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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368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6.14 10:00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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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105. 역모가 코앞인데 이렇게 한가롭다고?

DUMMY

눈싸움이 시작된 지도 어느덧 10분.

슬슬 위기가 찾아오고 있었다. 특히 여왕에게.

사실. 여왕에게 위기가 찾아오건, 갓패치가 실수로 눈을 감건, 관심도 없다.

그 누구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또 인상을 찌푸리겠지.

‘이 인간들 또 이 지랄이네?’ 아니면,

‘제발 질질 끌지 말고 빨리 이야기나 진행하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틀린 말이란 생각은 안 한다. 그러니까, 과감히 스킵해 볼까? 주변인의 도움 좀 받아서.


“두 사람의 눈싸움 따윈 전혀 관심없다냥. 빨리 이야기나 진행해라냥.”


역시나, 어흥선생. 작가인 나보다 뛰어난 인재.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까, 꽤 많이 불편하긴 하네. 나보다 뛰어난 캐릭터라니.


“시끄럽다냥! 이야기가 우선이다냥!”

“우, 우리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만.”


여왕은 약간 겁먹은 눈빛으로 어흥선생을 바라보았다.

그러기에 내가 말했잖아, 사람이 주변에 있을 때는 제발 조심좀 하라고!


“여왕에게 한 말 아니다냥. 신경 쓰지 마라냥.”

“그럼 나에게 한 말이야? 제정신이야?”


이번엔 갓패치가 딴지를 걸며 다가왔다.

그래, 아무리 뛰어나 봤자, 어차피 비교 대상은 다름 아닌 나. 그래, 결점 투성인 나라는 말씀. 결국 그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시끄럽다냥! 그냥 이야기나 진행해라냥! 이러는 시간에도 요간은 호시탐탐 원더랜드를 노린다냥!”


어흥선생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갓패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흥! 나 삐짐!”


새침한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거실 구석에 가 주저앉는 갓패치. 이어서 그는 눈을 흘기며 어흥선생과 여왕을 째려보았다.

설마, 이게 말로만 듣던 소녀감성? 그건 그렇다고 쳐도, 왜 갓패치가 이런 몹쓸, 아니 어울리지도 않는 짓을 벌이는 거지? 도무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지같은, 아니, 마성의 매력을 지는 갓패치. 여러분의 주변에 이런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빈다. 아,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 말고. 그 사람들 주변엔 이런 사람이 좀 있어야지.


“그럼 갓패치 빼고 진행한다냥. 이건 원더랜드의 위험이다냥.”

“제정신이야? 아니지, 원더랜드의 위험이 아니라, 여왕의 위험이지!”


멀찌감치 떨어져서 목소리만 한껏 드높이는 갓패치.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이럴 땐 어쩔 수 없다. 나이 지긋한 어른이 곁에 가서 달래주는 수밖에. 때마침 그런 역을 잘하는 인물도 있으니까.


“현과장, 투입이다냥.”

“나? 내가?”

“가서 저 삐친 갓패치를 잘 달래서 데려와라냥.”


어흥선생의 말에, 현과장이 터벅터벅 갓패치를 향해 다가갔다.

현과장 다가오자, 그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한층 더 과감히 삐친 듯한 몸짓을 보였다.


“갓패치, 그러지 말고 저 쪽으로 가자.”

“제정신이야? 날 무시하는 저런 인간들과 함께 앉으라고? 나도 자손심이라는 게 있는 인간이야!”


앙칼진 그의 목소리가 현과장의 귓가를 때렸다. 이제 현과장의 진가를 보여줄 차례. 이런 말도 안 되는 억지와 꼬장을 말 몇 마디로 완전히 사그라뜨릴 순간이 찾아왔다.

이윽고, 입을 천천히 여는 현과장. 그래, 현과장! 당신의 능력을 보여줘! 당신이 10년 넘는 사회생활에서 얻은 그 놀라운 노하우를 지금...


“지금 안 일어나면 호떡 안 준다.”


아니, 그게 노하우야? 이게 아니잖아. 진심어린 말과 따뜻한 손길을 보여줘야지. 그게 주인공이잖아! 그게 어른이잖아!


“아니, 제정신이야? 호떡으로 협박을 한다고? 현과장 어른이 돼서 창피하지 않아?”


갓패치의 말이 맞다. 그래, 현과장 창피하지 않아?


“창피하긴 개뿔. 어른이 돼서 5살짜리마냥 삐친 인간도 있는데, 이 정도는 약과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 현과장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주인공의 마음씨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 그런 장면을 단순한 협박으로 넘어간다고? 이거 너무 주인공답지 않잖아, 안 그래?


“요즘 웹소설 주인공은 그런 따뜻한 마음 보다는 냉철한 카리스마가 더 어울린다냥.”


그, 그런 거야? 그럼 이게 맞는 거야? 내가 너무 올드한 걸까? 아니면, 현과장과 어흥선생에게 속고 있는 걸까.

