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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101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2.23 19:00
조회
18
추천
3
글자
11쪽

313. 설원에서

DUMMY

난 그녀가 뒤돌아보는 틈을 타, 재빠르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콱!]


세차게 그녀의 정수리를 깨물었다. 당연히 죽지 않을 정도로.


“아!!!!!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미안 너무 배가 고파서. 음식인 줄 알았네.”


이어서 난 그녀를 바라보며 싱긋이 웃었다. 더 약올리려고.


“너도 당해! 너도 당하라고!”


그 순간 이후, 내 등에 엉겨 붙어 깨물고 때리기를 반복하는 여희. 아무리 때려 봐라, 눈 하나 깜짝할 내가 아니다.


“응~ 더 해봐~”

“더 하라면 못할 줄 알고!!”


잔뜩 약이 오른 그녀는 쉴 새 없이 날 괴롭혔다.

내가 아무렇지 않다는 것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이.




“형님, 양씨 놈의 하인 중 한 명이 증씨 가문의 둘째 딸을 봤다고 합니다.”

“그년을 봤다고? 사실이냐?”

“붉은색 옷을 입은 남자와 같이 왔다고 했는데, 막내 놈이 말한 인상착의와 완전히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책상 앞에 앉아있던 진자는 이내 생각에 잠겼다.

죽었던 자신의 동생을 살려줬다는 것에 대한 감사보다, 그 능력이 탐이 났던 진자. 그의 눈빛에 서서히 탐욕이 차올랐다.


“증씨 계집은 상관없다. 그 붉은 옷의 남자만 잡아 와.”

“네, 형님.”


그의 명령을 듣더니, 이내 방을 나서려는 진건. 그런 그때, 갑자기 진자가 그를 멈춰 세웠다.


“잠깐, 진건아.”

“네, 형님.”

“막내도 데리고 가라.”

“그 쓸모없는 것을요?”


막내를 거론 하는 것에 무척이나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는 진건. 그의 마치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짐만 될 뿐인데, 괜찮겠습니까? 아니면 막내에게 기회를 주시려고 그러시는 겁니까?”


혹시나 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서 그러는 것일까. 내심 그의 따뜻한 모습을 원했던 진건은 기대감 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아니.”


돌아오는 건 짧고 차가운 대답. 진자의 눈빛은 무척이나 단호했다.


“막내 놈이 그 남자의 얼굴을 아니까. 이번엔 아마도 도움이 될 거다.”

“네, 형님.”


진건은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동생들마저도 도구 취급을 하는 형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형은 형이니까.

그렇게 방을 떠난 진건. 진자는 그가 떠나자, 곧장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제 나에게도 큰 기회가 찾아오는구나!”




며칠을 달렸을까.

마차에 있던 음식들도 슬슬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야 「창조주의 권능」덕분에 배고픔을 느끼지도, 추위를 느끼지도 않았지만. 여희는 달랐다. 그녀는 시시각각 허기에 시달렸고. 아주 자주 추위를 느꼈다.

그녀는 지금도 추위를 느끼고 있다. 온기를 찾아, 내 곁으로 딱 붙어있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너무 춥다고요!”

“나도 알아. 여긴 북쪽이잖아.”

“아니 어떻게 이렇게 춥지? 얼어 죽겠네! 얼어 죽겠어!”


그녀는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내뱉으며, 날 꽉 끌어안았다.

귀찮다. 너무 귀찮다. 이렇게 말을 모는 것도 귀찮은데, 게다가 이런 짐덩어리를 달고 있어야 한다니. 이거 너무 가혹한 거 아니야?


“좀 떨어져.”

“춥다고요! 추어서 이러는 거라고요!”


그녀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니 떨어질 생각이 아예 없는 듯 했다. 따스한 곳을 찾아, 내 가슴팍에 얼굴까지 파묻는 것을 보면.


[딱!]


그녀의 정수리로부터 울려 퍼지는 경쾌한 소리.

그래, 내가 때렸다. 귀찮음을 한껏 주먹에 담아서.


“아프잖아!”

“귀찮잖아! 빨리 저리 가서 안 앉아?”

“추워서 이러는 거라고요!”

“이불을 덮어! 이불을!”

“이불은 무거워요!”


하아... 그래 내가 깜빡한 게 있었다. 마차에 타고 있는 건 버릇없기로 타의 추종이 불가능한 여희. 요 며칠 잠잠했다 싶었는데. 요것이 또 싸가지없게 내 심기를 건드네. 확 한 번 더 정수리를 깨물어 줘?!


“한 번 더 물려 봐야 정신을 차리겠지?”

“아악! 어딜 깨물려고?! 변태!!”


추워서 그런 것일까. 여희 볼이 붉어졌다. 다행히도 그녀는 정신을 차렸는지 나에게로부터 떨어져 이불속으로 숨어버렸다. 가끔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너무 추워 잠깐 정신줄을 놓았으려니 하고 그냥 넘겼다.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서.


