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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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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289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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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추천
3
글자
11쪽

134.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2

DUMMY

모두가 아는 그 동작, 제로투.

미드나잇 클럽의 활동 덕분에 유연함을 얻은 현과장, 아니, 진짜 게늠은 현란한 율동을 추종자 밑 성 안의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그의 겨드랑이 털.

격한 율동에 출렁이는 그의 뱃살.

그리고 꿈틀대는 그의 비키니 하의.

도무지 눈뜨고 봐줄 수 없는 그 모습에 여왕은 물론, 아이나와 게늠의 추종자까지 눈을 돌리고야 말았다.


“원더랜드의 모든 남자는 이런 춤을 춰야 할 것이다~! 이게 나, 진짜 게늠의 목적인 것이다!”


현과장, 아니, 진짜 게늠은 말을 하는 도중에도 그 격한 움직임을 결코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결국 못 참고 폭발해 버린 것일까.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저런 춤을 추라고? 미친 거 아냐?”

“비키니? 남자가 비키니? 제정신 아니네!”


목소리를 올린 사람의 대부분은 모두가 다 남성. 눈앞에서 몸을 흔드는 비키니 남성의 모습은, 그들에게 강한 분노와 거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게 싫어?! 나 진짜 게늠을 거부하는 거야?!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도시에 숨겨 놓은 인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남자들은 전부 이렇게 될 운명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악당들처럼,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우리의 진짜 게늠, 현과장. 그의 말을 들은 발밑의 남성들은 두 눈을 번뜩였다.


“앗차차! 나 진짜 게늠이 실수를 해버렸군! 그럼 난 빨리 인장을 회수하러 가보실까~”


마치 실수인 것 마냥, 호들갑을 떠는 현과장, 아니 진짜 게늠은, 서둘러 자리를 뜨는 척 연기했다. 그러나, 이런 그의 명품 연기에도 여전히 하늘을 바라보며 찬양하는 아이나와 몇몇 게늠의 추종자들. 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저런 뼛속까지 정신지배를 당한 인간들도 정신을 차리게 만들 강하고 충격적인 한방이.

그가 이렇게 생각에 빠진 바로 그 순간, 강력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의 비키니 끈이 풀릴 정도의 강력한 바람이. 손으로 막아보았지만, 이내 풀려버린 비키니 끈. 공중에서 붉은색 비키니가 나풀거리자, 보고 있던 사람들은 더욱 경악했다. 몇몇 인원들은 헛구역질까지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게 답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현과장, 아니 진짜 게늠. 그는 실수인 척 비키니 상의를 벗어서 그대로 바닥을 향해 떨어뜨렸다.


“어머나~ 내 비키니 가아아아아아아...”


그렇게 하늘하늘 나풀나풀거리며 바닥으로 자유낙하를 시작한 비키니 상의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의 얼굴에 긴장감이 내려앉았다. 제정신은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그 자리에서 피했다. 혹시나 변태가 옮을까봐. 행여나 저런 흉측한 몰골이 될까봐. 마치 사람들은 역병을 대하는 듯이 그 떨어지는 비키니를 대했다.

그 덕분일까. 정말 게늠의 골수분자들만 남아 있는 그의 발밑.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그들이 문제였다.


“현과장, 이제 가야한다냥! 우유나 용자도 이제 한계다냥!”

“아니, 미쳤다랄까나! 그걸 왜 벗을까나!”


멀찌감치 떨어진 공중에서 그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나직이 분노를 표출한 어흥선생과 채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의 퍼포먼스에, 정신 나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아군까지 크게 당한 모양이었다.


“빨리 돌아와요! 나도 못 더는 못 버티니까!”


우유나 역시 현과장을 향해 소리쳤다. 현과장을 향해 힘껏 뻣은 양손. 아마도 그녀의 힘으로 현과장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데,


“아니, 조금만 참아, 우유나. 이제 한 발만 남았으니까.”

“한 발?”


우유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현과장의 눈에서 쏟아져 나오는 결의. 정말 단호하게 결심한 모양인지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각오이기에 그렇게 몸을...”

“아니다냥. 저건 그냥 추운거다냥.”


우유나의 말에 단호히 고개를 젓는 어흥선생. 현과장도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 어흥선생의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었으니까.


“그럼 마지막 한 발이다.”


나직이 중얼거린 현과장은, 이어서 발밑의 몇 안 남은 사람들을 응시했다. 그러더니,


“아아악~ 이번에도 내 비키니가~”


비키니? 비키니는 아까 떨어졌잖아. 뭐가 남았다는... 설마...


“현과장, 너무 갔다냥!”


어흥선생이 말리 듯 그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이미 상황은 늦어버린 후였다.

