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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漫報) 님의 문피아 서재입니다.

HAZARD - 5부 외전 - 크라뮤의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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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漫報)
작품등록일 :
2013.02.10 16:07
최근연재일 :
2013.02.10 19:08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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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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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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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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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46쪽

[HZ5外] 3장 매듭의 시작 (2)

DUMMY

보리스는 이 기이한 일행을 동반하고서 벨기어스로 향하고 있었다. 이미 설원을 벗어난 한 전사와 한 소년과 한 마리는 이미 이틀을 같이 보냈다. 그동안 보리스는 정신없는 소년의 이상한 모험의 시작에 대해서 듣고 있었다.

“그래서 너네 그 할아버지는 너에게 수련을 위해서 용의 계곡으로 보냈단 말이지?”

크라뮤는 좀 시큰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난 절대로 가지 않는다고 했지만 아빠도 가야 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따라온 것뿐이라고, 그런데 설마 그 보그가 그렇게 덜떨어진 녀석인지 누가 알았겠냐고.”

아직도 소년의 품속에서 나오지 않고 고개만 내밀고 있는 강아지 시바가 재빨리 사이에 끼어서 한마디 한다. 누가 보면 꼬마 크라뮤의 가슴에 걸린 강아지 브로치와 같은 모습이다.

“음, 그렇다고 해도 참 하드보일드한 집안이군.”

“난 그때 읽고 있던 책하고 준비물을 챙겨서 똥개하고 내 인생에 큰 획을 그을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지.”

“똥개, 똥개 하는데 자꾸만 그렇게 부르면 이 안에서 실례해버린다!”

그러나 시바의 말은 무시된다.

“너하고 이 똥개하고…… 아차, 실례. 둘이서만 출발을 했다고? 도대체 어떻게 된 집안이기에 너 같이 어린 애와 개만 동반시켜서 보낸단 말인가?”

“그 신전은 자격이 있는 나 밖에는 갈 수밖에 없고 그 길은 대대로 안내역을 맡은 보그 밖에는 모른다는 거야.”

“그 보그라는게 네 말대로 드래곤이라면 너희집안은 드래곤 나이트가 되겠구나. 내가 아는 드래곤 나이트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 줄은 나도 처음 알았다. 과연 나의 호적수, 드래곤 나이트인 알렉산더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대단하기 그지없군. 난 그가 단순히 드래곤을 타고 있어서 그렇지 개인적인 전투능력은 나보다도 떨어진다고 생각했었거든.”

이런 말을 한 보리스는 잠시 1년 전에 치열하기 그지없었던 대결을 생각했고 조용히 말을 몰고 있었다. 추억 모드에 들어간 보리스는 한동안 말이 없어졌다. 말을 안하는 보리스에게 먼저 말을 걸 필요가 없는 크라뮤는 그가 회상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그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시바도 자신의 견생(?)을 망치게 된 이번 여행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말 위에서 두 사람과 한 마리는 제각기 각자의 과거에 빠져들고 있다.


BGM : SPEED의 my graduation


“말-----도 안 돼.”

“뭐가 말이 안 된다고 떠들어 똥개! 이제 겨우 말 시작한지 5달 밖에 안 되는 주제에 되고 안 되고 가 어디 있어!”

“이렇게 먼 길을 우리 둘만이 간다고? 내가 무슨 말인 줄 알아?”

“그래 그렇게 네 주제를 잘 알고 있으면 되니까 얌전히 따라오기나 하라고.”

“싫다. 이건 학대다. 연합에 고발 할 거다.”

“넌 아직 어려서 연합에 들어 있지도 않잖아.”

“우리 아빠나 형들한테 이르면 돼.”

“맘대로 해. 난 너 오라고 하지 않았다. 너희 아빠가 데려가라고 해서 데리고 와준 것 밖에는 난 죄 없으니까.”

“그게 주인 돼서 할 말이냐? 주인이라는 게 이렇게 책임감이 없는 멍청이라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우리들에게도 주인정도는 선택 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크라뮤는 드래곤 보그의 둥우리로 향하고 있었다. 하도 시바가 졸라대서 목적지가 나와 있는 지도를 보여주자 시바는 목을 길게 빼고 혀를 늘여 보이면서 죽겠다는 시늉을 해보이면서 난리다. 140루일이나 되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성인 남자가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1루일이다. 물론 시바와 크라뮤는 튼튼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1루일 정도는 문제없이 잘 걸을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짧은 다리를 한 둘이 가기에는 너무나도 먼 거리라는 것이 시바의 입장이었다. 크라뮤도 이런 길은 처음 이었지만 일종의 라이벌관계에 있는 시바에게 잘난 척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여유와 배짱 잔뜩 부리며 씩씩하게 걸었다.

“야, 주인아. 넌 마법 쓸 줄 알잖아.”

“그래서?”

“그냥 휭~하고 갈 수도 있는데 왜 힘들게 걸어 가냐?”

“그곳이 마법영역방어권에 둘러싸여있는 곳이기도 해서 그렇지만, 난 텔레포트 못써. …그리고, 우리 집안엔 그런 마법 없어.”

크라뮤는 [못써]하는 말이 나오자마자 경멸의 눈초리가 되어가는 시바를 보고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시바는 역시 토를 달고 본다.

“칫, 무능하다면 무능하다고 솔직히 말하면 될 일이지 집안 들먹이면서 핑계를 대기는…”

시바가 한 말에 약간 얼굴 근육이 땅긴다고 생각한 크라뮤는 한마디를 더한다.

“그리고 난 여기서 우리 주종의 관계를 확실히 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주종관계?”

“너에게는 좀 어려운, 고차원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 길을 같이함으로 너의 마스터인 나 크라뮤의 위대함을 절실하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캥! 웃기고 있네. 우리 집안에서 너같이 능력도 없는 머저리에게 끌려온 내 처지가 어떤데.”

“아직도 너는 우리 둘 사이의 힘 관계에 대해서 불만이 있다는 것을 내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아니지만?”

크라뮤는 걸음을 멈추고 씨익 웃으며 시바를 내려 보았다.

“넌 이미 내 거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거든.”

“꾸에엑- 징그러운 소리하고 있네. 내가 암놈인줄 알고 있는 거 아냐? 설사 내가 여자라도 너 같은 먹통하고는 안 논다.”

“걱정마라. 나도 너같이 벼룩 가진 여자하고는 안 놀 테니까.”

“벼룩? 너 지금 나를 모욕했지? 내가 벼룩 따위나 기르는 동네 강아진 인줄 알아!”