그렇게 달리고 달려 작은 마을에 도착하게 된 우리의 마차. 말들도 꽤나 지친 듯한 모습이었다. 하긴 밥만 먹고 쉴 새 없이 달려왔으니 그럴 만도 하지. 게다가 여긴 날이 한없이 추운 북쪽. 이런 차가운 날씨도 말들을 힘들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난 객잔 주변에 마차를 정차시킨 뒤, 곧바로 말들에게 향했다. 힘에 부치는 듯 연신 심호흡하는 마차의 두 말들. 안타까움이 몰려왔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게끔 풀어주고 싶지만, 이런 추운 곳에서는 오히려 그게 무책임 한 거 같아.”


나는 말들의 갈기를 어루만지며, 나직이 이야기했다. 그러자,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말들.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어머, 미쳤나 봐. 말들이랑 대화를 하네.”

“미친 건 너잖아. 혼자 이불에 틀어박혀 꿍시렁꿍시렁.”

“다, 다 들렸어요?!”


여희의 얼굴이 다시금 붉어졌다.

추우면 그냥 이불 속에 있던가. 왜 얼굴을 내밀어.

추위를 느낀 것인지, 이내 그녀는 이불속으로 얼굴을 집어넣었다. 그럴 거면 왜 얼굴을 내밀고 말을 건넸는지.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인간이다, 여희는.


“그만 내려. 객잔에 들어가서 몸 좀 녹이게.”

“...네.”


아직도 얼굴이 붉은 그녀를 데리고, 난 객잔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서 오십시오!”


우리가 들어오자, 객잔의 점원이 영업용 미소와 함께 다가왔다.

객잔 안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있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복장의 손님들이 있는가 하면, 털옷을 걸친 이들도 군데군데 보였다.


“밖에 말이 있는데, 따뜻한 물과 먹이 좀 부탁드립니다.”

“말 관리 말씀이신가요? 내, 해드리겠습니다.”


점원은 뭔가 바라는 듯한 눈빛을 장착한 채, 내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 선불이라는 이야기겠지.


“선불인 건가요?”

“네. 사정이 있어서요.”


사정이라... 아마도 말 관리를 맡겨놓고 그대로 돈도 안내고 도망치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겠지. 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에게 금화 한 냥을 내밀었다.


“그, 금화요? 이 정도면...”

“며칠 묵을 건데, 전부 선불로 하겠습니다.”

“아... 네...”


점원은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우리를 객실로 안내했다.

지난 번 객잔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었다. 음식 몇 개 내어놓고 금화를 수십 개나 불렀던 그 객잔 말이다.


“여기입니다, 손님! 이 방에 제일 좋은 방입니다!”

“제일 좋은 방은 필요가 없는데...”

“금화 한 냥이면 이 방에서 반년 동안 묵으셔도 됩니다.”


금화 한 냥에 반년이라. 이건 생각 이상으로 싼데? 여기 물가가 싼 걸까. 아니면 본토 물가가 비싼 걸까.


“원래 가격이 이 정도 합니까?”

“이렇게 안 하면 장사를 못 해요. 사람도 없을뿐더러... 여기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범죄자거든요. 조금이라도 받으려면 싸야 합니다.”


그는 날 바라보며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행동의 의미는 돈 간수 잘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조언을 남긴 채 이내 밖으로 나가는 점원. 점원이 나가자, 여희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아늑하고 따뜻하네요.”

“그래, 아늑하고 따뜻하지.”


미안하게도 난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지 않았다.

분명 조금만 지나면 범죄자들이 돈을 노리고 이 방으로 몰려올 거다. 이미 객잔 안에서 내가 금화를 꺼내는 것일 많은 이들이 봤을 테니까.

문제는 어떻게 하면 그들을 조용히 돌려보내냐는 것인데.


“아이고, 형님. 여기서 뵙습니다!”


바로 그때, 문밖에서 간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벌써 시작인 걸까. 범죄자들의 러쉬가.


“너 같은 아우 없다. 썩 꺼져라.”


난 마음속에 떠오르는 말들을 여과 없이 밖으로 반출했다. 그러자,


“이게, 지가 정말 형님인 줄 아네.”


문을 벌컥 열며 안으로 들어온 사내 무리들. 일반적인 사람들과 털옷을 입은 사람들이 적당히 섞여 있었다.


“먼저 형님이라면서?”

“그건, 좋게좋게 넘어가자는 뜻이었지. 시비를 건건 내가 아니라, 그쪽이야.”


그중 우두머리 정도로 되어 보이는 사내가 나를 바라보며 입을 신나게 털었다.