공중에서 나풀나풀 하늘하늘 떨어지는 한 장의 빨간 천쪼가리. 가슴을 가렸던 비키니는 이미 땅 위에 있는 상황. 그렇다면, 남은 건 두 가지. 전부 하의였다. 문제는 하나는 머리, 하나는 허리에 있다는 것인데. 과연 뭐가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혹시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을지 모르겠다.

대중목욕탕에서 불이 나면, 어디를 가리고 나와야 하는 가.

자신감 넘치는 남성은 가리지 않고 뛰어 나오겠지만, 나 같이 평범하고 정상적인 남자는 당연히 중앙이다. 그렇다면 여성은? 가슴과 중요 부위겠지.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손 두 개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을 때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하나. 얼굴을 가린다. 얼굴만 가리면 누군지 특정할 수 없잖아. 안 그래?


“제정신이야? 그걸 벗어?”


당혹스러운 광경에, 가만히 있던 갓패치도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미 한 장의 천쪼가리는 바닥을 향해 자유낙하를 하고 있는 상황.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떨어지는 붉은색 물건에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지만, 가끔 거뭇거뭇한 무언가가 시선에 들어왔다. 현과장 쪽에서 보이는 그 검은 무언가가.

이윽고 그 나풀거리며 떨어진 그 천 쪼가리는 누군가의 얼굴위로 살포시 포개어 졌다. 제일 극성을 떨며 게늠을 찬양하던 그녀, 아이나의 얼굴 위로.


“히익! 까아아아아!”


아무리 광신도라고 할지라도 변태의 온기가 잔뜩 담긴 비키니 하의는 참을 수 없는 것일까. 아이나는 혼비백산 자리에서 일어나 달아나고야 말았다. 물론 얼굴에 그 영광스러운 물건을 올려놓은 채로.

그녀가 자리를 비키자, 하나 둘씩 사라지는 사람들. 이윽고 발밑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이제 끝인 거냥?”

“응.”

“그럼 돌아가서 옷 좀 입어! 제정신이야? 거기서 그걸 벗어?”


현과장과 어흥선생의 말에 끼어들며, 빠르게 현과장 바로 앞에 차원문을 여는 갓패치. 그는 몸서리치며 현과장을 차원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만 밀어. 오래간만에 온몸이 자유로워졌는데.”

“미쳤다랄까나! 미쳤다랄까나!”


헛소리를 하는 그를 향해, 사정없이 등짝 스매싱을 선물하는 채야. 덕분에 현과장은 단번에 차원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녀의 엄청난 힘에 날아가듯이.


***


한편, 저 멀리서 원더랜드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모든 사건의 원흉, 게늠. 그는 이번에야 말로 완벽하게 붉은색의 주인이 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나의 추종자들아! 내가 돌아왔다! 나 게늠이 돌아왔다!”


원더랜드의 상공에 뜬 게늠은, 자신의 발밑을 바라보며 크게 외쳤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자신이 돌아왔지만, 너무나 조용하고 차분한 성 안의 분위기. 경계하는 인원도, 환영하는 인원도 아니, 그 어떤 사람도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내가 없는 사이, 날 잊은 건가. 뭐, 상관없다! 전부 나를 위한 제물이 되거라.”


태연한 듯 입을 열었지만, 삐친 게 틀림없다.

자신의 다친 감정을 듬뿍 담아서 하늘 위로 손을 뻗는 게늠. 이어서 그는 뭔가를 중얼중얼 읊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게늠의 주변에서 검붉은 기운이 뻗어 나오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그 찝찝하고 역겨운 기운. 그 형체 없는 것은 이윽고 성안 곳곳을 훑으면서 돌아다녔다. 그런데,


“뭐야... 왜 없지?”


점차 희미해지는 그 검붉은 기운. 게늠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피어났다.


“분명, 내가 숨겨놓은 인장들이 있어야 정상인데...”


당황한 게늠은 빠르게 성으로 내려갔다. 바로 그때,


“저기 있다! 잡아라!”


어디선가 나타나 게늠을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 자신을 환대해주는 추종자라 생각한 그였지만, 이어지는 돌팔매질에 그는 이런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


“꺼져! 변태!”

“변태 나 게늠이 변태라고?”


변태라는 말에 발끈한 게늠. 그러나 자신을 향한 눈빛들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그들의 말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난, 게늠이다! 진정한 붉은색의 주인, 게늠!”

“붉은색이고 나발이고! 꺼져! 이 변태 자식아!”

“이런 인간을 평생 동안 섬겼다니!”

“아이나님만 불쌍하지! 아이나님만!”


