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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소통, 도서출판 청어람

도 서 명 : Mr. 마조 4권

저 자 명 : 박안나

출 간 일 : 2010년 9월 17일

하나는 떠났고

하나는 포기했으며

마지막 하나는 미쳐 버렸다…….

이건 그들의 이야기다.

바람이 불고 있었다.

구름이 모여들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 그가 있다.

땅 위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가장 고귀한 자이며, 외로운 자.

바람은 그가 입고 있는 옷자락과 머리카락을 어루만졌고

구름은 그의 위에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비는 차분히, 그리고 따뜻하게

그를 적시며 그의 눈가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춰주었다.

하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그를 붙잡지 못했다.!

박안나 퓨전 판타지 소설 『Mr. 마조』제4권

Chapter1 - 새장 밖의 파랑새

날씨가 제법 추웠다. 이제는 사계절을 구분하기가 애매해졌지만 덥고 춥다는 이분법적인 체감은 더욱 뚜렷하다. 덥다 싶으면 바로 추워진다. 날짜와 이어지는 무슨 무슨 계절은 이제 별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계절이 아닌 날씨의 변화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달력도, 일기예보에 나오는 캐스터의 설명도 아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만 보면 이제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는 걸 쉽게 느낄 수 있다. 사실 길거리의 사람들까지 볼 것도 없다. 자신의 옷차림만 해도 쌀쌀해진 날씨에 너무나 어울리는 복장이었다.

마조는 길거리의 사람들과 자신을 보고 다시 옆자리에 앉아있는 J를 보았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은 J는 추워 보이지는 않지만 따듯해 보이지도 않았다. 여름옷과 환절기 옷밖에 없는 J에겐 추운 날씨에 걸맞은 옷이 없었다. 겨울의 문턱에 이르기까지 J와 함께 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마조는 끌끌 혀를 차고 말았다.

J의 일과라는 게 집에서 정신과 클리닉, 그리고 다시 집이다.

모두가 난방시설이 잘된 곳이라 옷이 좀 얇다고 해서 추위를 느낄 여지가 없다. 집과 정신과 클리닉을 이동하는 수단인 자동차 안에서조차 따뜻하다. 차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걸어가는 잠깐의 시간조차 지하주차장의 따뜻한 공기로 인해 추위를 느낄 틈이란 게 없다. J가 나서서 춥다는 말을 하지 않으니 그의 옷차림이 날씨를 벗어나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정작 마조 본인은 날씨에 어울리는 외투를 입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오늘 늦은 출근을 할 예정인 마조는 정신과 클리닉에 들르기 전에 J의 옷부터 어떻게 할 필요를 느꼈다. 결정을 하자마자 무의식중에 자주 갔었던 브랜드 매장으로 향하던 마조는 이내 운전대를 돌려야만 했다.

생각해 둔 곳들이 모두 예전에 진과 함께 갔던 곳들이었다.

프리티우먼 놀이에 빠진 진과 놀아났던 그곳들을 새삼 찾아가자니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그 때문에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베이직한 스타일이 J에게 어울릴 만한 브랜드들이었지만 이제 와서 어쩌겠는가, 후회는 언제나 늦게 찾아온다.

Chapter1 - 새장 밖의 파랑새

Chapter2 - 흔들리는 갈대

Chapter3 - 윙윙대는 파리 떼

Chapter4 - 異夢—서로 다른 꿈을 꾸는 이들

Chapter5 -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

Chapter6 - 거짓말을 모르는 인형

Chapter7 - 필요한 거짓과 쓸모없는 진실

Hidden Track - 아주 옛날 옛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