뭐, 그렇게 크게 상관은 없었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건, 현과장의 한 마디에 갓패치가 모두의 앞에 나섰으니까.


“젠장! 내가 준 능력인데! 내가 준 능력인데!”


모두의 근처로 온 갓패치는 차오르는 분노에 자신도 모르게 절규했다. 그런데 그때,


“아, 그러고 보니!”


갓패치의 말을 듣고 뭔가 떠오른 것일까. 두 눈을 번뜩이며 거실의 모두를 바라보는 현과장. 설마, 원더랜드의 위기를 타개할 기가 막힌 아이디어라도 떠오른 것일까. 아니면, 조금 전에 이식받은 원더랜드의 지식 속에 뭔가 쓸모 있는 정보라고 있었던 것일까. 모두의 시선이 현과장을 향했다. 그런데,


“우리 커피 마신지 오래되지 않았어? 커피 좀 타올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커피라는 단어를 입에 담은 현과장. 진지하던 모두의 눈빛에 작은 불씨가 일렁였다. 그래, 환호의 불씨. 웹소설 주인공에 걸 맞는 참으로 멋있는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커피 타는 능력이라니. 덕분에 모두 이렇게 좋아하잖아. 기쁨조가 따로 없네.


그래, 말이 나온 김에 한번 짚고 넘어가자.

신급 능력을 줬지만, 물론 실수이긴 했지만, 그 힘을 거부한 건 현과장 본인이었다고.

야, 다른 웹소설 가봐! 이런 능력 주면, 얼굴에 게거품을 물고 좋아한다고. 좋아하기만 할 거 같아? 이리저리 능력을 뽐내며 세계를 휘젓고 다닌다고!

그런데 뭐야. 강한 걸 스스로 포기하는 주인공이 있다, 뿌슝빠슝?

세상의 모든 적이 너무 약해서, 스스로 페널티를 주는 거야, 뭐야?

사실은 지가 제일 약하면서.

이왕 말이 나왔으니까, 더 톡 까놓고 말해보자. 놔 봐, 나 말리지마.

전설급 단검도 줘, 사실 이것도 실수이긴 하지만, 어쨌든!

신급 능력도 줘, 이건 당연히 실수, 아무튼!

주변에 엄청난 능력을 가진 동물들도 소개시켜줘.

무척 강하고 능력 좋은 사람들도 이어줬잖아.

아니 그러면 뭐해? 말만 주인공이지 이 인간 그냥 백수잖아!

김치 담그고 호떡 굽는 거 말고 하는 게 도대체 뭐야?

진짜 마음 같아서는 그냥 때려 치고 싶지만!

내가 키토 얼굴 봐서 참는다! 리코 애교 때문에 참는다고!


휴...

너무 급발진을 한 것 같다.

사죄하는 마음을 담아 모두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

그만큼 나도 쌓여 있었다고. 100화부터 시작된 공포특집 때 못 나왔잖아.

아, 진짜 분량 욕심내면 안 되는데. 작가가 이런 욕심을 내면 안 되는데...이게 말처럼 쉽지 않네.

어쨌든, 이야기는 다시 진행된다. The Story Must Go On!


내가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놓은 사이 한가롭게 티타임을 마친 현과장과 일행들. 언제 키토와 리코용 커피를 개발한지 모르겠지만, 두 귀염둥이도 행복한 티타임을 보내고 있었다.


“커피도 마셨으니까, 그럼 어떻게 요간을 멈출지 생각해 보자냥.”


어흥선생의 말에, 일제히 커피잔을 내려놓은 사람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는 않았다. 단순히 커피를 머금고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었다. 그냥 뾰족한 수가 생각이 나지 않을 뿐이었지.


“그냥 죽이면 끝나는 일.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제일 처음 입을 연 사람은 바로 여왕. 말을 마친 그녀는, 온몸에서 싸늘한 냉기를 마구마구 내뿜었다.


“제정신이야? 죽이면 끝인 거 같아? 제2의 요간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 그러니까 아무 생각없이 날 속이고 왕좌를 뺏었지.”


그런 그녀를 향해 거침없는 독설을 날리는 갓패치. 그의 시선에서 경멸감이 가득 느껴졌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제대로 조언해 줬으면 좋겠습니다만.”

“내가 왜? 내 자릴 빼앗은 인간에게 조언을 해야 하지? 제정신이야?”


분노와 멸시 가득한 눈빛을 여왕에게 보내는 갓패치. 여왕도 이에 질세라 두 눈을 부릅뜨고 갓패치를 노려보았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눈싸움.

글 처음에도 말했지만, 두 사람의 눈싸움을 원하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 결과도 알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전혀 아랑곳없이 자신만의 싸움을 이어가는 갓패치와 여왕.

아무래도 이 두 사람은 그냥 놔두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편이 현명한 거 같은데.


“그냥 우리끼리 이야기하자냥. 둘은 그냥 저렇게 둬라냥.”


어흥선생이 이렇게 대놓고 말을 해도, 두 사람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럼 현과장,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냥?”

