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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조회수 :
19,529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2.25 17:30
조회
107
추천
2
글자
7쪽

제14화 -입문(하)-환영회

DUMMY

환영회

**********

재장과 관료들이 전체회식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데 1년에 4번이라 50여명이 참석할 수 있는 가든을 통째로 예약하여 뒤풀이를 하였다. 뭐니뭐니해도 집안 대소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행사에 빠지지 않고 함께 여흥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통이고 관례이다.


암부들이 백전백승 무패 기록을 달성하는 것도 무엇보다 의협심과 단결심, 팀워크가 매우 좋기 때문이다. 머큐리 본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암부가 직접 운영하는 가든홀 안에 1층과 2층은 호프, 한정식 가든, 양식 뷔페가 있고 VIP룸, 3층 멀티방 성인 오락(클럽, 게임 도박장, 노래방) 4층은 카페테리아가 입점 되어 있었다.


창룡, 세혁, 이수, 브레나, 강세종, 상부 중역간부들은 따로 방음처리가 잘 된 다른 룸에서 식사를 했다. 국왕을 호위하는 수행원 암부들은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밖에서 보초를 선다.


그런데 이수가 평소와는 다르게 화장실을 수시로 가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사람이 있었다. 창룡이었다.

창룡이 식사를 멈추고 이수를 뒤 따라 가려다가 세혁에게 붙잡힌다.


“대총관?”


세혁이 넌지시 바라보며


“예, 하명하십시오.”


“자네, 지금 어딜가지?”


“마스터께서 술에 많이 취하신게 아닌가 해서, 뒤 따라 가봐야겠습니다.”


“아~ 일어난 김에.. 나랑 밖에 나가서 담배 한 대 피고 오자고...”


세혁이 눈치가 빠른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창룡을 끌고 갔다.


**


“자네 이수 옆에서 일한지 얼마나 됐지?”


세혁은 이수 때문에 고민이 많은 표정으로 가슴이 허했던 것 같다. 터프하게 자켓 안 쪽에서 라이터와 담배 케이스를 꺼내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넣고 연기를 길게 머금고 내뱉었다.


“이제 2년 됐습니다.”


창룡이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군...”


“로이가 입을 열때까지 그저 바라만 보고 모른 척 해주는 것이 정령 옳은 짓인지 모르겠단 말이야.”


세혁은 후견인으로써 지금 이수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부성과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난 사람 눈을 보면 알 수 있네, 다른 놈은 몰라도 자네는 우리 로이 옆에 끝까지 남아 있을 것 같단 말이지.”


세혁이 착잡한 표정으로 창룡을 마주본다.


“무슨 일입니까? 고문관님 답지 않으시네요. 원래 이렇게 말씀을 빙빙 돌려 하실 분이 아니지 않습니까?”


“벌써.. 내 스타일까지 다 파악했어.”


“죄송합니다.”


“로이에게 큰 지병이 있어. 남들한테 숨기고 싶을 만큼 자존심이 매우 강한 녀석이라는 것쯤은 이미 자네도 간파 했을 거야. 그렇지?”


창룡은 이수에게 지병이 있다는 소식을 세혁을 통해 오늘 처음 듣게 된다.


“대충 내막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병을 고치면 되지 않습니까?”


“내가 그런 재주까지 있으면 좋겠다. 대수술만 6번이야, 가슴을 두 번 열고 폐이식을 받은 그 하나가 말썽을 부리거든.. 이식 받은 폐의 생존 기간은 5년인데, 그게 또 문제가 생긴 모양이야. 하루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그 녀석이 완강하게 거부 하고 있지. 그건 그 아이의 수명을 단축하는 짓이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그 수술을 받아도 완치가 희박해. 그러니 야속하게도 권할 수도 없어. 평생 혈액 응고를 막는 와파린을 먹어야 살 수 있지만 로이는 뇌수술 받은 이력이 있어. 산소결핍으로 인한 흉통과 두통을 일으키는 것이 문제야. 점점 체력이 떨어지게 될 거야.”


“그럼 난치병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창룡은 조금 충격을 받았는지 안색이 흙빛으로 물든다.


“그래서 이런 거창한 식사자리가 이수에겐 아주 불편할 거야.”


“제가 조금이나마 마스터를 도울 일이 있었으면 좋겠군요.”


착잡하고 서글픈 표정으로 창룡이 말했다.


