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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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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858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2.13 19:00
조회
13
추천
3
글자
11쪽

295. 마지막 희망

DUMMY

“이거 맞아요?”


현과장은 고개를 기울였다. 도대체 지금 이 상황이 맞는 것일까.

그래, 맞기는 맞는 상황이다. 얻어맞는 상황.

현과장을 향해 쉴 새 없이 날아오는 무자비한 공격들. 현과장은 그저 묵묵히 맞고만 있을 뿐이었다. 왜? 그에게는 신의 공격에 반격할 능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과장의 전세가 불리한 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생각 이상으로 튼튼하군요, 현과장.”


아무리 맞아도 상처하나 나지 않는 그의 능력 덕분이었다.

신의 방패라는 엄청난 능력도 모자라, 그 능력을 강화시킨 「신의 애착방패」 능력을 가지게 된 현과장. 상대가 아무리 신이라고 하지만, 한층 더 강화된 그의 능력을 뚫고 데미지를 주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이었다.


“아니, 그러니까 이게 맞냐고요. 하나도 안 아픈데?”


현과장은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점차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바뀌기 시작한 그녀. 아무래도 현과장의 말에 자존심을 크게 다친 듯한 모양이었다.


“안... 아프다고? 필멸자 주제에 허세는!”


그녀의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진짜 안 아프다고요. 하나도 안 아파.”


전혀 바뀌지 않는 현과장의 목소리. 다급하지도, 당황하지도 않은 그 목소리가 무수히 많은 공격들을 뚫고 그녀의 귓가로 흘러들었다. 그런 반면, 조금씩 데미지를 입고 있었던 건 다름 아닌 그녀, 음. 파괴적이고 위협적이었던 그녀의 공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위력을 잃고 있었다.


“아니, 뭐 아파야 아프다고 하지. 이게... 맞아?”

“쫑알쫑알 말이 많군요, 현과장!”


그녀는 다시금 있는 사력을 다해 공격했다.

현과장이 서 있는 땅이 꺼지고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현과장의 머리 위로 천둥이 떨어지고, 발밑에서는 불길이 치솟았다. 하지만,


“아니, 진짜 안 아프다고요! 지금 장난하시는 겁니까?”


전혀, 단 1도 타격이 없는 현과장. 그는 오히려 그녀를 향해 성질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 세계의 신이란 것을 망각한 채.


“...지금 뭐라고 했지요?”

“안 아프다고요! 전력을 다 하세요, 전력을! 아무리 그냥 맞기만 하는 샌드백이라고 해서 너무 힘을 안 주시는 거 아닙니까?! 절 조금이라도 존중해 주신다면, 전력으로 대해 주세요!”


현과장은 강한 어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전혀 모른 채.


“내가... 지금 전력을 안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당연하죠. 충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지금 이 별이 사라질 정도로 강한 공격을 퍼붓고 있는데도?”

“어허! 어디서 거짓말을! 신이라는 분이 거짓말읗 하면 안 됩니다.”


현과장은 정색하며 그녀를 타일렀다. 그러자, 하늘 위를 향해 힘껏 손을 휘졌는 그녀. 그 순간 엄청난 굉음이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콰~ 콰콰콰콰아아아아아앙!!!!!!]


큰 소리와 함께 현과장의 머리 위에서 떨어지기 시작한 별동별들. 밤하늘 무수하게 빛났던 별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있었다. 단지 그녀가 머리 위로 크게 손을 한번 휘둘렀기 때문에.


“어... 어?”


그녀가 정말 엄청난 힘으로 자신에게 공격을 퍼붓고 있었던 것을 깨달은 현과장. 그런데 이건 무슨 일일까. 왜 자신은 멀쩡한 거지? 그리고 원더랜드는 왜 멀쩡한 거야? 땅이나 조금 움푹 파이기만 하고.


“절 지금 저 정도의 힘으로 때리신 거 맞죠?”


현과장은 떨어지는 별똥별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대답대신 현과장을 향해 크게 손을 휘두르는 그녀. 그의 주변으로 땅아 파이고 바람이 일렁였지만, 현과장은 아무런 느낌도 받지 않았다. 말 그대로 그녀의 공격은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았다.


“이거 너무 밸붕인데... 나 어쩌면 신보다 강한 거 아니야?”


현과장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떠오른 말을 그냥 그대로 내뱉어버렸다. 비록 혼잣말 이긴 했지만, 신의 귀에 그 작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리 없었다.


