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bo****** 님의 서재입니다.

백수의 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boss1126
작품등록일 :
2021.01.04 23:26
최근연재일 :
2021.03.25 20:0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5,357
추천수 :
140
글자수 :
366,131

작성
21.03.08 20:00
조회
29
추천
2
글자
10쪽

출발.

DUMMY

엘리쉬가 손을 앞으로 뻗으며 마법을 보여준다.


“아이스 윌.”


차가운 냉기가 지면으로부터 결집하여 벽을 이룬다.


‘뭐지?’


엘리쉬가 재차 영창을 외친다.


“매직 에로우.”


섬광의 화살이 얼음으로 이루어진 벽에서부터 쇄도한다.

잽싸게 몸을 틀며 회피한다.


“뭐하는 거야?”


냉기가 결집되어 유형으로 이루어진 벽이 갑자기 ‘쩌억’ 하니 갈라지며 빙벽이 산산이 조각나며 파편들이 비산한다.


‘뭐 하는 거지?’


엘리쉬가 나를 응시했다.


“준학 님, 지금처럼 커다란 벽을 단 한방에 부숴버릴 수 있겠나요?”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저 정도의 벽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준학 님이 성을 단시간 안에 권격과 화려한 검술로 무너트릴 수 있겠나요?”


“성이라······. 마음껏 날뛰면 지금은 가능하지 않을까?”


지금으로서는 가능할 거 같았다.

무경의 실력자들이 전투가 벌어지면 천재지변이 휩쓸고 간 것 마냥, 흔적들을 남기기 때문이다.

또한 엘리쉬가 저렇게 마법을 쏘아낸 흔적만 봐도 알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가능은 하겠죠. 하지만 그 벽이 권능으로 만들어진 보호막이 생긴다면 단시간에 가능할까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건 좀···. 단시간에는 힘들 거 같은데······.”


“그렇다면 그 성은 움직이기까지 한다면?”


“뭐 성이야 움직여봤자 움직이는 샌드백이지.”


말 그대로 면적이 커, 때리기 쉬운 물체 아닌가?

엘리쉬가 재차 말을 이었다.


“그렇겠죠. 하지만 성이 인간만 하다면요?”


순식간에 면적이 너무 작아졌다.


“그거는 무리가 있겠다. 그렇지만 금방 무너트리지.”


엘리쉬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표정이 변하면서 말을 꺼냈다.


“그렇죠. 하지만 그 작은 성이 움직이며 파괴의 권능을 쏘며 방해한다면, 준학님 말처럼 쉽게 될까요?”


화려한 검술, 현혹적인 검술, 신체를 이용하는 정교한 체술 따윈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는 것.

또한, 마법으로 이뤄진 장벽이 그들을 보호한다.

그것을 뚫지 못한다면 모든 것은 무효.

아예 적수가 안 된다는 것이다.

순간 절망이라고 해야 하나? 자신감이 뚝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한숨이 나왔다.


“에휴···. 그러면 답이 없다는 거잖아?”


엘리쉬가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에요. 뭐 비유를 좀 강하게 한 것뿐이니까요. 지금의 실력이라면 보호막 정도는 쉽게 뚫을 수 있을 거예요.”


그녀가 계속 미소를 보이면서 말을 이었다.


“또한 저처럼 정교한 검술, 체술 따위로 붙어서 쓸 필요가 없어요. 보호막 뚫리면 그냥 칼로 찌르거나 주먹으로 타격을 가하면 손쉽게 죽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들도 인간이니까.”


엘리쉬와 잠시 거리를 붙었을 때는 정교한 체술로 그를 압박하여야 했다.

하지만 마법사는 마법이라는 권능을 계속 연구하는 그들이기 때문에 체술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


“그러면 일단 붙기만 하면 승산은 있다는 건데······.”


그렇지만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화제를 돌렸다.


“그 오러라는 것은 방법이 없는 건가?”


무릇 인간은 새로운 것에 뛰어들고 싶어 하는 법.

또한 그것이 자극이 강한 것이라면 말이다.

엘리쉬는 어깨를 으쓱였다.


“인간에 내재되어 있는 고유의 힘을, 제가 어떻게 알려드려요. 저도 이제 막 각성했는데······.”


그녀가 말을 하다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모양이다.


“아! 뽀옥하고 쀼욱하는 느낌이랄까?”


****


어느덧 해가 저물기 시작해, 마법사와의 실전 훈련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 떠난다고 했으니, 일단 얼른 씻고 푹 자야겠다.”


