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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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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426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6.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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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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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121. 용자 침입 - 1

DUMMY

길게, 아니 짧지 않게 살아보고 느낀 점이 한 가지 있다.

뭐, 이것저것 따지고 들어가면, 하나가 아닌 여러 개겠지만,

어쨌든, 그 한 가지가 무엇이냐고 하면,

사람은 오직 자신만을 생각한다는 점이랄까.

헛소리라고 생각하겠지만, 물론 헛소리지만, 뭐 그렇다고.

그런데 이 이야기를 갑자기 왜 하냐. 지금부터 이야기할 이 집단이 내가 말한 이기주의에 끝을 달리는 집단이라서 그렇다, 이 말이야.

그 집단이 어떤 집단이냐고? 그 집단은 바로~!


“강원랜드에 축복을! 여왕 폐하께 승리를!!


나라와 여왕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는 명분을 내놓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들의 결혼을 위해 현과장을 제물로 삼으려는 집단, 그래 강원랜드의 용자들이다.

원더랜드의 외곽까지 진입한 용자들은 거침없이 성밖마을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선발대 인원만 수백 명. 지난번 침공 때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였다.

달랑 한 남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다니. 도대체 얼마나 결혼에 진심인 거야?

바로 그때, 막사 안으로 근사한 갑옷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여왕 폐하, 반나절만 더 가면 원더랜드의 성입니다.”


이어서 남자는 여왕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목소리를 올렸다. 전선의 후방에서 보고를 받는데 아니라, 직접 선발대와 함께 움직이고 있던 여왕, 무리나. 현과장을 되찾아 오는 게 그리 중요한 것일까. 그녀의 얼굴에 비장함이 가득했다.


“성으로 그대가 가서 알리도록 하라. 짐이 이 자리에 왔다고.”


그녀의 입에서 슬며시 뿜어져 나오는 분노. 주변에 있던 군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을 집어 삼켰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 근사한 갑옷의 남성은 곧바로 그녀의 앞에서 멀어지더니, 곧장 앞을 향해 달렸다. 이윽고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 남성.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무리나는 이내 막사 안의 모두를 향해 입을 열었다.


“출전 준비를 진행하라.”


***


“아니 미친 거 아니야? 날 잡으러 군대를 끌고 왔다고?”


여왕의 말에, 현과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입을 열었다. 용자들의 추격을 예상 못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군대를, 그것도 지난 병력의 10배 가까이 되는 군대를 이끌고 침공을 해 오다니. 이건 어떻게 생각해도 상식 밖의 수준이다.


“큰 일이다냥. 평화로운 원더랜드에 또라이가 나타났다냥.”


큰 일이라고 호들갑을 떠는 것에 비애, 너무나 치분하게 입을 여는 어흥선생. 심지어 그는 차분히 호떡까지 맛보며 여유롭게 앉아있었다.


“저기, 어흥선생. 지금 호떡이 넘어가?”

“잘 넘어간다냥. 호떡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냥? 현과장은 이 고통 모를 거다냥.”


여전히 천연덕스럽게 호떡을 탐하는 어흥선생. 어흥선생만 이러는 게 아니었다. 거실에 앉아있는 모든 사람들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키토와 리코까지도.


“아니! 지금 여왕이 쫓아 왔잖아! 뭔가 해야지!”

“제정신이야? 지금 호떡을 앞에 두고 그런 시답지 않은 일을 하라고?”

“우선은 먹어야 한다랄까나!”


이미 호떡에 빠져버린 채야와 갓패치는 현과장을 향해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호떡을 집어먹었다. 여왕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이미 배가 뽈록히 차올랐음에도 무작정 입 안에 호떡을 때려 넣는 여왕. 그래, 여왕은 아직 어린 애니까. 어릴 땐 많이 먹어야 자라지. 현과장은 자신도 모르게 여왕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그럴 때가 아닌데.


“잘 먹는다, 잘 먹어. 그래 어릴 때는 많이 먹어야지.”

“어리지 않습니다만. 이미 100살이 넘었습니다만.”


여왕은 현과장을 향해 인상을 찌푸리더니, 그대로 호떡을 입에 넣었다.

잠깐만, 100살이 넘었다고? 이 앳된 외모가 100살이 넘었어?


“거, 거짓말! 그럼 내가 뭐가 돼? 40살 겨우 넘은 내가 뭐가 되냐고!”

“뭐가 되긴, 현과장은 현과장이다냥. 거기서 가만히 있지 말고 커피 좀 타와라냥.”


나이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현과장을 향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커피 주문까지 하는 어흥선생. 현과장은 너무나 기막힌 듯 어흥선생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시원한 거? 뜨거운 거”


그는 너무나 진지하게 주문을 받아 들었다.

아니, 아니, 아니, 잠깐!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니까! 용자들이 코앞까지 왔다고!