“신보다 강하다고? 감히? 감히!”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버린 그녀는 더욱 거세게 현과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산과 바다가 부서졌고, 여기저기서 폭발의 굉음이 들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끄떡없이 서 있는 현과장. 게다가 그 무서운 공격에도 원더랜드는 건재했다. 단지 산과 바다가 조금 사라져 있었을 뿐.


“이럴 수 없어...”


그녀의 입에서 허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느껴지는 그녀의 목소리. 이 전쟁의 승기는 현과장에게 있는 듯이 보였다.

그래, 이 순간까지는.


“그럼 그냥 원더랜드에서 나가주세요.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니까, 그런 말은 말아요.”


허탈감에 젖어있는 그녀의 눈빛. 그러나 그 눈빛은 이내 침착하게 가라앉았다.


“아무래도 당신과 원더랜드의 영혼이 묶여 있는 게 원인인 거 같은데.”


예전 원더랜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원더랜드에 묶어버린 현과장. 그녀는 어쩌면 생존을 향한 별의 의지가 현과장의 몸속에 흘러들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별의 의지를 꺾을 만큼 강대한 힘이 필요 하겠군요.”

“강대한 힘은 이미 보여주신 거 같은데...”


반사적으로 비아냥거리고만 현과장.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가 온 우주에 둘 밖에 없는 신이라는 것을. 이 모습이 그녀의 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이런 필멸자에게 진짜를 꺼내야 하다니...”

“진짜?”


이상하리만큼 강하게 들려오는 ‘진짜’라는 단어. 바로 그때였다. 어둠에 뒤덮인 하늘이 환히 밝아진 순간이.


“벌써 아침... 일리 없잖아.”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지는 전혀 모르지만, 본능은 이미 느끼고 있는 듯했다. 바짝 곤두 선 그의 신경과 닭살이 일어나기 시작한 그의 피부.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진짜 내 모습으로 상대해 드리죠.”


아름다운 그녀의 목소리가, 정면이 아닌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니, 온 하늘을 덮고 있는 거대한 얼굴. 하늘에 떠 있는 건 비단 얼굴뿐만이 아니었다. 온 하늘을 뒤덮은 거대한 사람의 형상. 그녀의 모습은 별인 원더랜드보다 더 큰, 아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거대했다.

어둠을 몰아낸 찬란한 광채는 그녀의 몸에서부터 내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야 말로 신의 위엄. 현과장의 본능이 연신 외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도망치라고.


“이제 진짜 끝입니다, 현과장.”


쩌렁쩌렁한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현과장의 머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한 하늘의 천장. 바로 그녀의 손바닥이었다.


“으, 읔!”


그 손바닥을 있는 힘껏 막아보았지만, 그의 힘으로는 속수무책. 점차 그는 그녀의 그 거대한 손바닥으로 인해 점차 땅 밑으로 박혀만 갔다.

지금까지 느껴지지 않았던 고통이 점차 밀려왔다. 머리 위로 그리고 발바닥으로부터. 단순히 그가 느끼는 고통뿐만 아니라, 원더랜드가 느끼는 고통도 함께 밀려오는 듯 했다.


“커헉!”


계속되는 압박에 그의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원더랜드에서 피를 쏟다니. 정말 오래간 만이었다. 키토를 만나기 전, 재채기와 함께 코피를 쏟은 게 마지막이었으니까. 아닌가?


“허억... 허억...”


거친 숨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원더랜드에 와서 어흥선생을 만나고, 채야를 만나고 그리고 갓패치를 만났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키토와 리코도 만났다. 강원랜드의 공주인 우유나도 만났다.

신이 되어버린 미래의 현과장도 만났다. 그 덕분에 채야와 결혼할 위기(?)까지 갔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장소에서 신을 만났다. 지금 그를 이렇게 짓뭉개고 있는 그 신을.

그런 그때 그의 머릿속에 한 가지 의문점이 급격하게 떠올랐다. 미래의 현과장은 어떻게 신이 된 거지?


“어쩌면... 어쩌면...!”


이미 허리까지 완전히 땅속에 박혀버린 현과장. 이 속도로 가면 원더랜드가 붕괴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몇 분. 현과장은 선택해야만 했다.

무슨 선택이냐고? 그건 바로...


“젠장! 나도 모르겠다!!!”




시간이 급격하게 느리게 지나간다.

1초가 몇 시간처럼, 아니 며칠처럼.

거대한 손바닥을 힘겹게 막아내고 있는 현과장. 그의 눈빛에 간절함이 깃들어 있었다.

생존을 위한 간절함일까. 아니면 단순히 지기 싫어서 보이는 오기일까.

뭐 아무렴 어때.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젠장! 나도 모르겠다!!!”