시바는 으르렁 거리면서 이빨을 들어 내보였다.

“크르르 우리가문은 대대로 유서 깊은 펜트라올 라키사스의 혈통을 자랑하며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똥개 집안이지. 아야!”

시바는 크라뮤의 엉덩이를 물고 있었다.

짜릿한 아픔이 파고들었지만 크라뮤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래 물테면 물어 봐라. 말로 지니까 물어 제치는 것 외에는 표현방법이 없지. 또옹개는.”

결국 이렇게 둘은 계속 말싸움을 해가면서, 가끔은 피 튀기는 육탄전도 더해가면서 별로 힘든 일없이 무사히 목적지 주변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100일 정도 걸릴 거리라고 하겠지만 둘의 체력은 일반 인간들과 남달랐기 때문에 제법 빠른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두 라이벌 간에는 불꽃 튀는 주도권 투쟁이 있었다. 그래서 길을 오면서 서로의 뜀박질서부터 수영실력, 암벽타기, 넓이 뛰기와 같은 기초체력 확인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런 것 때문에 더욱 빨리 목적한 곳에 도달했는지도 모르겠다고 크라뮤는 생각했다.

오랜 여정에 지친 표정 없이 둘은 드래곤인 보그가 거주하고 있다는 계곡 입구에 도달했다. 이 계곡은 크로세아대륙 북서부에 위치한 곳으로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알려 있다. 대륙 서북단에 위치한 도시 코슬란(KOSLLAN) 거주민이나 교류행상들이 이곳을 자주 이용했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대마왕 카이라의 제국이 시작되면서 중부대로가 확장되고 안전이 보장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험지를 통한 이동경로는 사용회수가 수가 줄기 시작하더니 작금에는 그 발길조차도 뜸해진 곳이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달라산맥 북쪽에 위치한 이곳은 여러 종족의 부락이 있어 그들만의 길이 있다지만 인간들은 그렇게 쉽사리 그들과 교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크라뮤와 시바가 도착한 계곡은 달라산맥 중앙에 있는 회색계곡 입구로 서부지역과 북부지역에 있어서 연결점이 되는 험지의 입구이기도 하다. 도착한 둘은 장대하게 펼쳐진 회백색 계곡을 바라보며 안으로 들어서고 싶었지만 그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안개와 계곡 입구를 둘러싸고 있는 유황 냄새가 몹시 고약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둘은 그 입구에서 서성이며 안을 보았다. 무척이나 짙은 안개 때문에 입구에서 안쪽이 전혀 보이지도 않았고 유황냄새로 인해 목과 눈이 따가워 둘 다 캑캑거리는 기침을 토해내기 바빴다.

“여기가 맞냐? 캥, 캥, 생물이 살 수 있는데 맞냐고?”

“내가 어떻게 그걸 어떻게 알아. 컥! 컥! 나도 처음 왔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으니까 그냥 돌아가자. 캥캥!”

“짜식, 훌쩍. 겁먹었나 보군.”

시바는 주인보다 훨씬 민감한 자신의 코를 틀어막고서 젖은 눈으로 크라뮤와 계곡을 번갈아 보았다. 크라뮤가 보기에 시바는 영 자신 없는 눈초리다. 크라뮤는 이런 때야말로 주인다운 위용을 보일 때라고 생각하고 가슴을 펴고 앞으로 한 걸음 내밀었다. 확 - 하고 코와 목으로 타고 흐르는 지독한 유황 향기가 장난이 아니었지만 똥개에게 보일 수 있는 주인다운 모습이라고 착각한 크라뮤는 다시 한 걸음을 내 밀었다. 이 순간, 귀속까지 껄끄럽게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쿠~우!! 이곳이 어느 곳이라고 들어오려고 하느냐!”



갑자기 크라뮤와 시바의 눈앞이 밝아졌다. 황금색 털을 가진 거대한 스핑크스였다. 스핑크스는 사자 얼굴을 한 수놈이었는데 유황연기가 가득한 계곡 입구에 나타나서 빛나는 자신의 황금 털을 자랑하듯 위압적인 인상으로 크라뮤와 시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너무 놀란 크라뮤와 시바는 이곳이 어디라고는 생각도 않고 입을 열고 짖어댔다.

“크아아앙! 앙! 앙! ?”

“크아아…… 난 짖을 필요 없지…?”

순간 둘은 비명을 지르기 위해 숨을 깊이 들어 마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깨갱! 깽! 깽!”

“우와아아아아아 카아악, 칵! 칵!”

한동안 이 계곡은 괴상한 비명으로 소란스러워졌다. 둘은 계속해서 쿨럭이며 눈물 콧물을 흘리고 있었고 스핑크스는 그 큼지막한 왼손을 들어 크라뮤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괜찮냐?”

스핑크스는 조금 전에 보여준 우렁찬 호령과 달리 상냥한 말투로 바뀌어 있었다.

“20년 만에 보는 외지인이라서 폼을 조금 재려고 했던 건데 너희들이 너무 놀란 것 같구나.”

“끼아앙. 그런 폼 재면 두 번 다시 여기 찾아올 사람 없겠다. 킹킹!”

그러는 와중에도 시바는 바보주인 때문에 자신도 유황가스를 마셨다고 생각하면서 오른손 발톱으로 크라뮤의 허벅지를 한번 버-억 그었다. 크라뮤는 재채기에 정신이 없어서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쿨럭이고 있었다.

“하지만 너희들도 이런 곳에 오면서 전혀 예의가 없더구나. 우선 이곳에 오면 주인이 누구인지 물어 보고, 들어와도 좋은지를 물어본 후에 내 허락을 받은 뒤에 들어와야지. 그 정도의 예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너희처럼 어린 여행자라고 해도 쉽게 허락되는 세계가 아니란다. 이 주변은”

쿨럭이며 콧물을 뽑아내던 크라뮤가 고개를 들어서 물었다.

“에에? 쿨럭, 여기는 [보그나인 헬리버]의 계곡이 아닌가요? 후울쩍.”

