라야?”

“사제지간이 더 이상하다고요.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구만.”


겉보기에는 그렇지! 내가 20대니까! 실제로 이 안에 40대 아저씨가 산다고요!!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사고와 역경과...”

“뉘에~ 뉘에~ 잘 알고 있습죠~ 뉘에~ 뉘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걸 당장 어떻게 할까.

홀딱 벗겨서 객잔 밖에 매달아 버릴까?

분이 풀릴 때까지 꿀밤을 때릴까?

아니면, 뭔가 정말 치욕감을 느낄만한 그런 방법이 없을까?


“내가 정말 차원문만 아니면!!”


그래, 차원문만 아니면 그냥 던져버리고 지나쳤을 텐데!! 어쩌다 이런 애랑 엮이게 된거야? 아니, 왜 이런 애가 차원문의 위치를 알고 있는 거야?! 이거 너무 이상한 거 아닙니까, 창조주님?!


“차원문이 아니더라도, 우린 만났을 거예요. 그게 하늘의 운! 명!”


하... 지랄도 풍년이다. 너무 기가 막혀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이지 아무런 단어도 나오지 않았다.




“젠장! 그년이 내 말만 잘 들었어도!!”


말에 탄 젊은 남성은 연신 입 밖으로 욕을 내뿜었다.

입에 거칠다 못해 더럽기까지 한 이 남자의 이름은 바로, 가진적. 가씨 가문의 막내다.


“그쯤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진적. 그렇다고 놓친 여자가 돌아오지는 않아.”

“형이 뭘 안다고 그래?! 그년은 내 거였어! 내가 어떻게 손에 넣었는데!!”


진건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진적. 그의 눈동자에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런 그를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고만 있던 진건은 그대로 말을 멈춰 세웠다. 그러자, 그를 따르던 모든 일행들이 걸음을 멈췄다. 심지어 그의 옆에서 같이 움직이던 진적까지도.


“뭐 하는 짓이야! 형! 빨리 가서 그년을 잡아야지!!”

“그건 네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진적.”

“아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있어야 그년을!”


진적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지만, 그는 다시 말을 움직였다. 그러자, 그를 따라 움직이는 말들. 오로지 진적의 말만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있었다.


“형! 날 무시하는 거야, 지금?”


진적의 목소리가 드넓은 설원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일행들 중 그 누구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진건을 포함한 그 어느 누구도.

진적은 무시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큰형도 아닌 둘째 형이 자신을 무시하다니.


“아니! 내 말이 말 같지 않냐고!!”


그가 진건의 뒤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바로 그때, 갑자기 그를 향하는 수많은 시선들. 진건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진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얼굴을 향한 살기가득한 시선들. 순간, 진적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버렸다.


“네가 가진 건 가씨 가문의 피뿐이다.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

“......”


진건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진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건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사실도 적잖게 놀랐지만, 부하들을 말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찌 동생인 자신을 이렇게 홀대하는 것일까. 다른 이도 아닌 같은 피가 흐르는 자신을.


“머저리 같은 놈. 어쩌다 저런 것이 태어나서. 누가 저놈 말의 고삐를 쥐어라.”

“네.”


곁에 있던 한 남자 살수가, 말을 이끌고 진적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저리 꺼져! 내 곁에 다가오지 마! 거지같은 것들!”


칼을 빼들며 살수에게 칼을 겨누는 진적. 그 모습을 본 모든 인원이 말을 멈추고 전부 칼을 빼들어 그를 겨냥했다.


“하... 저런 걸 데리고 가라니. 큰형님은 무슨 생각을 하신 건지.”


말을 멈춘 건 진건도 마찬가지. 이내 그는 말에서 내려 진적에게로 다가갔다.

한 걸음. 두 걸음. 점점 걸음이 빨라지고, 보폭이 넓어졌다.

꽤 떨어진 거리였음에도, 단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진적의 앞에 도착한 진건. 겁을 잔뜩 집어먹은 진적은 반사적으로 진건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챙!]


진적의 칼이 진건의 몸에 부딪혔지만, 아무런 상처조차 나지 않은 진건의 몸. 이 순간 사방으로 울려 퍼진 소리는, 마치 칼과 칼이 부딪힐 때 나는 마찰음 같이 느껴졌다.


“더는 날 창피하게 하지 마라. 이건 경고가 아니라, 명령이다.”


진건은 진적의 칼을 빼앗아 그대로 종잇장처럼 구겨버렸다. 그 모습에 또 한 번 겁을 잔뜩 집어먹은 진적. 그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저 고개를 푹 숙인 채 천천히 말을 앞으로 몰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진적의 뒤를 따르진 않았다. 말에 탄 인원들은 오직 진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철저하게 진적을 무시했다. 마치 없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이 마을에 나에 대한 소문이 어떻게 났는지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했다. 그 소문 덕분에 지금 내가 무척이나 피곤해질 것이라는 것. 벌써부터 문 밖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나이든 노인부터 아직 눈도 못 뜬 갓난아기까지. 아마도 마을 안의 사람들이 전부 이 방 앞에 모여든 것만 같이 느껴졌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자업자득. 그렇게 힘을 남발하니까 벌레가 꼬이죠. 자업자득이야. 자업자득.”


