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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865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2.12 10:00
조회
16
추천
3
글자
11쪽

292. 몰아치는 전쟁

DUMMY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한 밤중. 원더랜드의 전역에 귀청이 다갑도록 날카로운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전투인원이 아닌 일반인 여러분께서는 조속히 성 밖 대피소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지금은 실제 상황...」

[콰콰쾅!]


공습 경보 소리를 뒤덮을 정도로 엄청난 굉음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혼비백산이 되어 허둥지둥 움직이는 사람들. 그들의 머리 위로 다시 한 번 포탄이 날아오고 있었다. 그런 바로 그때,


“대피하세요!”


재빠르게 날아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날아오는 포탄을 몸으로 막아 주는 인간들. 포탄을 맞은 인간들은 공중에서 산산이 부서져 갔다.

공중에서 포탄과 고철들이 마치 소나기처럼 후드득 떨어졌다.


「성밖마을 1지구의 모든 인원의 대피를 확인! 1지구의 남은 안드로이드들은 전방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금 경보가 들려오자, 공중에서 포탄을 막아 주던 인간들이 빠르게 공중으로 솟구쳤다.




“진짜 전쟁이 시작되었다냥.”


연구실에서 모니터를 보고 있던 어흥선생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의 말에 긴장된 표정을 짓는 연구실의 연구원들. 그나마 전직 군인이었던 우유나와 산전수전 다 겪은 밀크나 만이 담담한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모두들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진짜는 지금부터니까.”

“네!”


우유나의 말에, 연구원들 모두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잔뜩 기합이 들어간 듯한 연구원들의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안타깝게 느껴졌다. 기합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그녀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원더랜드를 지켜야 한다냥. 오직 여기에서만 안드로이드들과 통신이 가능하다냥. 절대 사수해야 한다냥.”

“네! 어흥선생님!”


다시금 우렁찬 그들의 목소리가 연구실을 뒤덮었다. 그런 그때였다.


「원더랜드 동북쪽 상공 150km지점 다수의 안드로이드 확인. 안드로이드 1소대 전투에 돌입합니다.」


전투를 알리는 안드로이드의 통신. 재빠르게 모두들 자신의 자리로 달려가 책상 앞을 지켰다.


“상황 보고 바란다냥.”

“안드로이드 1소대 전투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파손률 10%! 아직 버틸만 합니다!”


보고를 들은 어흥선생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군의 안드로이드들이 전투에 나가 있는 이 상황에서는 섣불리 EMP도 쓸 수 없다. 지금 어흥선생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아군의 선전을 기원하는 일뿐. 그 이상의 일은 현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2소대도 전투에 돌입합니다. 아군 파손률 5% 아니, 10, 20, 30, 50... 파손률 계속 늘어납니다!”


갑작스러운 보고였다. 아무리 압도적인 물량이라고 하더라고 아군의 파손률이 이렇게 빠르게 올라갈 리 없다. 그렇다는 건,


“우두머리의 등장인 거다냥.”


어흥선생의 얼굴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이대로라면 원더랜드의 상공이 뚫리는 건 시간문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내가 직접 나가겠다냥. 여긴 우유나와 밀크나가 지휘를 잡아라냥.”


말을 마친 그는, 이내 머리띠를 벗어 밀크나에게 건넸다. 그가 입고있던 깔끔한 순백의 한복이 어느새 찬란한 순백색 정장으로 바뀌었다. 굳어진 표정으로 연구실을 나서는 어흥선생. 그의 어깨가 오늘따라 유난히도 무겁고 단단하게 보였다.


“다녀오겠다.”


인사와 함께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오른 어흥선생은 눈 깜짝할 사이에 연구실 상공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저 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과 굉음. 그 엄청난 소리는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져갔다.




“지금 제정신이야?”


채야의 집 앞마당. 수많은 피난 인파를 지휘하던 갓패치가 갑자기 현과장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제정신이야? 현과장이 전선에 나서겠다고?”

“내가 나서는 편이 피해가 적어지잖아. 아군을 지킬 수도 있고.”


현과장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제정신이야? 아니, 현과장의 능력은 적군도 지켜주잖아! 전쟁이 길어지면 원더랜드만 피폐해진다고! 지금은 여기 모인 사람들이나 지킬 생각을 해!”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옳은 건 바로 갓패치의 판단. 전쟁의 상대가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과장이 섣불리 나설 수 없었다.


“지금 밀크나로부터 연락이 왔다랄까나!”


그때였다. 채야가 집에서 헐레벌떡 뛰쳐나온 순간이. 그녀는 다급한 듯한 모습으로 현과장 쪽을 향해 달려왔다.