“보그나인? 그게 누구냐? 난 여기서 산지 이미 100년이 지났지만 그런 이름을 가진 친구는 처음 듣는다. 여기는 나 그레고리의 계곡이야, 참고로 말하자면 내 아내는 엘리자베스이고, 내 아들은 클라크, 딸은 라나. 건너편 사막은 내 삼촌 알프레드가 사는 곳이고 강이 있는 곳은 제임스의 정원이라고 불리고 외사촌 동생인 브레들리가 살지. 40년 전에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알그레이의 계곡에는 지금 내 동생 프레디가 살고, 28년 전에 히치콕이라는 기사를 때려잡은 내 누나 오드리는 이 계곡 뒤편 폭포가 있는 곳에 살고, 그 오드리 누나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해서 노총각으로 살고 있는 리처드 아저씨는 그 폭포 옆 회색계곡에서 살고 있고, 55년 전에 이곳에 이사 와서 살고 있는 떠돌이 클린트는 그 옆집이지. 그 이웃이 욕심 많다고 말하는 제리우스이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는 검소한 스핑크스라고 생각하지. 우리가 본받을 점이 많은 새로운 타입의 스핑크스라고 생각하거든. 그 다음이 폭풍의 언덕에서 자기 미모에 빠져 자아도취 증상을 보이고 있는 에밀리. 그 애는 그렇게 굴다가 시집가기 힘들 거야.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에밀리는 제리우스에게 시집가면 좋다고 생각하지. 둘은 알게 모르게 어울리는 점이 있거든. 나도 한번쯤은 그 둘이 잘 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 그 에밀리의 가족이 살고 있는 산들바람 언덕이 있는데 이집은 남편이 홀리, 아내가 바바라, 아들녀석 이름은 헌터인데 이 헌터라는 이름은 잘못 지었다고 생각해. 전혀 사냥에는 소질이 없거든. 물론 자기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지만 홀리 그 친구하고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왔기 때문에 아는데 그 집안은 대대로 사냥에 소질이 없었다고. 다른 쪽으로 소질을 키우는 게 났다고 생각하지. 음악에는 확실히 소질은 있어 보이니까. 그리고 우리 딸 라나에게 눈이 멀어 있는 푸른 계곡의 오브라이언이 있는데 이 집안은 생각보다 대가족이야. 일곱이나 되거든. 아마도 우리 라나가 시집을 가면 조금 고생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저께 오브라이언이 나에게 와서 따로 나가서 살 것이라고 했지. 그래서 나도 곧 둘의 결혼을 허락하려고 하지. 허허허허 나도 보기보다는 자식밖에 모르는 바보라서 말이야, 이 오브라이언 가족은 애비가 칼스이고 애미가 로리타, 큰 아들이 홀스타인인데 공부밖에 몰라서 아직 결혼 할 생각이 없어 보이지, 둘째가 오브라이언이고 큰딸이 쿨리, 그러고 보니 그 애는 지금 알가사스로 유학 가있는데 요사이 편지가 뜸해서 칼스가 외로워하더구먼. 딸자식은 다 키워 놓으면 부모를 외면한다고, 나도 우리 라나가 떨어져 살면서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하나하고 걱정하지만 그래도 부모로서 참을 수 있는 것은 참아내야지. 내가 좀 눈물이 흔해서 문제이기는 하지만 내 사랑하는 아내만 있으면 견딜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쿨리의 동생이 아네타인데 아직 어려서 이 근처에서 말썽장이로 통하고 있지. 전번에 고블린의 숲에 가서 난리를 치고 와서 지금은 집에서 근신중이야. 제일 막내인 아루안, 음 이 녀석은 장래가 기대되는 녀석이지. 내가 웬만해서는 남의 자식 칭찬을 하지는 않지만 아루안 녀석은 벌써부터 장래가 활활 타오르는 영웅감이라고 생각하지. 그러니까 이곳에는 보그나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스핑크스는 없다는 말이지. 성까지 있는 것을 보니 꽤나 인간세계와 인연이 깊은 녀석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이곳에 외지인이 온 것은 자네가 20년만이니까 그렇게 인간관계가 깊은 스핑크스는 없다고 단언 할 수 있지.”

이렇게 말을 끝낸 스핑크스 그레고리는 확신한다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시바는 스핑크스 일가의 관계를 확실히 알게 되어서 기뻤고 크라뮤는 받아 적을 이름이 끝나게 돼서 기뻤다.

“음. 쿨리 에다가 아네타, 아루안……정말로 보그나인이란 이름은 없네.”

“캬앙. 바보주인! 이런 고생을 시켜 놓고서는 제대로 찾아오지도 못해!”

크라뮤는 시바의 야유를 무시하고 그레고리에게 말을 던졌다.

“훌쩍. 그럴 리가 없는데, 우리 할아버지가 이곳에 틀림없이 있다고 했고 30년 전에도 만나고 왔다고 했어.”

“그럴 리가 있나. 어디 그 지도를 나에게 보여 다오. 음 이건 시미리언 문자구나. 너는 안개와 달의 부족이냐? 아니야. 그런 냄새가 나지 않아. 넌 좀 특이한 냄새가 나는구나. 이런 냄새를 가진 상대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어. 음 우리 할아버지라면 아실지 모르겠지만 돌아 가셨으니 알 수가 없고. 나보다 연륜이 깊은 스핑크스라면 우리 삼촌의 알프레드뿐인데 그는 지금 아반델트에서 벌어진 검왕 축제에 놀러 가 있으니 도움이 안 되고………음 아마 이런 냄새를 내는 민족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야. 우리 누님이신 오드리는 각가지 종족의 향기를 구별하기 위해서 80년간 컬렉션 하셔서 나에게 자랑하신 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 맡아본 내가 모르는 향기는 없다고 자신해왔는데 이런 냄새를 가진 종족이 있었을 줄이야. 나중에 누님께 말씀 드리고 그 사이에 새로운 종족이 나왔을 지도 모르니 완벽한 컬렉션을 위해서 다시 여행을 해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권해 보아야겠군. 요사이 너무 집에만 틀어 박혀 계시는 게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거든. 사실 나는 자네 옆에 있는 작은 친구의 냄새도 처음 맡아보는 냄새야. 참 세상은 넓기도 하지. 우리 일족은 다른 종족과의 교우가 좋은 편이어서 냄새만으로도 그 종족을 알아맞힐 수 있다고 자부 한 것이 엊그제 일이었는데 말이야.”

“난 아니지만 할아버지는 시미리언 사람 맞아.”

크라뮤는 그레고리가 말 서두에 꺼냈던 질문을 잘 기억하고 있다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을 했다. 시바도 이 말 많은 스핑크스 아저씨가 싫지는 않았지만 듣고 있노라면 정신이 없어지는 것도 사실이어서 자기까지 말하고 끼어들면 정신 사나워 질 것 같아서 가만히 있기로 했다. 그러면서 저렇게 정신없이 떠드는 스핑크스의 말을 다 받아주고 있는 크라뮤의 언동을 보면서 [과연 주인은 주인이다]라고 조금은 주인을 다시 보는 시각도 생기게 되었다.