아픈 사람들을 벌레 취급하는 건 조금 그렇긴 했지만, 딱히 틀린 표현은 아니었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개미 같았다. 달콤한 사탕에 달라붙은 개미 말이다.


“어떡할까...”


세이브 한 지 한참이 지났기에, 불러오기를 쓰기에도 좀 애매했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을 전부 다 고쳐주는 것도 썩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창조주의 힘을 이렇게 남발하는 건 이 능력을 준 그가 정말 원하는 것일 테니까.


“그때처럼 거짓말 하시면 되잖아요. 한 달에 한 번만 쓸 수 있다고 했던가?”

“그럼 한 달 뒤까지 이 앞에서 진을 치고 있을 걸.”


현명하게 넘어가야 했다.

소생을 쓰지 않고서 문 앞의 환자들에게 만족을 주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돈을 줄까? 돈을 주면 더 달라고 하겠지. 아마 내일도 올 거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오직 죽은 사람에게만 소용이 있다고 할까? 그럼 죽은 시체를 끌고 오겠지, 아마도.


“하... 어쩌지?”

“우와, 저 밖에서는 여길 보고 절하고 있어요! 완전히 종교처럼 믿고 있네, 저 사람들.”


잠깐, 뭐? 종교라고? 종교라... 어쩌면 이거 좋은 방법이 될 거 같은데?!


“여희야 내 말 잘 들어. 이제부터 넌 성녀야.”

“응? 뭐가요? 뭐가 성녀야?”

“네가 성녀라고. 창조교의 성녀.”


그녀는 어안이 벙벙한 듯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그저 나만을 바라보았다.


“오늘 여기서 우린 종교를 건설한다.”

“미쳤어요? 그런 걸 왜 해요? 그러다 마교로 찍힌다고요!”


바로 그거다. 마교로 찍히는 거. 창조주를 모시는 종교가 마교로 찍히면, 얼마나 통쾌할까. 자식들에게 부정당하는 기분이 어떨까? 정말이지 난 상상하기도 싫은데.


“가서 문 열어. 사람들 치료하게.”

“미쳤어요? 저 많은 사람들을 다 치료한다고요?”


그녀는 날 마치 미친 놈 바라보듯 쳐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만 둘 내가 아니다. 더 하면 더 했지.


“전부 창조교의 전도를 위해서야.”

“아니, 창조교가 뭔데요?”

“네가 성녀로 있는 종교.”

“나 그런 거 안 해! 아니 못 해!”


그녀의 얼굴이 칠색팔색으로 변해갔지만, 상관없었다.

날 여기로 보낸 것에 대한 작은 복수는 이제 막 시작했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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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314. 창조교 23.12.25 13 3 11쪽
313 313. 설원에서 23.12.23 17 3 11쪽
312 312. 은행털이 - 3 23.12.23 18 3 11쪽
311 311. 은행털이 - 2 23.12.22 22 3 11쪽
310 310. 은행털이 23.12.22 17 3 11쪽
309 309. 그들의 꿍꿍이 - 3 23.12.21 19 3 12쪽
308 308. 그들의 꿍궁이 - 2 23.12.21 13 3 11쪽
307 307. 그들의 꿍꿍이 23.12.20 14 3 12쪽
306 306. 영업의 신 23.12.20 11 3 11쪽
305 305. 여정의 시작 23.12.19 13 3 12쪽
304 304. 조건 23.12.19 16 3 11쪽
303 303. 원치 않았던 만남 23.12.18 15 3 12쪽
302 302. 새로운 모험, 무협랜드 +1 23.12.18 21 3 12쪽
301 301. 하드 리셋 23.12.16 9 3 11쪽
300 300. 뜻 밖의 제안 23.12.16 8 3 12쪽
299 299. 마지막 희망. 그리고... 23.12.15 12 3 12쪽
298 298. 마지막 희망 - 5 23.12.15 9 3 11쪽
297 297. 마지막 희망 - 3 23.12.14 11 3 11쪽
296 296. 마지막 희망 - 2 23.12.14 9 3 11쪽
295 295. 마지막 희망 23.12.13 14 3 11쪽
294 294. 몰아치는 전쟁 - 3 +1 23.12.13 14 4 12쪽
293 293. 몰아치는 전쟁 - 2 23.12.12 18 3 11쪽
292 292. 몰아치는 전쟁 23.12.12 17 3 11쪽
291 291. 신살(神殺) +2 23.12.11 25 3 12쪽
290 290. 드러나는 배후 +2 23.12.11 22 3 11쪽
289 289. 담판 23.12.09 12 3 11쪽
288 288. 침공 방어 23.12.09 12 3 11쪽
287 287. 각자의 결정 23.12.08 13 3 12쪽
286 286. 습격 그리고 23.12.08 13 3 12쪽
285 285. 제안 23.12.07 1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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