게늠의 주변으로 몰려든 사람들은 성난 눈빛과 배신감에 찬 목소리로 게늠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분명 이 사람들은 자신의 추종자였다. 그런데 이렇게 겨우 부활한 자신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오해가 있었던 모양인데, 난 변태가...”

“오해는 무슨! 비키니 변태!”


비키니라는 말에, 게늠은 정신이 번뜩였다. 오늘 만난 사람 중 분명 비키니를 입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변태스러운, 아니 변태 그 자체였던.


“자, 잠깐! 난 비키니를 입은 적이...”

“분명 저 인간이 게늠이 확실하다냥!”


게늠이 입을 열려던 바로 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와 담담하게 게늠을 바라보는 남자, 어흥선생. 그의 눈에는 강한 분노와 적대감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저 인간이 모두를 변태로 만들어 죽게 만든 남자가 맞다냥.”

“모두를 죽인 건 맞지만, 변태로 만들 진 않았다!”


게늠의 말에, 순간 정적이 휘몰아쳤다.

자신이 무슨 말실수를 한 건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게늠. 그의 논점은 여전히 변태 쪽에만 처박혀 있었다. 진정 중요한 것은 변태가 아니라 다른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아니다냥. 모두 변태가 되어서 죽었다냥.”

“개소리! 모두 멀쩡히 죽었어! 내가 직접 바친 제물이니까! 모두 내가 직접 바친...”


자충수였다. 모든 것을 완전히 날려버린 자충수. 덕분에 없다시피 한 일말의 희망까지도 완벽하게 뽑혀 버리고야 말았다.


“우리까지 죽이려고 했다고? 우린 당신 신도였는데?”

“분명 붉은색의 주인이 되면, 모두가 행복하게 된다고 했잖아!”


사람들이 점점 게늠의 주변으로 다가왔다. 성난 그들의 눈빛이, 배신감에 찾던 그들의 눈동자가 더욱 강한 감정에 물들기 시작했다. 바로 광기. 미쳐버린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어흥선생 조차도.


자신을 찬양했던 사람들에게 쫓겨, 하늘로 도망쳐야만 했던 게늠.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한 무능한 사이비교주의 처참한 말로였다.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악당이란 게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족속들은 아니다. 언제나 끝까지 달리고야 만다. 자신이 파멸할 때까지. 마치 폭주 기관차처럼 말이다.


“이대로 끝낼 거 같아?! 다 죽여주지! 다 내 제물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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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4.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2 23.07.13 25 3 11쪽
133 133.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1 23.07.12 22 3 12쪽
132 132. 지하 도시 - 2 23.07.11 26 3 11쪽
131 131. 지하 도시 - 1 23.07.10 21 3 11쪽
130 130. 보물 찾기 - 4 23.07.09 21 3 12쪽
129 129. 보물 찾기 - 3 23.07.08 23 3 12쪽
128 128. 보물 찾기 - 2 23.07.07 25 3 12쪽
127 127. 보물 찾기 - 1 23.07.06 24 3 11쪽
126 126. 다시 켜진 「신의 방패」 23.07.05 27 3 11쪽
125 125. 변태 왕녀, 우유나 23.07.04 25 3 12쪽
124 124. 용자 침입 - 4 23.07.03 21 3 12쪽
123 123. 용자 침입 - 출격! 건달! 23.07.02 21 3 11쪽
122 122. 용자 침입 - 2 23.07.01 24 3 12쪽
121 121. 용자 침입 - 1 23.06.30 26 3 11쪽
120 120. 겨, 결혼이라고? - 2 23.06.29 27 3 12쪽
119 119. 겨, 결혼이라고? - 1 23.06.28 22 3 11쪽
118 118.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3 23.06.27 23 3 12쪽
117 117.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2 23.06.26 21 3 12쪽
116 116.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1 23.06.25 23 3 11쪽
115 115. 저주 그리고 축복 23.06.24 25 3 11쪽
114 114. 보이지 않는 손, 아니, 목소리. 23.06.23 26 3 11쪽
113 113. 천장 뚫고! 그랜절! 23.06.22 23 3 12쪽
112 112. 전설의 댄서 - 4 23.06.21 25 3 11쪽
111 111. 전설의 댄서 - 3 23.06.20 23 3 11쪽
110 110. 전설의 댄서 - 2 23.06.19 21 3 12쪽
109 109. 전설의 댄서 - 1 23.06.18 21 3 11쪽
108 108. 악당의 말로 23.06.17 19 3 12쪽
107 107. 대비책 - 2 23.06.16 24 3 12쪽
106 106. 대비책 - 1 23.06.15 22 3 12쪽
105 105. 역모가 코앞인데 이렇게 한가롭다고? 23.06.14 2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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