이런 내 외침에도 무색하게, 그대로 부엌으로 걸음을 옮기는 현과장.

아, 나도 모르겠다. 도대체 뭘 믿고 이렇게 천하태평인건지.

어흥선생, 무슨 생각이라도 있는 거야? 대답해 보라고. 모두들 궁금해 하잖아.


“쉿!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냥!”

“제정신이야? 개한테 왜 이걸 줘? 사료나 줄 것이지.”

“우린 개를 키우지 않는다랄까나.”


어흥선생의 목소리 뒤로 이어지는 아무 말 대잔치. 그만큼 행복하고 즐겁다는 것이겠지 뭐.

이렇게 헛소리를 지껄이는 사이, 현과장은 커피를 들고 거실로 나왔다. 따뜻하고 차가운 음료를 전부 만들어서.


***


한편, 현과장과 사람들이 호떡에 빠진 사이. 어느덧 숲 주인 키토의 영역까지 접근한 무리나의 군대. 그들은 숲을 파헤치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느리군.”


하지만 이런 진행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인지, 연신 한숨을 내쉬는 무리나. 이어서 그녀는 군대를 멈춰 세우고 모두의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대로라면 반나절은커녕 내일 오후가 돼서도 도착하지 못한다. 숲을 전부 날려버리도록!”

“하, 하지만 그건 용자들이 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여왕 폐하.”


그녀의 말에 당혹한 낯빛을 감추지 못하는 군인과 참모들. 그러자, 무리나는 강력한 어조로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지금 내 동생 우유나가 병상에 누워있단 말이다! 당장 현과장을 데리고 돌아가지 않으면, 내 동생 역시 지난 30명처럼 우울증에 식음을 전폐할 것이 확실한데, 그대는 지금 여기서 노닥거리자는 건가?!”

“아, 아닙니다! 여왕 폐하!”


동생을 언급하며 언성을 높이자, 황급히 고개를 숙이는 참모들. 군인들은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 숲을 망가뜨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폴짝!]


숲을 망가뜨리는 군인들 앞에 나타난 외로운 토끼 한 마리. 검고 윤기가 나는 털은 모두의 눈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폴짝! 폴짝!]


토끼는 점차 군인들을 지나 무리나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름다운 광채가 흐르는 듯한 황금빛 눈망울. 오물조물 움직이는 귀엽고 앙증맞은 입.

그가 그녀의 앞에 다가가자, 무리나 뿐만 아니라 참모진 전원이 그에게로 다가왔다.


“아니, 이런 귀여운 생명체가 있다니!”


자신도 모르게 검은 토끼의 앞으로 다가오는 참모 중 한 사람. 하지만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이 토끼의 정체가 무엇인지.


[퍽!]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자신의 앞으로 다가온 여성을 펀치 한 방에 눕혀버리는 우리의 검은 토끼, 아니, 키토. 그는 의기양양하게 쉐도우 복싱을 하며 주변을 위협했다.


“토, 토끼에게 이런 힘이 있을 줄이야!”


눈앞의 존재가 원더랜드에서 악명이 높은 숲 주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군인들과 참모진들. 그들은 더욱 키토에게 눈독을 들였다. 귀엽고 앙증맞은데 전투력까지 출중하다니. 키토를 향한 그들의 마음속에는 단 하나의 문장만이 가득했다. ‘너 내 동료가 되라.’ 이 문장 하나만.

그렇게 사심 가득한 눈빛을 품으면서 키토에게 접근하는 군인과 참모진들. 바로 그때, 무언가가 키토를 향해 재빠르게 날아왔다. 새하얗고 눈부신 움직임. 깜찍한 날개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이 작고 아름다운 드래곤의 등장에 용자들은 넋을 놓고 바라보기 시작했다.


“검은 토끼와 하얀 드래곤이라니! 어머! 이건 잡아야 해!”


어디서 들려온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마자 키토와 리코를 향해 달려드는 사람들. 하지만 결코 두 귀염둥이가 잡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모르겠지만, 이 두 존재는 숲 주인과 늪 주인이니까. 그것도 현과장의 곁에서 잘 먹고 무럭무럭 자란 최강의 존재니까.


“키토님, 리코님, 이제 그만. 오늘 저녁에 미드나잇 클럽이 있잖아. 힘 너무 빼면 저녁에 힘들어요.”


멀리서 들려온 남자의 음성에, 두 귀염둥이는 밝아진 얼굴로 호다닥 다가갔다. 이윽고 모두의 앞에 모습을 나타난 목소리의 주인. 그래,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그 인간, 현과장이었다.


“감히 숲을 파괴하다니! 천벌 받을 용자들 같으니!”

“그렇다냥! 숲 파괴는 나쁜 어른들만 하는 짓이다냥!”