스핑크스인 그레고리는 계속해서 크라뮤가 꺼내든 지도를 친절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음~. 지도는 틀림이 없는 것 같은데… 음, 음. 이 종이의 냄새를 맡아보니 킹스타운에서 나는 최고급 것이구나. 좋은 곳이지. 물과 공기가 맑아서 정령들이 많이 살고 있지. 자네의 집안은 제법 잘사는 것 같군. 이렇게 오래된 책에 이런 좋은 종이를 쓸 수 있었다니. 틀림없이 귀족 이상 가문이거나 대현자 집안 일 것이다.”

사실 크라뮤는 속이 울렁거렸다.

스핑크스인 그레고리가 얼굴을 들이대고 지도를 보는 바람에 눈앞에서 뜨거운 그의 콧김을 받고 있었는데 향기가 지독했기 때문이다. 약간 현기증과 두통을 동반한 그 향기는 어떻게 보면 유황 가스 냄새보다도 괴로웠다. 개라는 것을 부정하지만 먼 친척임에는 틀림없는 시바도 민감한 후각 때문인지 뒷걸음질 치면서 끙끙거렸다.


“으흠, 이 지도는 내가 보기에도 틀림없이 이곳을 가리키고 있다고 보이지만 원체 20년간 아무런 여행자도 오지 않아서 내가 알지 못하는 지식에 대해서는 나도 뭐라고 답해 줄 수가 없구나. 이런 변두리까지 오는 이의 대부분이 아무런 목적이 없이 들리지는 않기 때문에 나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그들과의 담소도 즐길 수 가 있었는데 말이야…. 20년 전에 들렀던 크로쥬의 상인에게 세상의 힘 균형이 깨지기 힘들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내가 들은 세상 이야기의 마지막이었지.”

“20년 동안 전혀? 그 이전에는 누군가 보그나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 사람이 없어?”

이미 크라뮤는 큰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있었고 시바는 유황기가 코와 입에서 다 빠지자 크라뮤의 등 뒤에 엎드려 그레고리의 콧김에서 해방되어 있었다. 시바는 속으로 [참으로 잘 버틴다. 해가 지기 전에만 끝나라. 열심히 해라 주인아] 응원을 했다.

“음 과거에는 우리들의 털이 중요한 마법의 재료가 된다고 해서 상인들이 많이 찾아 왔는데 25년 전 내가 이 계곡의 수문장을 맡게 된 후부터 점점 줄어들기 시작해서 20년 전부터는 아무도 오지를 않았단 말이야. 세상 밖에서 무슨 일이 났나 하고 궁금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우리들의 시간이 많아져서 편하기는 했지. 이곳을 수호하는 일도 생각보다는 까다로운 점이 많거든.”

크라뮤와 시바는 그 장사치들이 이 수다쟁이 스핑크스를 만나고부터 발걸음이 줄기 시작한 원인을 알 것만도 같았지만 현재로서는 그레고리를 제외하고서는 전혀 단서의 실마리도 없는 상태라서 그의 말을 빠지지 말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

“드워프들은 그 자그만 키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손재주를 지녀서 우리의 털을 잘도 가공하더군. 8년 전에 수문장을 동생에게 맡기고 잠시 북쪽의 드워프들을 만나러 간 적이 있었는데 정말로 놀라운 솜씨였어. 우리들은 과거나 지금도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발전도 퇴보도 없었지. 하지만 이 드워프들은 갈수록 그 실력이 늘어가고 있더군. 내가 젊은 시절에 여행을 했을 때 만난 드워프들은 내 털로[매직실드]를 만드는데 10일이 걸렸는데 이제는 3일도 걸리지 않더군. 난 거기서 생각을 했지. 과연 여행이라는 것은 좋은 것이구나 하고 말이야. 언제나 이 계곡에서 살고 있었더라면 난 그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평생을 멍청하게 지냈을 지도 모르는 그냥 보통의 그레고리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이야.”

약간 숨이 달렸는지 그레고리는 작은 숨을 한번 들어 마시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50년 전에 난 젊은 혈기에 미쳐서 가출을 했었지. 그때는 사물을 바라보는 힘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난 친구를 만나는 것이 즐거웠지. 덕분에 난 서쪽에 산다는 알테마 드래곤의 하프가츠도 사귀었고 남쪽에 살고 있던 물의 정령, 로마노프가르시우스도 알게 되었지. 동방검사인 유리마텔라와도 같이 축제에 나가서 춤을 췄고 악마의 호페란 친구와도 술을 마셨지. 물론 마셨다기보다는 술 시합이어서 둘 다 일주일동안 숙취로 고생을 했지만 즐거웠지. 킹스타운에선 오비스란 친구를 사귀었지. 작은 친구였지만 나보다 아는 게 많은 친구였지. 그에게 세상의 모든 물질에는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와 함께 여관업을 시작했었지. 그도 여행을 가기 위한 여비를 마련하고 있었고 나도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같이 했지. 이름은 <오비스와 그레고리가 언제나 노래하는 여인숙>이었지. 제법 평도 좋아서 돈도 벌게 되고 난 다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오비스, 그 친구는 그곳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만족한다면서 아직도 계속해서 그 여인숙을 하고 있기로 했지. 그러고 보니 자네들도 여행을 하는 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그곳에 들려서 내 이야기를 전해 주게나. 앞으로 5년이면 내 수문장의 역할은 끝나니까 그때 한번 신나게 마시고 놀아 보자고 말이야. 물론 좋은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 사실 난 우리 일족치고는 우량아였고 이 빛나는 털은 많은 마법가들에게 좋은 표적이었지.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내가 자신의 영지를 침범하려는 줄 알고서 싸움을 걸어온 몬스터들도 있었고, 내 털을 제공 해주면 잠잘 곳과 먹을 것을 주겠다던 마법사에게 홀라당 털을 밀린 적도 있었지. 좀 창피해서 털이 다시 날 때까지 난 숨어서 여행을 하는 처지가 되기도 했지. 그 마법사 친구 내 털 가지고 연구를 하다가 결국은 장사에 손을 대서 지금은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부자가 되었다고 하더군. 남부의 하비아드에서 그 친구를 모르면 바보라고 할 정도로 크게 성공했다고 하더군. 어쨌든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었지. 나는 그냥 신기하다고 생각해서 날개가 없는 드래곤 친구에게 가서 말을 붙였다가 그 친구와 4일 동안 싸운 거야. 도대체 내 말을 들어줄 생각을 안 하잖아. 할 수없이 난 그 친구를 정신 잃게 만들었고 그 사건은 좀 사람들을 들썩이게 하는 일이었는지 소문이 나고 말았고 난 어머니에게 잡혀서 다시 이 계곡으로 돌아오게 됐지. 지금도 생각하면 그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친구로서의 우정으로 사귀자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 내 여행의 오점이고 괴로움이지. 그러고 보니 5년이 지나면 그에게 사과를 하러 가야겠어. 내 아내는 그럴 필요 없다고 하지만 역시 사과는 해 두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해. 자네들도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후회할 짓은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네.”