“나? 아무것도.”


현과장은 자연스레 고개를 저었다.

그의 말대로 전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요간이란 이름에 반응한 기억은, 오직 죽은 늙은 대신의 기억뿐. 그 외에는 반응조차 없었다.


“여왕의 말대로 그냥 제거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나?”


채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현과장과 어흥선생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죽이는 건 쉽다냥. 지금 달려가서 내가 죽여도 괜찮다냥. 하지만 요간이란 인물이 뭘 숨기고 있는지 모르는 이상, 쉽게 죽일 수도 없다냥.”

“그럼 납치는 어떨까나? 고문은 자신있다랄까나~”


채야가 두 눈을 번뜩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녀의 말이 맞다. 그냥 납치해서 실토를 하게 만들면 되는 일. 굳이 이렇게 모두 모여 앉아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었을까?


“나도 그러고 싶다냥. 그런데 그 인간은 데빌 위딘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냥. 사람들을 속여 그 영혼과 지식을 빼앗았다면, 우리가 납치 혹은 살해 할 거란 것 정도는 쉽게 알 거다냥.”


어흥선생의 말을 끝으로 무겁게 내려앉은 거실의 분위기.

그 누구도 섣불리 입을 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피해로 요간을 쉽게 제압할 수 있을까. 용자를 물리쳤을 때처럼 저주 호떡으로? 그건 이미 요간이 파악하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에 생각을 더했지만 그럴싸한 대답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다.

시간도 새벽을 지나 아침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런 거실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따스하게 비쳐오는 햇살. 평화로움이 저절로 느껴졌다.

이렇게 평화로운데, 실상은 전쟁 직전의 상황.

느껴지는 평화와 느껴야만 하는 위협이라. 이런 말도 안 되는 어렵고 황당한 상황 때문일까, 현과장의 입가에 허탈한 미소가 피어났다.

정말 자신이 나서는 게 원더랜드를 위한 일일까. 아니면 여왕을 위한 일일까. 가족의 위험은 발 벗고 도와주는 게 맞다. 하지만, 여왕은 아니잖아. 여왕은 그냥 호떡만을 축내는 밥벌레잖아.

그건 그렇고, 뭔가 좀 이상하잖아. 여왕은 왕이 되기 위해서 비열한 수를 다 썼는데. 요간은 왕위를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잖아. 데빙 위딘을 때문에 사람만 죽이고.

잠깐만, 데빌 위딘이라고? 설마...?


“지금 원더랜드가 문제가 아니야!”

“무슨 말이냥?”


어흥선생을 바라보며 진지한 눈빛을 보내던 현과장, 이내 그는 진중한 목소리로 모두에게 말했다.


“원더랜드 백성들의 목숨이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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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133.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1 23.07.12 23 3 12쪽
132 132. 지하 도시 - 2 23.07.11 26 3 11쪽
131 131. 지하 도시 - 1 23.07.10 21 3 11쪽
130 130. 보물 찾기 - 4 23.07.09 21 3 12쪽
129 129. 보물 찾기 - 3 23.07.08 23 3 12쪽
128 128. 보물 찾기 - 2 23.07.07 25 3 12쪽
127 127. 보물 찾기 - 1 23.07.06 24 3 11쪽
126 126. 다시 켜진 「신의 방패」 23.07.05 27 3 11쪽
125 125. 변태 왕녀, 우유나 23.07.04 25 3 12쪽
124 124. 용자 침입 - 4 23.07.03 21 3 12쪽
123 123. 용자 침입 - 출격! 건달! 23.07.02 21 3 11쪽
122 122. 용자 침입 - 2 23.07.01 24 3 12쪽
121 121. 용자 침입 - 1 23.06.30 26 3 11쪽
120 120. 겨, 결혼이라고? - 2 23.06.29 27 3 12쪽
119 119. 겨, 결혼이라고? - 1 23.06.28 22 3 11쪽
118 118.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3 23.06.27 23 3 12쪽
117 117.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2 23.06.26 21 3 12쪽
116 116.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1 23.06.25 23 3 11쪽
115 115. 저주 그리고 축복 23.06.24 25 3 11쪽
114 114. 보이지 않는 손, 아니, 목소리. 23.06.23 26 3 11쪽
113 113. 천장 뚫고! 그랜절! 23.06.22 23 3 12쪽
112 112. 전설의 댄서 - 4 23.06.21 25 3 11쪽
111 111. 전설의 댄서 - 3 23.06.20 23 3 11쪽
110 110. 전설의 댄서 - 2 23.06.19 22 3 12쪽
109 109. 전설의 댄서 - 1 23.06.18 21 3 11쪽
108 108. 악당의 말로 23.06.17 19 3 12쪽
107 107. 대비책 - 2 23.06.16 24 3 12쪽
106 106. 대비책 - 1 23.06.15 22 3 12쪽
» 105. 역모가 코앞인데 이렇게 한가롭다고? 23.06.14 2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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