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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472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7.09 10:00
조회
23
추천
3
글자
12쪽

130. 보물 찾기 - 4

DUMMY

“비밀? 그게 뭔데?”


현과장은 그 흉측한 몸뚱이를 이끌고 어흥선생의 앞에 나섰다. 그러자, 그의 옆에 나란히 서는 리코와 키토. 미드나잇 클럽이라고 하기에는 멤버인 어흥선생이 붉은색 비키니을 입기는커녕 손에 들고 있지도 않은 상황. 그래, 이건 새로운 유닛, 바로,


“짜잔! 우린 붉은 비키니 삼연성이다!”


붉은 비키니 삼연성이다. 귀엽고 깜찍한 리코와 키토 사이에 끔찍한 혼종 그 잡채인 현과장. 누가 뭐라고 해도, 아무리 봐주려고 해도, 현과장의 그 모습은 용서가 되지 않았다.


“에러다냥! 현과장이 에러다냥!”

“어허! 붉은 비키니 삼연성은 단 한 사람이라도 없으면 안 된다!”


당당하다. 너무나 당당하다.

현과장 주제에 너무나 당당하다.

변태 주제에 너무나 당당하다.

사이코패스도, 소시오패스도 이 정도로 당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과장은 당당했다. 정말이지 때려죽이고 싶을 정도로.


“죽여도 됩니까? 제가 지금 죽여도 됩니까? 네! 됩니다!!”


그의 당당함에 잔뜩 화가 난 우유나. 원조 광기 리얼 변태답게 그대로 현과장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앞을 가로막은 채야와 갓패치. 그들의 얼굴은 무척이나 진지했다.


“제정신이야? 현과장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기나 해?”

“현과장이 죽으면 호떡을 먹을 수 없다랄까나.”


그들의 눈빛 가득히 차오른 호떡을 향한 집념.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현과장의 모습이었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었다. 호떡을 지키기 위해서는.

호떡이라는 말에, 우유나도 그만 눈빛 가득한 광기를 거두어 들였다. 그녀에게 있어서도 호떡은 중요했으니까. 변태 짓을 하는 것만큼.


“이제 그만하고 모두 이리 와라냥. 노닥거릴 시간이 없다냥.”


무인도에 흘러 넘치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한 어흥선생은, 모두를 이끌고 현과장이 옷을 갈아입은, 남자 간의 탈의실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자 탈의실 근처로 현과장이 다가가자, 점점 밝게 타오르는 섬의 바닥. 마치 섬이 현과장을 인식하는 것처럼 보였다.


“현과장이 이 섬의 주인입니까?”

“그럴 리 없잖아! 난 다른 세계에서 왔는데.”


우유나의 말에, 현과장은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바로 그때였다.


[쿠쿠쿵!]


거친 땅울림과 함께, 땅 밑에서 현과장의 앞에 나타난 거대한 문. 문이 열리자 어둡고 음침한 계단이 끝없이 땅 밑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 지도의 주인은 도시건축가였다냥. 아마도 이 섬 밑에 그 인간이 만든 도시가 있는 거 같다냥.”

“도시? 설마 던전?!”


현과장의 눈빛이 반짝였다. 말로만 듣던 던전을 직접 탐험하는 날이 올 줄이야. 그는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빨리 옷을 갈아입고 준비를 끝내야만 했으니까. 그런데,


[쿠쿠쿵.]


현과장이 그의 붉은색 바지를 입자마자, 땅 밑으로 사라지는 던전의 입구. 아무래도 던전의 입구가 열리는 조건이, 현과장의 비키니 차림인 듯한데.


“설마 아니지? 아닐 거야.”


현과장은 반신반의 하며 다시 바지를 벗었다. 그러자, 다시금 현과장의 앞에 불쑥 올라오는 거대한 문. 아닌게 아니라. 그의 예상이 맞았다.


“아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헐벗은 상태로 저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지를 가지고 문 안쪽으로 들어가 입어 보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가 바지를 입자마자, 계단 앞으로 엄청난 모래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서둘러 다시 바지를 벗어야만 했던 현과장. 방법이 없었다. 던전을 탐험하기 위해서는 그 흉측한 차림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누가 그랬다냥. 입고 있는 옷의 면적이 적으면 적을수록 방어력이 높다고. 현과장은 지금 거의 무적이다냥!”


애써 위안의 말을 건네는 어흥선생를 바라보며, 현과장은 콧방귀를 꼈다. 거의 무적이 아니라, 진짜 무적인 현과장. 단순히 비키니를 입어서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원래 「신의 방패」가 있으니까.


“그럼 다 벗으면 완전 무적이겠네?”


두 눈을 희번뜩이며 허리춤에 손을 올리는 현과장. 순간, 어흥선생과 갓패치가 재빠르게 달려와 그를 말렸다.