크라뮤는 그레고리의 말을 듣고 있다가 눈을 반짝이고는 입을 열었다.

“아, 그러면 네가 아크드래곤 루비앙을 KO시켰다는 [스핑크스의 별] 그레고리 스타?”

크라뮤는 그의 말에서 연상된 음유시인들의 노래 하나를 생각해 내고 이렇게 물었다. 시바는 크라뮤의 말을 듣고 '아아 또 긴 이야기가 시작 되겠군' 이라고 생각하고 뒷발로 귓등을 긁었다.

“호오, 자네는 어린 친구치고는 제법 옛날 일에 관심이 많군. 하지만 그때 난 아직 어려서 철없이 날뛰던 때의 이야기이니까 창피해. 그 이야기는 그만두지.”

[어?]하는 소리를 내고는 시바가 놀란 눈으로 위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말 많은 그레고리가 부끄럽다며 말수를 줄이자 놀란 것이다. 시바는 만일 자신이라면 아크드래곤을 떼려 눕혀서 무용담을 떠들게 된다면 그레고리를 이길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지만 정작 말이 많은 그레고리는 그것이 창피한 듯 했다. 크라뮤도 의외라는 듯 다시 한마디 했다.

“그래도 스핑크스로 그 사납기로 대륙 남동부에서 으뜸간다는 아크드래곤 루비앙을 이긴 것은 자랑 할 만하잖아?”

“자랑? 자랑이라니? 남을 때리고 슬프게 하고 주위의 삶과 시간을 부수는 행위가 뭐가 자랑이 되겠나. 난 그때 아직 수양이 부족하고 멍청해서 그런 것이지만 역시 그것을 나의 유일한 부끄러움으로 삼으며 지금까지 잊지 않고서 살고 있네. 자네도 생각을 해보게나. 누군가 나타나서 내가 살고 있는 이 계곡이 마음에 드니 떠나라고 하고 내가 떠나지 않는다고 해서 이곳을 부수거나 내 가족에게 상처를 준다고 생각해 보게. 그러면 얼마나 슬프겠나. 남이 아프고 슬픈 것은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일세. 그것은 자네들도 마찬가지 일걸세.”

이 말을 하는 동안 그레고리는 정색을 하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 시바가 큰 감명을 받은 듯 한 표정을 지으면서 크라뮤에게 한마디 했다.

“주인도 좀 보고 배워라. 언제나 날 괴롭힐 생각은 그만 좀하고….”

크라뮤는 별로 이해 할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잠시 그레고리의 말을 듣고 생각을 하는 크라뮤는 시바의 빈정거림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약간의 침묵이 지난 후에 크라뮤는 고개를 들어서 그레고리를 향해서 말했다.

“그러면 뭣 때문에 힘이 필요하지? 그레고리는 그 아크드래곤도 때려눕힐 정도로 힘이 세잖아? 그러니까 누가 시비를 걸지도 않을테고 말이야. 만일 힘이 필요 없다면 그렇게 센 그레고리는 다른 누가 와서 집 내놓으라고 힘으로 우기면 그냥 아무 말 없이 내놓을 거야?”

크라뮤가 던진 말에 그레고리는 잠깐 생각을 한다.


크라뮤도 자신이 꺼내 놓은 문제에 다시 한 번 생각을 시작한다. 갑자기 이야기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었지만 시바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동자를 굴리면서 생각에 빠진다. 잠시 이상한 탐구의 열기가 흐르고 있다. 시바는 갑자기 눈동자를 돌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크라뮤는 머리가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레고리가 입을 연다.

“우선 나도 힘은 가지고 있는 편이니까 없다고는 말을 못 하겠지. 하지만 난 그 힘으로 남을 괴롭히거나 부수거나 하는데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은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난 내 가족을 사랑하니까. 그리고 누가 나보고 내가 살고 있는 집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난 먼저 물어 보겠지. 왜 이곳이 필요하냐고. 그래서 나와 내 가족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충분하다면 난 이곳을 그에게 주고서 다른 살 곳을 찾게 되겠지. 음, 그게 내 대답이라고 하면 자네에게 충분한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군.”

무척 이해가 되지 않는 소리라고 판단한 크라뮤는 조용히 입을 연다.

“결국 싸움 걸어오면 싸운다는 얘기로군.”

“똑같은 얘기 아냐?”

시바의 한마디를 보기 좋게 비웃어 준 크라뮤는 우월감을 느끼면서 그레고리를 쳐다보았다.

“그레고리도 힘이 있으니까 그런 소리를 하는 거지. 만일 그레고리가 비정상적으로 말라서 힘도 쓰지 못하고 멍청한 바보라면 그런 말을 꺼내기 전에 두들겨 맞고 집 뺏기고 말걸. 언제나 나오는 얘기지만 결국 이상하고 실제는 다른 거라고.”

크라뮤의 말에 그레고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 어린 친구가 제법 말을 잘하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은 아직 이 친구들의 이름을 듣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어허! 거참 내가 정신이 없군. 우선은 통성명을 해야 하는 건데 난 아까 말한 대로 그레고리라고 하네. 인간들은 자신과의 관계가 있는 타 종족의 친구에게 성을 하나 붙여 부른다고 하더군. 그들이 부르기는 [그레고리 스타]라고 하더군. 자네들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크라뮤와 시바는 별로 예절 같은 것을 중요시하지 않았다. 그레고리의 인사를 받은 크라뮤가 말을 받았다.

“난 크라뮤야, 성은 없어. 이 녀석도 그냥 시바야.”

“나 시바. 우리 종족은 유서 깊은 라트리올 펜키서스의…”

“나중에 시바한테 성이 붙으면 '시바 드 똥개'일거야.”

-꽈직-

어김없이 시바는 크라뮤의 오른발 종아리를 물었다. 제법 아플 만도 하지만 면역(?)이 생겼는지 크라뮤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그레고리와 계속 말을 나누었다.

“그레고리가 그 그레고리일 줄은 생각도 못했어. 하지만 그 유명한 그레고리정도라면 블랙드래곤의 보그나인-헬리버라는 이름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크라뮤 말에 그레고리는 뭔가 이상한 표정을 만들어 보이고 한마디 한다.

