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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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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5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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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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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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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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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18화 -그리움(상)

DUMMY

그리움(상)

**********


“오태훈 원장님!”


“아 깜짝이야! 애 떨어질뻔 했네!”


태훈은 오만인상을 찌푸리며 벌떡 일어난다.


양평에 있는 국립뇌신경의학클리닉요양병원에 열정적인 훈남, 오태훈 원장 연구실, 집무 테이블은 서류들과 책, 필기도구, 새우깡 봉지, 휴지조각등으로 어질러져 공간을 빈틈없이 꽉 채웠다.


새벽에 소주 5병을 마시고 그는 며칠간 면도도 하지 않아 인중에 수염이 촘촘히 자랐고 머리도 헝클어져 있으며 초췌한 안색인데 흰색 와이셔츠에 남색 넥타이를 풀어 해치고 백색 의사 가운을 입은 상태로 3인용 소파에 들어 누워 있는데 5일동안 밤을 새우고 새벽 4시에 겨우 잠이 들었다.


“제가 어제 낮에 깨끗히 청소했는데 왜 자꾸 연구실을 돼지우리로 만들어요? 나 심리테라피스트지? 원장님 파출부 아니거든요?”


“이 세상에는 왜 파킨슨병, 조현병, 우울증 말고도 못 고치는 병들이 수두룩해! 저 얼어죽을 결벽증은 아마도 평생 갈 것이다.”


태훈은 심기가 불편한 지 불쑥 짜증을 내며 말했다.


“에이~ 톡 까놓고 이건 결벽증 수준은 아니잖아요.”


동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회의용 테이블 위도 너저분한 상태인데 태훈이 앉은 상태로 바로 벗어서 던진 양말 한 짝을 들고서 말했다.


“강이수씨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안 궁금해?”


“지난주에 박세혁씨랑 통화 했어요.”


“한 박사가 담당주치의니까.. 수시로 확인해봐.. 정기검진이 별개 아닌 것 같지만 자꾸 빼 먹으면 반드시 나중에 문제가 꼭 발생해.”


동주는 자연스럽게 캐비닛을 열고 깔끔하게 접어둔 일반 쓰레기 봉투를 꺼내며 말했다.


“전두엽에 실탄 2개가 직격탄으로 관통해 상당한 범위로 손상을 입은 케이스로 후유증도 문제지만 그 환자의 뇌는 수명이 오래 가지 않습니다. 이수씨는 이미 그 단계를 넘은지 오래죠. 원장님 현대의학으로는 치유할 수 없지만 왠지 이 세상에는 기적이라는 게 저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맞아.. 지금 강이수는 비정상이이지. 한창 예쁘고 그럴 나이.. 22살, 너무나 참담하고 끔찍한 사고를 당해 전치50주의 부상을 입었지. 그 당시때만에도 가망 없을 줄 알았던 이수씨가 코마상태에서 의식을 회복 했지... 8년전에 사망해야 될 사람이 지금도 외국에 살고 있다. 이거야 말로 해외토픽감아니야.”


“그러네요.”


동주는 처연하고 상념에 젖은 표정으로 말했다.

언어의 마술사, 히포크라테스 한동주 박사는 그녀를 치료하면서 끌렸던 애착과 연민의 감정을 마음 속에 담고 있다.


그때, 동주의 백색 의사 가운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리자 동주는 곧바로 발신자를 확인한다.


“원장님, 저 외출 할테니까.. 쓰레기... 저거 내 눈에 안 띄게 정리 좀 부탁할게요.”


동주는 반색을 하며 아주 들뜬 마음으로 휴대폰을 들고 문 밖으로 한달음에 뛰쳐 나간다.


“이모님?”


“잘 지내셨어요?”


이수의 하나뿐인 육친이자 생모의 쌍둥이 동생, 엠브리 앨런이 한동주 박사를 만나기 위해 요양병원을 방문했다.


“이번에 김장을 했는데... 양이 좀 많아서요?”


이수 못지 않게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나이가 좀 있는 수수한 차림에 여성이 동주를 보며 아들 마냥 싱글벙글 웃으며 반찬통을 건내준다.