“전쟁을 걸어온 상대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랄까나!”

“누구인데?”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며 현과장은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현과장의 주변으로 엄청난 긴장감이 증폭되었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


“신의 능력자들이랄까나.”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상대의 정체. 순간, 현과장의 입에 미소가 번졌다.


“신의 능력자들이라면, 내가 직접 나서도 되겠네.”

“제정신이야?”


잔뜩 기합이 들어간 현과장을 바라보며 성질을 부리는 갓패치. 그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내 주머니에서 가위를 꺼내 들었다.


“거기서 노닥거릴 시간이 있어? 빨리 전장으로 안 튀어나가!”


현과장의 머리 위로 거대한 치원문이 생성되었다. 차원문의 뒤편은 바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 현과장은 짤막한 인사와 함께 차원문 안으로 몸을 던졌다.


“다녀와서 김치찌개 먹자!”




“우린 같이 밥도 먹은 사이가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칼을 들이댈 줄이야.”


어흥선생은 정면을 바라보며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그러자,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이게 원래 나니까.”


담담한 목소리로 어흥선생의 말에 답하는 그녀, 라니. 어둡고 어두운 원더랜드의 하늘 위에 덩그러니 서 있는 두 사람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저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만 군대를 물려라, 라니. 우린 평화를 원한다.”

“우리도 평화를 원해. 아니 평화를 유지시킬 질서를 원해. 원더랜드가 있으면 그 질서가 무너진다고.”


라니는 단검을 꽉 쥐었다.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눈에 보이기는커녕 느끼지도 못할 찰나의 순간. 그녀는 단검을 들고 어흥선생의 몸 쪽으로 파고 들어 단번에 심장을 겨냥했다. 하지만,


“빠르긴 하군.”


종이한장 차이로 그녀의 단검을 피한 어흥선생. 다시 한 번 빛의 속도로 달려간 그녀였지만 결코, 그의 심장을 노릴 수는 없었다.


“어째서?”

“그대의 속도가 빛처럼 빠를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웃기지 마!”


라니는 이를 악물고 또 한 번 어흥선생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 그때,


[퍽!]


하늘을 가르는 둔탁한 소리. 멀쩡한 어흥선생과 다르게 팅팅 부은 라니는 왼쪽 뺨. 그녀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신의 부어오른 뺨을 어루만졌다.


“아, 어째서...”

“난 적에게 비법을 알려줄 만큼 좋은 사람은 아니다.”


차가운 시선으로 라니를 바라보던 어흥선생은 이내 그녀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까딱 움직였다. 마치 다시 덤비라는 듯이.


“얕보지 마! 이 미개한 놈아!”


이성을 잃은 라니는, 그대로 어흥선생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는 그때까지만 해도 알지 못 했다. 그와 자신의 실력차가 얼마나 깊고 거대한 지를.




한편, 하늘을 날지 못 하는 현과장은 전장에 도착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이러기 있어? 왜 나만 왕따를 시키는 거야?!”


억울했다. 너무나 억울했다. 모두들 하늘에서 싸우는데 자신은 땅바닥에 서서 그저 관망만 할 뿐이라니. 게다가 아무리 능력을 전개해도 공중에서 싸우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안드로이드들뿐. 현과장의 보호를 받을 생명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나 여기 왜 온 거지? 그냥 피난민들이나 지킬 걸.”


현과장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고 당황한 듯, 연신 머리를 긁었다. 그런 바로 그때였다.


[콰콰쾅!]


하늘에서 현과장의 머리를 향해 떨어지는 거대한 빛줄기. 한 밤중인 원더랜드가 일순간이었지만 대낮처럼 환해졌었다.


“아니 누구야! 누가 머리 위로 이딴 걸 떨어뜨려?!”

“역시 이 정도론 무리였나?”


하늘 위에서 근엄한 표정으로 현과장을 내려다보는 남자, 아담. 그는 있는 힘껏 우협적인 포즈를 취하며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어, 머리에서 피가...”


현과장은 눈앞에 내려온 아담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다름 아닌 아담의 머리에서 온 얼굴을 뒤덮을 정도로 다량의 피가 솟구치고 있었던 것. 그러나 아담은 온갖 똥폼을 잡은 채, 아무렇지 않은 듯 현과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운터라니. 역시 얕볼 상대가 아니군.”


담담하게 말을 했지만, 천천히 떨리고 있던 그의 목소리. 현과장은 용케 서 있는 그가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게 그 이름도 유명한 [가오가 온몸을 지배하는 상태]라는 것일까.