“아! 네가 말한 보그나인이 우리 스핑크스족 보그나인이 아니라 드래곤족인 보그나인이란 말이지? 그 보그나인이라면 요기 앞을 지난 곳에 있는 다른 계곡에 살고 있지.”

크라뮤와 시바는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도대체 자신들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있나. 세상은 왜 낮과 밤이 있나. 이곳을 오는 동안에 힘들었던 일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 스핑크스는 왜 몸의 털이 황금색일까? 세상에 이렇게 멍청하고 말 많은 스핑크스가 또 있을까. 그레고리의 가족이 전부 이렇게 말이 많고 멍청하면 어떻게 할까? 왜 보그나인이라는 스핑크스는 없을까. 시바는 왜 이렇게 눈을 깜빡이며 아무 말도 없을까? 바보 주인은 왜 입을 벌리고 다물 줄을 모를까 머저리처럼 보이는데….

순식간에 이런 생각들이 둘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레고리는 별 대수로운 일은 아니라는 듯 말을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전에 보니까 산책을 나간 것 같더군, 그 드래곤족인 보그나인은 자기 둥지에 있는 일보다는 밖으로 나 다니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더군. 한동안 얌전히 있더니 몇 일전부터 여기저기 날아갔다 오더라고.”

“그럼 지금은 없는가 보지?”

그레고리가 별일 아니라는 태도와 말투를 보이자 크라뮤도 말을 받았다. 물론 시바는 좀 더 충격이 있었는지 눈을 계속해서 깜빡이고 있었다.

“응 아마도 그럴 테지, 오늘 아침에도 어디로 나가더군. 그 친구 보기보다는 방향음치라서 하루면 같다 올 수 있는 곳도 사흘이나 걸릴 때가 있으니까 언제 돌아올지는 정확히 나도 말 할 수가 없구나.”

“이렇게 계곡이 많은 곳인데 드래곤이 착륙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나?”

크라뮤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칼로 깎아 놓은 듯 한 기암절벽만이 가득 할 뿐이다.

“여기서 3루일 정도 동쪽으로 가면 제법 넓은 분지가 하나 있지. 그곳이 그가 자주 이용하는 이착륙 장소란다. 언제 그 친구가 돌아온다고는 장담을 못하지만 만날 생각이라면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도 좋겠지.”

시바는 그레고리가 손을 뻗은 방향을 보더니 고개를 끄떡였다.

“주인아. 숲을 지나면 뭔가 있을 것 같으니 글로 가자.”

“응, 배도 고픈데….”

크라뮤는 오랜 동안 그레고리와 말을 하느라 밥먹을 시각이 지났다는 것을 느끼고 썰렁해진 자신의 배를 만졌다. 이 말에 시바도 혀를 죽 내빼들고 심란한 표정을 만들어 보이려 애를 쓰기 시작한다.

그레고리는 비실대는 어린 두 방문자를 보고 씽긋 하는 웃음을 보내더니 오른 앞발을 들어 계곡입구의 암벽을 두드렸다.

-쿠쿵, 쿵-

눈에 보이는 데로 무척 힘이 센지 그레고리의 두드림에 계곡을 울리는 비명이 메아리치기 시작한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크라뮤와 시바가 그레고리의 얼굴을 보고 있는데 안쪽의 계곡에서 그레고리의 목소리보다 약간 가늘고 톤이 높은, 명랑한 기운이 담긴 목소리가 울려왔다.

“무슨 일이예요. 여보?”

“사랑하는 엘리자베스! 이곳을 찾아온 두 어린 친구가 배가 고프다는구먼! 어제 저녁에 만들어 놓은 파이가 남아 있으면 좀 던져주시오!”

“알았어요…. 가요!”

무언가 거대한 원반 같은 것이 계곡의 안쪽에서 날아온다. 그레고리는 그것을 탁! 하고 물어서 잡는다. 날아온 원반 파이(?)는 무척이나 큰 부피를 하고 있어서 날아올 때의 풍압이 대단했다. 그레고리는 자신이 입댄 쪽을 놔두고 앞발로 뜯어서 반쪽을 두 어린 친구에게 건넨다. 과연 거대한 스핑크스의 간식답게 파이는 틀림없이 애플파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지만 사이즈는 파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것이었다.

“자네들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마누라 요리 솜씨가 우리 일족 중에서는 괜찮은 편이라네. 난 이곳을 떠날 수가 없으니 자네들이 보그나인을 기다리는 동안의 허기와 무료함을 잊게 할 수가 없겠지. 그러니 이것을 가지고 가게나.”

친절한 그레고리를 보면서 시바는 참 마음 착한 스핑크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말수만 조금 줄이면 다시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크라뮤는 받아든 파이조각…. 덩어리를 다시 푸욱 찢어 시바에게도 나누어준다. 상당히 짙은 사과 향기가 풍기는 파이였고 출출해서 별 말없이 크라뮤는 한입 베어 문다. 갑자기 크라뮤의 두 눈이 커진다. 이를 지켜보던 시바는 뭔가 모를 불안감이 허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시바는 향기가 지독한 파이 조각을 바라본다. 그리고 어서 먹어 보라는 표정이 역력한 그레고리를 한번 쳐다본다. 물론 착해 보이는 스핑크스이지만 제멋대로 인사도 없이 그의 영토를 침범한 불청객이고 그의 아내가 만든 파이를 먹지도 않는 무성의를 보인다면 저 무지무지 큰 손바닥으로 자신들을 빈대떡으로 만들지도 모른다. 시바는 망설이고 있었다. 과연 자기 주인은 살아 있을 것인가? 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크라뮤를 본다.

“캥?”

시바는 놀랬다. 자신이 짧은 망설임을 가지고 있던 동안 크라뮤는 그 엄청나게 큰 파이덩어리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기절해서 그대로 파이에 얼굴은 박은 것은 아니었다. 우적거리면서 씹으며, 꿀꺽하며 목구멍으로 넘기는 요란한 하모니가 시바의 귀에는 틀림없이 들려 왔다. 어쩌면 크라뮤는 자포자기를 해서 먹어 치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기도 한 시바지만 그의 못된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시바는 생각을 바꾸며, 설마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파이를 질겅 씹었다. 마찬가지로 시바의 두 눈은 크라뮤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이 '똥'그랗게 커졌다. 순간적으로 시바는 그 파이를 꿀꺽 삼키고 크라뮤가 정신없이 입을 놀리고 있는 거대한 파이의 다른 한쪽으로 날아든다.