그렇게 훈련에 적신 땀과, 피곤을 물로 씻어 보내고 방에 누워 있는데 문 앞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준학 님? 준학 님 안에 계신가요?”


“일리샤의 목소리잖아? 무슨 일 있나?”


그렇게 방문을 활짝 여는 순간.

일리샤가 나풀거리는 얇은 원피스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아무리 이제 편하다고 하지만······. 날 남자라고도 아예 생각 안 한다는 건가?’


일리샤가 슬며시 침대로 향한다.


‘뭐야? 남의 침대는 왜 앉는 거야? 내일 일찍 출발한다고 하는데 못 들었나?’


혈기왕성한 남자라면 음흉한 생각을 하는 것이 맞지만, 이미 이 여자들에게 그러한 것을 바라기에는 그저 한숨만 나온다.


“일리샤 왜? 나 잘 거니까, 할 말 있으면 얼른 하고 나가. 아 혹시 여정하면서 훈련해야 하는 것은 들었으니까, 그거 말하는 거라면 알고 있으니 말 안 해도 된다.”


물론 일리샤가 성권사라는 것도 알았다.

나의 타격을 보조해 줄 수 있을 거 같아 엘리쉬가 제안한 얘기였다.


‘뭐 일단 무기가 많으면 좋은 법이니까.’


물론 무기가 많지만 쓸 수가 없다면 그저 짐 덩어리.

그러기 아니하기 위해서는 그녀와 대련을 해야 하는 것.


‘근데 왜 얘는 반응이 없냐?’


일리샤의 반응이 시큰둥했다.


“일리샤···. 아무 말도 없고, 왜 갑자기 누워. 잘 거면 네 숙소로 가.”


일리샤가 침대에 누워 실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저 오늘 여기서 잘 거예요.”


“장난치지 말고···. 몰라! 나 누운다. 알아서 가라.”


그렇게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그녀가 내 옆으로 기어들어 온다.

또한 침대가 넓지 않아 비좁은데도 말이다.


“저 진짜 오늘 준학 님과 하룻밤을 자려고 하는데요.”


얼굴에는 미소와 함께 눈은 비시시 뜨며, 매혹적인 옷을 입고 말하는데 기분이 묘해진다.


‘내가 무교라서 그런가? 남자와의 잠자리를 꺼려해야 하지 않나? 그때도 더 적극적으로 나한테 그랬는데?’


처음 대면했을 때도 마음에 든다고 자러 가자고 한 기억이 난다.

일리샤를 응시했다.


‘그래 나도 이제부터 서퀴어스 신을 믿겠다.’


일리샤가 얼굴에 홍조를 띤 것마냥 불그레 헤져서는 계속 나를 쳐다본다.


‘일단 상의부터 탈의를······.’


하려는 순간.


“일리샤! 네 여기 온 거 엘리쉬가 알아?”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다.


‘뭔 봉변을 당할지······.’


일리샤가 뻔뻔하게 대답했다.


“허락 맡고 왔는데요.”


“그래. 상의부터 좀 탈의 좀 할게.”


솔직히 허락을 맡든 안 맡든 그게 중요한 것인가?

인류의 무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법.

일리샤가 점점 가까이와 얼굴을 들이민다.


‘역시! 주먹을 쓰는 여자는 다르다.’


그렇게 얼굴을 들이미는 순간, 일리샤의 손길과 함께 목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슬립.”


****


아침이 밝아왔다.

먼 거리를 향해 떠나야 하므로 일단은 짐을 있는 대로 챙기고 숙소를 나왔다.

물론 생필품 같은 것은 어제 페트리와 일리샤가 다 준비해온 것이다.

엘리쉬가 짐을 싼 배낭을 등에 메고 입을 열었다.


“이 도시에 나머지 일은 제 호위 기사들이 알아서 할 거니 저희는 적의 본거지를 치러가죠.”


나는 엘리쉬를 보며 비몽사몽한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기운도 팔팔하다. 나는 어제······.’


바로 일리샤를 째려보았다.


“일리샤. 너 때문에 종교에 대한 나의 마음이 바뀔 뻔했는데! 이런 식으로 날 농락한다는 거지?”


감언이설로 사람을 꼬드기고 믿음을 주고 등에 칼을 꽂았다.


“준학님. 제가 잠만 잔다고만 한다고 했잖아요.”


또한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유지하며 새초롬한 표정을 지었다.


“참나! 어이가 없다. 전투로 인해 소모한 체력을 남자와의 잠으로 채운다고? 정기를 빨아가는 거야? 그러면 뭐 접촉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엘리쉬가 듣고 있다가 끼어들었다.