앨런은 한때 한식 궁중요리 연구가로 잘 나갔고 식약청에 일하고 있다. 아마도 이수의 훌륭한 요리솜씨와 손맛은 앨런에게 모두 전수된 것 같았다.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포근하고 따뜻해지는데 소박한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신비스러운 마력같은 힘을 가졌다.


“와! 이렇게 무거운 걸 혼자 들고 오신거에요?”


동주가 훈훈하게 미소 지으며 김치통 두 개를 야무지게 감싼 보자기를 얼른 들어주면서 말했다.


“우리 요양원 식구들 몇 달간 김치 걱정 안해도 되겠네요?”


“바쁜 사람 공연히 시간 뺏은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문 앞에 승재가 차를 받쳐 놓고 기다리고 있어서 김치만 전해 주려고 왔어요. 전 그만 가보겠습니다. 일 보세요. 박사님.”



앨런은 40대 후반에 잔주름 하나 없이 엄청난 동안외모이다. 큰 아들, 장남 도일을 먼저 떠나보내고 삶의 의욕을 잃어 버렸는데 두 남매 빈자리를 도일에 베스트프랜드 정승재와 동주가 어김없이 찾아와 아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선이 가냘프고 고운 자태를 지녔다. 외국물에 오래 길들어져 가치관이 매우 개방적이며 구식도 아니고 쿨하며 기품과 교양도 갖춘 똑똑하고 지혜로운 여성이다.


“이렇게 그냥 가시면 제가 더 서운하죠. 차 한잔 하고 가세요. 저는 그 정도 시간은 여유 충분히 있습니다.”


동주는 언제나 싱글벙글 웃으며 천사와 같은 마음을 가진 그는 환자들을 대할때도 겸손하고 귀하게 여기며 젠틀하고 스마트하고 매너가 좋기로 유명하다. 앨런을 요양병원 근처 카페로 데리고 갔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동주는 자연스럽게 앨런의 안부를 묻는다.


“요새 몸이 좀 안 좋아서 회사를 당분간 쉬어야 겠어요.”


“그러셨구나? 어떻게 편찮으세요?”


“에그... 나이 먹으면 다 그렇죠 뭐.. 아직 이수한테 소식 들은 건 없으셨죠.”


“네, 제 목소리 듣는 게 이제 싫어졌나봐요. 매일 전화를 박세혁씨가 받네요.”


동주는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위트있게 말한다.


“이모님께는 간혹 연락을 하나요?”


“아니요.”


“지금은 저뿐만 아니라 이모님께도 누구와도 연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언가 꽂혀서 바쁘게 열심히 보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수씨는 차라리 그러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그렇군요.”


앨런은 동주를 얼마 만큼 신뢰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동주가 조언해주는 말 한마디에 진심어린 배려심이 녹아 있어서 앨런에 근심 걱정이 조금은 가라 앉는다.



“우리 이수.. 너무 보고 싶은데, 멀리 있으니까.. 안심이 안되요. 밥은 잘 먹고는 다니는지...”


앨런에게서 괜찮은 척 활짝 웃고 있지만 고독하고 쓸쓸한 기색이 역력해서 동주의 눈에는 선하게 비쳤다.


**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구보를 외치며 뜨거운 햇살 아래 황토먼지 휘날리며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연병장을 달리는 용맹한 무적함대, 사령부 소속 특임대 중급암부들이 보인다. 원술, 무영, 아인도 섞여 있었다.


“선두 제자리! 제자리서!”


조금 뒤에 베레모를 쓴 훈련교관이 어느 틈에 그곳으로 합류한다.

분명히 조편성 할때 12명씩 나누었는데 어느새 1명이 늘어나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암부들이 절도있게 구보를 외치며 달리다가 그 훈련교관의 명령에 일제히 길에서 멈춘다.


“거기.. 너! 아니 옆에 보지 말고 너 말야.. 꼬맹이! 오늘 처음 보는데?”


“저요? 그럴리가 잘 기억해보세요?”


“이 새끼 뭐야? 말투가 왜 이래?”


과거 16살 최연소 나이로 아주 조금 특이한 유형에 케이스로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신원이 불투명한 유랑자도 이유불문하고 받아준다는 것을 알고 머큐리에 직접 자기발로 흘러 들어왔다. 아인이 이날 처음 첫 발령 받은 시기이다. 군대도 다녀 오지 않은 미성년자를 여기서 보는 것이 암부들은 다소 생소 했다.