“어디까지 하는 지 한번 봐 봐요. 정말 벗는 지 안 벗는 지.”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우유나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그가 벗을 용기가 없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린 우유나, 역시 원조 광기다운 놀라운 통찰력이었다.


“나, 쟤 무서워.”

“현과장만 그러는 거 아니다냥. 우리도 저 용자가 무섭다냥.”

“진정한 광기랄까나. 급이 다른 변태랄까나.”


현과장을 포함한 어흥선생과 채야는 두려움 가득한 시선을 우유나에게 보냈다. 하지만, 오직 한 사람 그녀에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이가 있었으니.


“제정신이야?! 현과장으로도 모자라 이런 삐쩍 마른 용자 따위에게 내 입지를 빼앗겨야 한다고?!”


그래, 원더랜드의 원조 광기 갓패치. 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우유나에겐 자신이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마치 생태계 교란종과 같은 존재. 고착된 원더랜드의 캐릭터 세계관에 거대한 허리케인을 일으킨 당사자였다.


“미안한데, 갓패치도 저 용자 여성에게는 당할 수 없다냥. 인정하자냥.”

“젠장! 제정신이야?! 젠장! 젠장! 젠장!”


좌절감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린 갓패치. 그런 그의 곁으로 우유나가 살며시 다가왔다. 쓰러진 그를 나긋하게 바라보는 우유나. 그녀는 서서히 갓패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설마, 신(新) 광기와 구(舊) 광기의 화해가 이어지는 것일까. 모두가 숨을 죽이고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Succeeding you, Old man.”


이런 생각을 한 내가 참 원망스러웠다. 갓패치는 몰라도, 우유나는 변태 그 자체. 그런 그녀가 올바른 생각을 할 리 없었다.

우유나의 한마디에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분위기. 그토록 원하던 던전 입구, 보물을 목전에 두고 이러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만, 언제나 그렇잖아. 여행지에 오면 꼭 싸운다. 참 사이좋았던 친구라도, 부부라도 그리고 가족이라도.


“저거 죽여버릴 거야!”

“참아라냥! 갓패치 참아라냥!”

“그래, 참아! 참으라고! 그냥 변태가 하는 말이잖아!”


어흥선생과 현과장이 빠르게 달려가 갓패치의 폭주를 막았다. 하지만, 그 순간, 현과장의 중요 부위가 갓패치의 몸에 닿게 되어버리게 되는데.


“으악! 현과장 지금 뭘 내민 거야?! 제정신이야?”

“내가 뭘 내밀어? 난 내민 거 없어! 존재감이 위대해서 살짝 닿은 거뿐이라고!”


현과장은 당당하게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 그가 한 이상한 말 때문에 자꾸만 밑으로 시야가 내려갔다. 어흥선생도, 갓패치도. 그런데 왜 남자 둘이 시선을 그 곳으로 옮기는 거야? 두 사람, 당신들 남자야, 남자라고.


“제정신이야? 이게 위대하다고?”

“그렇게 위대한 거 같지는 않다냥.”


두 남자의 얼굴에 피는 비웃음의 꽃. 그들은 살며시 자신의 말밑을 바라보더니, 더욱 크게 미소를 지었다.


“지금 내 자존심을 건드리는 거야, 두 사람?”

“자존심이 있기는 하냥? 내가 보기엔 없는 거 같다냥.”

“자존심이 제정신 아닌 거 같은데?”


살며시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서 슬금슬금 서로에게로 다가가는 세 사람. 그들의 눈빛에서는 그 어느 때도 느낄 수 없었던 비장함이 느껴졌다.


“지금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냐랄까나!”


바로 그때, 순식간에 그들의 발끝에서 뻗어 오르는 하얀 화염. 채야의 눈빛에서 쁨어져 나오는 분노만큼이나 강력한 불기둥이 세 남자를 감쌌다.


“빨리 앞으로 가야한다랄까나! 집에 끝내야 할 밭일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랄까나!”


채야의 매서운 눈빛에, 자손심 싸움을 멈추고 던전 안으로 들어가는 세 남자. 그녀 역시 우유나를 데리고 던전 안으로 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그런데, 우유나가 없다. 방금까지 있던 곁에 있던 그녀가 없다.


“잠시만!”


채야가 두리번거리며 그녀를 찾던 그때,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우유나. 모두들 달려오는 그녀의 모습에 뒤통수를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세 사람의 의미없는 자존심 싸움에 끼고 싶었던 것일까. 무언가를 허리춤에 대롱대롱 매달고 달려오는 그녀. 허리밑에 매달린 건 나뭇가지와 솔방울을 엮어서 만든 모조 소중이였다.

역시, 원조 광기! 역시 리얼 변태! 참 한결같이 답 없는 여자다, 우유나 마샤는.


***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던전 안으로 들어오게 된 현과장과 그 일행. 내려오는 도중 수차례 바지를 입어보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던전은 그 현과장의 바지차림을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매번 방해를 해왔다.