그의 목소리가 반복된다. 마치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목소리. 내가 나가야 하는 것일까.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젠장! 나도 모르겠다!!!”


또 한 번 반복 된다. 정말 나를 부르는 것일까. 그래도 확신은 서지 않았다.

난 그의 주변에서 한 동안 그를 바라보았다. 이유는 딱히 없었다.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그에게 무슨 좋은 감정이 있을까. 물론 그에게 미안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내가 가진 최고 권한으로 「신의 방패」까지 줬는데,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신의 변덕으로 그 이상의 능력으로 강화까지 했는데, 그럼 뭘 하나.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인데. 최고 사양 컴퓨터로 지뢰 찾기나 하고 있는 꼴이다.


“젠장! 나도 모르겠다!!!”


또, 또, 또 들려온다. 이제 좀 지겨운데.

그만 하면 안 되나? 현과장이 무슨 생각인지 잘 알지만, 난 그의 생각에 놀아줄 마음이 전혀 없는데?


“젠장! 나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 인간도 날 놔줄 생각이 없는 듯 하다. 계속 이 순간이 반복되는 걸 보면. 그래, 이쯤 나가자. 매도 빨리 맞는 편이 나을 테니까.


“오래간만이네, 현과장.”


난 그의 앞에 잠시 고개를 내밀었다.


“겨우 불렀네! 아니 너무 오래 걸린 거 아닙니까?”


현과장은 다짜고짜 화를 냈다. 어차피 시간도 느리게 가는데, 뭘 그렇게 화를 내는 걸까. 확 다시 돌아가 버릴까?


“어떻게 지냈어요?”

“나야 잘 지냈지. 오직 시간의 틈에서만 살아 갈 수 있게 만들어준 신님 덕분에.”


사실 네놈 덕분이다, 현과장. 네놈이 허튼짓만 하지 않았어도 원더랜드는 붕괴되고 난 그냥... 모든 것을 포기했었겠지.


“나 좀 도와줘요! 어떻게 신이 된 거예요?”

“아니, 그것보다. 너 어떻게 여기로 들어 온 거야? 여긴 시간 능력이 없으면 못 들어오는 곳인데.”


난 그의 이야기보다, 이 사실이 더 궁금했다. 난 그의 여정에 시간 능력을 얻을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시간 능력은 오직 갓패치만의 능력. 어흥선생의 지식이나, 채야의 요리 실력은 일부 현과장이 습득하게 내버려 두었지만, 그 능력만큼은 절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손댈 수 없게 설계했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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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313. 설원에서 23.12.23 17 3 11쪽
312 312. 은행털이 - 3 23.12.23 18 3 11쪽
311 311. 은행털이 - 2 23.12.22 22 3 11쪽
310 310. 은행털이 23.12.22 16 3 11쪽
309 309. 그들의 꿍꿍이 - 3 23.12.21 18 3 12쪽
308 308. 그들의 꿍궁이 - 2 23.12.21 12 3 11쪽
307 307. 그들의 꿍꿍이 23.12.20 14 3 12쪽
306 306. 영업의 신 23.12.20 10 3 11쪽
305 305. 여정의 시작 23.12.19 13 3 12쪽
304 304. 조건 23.12.19 16 3 11쪽
303 303. 원치 않았던 만남 23.12.18 14 3 12쪽
302 302. 새로운 모험, 무협랜드 +1 23.12.18 21 3 12쪽
301 301. 하드 리셋 23.12.16 9 3 11쪽
300 300. 뜻 밖의 제안 23.12.16 8 3 12쪽
299 299. 마지막 희망. 그리고... 23.12.15 12 3 12쪽
298 298. 마지막 희망 - 5 23.12.15 9 3 11쪽
297 297. 마지막 희망 - 3 23.12.14 11 3 11쪽
296 296. 마지막 희망 - 2 23.12.14 9 3 11쪽
» 295. 마지막 희망 23.12.13 14 3 11쪽
294 294. 몰아치는 전쟁 - 3 +1 23.12.13 13 4 12쪽
293 293. 몰아치는 전쟁 - 2 23.12.12 18 3 11쪽
292 292. 몰아치는 전쟁 23.12.12 16 3 11쪽
291 291. 신살(神殺) +2 23.12.11 25 3 12쪽
290 290. 드러나는 배후 +2 23.12.11 22 3 11쪽
289 289. 담판 23.12.09 11 3 11쪽
288 288. 침공 방어 23.12.09 11 3 11쪽
287 287. 각자의 결정 23.12.08 13 3 12쪽
286 286. 습격 그리고 23.12.08 13 3 12쪽
285 285. 제안 23.12.07 1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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