“너 솔직히 불어! 딱 보니 집에서 가출 한 것 같은데 집나가면 개고생이다. 삼촌한테 혼나기 전에 얼른 가라.”


“저기 저렇게 정문이 활짝 열려 있길래.. 들어와도 되는 지 알았죠? 연병장 입구 보안이 너무 허술해!”


아인은 조금 당황한 기색으로


“까불지 말고 좋은 말로 할때 나가.. 여긴 아무나 받아주는 곳이 아니야!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


무영과 원술은 어쩔 수 없이 아인을 데리고 강제로 추방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안간다고! 난 못가!”


끝까지 반항하는 아인은 별 수 없이 경비구역을 담당하는 암부에게 붙잡혀 질질 끌려나가는 상황이었다.


“거기 훈련들 안하나! 왜 이리 소란 스럽지?”


창룡이 장기휴가를 잘 보내고 그곳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목격했다.


“충성!”


그곳에 모여있던 암부들이 갑자기 일사분란해지며 총관에게 거수경례를 한다.


“도둑 고양이 한마리가 얼씬거려서 내 쫓으려는 참이었습니다.”


“도둑 고양이?”


“배고파...”


아인은 너무 오래되고 낡아서 찢어진 갈색바지에 얼마동안 세수도 하지 않아 꽤재재한 얼굴이었다.


아인은 한국인이지만 부모가 없는 고아출신 소년이다. 브라질에서 버려진 동양인 소년, 세상을 잘못 태어나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빈민가를 무대로 활동하는 리우 최악의 빈민가 로싱야의 마약 밀매조직단으로 앵벌이 활동을 해왔던 소년으로 굶어죽지 않으려면 남자 고객은 구두닦이 여자 고객은 스타킹을 팔며 마약을 비밀리에 유통해왔으나 전쟁이 일어나 은신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해 결국 북아메리카 메이큐레이제국에 들어온다.


아인은 가고 싶어도 도저히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답답한 이 소년은 배째라는 듯이 대자로 들어누워 버린다.


“이 아이를 식당으로 데려가 밥부터 먹이고 샤워장도 안내해줘, 조금 쉬게 한다음 내 집무실로 데려와라.”


창룡은 담담한 어투로 옆에 서 있는 암부에게 명령을 내렸다.


“옛설!”


암부는 곧바로 시행하고 아인을 식당으로 데리고 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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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20화 -그리움(하) 20.03.13 111 2 8쪽
20 제19화 -그리움(하) +2 20.03.13 109 2 7쪽
» 제18화 -그리움(상) +1 20.03.09 126 2 10쪽
18 제17화 -속죄의 길 +1 20.03.07 113 2 8쪽
17 제16화 -입문(하)- 떠돌이 무사 +2 20.02.29 138 2 15쪽
16 제15화 -입문(하)-환영회 +2 20.02.26 127 2 8쪽
15 제14화 -입문(하)-환영회 20.02.25 108 2 7쪽
14 제13화 -입문(하)-원탁회의 +2 20.02.23 128 1 10쪽
13 제12화 -입문(하)-원탁회의 20.02.22 126 2 9쪽
12 제11화 -입문(하)-머큐리 입소식 +2 20.02.20 133 2 11쪽
11 제10화 -입문(하)-붉은장미- 20.02.16 146 3 7쪽
10 제9화 -입문(하)-숙명 20.02.09 155 2 7쪽
9 제8화 -입문(중)-모겐족 사나이 +1 20.01.22 155 3 15쪽
8 제7화 -입문(중)-모겐족 사나이 20.01.14 180 3 15쪽
7 제6화 -입문(중)-머큐리 블루칩 +1 20.01.11 163 3 8쪽
6 제5화 -입문(중)-머큐리 블루칩 20.01.09 181 4 8쪽
5 제4화 -입문(상)-하이에나 +1 20.01.06 190 3 8쪽
4 제3화 -입문(상)-스파이 +1 20.01.02 216 4 7쪽
3 제2화 -입문(상)-외눈박이 소년 +3 20.01.01 299 3 9쪽
2 제1화 -입문(상)-새로운 삶 +1 19.12.26 468 6 8쪽
1 프롤로그 +7 19.12.26 919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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