“난 원래 기적 같은 건 믿지 않았어. 하지만 그녀석을 몇 년동안 옆에서 쭉 지켜보면서 저절로 믿게 되더라고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그건 저기 위에 계신 분은 알겠지.. 난 여기에 내 모든 사활을 걸었고 이수도 워낙 꼼꼼한 놈이니 자기만에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결국 최종 라스트까지 갈 거야. 저 녀석에 의지와 집념에 내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니까?”


“아마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태산처럼 강한 분이실도 모르죠.”


“태산처럼이라고 과연 그럴까? 로이는 내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나 진배없네. 우리 로이가 아주 나중에 아파서 혹시 나하고 자네가 누군지 알아 보지 못해도 지금처럼만 변함없이 있어주게.”


세혁이 피식 웃으며 상냥한 표정으로 어느 누구보다 신뢰가 가장 잘 가고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창룡의 어깨를 손으로 가만히 두드린다.


“명심하겠습니다.”


창룡은 착잡하고 애석한 표정으로 말했다.


**


이수 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에 3번 먹는 약 종류만 7종류인데 휴대용 침통, 진통제와 와파린을 항시 소지하고 다닌다.


먼지가 많은 곳, 밀폐된 공간에 환기가 안 되서 불순물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거나 공기가 탁한 실내에 들어오면 호흡기가 약해서 몸에서 바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데 발작성 쇼크로 숨을 쉬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이 처해져 이수는 여러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는 회식을 기피한다. 이수의 콤플렉스를 적에게 노출 되지 않도록 항상 조심 해야한다.


“후~ 살았네.”


이수는 어지러운지 조금 몸을 비틀비틀 거리면서 화장실 3번째 칸 문을 열고 나오는데 입술은 건조하고 보라빛으로 물들고 몹시 지친 안색으로 전신이 녹초가 되었고 머리에서 상체까지 비에 몽땅 젖은 것처럼 땀으로 흠뻑 젖었다.


약에 취한 듯 몽롱한 눈빛으로 거울을 바라보던 이수는 세면대로 가서 찬물로 머리와 얼굴을 개운하게 씻어낸다.


“네가.. 엠브리 로이냐?”


자기 이름을 부르는 낯선 목소리에 귀가 솔깃해진 이수는 천천히 등을 돌렸다.


“그런데요..”


머리에서 발끝까지 칠흑같다. 무슨 상조 회사 직원인지 저승사자도 아닌데 트렌치코트, 복면, 셔츠, 정장 수트, 벨트, 손목시계, 구두 등, 검은색으로 깔 맞춤한 젊은 청년이 살기어린 눈빛으로 현대사회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진귀한 골동품처럼 생긴 일본도, 진검을 손에 들고 이수를 투기어린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무슨 이름도 없는 화적때나 싸움꾼, 불한당을 데리고 다니는 떠돌이 무사처럼 그는 소드마스터 닌자였다.


“난 일본 역대 사무라이 가문의 마지막 혈통인 에도가와 가주 네오라고 한다. 이 시대 최강이라는 꽃을 반드시 꺾어 잊혀져 가는 우리 가문의 위신과 명예를 드높일 것이다.”


“다음으로 미루면 안될까? 오늘 컨디션이 별로인데...”


이수는 세면대 옆에 있는 페이퍼 타올을 2~3장 뜯고 살며시 수분을 잔뜩 먹은 얼굴을 닦으면서 거리낌 없이 말했다.


지금 안색도 초췌하고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상태인데 너무나 피곤하고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네오의 결투 도전장을 거부 할 수 밖에 없었다.


“잡소리 집어쳐....”


네오는 광기어린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빙긋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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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화 -입문(하)-환영회 20.02.25 108 2 7쪽
14 제13화 -입문(하)-원탁회의 +2 20.02.23 128 1 10쪽
13 제12화 -입문(하)-원탁회의 20.02.22 126 2 9쪽
12 제11화 -입문(하)-머큐리 입소식 +2 20.02.20 133 2 11쪽
11 제10화 -입문(하)-붉은장미- 20.02.16 146 3 7쪽
10 제9화 -입문(하)-숙명 20.02.09 154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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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7화 -입문(중)-모겐족 사나이 20.01.14 180 3 15쪽
7 제6화 -입문(중)-머큐리 블루칩 +1 20.01.11 163 3 8쪽
6 제5화 -입문(중)-머큐리 블루칩 20.01.09 181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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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2화 -입문(상)-외눈박이 소년 +3 20.01.01 299 3 9쪽
2 제1화 -입문(상)-새로운 삶 +1 19.12.26 468 6 8쪽
1 프롤로그 +7 19.12.26 919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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