소나기와 같은 식사시간이 지났다. 크라뮤와 시바는 멍한 표정으로 조금 전 자신들을 맛의 폭풍 속으로 빠지게 한 환상의 애플파이를 떠올리며 똥똥해진 배를 어루만지고 있다.

“맛이 괜찮은 편이지? 우리 아내의 파이는 한동안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호평이었거든, 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아서 입맛에 맞을지 어떨지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말이야.”

퍼뜩 정신이 든 시바는 크라뮤의 로브 옆에 있는 작은 주머니에서 <위대한 시바의 대모험>이라고 적힌 작은 종이 두루마리를 물어 꺼냈다.

“그……그레고리 아저씨! 어떻게 해야 그렇게 맛있는 파이를 만들지요? 좀 가르쳐 줘요.”

시바는 두 눈을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존경과 감탄의 표시를 하며 물었다. 시바의 이 말에 크라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고 같은 눈빛으로 그레고리를 쳐다본다.

“음.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구나. 요새 조금 감기 기운이 있다가 나은지 얼마 안 돼는 아내라서 향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칭찬을 해줘서 고맙구나. 이렇게 칭찬을 들은 것을 알면 내 아내도 정말 기뻐 할 거야. 그것도 20년 만에 이곳을 방문한 자네들처럼 어린 여행자에게 비법을 알려 달라고 했다는 얘기를 하면 아마도 기뻐서 다 말하고 말거야. 하지만….”

“하지만?”

시바와 크라뮤는 목을 길게 빼면서 그레고리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갈망하는 둘의 애타는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레고리는 화려한 황금 갈기를 자랑하듯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당당한 모습으로 말했다.

“우리 일족 맛의 비결은 결코 알려 주지 않게 되어 있거든.”

“너무한다-아~아~아~. 이렇게 우리를 중독 시켜놓고 그러는 게 어디 있어.”

“이건 법을 고쳐서라도 세계에 전해야 한다.”

“맞다. 이런 맛을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는 거는 범죄다.”

“스핑크스의 별이라는 성은 그레고리가 아니라 그의 위대한 요리사 엘리자베스에게 가야한다. 이런 진실을 알지 못하는 세상에 우리는 이것을 알릴 의무가 있다.”

“그래그래. 이런 벽지에서 살지 말고 대륙 중부로 가서 모든 이에게 '엘리자베스의 무지 맛있는 파이 요리 교실과 그레고리'라는 가게를 열어야 한다고.”

오랜만에 의견이 완전히 일치한 주종은 입을 모아서 항의를 했다.

그러나 이미 이런 경험을 수도 없이 겪었는지 그레고리는 [저주한다], [사람이 아니다…스핑크스가 아니다]. [남성 우월주의에 빠져 아내의 인정받는 모습을 지켜봐 주지 못하는 속 좁은 스핑크스다] [어차피 죽을 거 좋은 일하나 하고 죽어라] [스핑크스 슬레이어(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연합에 연락하겠다] [사랑 없는 결손가정에 이 따뜻한 맛 하나만으로 횃불이 될 수 있다] [스핑크스 역사상 가장 빛나는 이름을 날릴 수 있는 찬스이다] [그레고리와 엘리자베스의 박물관도 만들어 질 것이다]라는 협박과 회유를 당했건만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레고리는 크라뮤와 시바의 여행목적을 상기시켜주며 잘 가라는 인사와 다시 들릴 때가 있으면 다른 종류의 파이를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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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크라뮤와 시바는 그레고리에게 들어서 알게 된 곳에 와있다. 보그나인이 어딘가 다녀올 때 이착륙한다는 평지 옆에 있는 작은 숲에서 종알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나쁜 아저씨는 아니다. 그치?”

“응. 마음 좋아 보이더라, 아크드래곤하고 싸워서 이길 정도니까 무식하게 힘만 센 바보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말이 좀 많은 건 조심해야 하겠더라고, 내가 보기엔 그 아크 드래곤도 그레고리의 수다에 질려서 싸움 한 게 틀림없을 거라고.”

“응, 원래 하늘을 날지 않는 아크드래곤은 과묵하기로 유명하거든. 틀림없이 그게 원인일 거야.”

“다음에 이 여행 끝나면 꼭 다시 오는 거다!”

“응, 이 파이 맛의 비결을 알지 못하면 네가 내 주인해라.”

“싫다. 너 같은 부하 둬서 어디에 쓰냐? 나보다도 약한 주제에….”

“……지금은 아직 그 파이 맛 때문에 참는다.”

“나도 파이 때문에 참는다.”

사실 크라뮤와 시바는 똥똥해진 배를 만지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배가 부른 덕분에 몸을 움직이기도 귀찮은 것이 사실이다. 따스한 오후의 햇살도 따사롭고 나른하게 전신에 퍼지는 포만감이 둘을 정겹게 만들고 있었다.

크라뮤와 시바는 스핑크스의 그레고리가 말한 분지에 와 있었다. 이곳은 거대한 드래곤이 하늘로 날아오르거나 내릴 때 이용하는 곳이라고 하니 제법 깔금하게 정리된 곳이었다. 굉장히 넓은 곳으로 분지 옆에는 자그마한 냇물도 흐르고 있는 초원이라고 볼 수 있었다. 유황기가 가득한 그곳에 비해서 이곳은 울창한 수림이 넓게 퍼져있어서 아까 갈색입구쪽에서 바라보면 발견하기 힘든 곳이었다. 둘은 풀 바닥에 각자 엉덩이와 배를 깔고 앉아서 졸린 표정으로 초원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조금 멍한 면도 없지는 않더라.”

“응. 설마 보그나인이라는 이름을 듣고 스핑크스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그 이름 제법 유명 한데 말이야. 그치?”

“나도 할아버지한테 듣기 전에 책에서 본적이 있는데 굉장했더라고.”

“나도 아빠한테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 집안은 드래곤에게 꿀릴 거 하나도 없는 집안이래. 그래도 유명한 몇몇 드래곤한테는 시비 걸지 말라고 했거든, 그 중 하나가 보그나인이었어.”

“응. 그래도 너희 아빠가 우리 집 수문장이면 굉장한 실력이라는 건데…. 너희 아빠 라거는 옛날에 레드드래곤하고도 싸워서 이긴 적이 있다고 하더라.”

“나도 그 얘기는 안다. 누가 더 숨을 세게 뿜나 시합해서 이겼데. 나도 빨리 뿜을 수 있게 해야지.”

“라거는 1살 때부터 뿜었다고 하던데….”