“아저씨, 그러다 죽어요. 빨리 가서 치료 받아.”

“적의 동정 따위 필요 없다! 오직 실력! 전장에서는 오직 전투력만이 최고다, 현과장!”


맛이 완전히 간 것일까. 말하는 내용도 뒤죽박죽이다. 이 정도면 그냥 이긴 것과 다름없는 거 같은데.


“다음 공격도 막을 수 있을까, 현과장!”

“어, 어, 어, 아저씨 그러다 큰일 나!”


현과장은 다급하게 그를 말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거대한 빛줄기가 다시 한 번 현과장을 향했다.


[콰콰콰쾅!]


굉음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아니, 아저씨! 괜찮아?”


땅바닥에 대자로 뻗어버린 아담. 온몸이 피칠갑이 되어 있긴 했지만, 다행히도 목숨만은 붙어있는 모양이었다.


“아니, 그러니까 왜 공격을 해. 하지 마라니까.”


현과장이 아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한숨을 지었다. 그런 바로 그때였다.


[슈슉!]


어디선가 날아와 현과장의 목을 조르는 굵은 밧줄. 현과장은 곧바로 목게 걸린 밧줄을 움켜쥐었다.


“아니 이거 안 풀어?! 그러다 다친다!”

“이미 당신의 능력은 전부 파악했습니다, 현과장.”


으스스한 숲속에서 천천히 걸어나오는 한 여성. 그녀의 뒤로 탐험가 복장의 남성이 자신의 목을 어루만지며 따라 걸어 나왔다.


“이러 너무 쉽잖아, 안드레아.”

“그렇다고 얕보지 마세요, 콘다. 저 사람이 악명 높은 현과장이니까.”


현과장은 어이가 없었다, 악명이 높다고? 하늘도 못 날고 사람도 못 해치는 자신이 악명이 높다고? 도대체 어떤 악명이 높은 거야?


“아니 내가 무슨 악명이 높다고 그래? 그리고 이거 안 풀어? 그러다가 당신들 전부 다쳐!”

“이미 당신의 능력을 알고 있다고 말했을 텐데요, 현과장. 당신의 능력은 카운터. 카운터도 보이지 않는 상대라면 쓸 수 없겠지요.”


안드레아가 손에든 부채를 살며시 흔들었다. 그러자, 사방으로 깔리는 짙은 안개. 발밑은커녕 코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고 어두운 안개였다.


“그럼 끝입니다, 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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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314. 창조교 23.12.25 12 3 11쪽
313 313. 설원에서 23.12.23 17 3 11쪽
312 312. 은행털이 - 3 23.12.23 18 3 11쪽
311 311. 은행털이 - 2 23.12.22 22 3 11쪽
310 310. 은행털이 23.12.22 16 3 11쪽
309 309. 그들의 꿍꿍이 - 3 23.12.21 18 3 12쪽
308 308. 그들의 꿍궁이 - 2 23.12.21 12 3 11쪽
307 307. 그들의 꿍꿍이 23.12.20 14 3 12쪽
306 306. 영업의 신 23.12.20 10 3 11쪽
305 305. 여정의 시작 23.12.19 13 3 12쪽
304 304. 조건 23.12.19 16 3 11쪽
303 303. 원치 않았던 만남 23.12.18 14 3 12쪽
302 302. 새로운 모험, 무협랜드 +1 23.12.18 21 3 12쪽
301 301. 하드 리셋 23.12.16 9 3 11쪽
300 300. 뜻 밖의 제안 23.12.16 8 3 12쪽
299 299. 마지막 희망. 그리고... 23.12.15 12 3 12쪽
298 298. 마지막 희망 - 5 23.12.15 9 3 11쪽
297 297. 마지막 희망 - 3 23.12.14 11 3 11쪽
296 296. 마지막 희망 - 2 23.12.14 9 3 11쪽
295 295. 마지막 희망 23.12.13 14 3 11쪽
294 294. 몰아치는 전쟁 - 3 +1 23.12.13 14 4 12쪽
293 293. 몰아치는 전쟁 - 2 23.12.12 18 3 11쪽
» 292. 몰아치는 전쟁 23.12.12 17 3 11쪽
291 291. 신살(神殺) +2 23.12.11 25 3 12쪽
290 290. 드러나는 배후 +2 23.12.11 22 3 11쪽
289 289. 담판 23.12.09 11 3 11쪽
288 288. 침공 방어 23.12.09 11 3 11쪽
287 287. 각자의 결정 23.12.08 13 3 12쪽
286 286. 습격 그리고 23.12.08 13 3 12쪽
285 285. 제안 23.12.07 1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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