현과장의 말에, 어흥선생이 입을 거들었다. 진지한 현과장에 비해, 아직도 호떡을 놓지 못하고 있는 어흥선생. 호떡에 미련이 가득한 것은 비단 그뿐만이 아니었다.


“나도 겨우 허가 받아서 집을 지었다랄까나.”


잘게 잘라놓은 호떡을 우아하게 집어먹으며 용자들의 앞으로 걸어 나가는 채야. 그나마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모양인지, 그녀는 나름의 격식을 차렸다. 뭐, 전쟁터에 간식을 들고 나온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오호라, 제 발로 나오다니. 나와 같이 돌아갈 마음이 생긴 건가요?”


무리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미소는커녕 아무런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현과장의 얼굴. 그는 연신 고개를 양옆으로 저을 뿐이었다.


“우린 현과장을 보내지 않는다냥! 이 또라이 여왕!”

“제정신이야! 호떡을 포기하라고? 커피를 포기하라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어흥선생의 머리 위에 차원문이 열리더니, 양손 가득 호떡을 쥐면서 떨어지는 갓패치. 그가 가진 호떡을 빼앗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여왕도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같이 먹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제정신이야?! 제정신이냐고! 성으로 돌아가서 만들어 먹어! 미친 여왕아!”

“싫습니다만! 난 현과장 호떡이 좋습니다만!”


그러나, 갓패치의 상대는 눈앞의 용자들이 아닌 바로 원더랜드의 여왕. 둘은 호떡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다른 이유도 아닌 오직 호떡 때문에.

왕좌를 빼앗겼을 때는 단 한번 언쟁도 하지 않던 갓패치와 여왕. 그런데 단지 호떡 때문에 이런다고? 도대체 얼마나 맛이 있는 거야? 내가 설정하긴 했지만 한 번 먹어보고 싶네.


“그냥 돌아가라냥! 당신의 욕심 때문에 더는 원더랜드를 괴롭히지 마라냥!”


어흥선생은 단도직입적으로 콱 쏴붙이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런 어흥선생을 향해 콧방귀도 뀌지 않는 무리나와 용자들. 특히나 군인들과 참모들은 이런 말을 꺼내는 어흥선생을 비웃기 시작했다.


“주제도 모르는 인간이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이번엔 완전히 원더랜드를 정복해야 정신을 차리지!”


어느새 용자들은 현과장 일행을 향해 망언과 폭언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현과장의 일행과 무리나의 용자들 사이에서 일렁이는 전쟁의 기운. 긴장감이 점차 짙어지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이거 알아? 꼭 상대방을 비웃는 쪽이 항상 지더라고. 마치 클리셰처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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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2 23.07.13 26 3 11쪽
133 133.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1 23.07.12 23 3 12쪽
132 132. 지하 도시 - 2 23.07.11 27 3 11쪽
131 131. 지하 도시 - 1 23.07.10 22 3 11쪽
130 130. 보물 찾기 - 4 23.07.09 23 3 12쪽
129 129. 보물 찾기 - 3 23.07.08 24 3 12쪽
128 128. 보물 찾기 - 2 23.07.07 26 3 12쪽
127 127. 보물 찾기 - 1 23.07.06 26 3 11쪽
126 126. 다시 켜진 「신의 방패」 23.07.05 27 3 11쪽
125 125. 변태 왕녀, 우유나 23.07.04 26 3 12쪽
124 124. 용자 침입 - 4 23.07.03 23 3 12쪽
123 123. 용자 침입 - 출격! 건달! 23.07.02 21 3 11쪽
122 122. 용자 침입 - 2 23.07.01 25 3 12쪽
» 121. 용자 침입 - 1 23.06.30 27 3 11쪽
120 120. 겨, 결혼이라고? - 2 23.06.29 28 3 12쪽
119 119. 겨, 결혼이라고? - 1 23.06.28 22 3 11쪽
118 118.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3 23.06.27 24 3 12쪽
117 117.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2 23.06.26 22 3 12쪽
116 116.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1 23.06.25 24 3 11쪽
115 115. 저주 그리고 축복 23.06.24 26 3 11쪽
114 114. 보이지 않는 손, 아니, 목소리. 23.06.23 28 3 11쪽
113 113. 천장 뚫고! 그랜절! 23.06.22 23 3 12쪽
112 112. 전설의 댄서 - 4 23.06.21 26 3 11쪽
111 111. 전설의 댄서 - 3 23.06.20 24 3 11쪽
110 110. 전설의 댄서 - 2 23.06.19 22 3 12쪽
109 109. 전설의 댄서 - 1 23.06.18 21 3 11쪽
108 108. 악당의 말로 23.06.17 19 3 12쪽
107 107. 대비책 - 2 23.06.16 25 3 12쪽
106 106. 대비책 - 1 23.06.15 23 3 12쪽
105 105. 역모가 코앞인데 이렇게 한가롭다고? 23.06.14 2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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