크라뮤는 흘끔하고 시바를 내려다본다. 시바는 그 시선을 받자 약간 주눅이 들었는지 말소리가 작아진다.

“둘째형은 1살 훨~씬~ 지나서 뿜었데….”

“그래? 그럼 너도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니군.”

시바는 벌써 2살이 다되어 간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숨(Breath)을 뿜을 수가 없었다. 시바와 비슷한 종족은 수명이 거의 인간들과 같은 약160~170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영수족(英獸族)답게 육체성장이나 지능발달도 빠르고 인간들과 비교도 안 되게 강한 체력과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약 1살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일차 성장기를 마치면서 특징적인 브레스를 뿜을 수 있게 된다. 대개 약간의 차이를 보이기를 하지만 2살까지는 강력한 브레스를 뿜게 되고 시바의 형들도 그러했다. 시바는 라이벌인 크라뮤에게 자신의 콤플렉스를 찔리자 조금 기가 죽게 되는 것도 당연했다. 자기 종족에 대해 강한 자부심이 강한 시바는 얼마 안 있어 2살이 되기 때문에 이것은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라뮤도 이것을 알고 있어서 그렇게 간단하게 말싸움의 화제로는 삼지는 않는다. 좀 서먹해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크라뮤가 입을 연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보그나인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응. 그런데 아까 그레고리아저씨가 말 한 걸로 봐서는 요새 외출이 많다고 하잖아. 금방 안 오면 어떡하지?”

“몰라. 이곳은 그렇게 출입이 잦은 곳이 아니니까. 멍청한 모험자나 유랑하는 음유시인정도나 알 수 있는 곳이고, 있다고 해도 보그나인하고 만날 이유가 있는 자도 드물 테니 그렇게 나돌아 다닐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어떤 드래곤 슬레이어가 싸움 걸어 온 거 아닐까?”

“보그나인한테? 할아버지 얘기 기억 안나? 아직 진 적이 없는 유일한 드래곤이라잖아.”

크라뮤의 말에 시바는 눈이 좀 크게 열리고 목소리가 살아난다.

“어?……한번도?”

“짜식, 너 그때 딴 생각하고 있었나 보군. 할아버지가 우리 떠나기 전날 얘기 했잖아. 같은 종족의 드래곤끼리 싸움에서도 진적이 없는 무식하게 센 용이랬잖아.”

“응……그러고 보니까 그런 소리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무패의 드래곤한테 덤볐다가 무슨 꼴을 보려고 싸움을 걸겠냐고. 게다가 법으로 결투는 있을 수 있어도 이유 없는 타 종족간의 싸움은 법으로 금지 된 거 몰라? 요새 같은 시대에 누가 제 목숨 내놓고 최강의 블랙 드래곤한테 싸움 걸겠냐?”

시바는 요새 좀 세상이 어지러워 졌으니 주인을 잘 보살피라던 아빠 라거의 말이 생각났지만 그렇게 센 드래곤에게 덤벼서 며칠이나 살아 있을만한 자는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 우리아빠도 무패라고 하던데. 우리 아빠랑 보그나인은 싸운 적이 없나보지?”

“내가 알기론 보그나인은 제국이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살아온 용족이라고. 그중에서도 무척 오래 살아온 편에 속한다고. 라거라고 해도 보그나인이랑 비교하면 나이차가 한참 날 걸?”

“그럼 언젠가 아빠랑 싸워보라고 주선해봐야겠네. 세상에 정상은 오직 하나일 뿐이라고.”

시바는 살짝 어금니가 보이게 웃어 보이면서 크라뮤를 쳐다보았다.

시바의 삶에 있어서 큰 장애물이 되고 있는 이 쫄다구, 크라뮤의 존재는 앞으로 무적의 전설을 써나갈 그 시바에게 있어서 역시 넘어야할 장벽 중 하나이기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두두두두두-

갑자기 어디서 말달리는 소리가 시바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그는 계속해서 본 적 없는 드래곤의 보그나인에 대한 상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시바가 자세히 귀를 기울여 보니 자신들이 있는 숲의 한참 안쪽에서 들리는 소리다. 그것과 같이 움직이는 두발종족의 발소리도 간간히 섞여 들려오기도 했다. 크라뮤도 시바가 귀를 세우며 뒤를 보자 같은 방향을 쳐다보며 귀를 기울였다.

“크아아악!”

비명소리였다. 크라뮤와 시바는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 강물이 흘러나오는 수풀 쪽이었다. 무언가 심하게 맞부딪치는 소리와 말발굽 소리도 섞여 나오고 있었다.

-창! 창! -

- 이야앗! -

둘은 이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싸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제국, 대도시에서는 결투를 금지하고 있는 곳이 많아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싸움 구경처럼 신나는 것은 없다지만 이런 외진 곳에서 다투는 소리를 들을 줄 상상도 못하고 있던 둘이었기에 눈과 귀가 씰룩거렸다. 게다가 말발굽 소리가 나는 것을 보아서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곧 숲속에서 움직이는 형체가 그들의 눈에 보였고 그 형체는 작은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움직이는 것을 보니 3개 이상의 무엇이었다. 시바는 크라뮤보다 좋은 시력으로 그것을 노려보았고 곧 크라뮤의 시야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바가 보고 있는 쪽을 따라본 크라뮤는 피투성이 호빗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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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ZARD - 5부 외전 - 크라뮤의 매듭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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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HZ5外] 4장 매듭의 연결 (7) 13.02.10 427 2 50쪽
12 [HZ5外] 4장 매듭의 연결 (6) 13.02.10 420 1 50쪽
11 [HZ5外] 4장 매듭의 연결 (5) 13.02.10 396 2 64쪽
10 [HZ5外] 4장 매듭의 연결 (4) 13.02.10 404 1 37쪽
9 [HZ5外] 4장 매듭의 연결 (3) 13.02.10 440 1 63쪽
8 [HZ5外] 4장 매듭의 연결 (2) 13.02.10 387 1 55쪽
7 [HZ5外] 4장 매듭의 연결 (1) 13.02.10 404 2 54쪽
6 [HZ5外] 3장 매듭의 시작 (4) 13.02.10 436 2 35쪽
5 [HZ5外] 3장 매듭의 시작 (3) 13.02.10 424 1 53쪽
» [HZ5外] 3장 매듭의 시작 (2) 13.02.10 363 1 46쪽
3 [HZ5外] 3장 매듭의 시작 (1) 13.02.10 341 1 35쪽
2 [HZ5外] 2장 원수 13.02.10 449 2 49쪽
1 [HZ5外] 1장 봄이 왔다 13.02.10 603 2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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