이걸 어떻게 할까. 그냥 죽일까. 아니면 팔다리만 분지를까? 어떻게 물리쳐야 더는 사람들이 이 방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여러 아이디어가 쉴 새 없이 떠올랐다.


“우리 대협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아? 신화경의 경지를 뛰어넘은 사람이라고!”


바로 그때였다. 여화가 범죄자들을 바라보며 혓바닥을 놀린 때가. 잠자코 보고만 있을 것이지.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그러다 덤비면 네가 책임질 거야? 네가 싸울 거냐고!

...잠깐. 여희가 싸운다? 이거 좀 괜찮을지도?!


“어이, 가짜 아우. 내 돈 때문에 온 거 맞지?”

“알면 미리미리 내 놓든지!”

“그럼 우선 얘부터 이기고 말해.”


난 여희를 사내들 앞으로 떠밀었다. 그 모습에 모두 입맛을 다시며 여희를 바라보는 사내들. 여희는 얼굴이 새파래져 날 쳐다보았다.


“왜, 왜 이러시는 거예요!”

“너, 날 믿지. 그럼 가만히 있어.”


난 여희의 어깨를 토닥인 뒤, 그 범죄자들 앞에 섰다. 이 놈들 돈도 돈이지만, 여희도 갖고 싶어 안달이 났네. 내 소중한 차원문인 여희를.


“여기서 그 누구라도 내 제자를 이긴다면 모든 걸 주지.”

“뭐라는 거야? 우리가 이딴 계집하나 못 이길 거 같아?”

“응.”


난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아니, 내가 미쳤다고 이런 범죄자들을 상대로 질 싸움을 할 거 같아? 얘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빡대가리도 정도가 있지. 너희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내가 그럼 그냥 말하는 거겠어?”

“대, 대협!!”


여희는 날 말리듯 내 손을 잡았다. 하지만 난 멈출 생각이 전혀 없다. 여기서 한 번 본보기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내 제자는 절대 움직이지도 반격하지도 않을 거다. 그러니까 한번 때려 봐.”

“대협!!”


마치 애원하듯 날 부르짖는 여희. 난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확신에 찬 미소를 보였다.


“내 말 아직 기억하고 있지? 난 반드시 내가 한 말을 지킨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목소리를 듣더니, 조금 안정이 된 듯한 여희였지만, 아직도 그녀의 몸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어이, 네 아내가 무서워서 떠는 데?”

“그래서 너도 떨고 있냐?”


난 그놈의 비아냥을 비아냥으로 맞받아쳤다. 그러자,


“네놈 오늘 홀아비 한번 만들어 주마!!”


주먹을 들어 여희를 향해 힘껏 휘두르는 우두머리 사내.

그래, 난 이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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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314. 창조교 23.12.25 13 3 11쪽
» 313. 설원에서 23.12.23 19 3 11쪽
312 312. 은행털이 - 3 23.12.23 18 3 11쪽
311 311. 은행털이 - 2 23.12.22 23 3 11쪽
310 310. 은행털이 23.12.22 17 3 11쪽
309 309. 그들의 꿍꿍이 - 3 23.12.21 19 3 12쪽
308 308. 그들의 꿍궁이 - 2 23.12.21 14 3 11쪽
307 307. 그들의 꿍꿍이 23.12.20 14 3 12쪽
306 306. 영업의 신 23.12.20 11 3 11쪽
305 305. 여정의 시작 23.12.19 13 3 12쪽
304 304. 조건 23.12.19 17 3 11쪽
303 303. 원치 않았던 만남 23.12.18 15 3 12쪽
302 302. 새로운 모험, 무협랜드 +1 23.12.18 21 3 12쪽
301 301. 하드 리셋 23.12.16 10 3 11쪽
300 300. 뜻 밖의 제안 23.12.16 9 3 12쪽
299 299. 마지막 희망. 그리고... 23.12.15 12 3 12쪽
298 298. 마지막 희망 - 5 23.12.15 9 3 11쪽
297 297. 마지막 희망 - 3 23.12.14 11 3 11쪽
296 296. 마지막 희망 - 2 23.12.14 9 3 11쪽
295 295. 마지막 희망 23.12.13 14 3 11쪽
294 294. 몰아치는 전쟁 - 3 +1 23.12.13 14 4 12쪽
293 293. 몰아치는 전쟁 - 2 23.12.12 18 3 11쪽
292 292. 몰아치는 전쟁 23.12.12 17 3 11쪽
291 291. 신살(神殺) +2 23.12.11 26 3 12쪽
290 290. 드러나는 배후 +2 23.12.11 23 3 11쪽
289 289. 담판 23.12.09 12 3 11쪽
288 288. 침공 방어 23.12.09 13 3 11쪽
287 287. 각자의 결정 23.12.08 13 3 12쪽
286 286. 습격 그리고 23.12.08 13 3 12쪽
285 285. 제안 23.12.07 1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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