“준학님. 음흉한 짓 못 했다고 괜히 성내지마세요. 한심스럽습니다.”


정곡이 찔려 스산하게 아파온다.


“흐흠······. 그런 거 아닌데.”


일리샤도 자기의 짐을 배낭에 다 넣고 어깨에 메고, 차분하게 말을 하였다.


“걱정은 하지 마세요. 준학 님의 정기는 제 신성력으로 다시 회복시켰으니까요.”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 이곳은 내가 살았던 곳과 다른 곳이다.’


그렇게 속으로 화를 달랜다.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던 페트리는 관심 따위 없는 것 같았지만 갑자기 엘리쉬를 위아래로 한번 훑었다.


“엘리쉬님! 이게 바로 오러각성자의 여유입니까?”


물론 페트리는 아직 엘리쉬가 공주인 것을 모른다.

그저 돈 많은 귀족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호위기사 또한 돈으로도 고용할 수 있는 법.


“솔직히 갑옷은 움직임에 제약을 주기 때문에, 원래 벗으려고는 했는데 잘됐죠.”


물론 페트리도 갑옷을 착용하지 않았다.

무학의 실력이 되면 전투에서 흘러나오는 잔류의 마력량 만으로도 갑옷의 대체를 할 수 있는 것.

물론 갑옷을 입는다면 그 위에 강한 강도의 물질을 덧씌우는 것과 다름없지만, 사람의 성격에 좌우되는 것이라······.


“말로만 듣던 오러각성자를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페트리가 말이 끝나자마자 나를 기쁜 마음으로 쳐다보았다.


“앞으로도 나의 돈과 명예가 더욱 쌓일 것이 느껴진다! 준학님 어제의 빌린 값은 이자를 쳐 드리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정말 기운이 넘쳐나 보였다.

나도 마찬가지로 기쁜 마음으로 페트리의 어깨를 다독였다.


“아 그 가여운 여성들을 위해 돈을 쓴다고 해서 빌려줬는데? 하하······. 그래. 값진 도박이었어?”


“그녀들에게도 돈을 쓰는 재미를 알려주려고 했던 것뿐입니다!”


물론 그녀들은 인신매매로 잡혀 온 여성들을 말하는 것이다.


“와! 같이 데리고 들어간 거야?”


“당연하죠! 그녀들도 매우 만족했습니다.”


“엘리쉬 들었어? 일리샤 너는 뭐 했어? 그런 곳을 간다고 하는 데 말렸어야 하는 거 아니야?”


엘리쉬가 입을 열었다.


“뭐 어때요. 한 번쯤 가볼 수 도 있죠.”


일리샤도 끼어들었다.


“세상을 넓게 바라보셔야 합니다 준학님.”


이를 악물며 그녀들에 말을 무시하고 페트리를 바라보았다.


“페트리 잘 들어. 꼭 갚아라.”


“걱정하지 마세요! 혹시 준학 님, 저한테 그 돈 묶어주시면 불려드릴 수 있는데.”


“이게 어디서! 그냥 돌려주기나 해.”


“알겠습니다······.”


각자 모든 짐을 다 정리한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며 엘리쉬가 입을 열었다.


“자! 적의 본거지로 출발하시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백수의 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일요일 제외, 밤 8시 업로드 21.01.04 31 0 -
65 완결. 21.03.25 27 1 17쪽
64 약육강식. 21.03.24 19 2 12쪽
63 탐욕스러운 자. 21.03.23 32 2 11쪽
62 오러. 21.03.22 28 2 11쪽
61 체술도 베껴라. 21.03.20 28 1 12쪽
60 격투. 21.03.19 27 2 12쪽
59 몸으로 때운다. 21.03.18 27 2 12쪽
58 맞아본 놈이 안다. 21.03.17 37 2 11쪽
57 그 검 팔았다. 21.03.16 44 2 11쪽
56 결전. 21.03.15 30 2 12쪽
55 내 먹잇감. 21.03.13 30 2 12쪽
54 본거지. 21.03.12 42 2 12쪽
53 생각을 달리하자. 21.03.11 31 2 11쪽
52 2대1 21.03.10 30 2 11쪽
51 왕위 계승. 21.03.09 29 2 11쪽
» 출발. 21.03.08 30 2 10쪽
49 민첩함과 파괴력 21.03.06 33 2 11쪽
48 뽀옥하고 뿌욱하니. 21.03.05 32 2 11쪽
47 믿음은 주먹으로부터. 21.03.04 32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