“그만 포기하고 빨리 갔다가 나오자냥.”

“느낌이 그게 아니라니까. 느낌이! 이상하게 빨리 끝날 거 같지 않다고!”


현과장을 사로잡은 불길한 느낌. 지금까지의 경험이 그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이번 여정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 사실을.


던전에 진입한 지도 한 시간 째.

드디어 그들의 앞에 무인도가 품고 있던 비밀, 던전의 정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무인도 지하에 있었던 것은 거대한 도시. 마치 한 나라의 수도가 그대로 들어와 있는 것만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 천천히 도시를 바라보던 현과장의 눈에, 익숙한 모습의 건물이 들어왔다. 우뚝 솟아 있는 도시 중앙의 성.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 성을 바라보며 입을 열고야 말았다.


“이건...”

“원더랜드의 성이다냥.”


놀라워하는 현과장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한 어흥선생. 그는 어두운 표정을 되도록 숨기면서, 서둘러 도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를 따라 작은 도시로 내려가는 사람들. 도시 안에 들어갔지만,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그 누구도 살고 있지 않은 듯한 도시 안. 도시의 이곳저곳을 탐험하던 채야는, 주변 곳곳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에 고개를 기울였다.


“뭔가 이상하다랄까나.”


확실하게 느껴지는 위화감이었지만, 정체는 알 수 없었다. 도대체 뭐가 다른 것일까. 어떤 점이 원더랜드의 성과 다른 것일까.


“초기 모델이다냥. 내가 손보기 전 초기 모델. 성 안 곳곳에 인장이 숨겨져 있다냥. 도시 전체를 제물로 바꿀 악마의 인장이.”


말을 마친 어흥선생은 사람들을 데리고 도시 중앙에 있는 한 건물로 들어갔다. 마치 여관과도 같은 분위기의 건물 안. 하지만, 그 지하에는 음산한 문장이 지금도 여전히 붉은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게 인장이다냥.”


인장이 내뿜는 음산한 분위기에 그만 인상을 찌푸린 사람들. 하지만, 현과장은 달랐다. 인장을 바라보며 한 가지 의문을 떠올린 현과장. 불길한 느낌이 점차 강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왜 아직도 빛나고 있어? 지도의 주인은 죽었잖아.”


그래, 지도의 주인, 게늠은 이미 죽은 지 오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장은 사라지지 않고 아직도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

현과장은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건 무인도의 비밀이 아니라, 원더랜드의 암울한 한 부분이라는 걸. 그리고 아직 비밀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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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2 23.07.13 26 3 11쪽
133 133. 세상 완벽한 변태(?) 게늠 - 1 23.07.12 23 3 12쪽
132 132. 지하 도시 - 2 23.07.11 27 3 11쪽
131 131. 지하 도시 - 1 23.07.10 23 3 11쪽
» 130. 보물 찾기 - 4 23.07.09 24 3 12쪽
129 129. 보물 찾기 - 3 23.07.08 24 3 12쪽
128 128. 보물 찾기 - 2 23.07.07 26 3 12쪽
127 127. 보물 찾기 - 1 23.07.06 28 3 11쪽
126 126. 다시 켜진 「신의 방패」 23.07.05 28 3 11쪽
125 125. 변태 왕녀, 우유나 23.07.04 27 3 12쪽
124 124. 용자 침입 - 4 23.07.03 23 3 12쪽
123 123. 용자 침입 - 출격! 건달! 23.07.02 22 3 11쪽
122 122. 용자 침입 - 2 23.07.01 26 3 12쪽
121 121. 용자 침입 - 1 23.06.30 27 3 11쪽
120 120. 겨, 결혼이라고? - 2 23.06.29 29 3 12쪽
119 119. 겨, 결혼이라고? - 1 23.06.28 22 3 11쪽
118 118.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3 23.06.27 25 3 12쪽
117 117.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 2 23.06.26 22 3 12쪽
116 116. 용자나라(a.k.a. 강원랜드) -1 23.06.25 26 3 11쪽
115 115. 저주 그리고 축복 23.06.24 27 3 11쪽
114 114. 보이지 않는 손, 아니, 목소리. 23.06.23 29 3 11쪽
113 113. 천장 뚫고! 그랜절! 23.06.22 24 3 12쪽
112 112. 전설의 댄서 - 4 23.06.21 26 3 11쪽
111 111. 전설의 댄서 - 3 23.06.20 24 3 11쪽
110 110. 전설의 댄서 - 2 23.06.19 23 3 12쪽
109 109. 전설의 댄서 - 1 23.06.18 21 3 11쪽
108 108. 악당의 말로 23.06.17 20 3 12쪽
107 107. 대비책 - 2 23.06.16 26 3 12쪽
106 106. 대비책 - 1 23.06.15 24 3 12쪽
105 105. 역모가 코앞인데 이렇게 한가롭다고? 23.06.14 2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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