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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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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正龍)
작품등록일 :
2024.06.24 12:47
최근연재일 :
2024.07.07 18:1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2,850
추천수 :
727
글자수 :
64,407

작성
24.07.04 20:30
조회
591
추천
53
글자
10쪽

너희들을 본보기로. 2

DUMMY

이경호는 떨리는 손으로 붙박이장을 열어 헬멧과 츄리닝을 꺼냈다.


“여기···.”


무광 검은 헬멧과 사건 당시의 츄리닝이었다.


“다른 건?”

“네?”

“목걸이, 장갑.”


훔쳐간 박혜화의 목걸이와, 범행을 당시 사용했을 장갑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경호가 치아로 입술을 뜯었다.

그때.


짝!


서준의 손에 그의 뺨이 올려 쳐졌다.


“귀가 먹었어? 아니면 내가 찾아보라는 뜻인 건가?”


이경호는 서준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저 검은 눈빛이, 금방이라도 자신을 밟아 죽일 것만 같았다.

이경호는 재빠르게 기어가듯 침대로 다가가, 침대 밑에서 목장갑과 목걸이를 꺼냈다.

목걸이는 명품 브랜드였다.


“여기요···.”


이경호가 그것들을 서준에게 내밀었다.

아니 그때, 그가 문득 행동을 멈춰 섰다.


“진짜, 경찰 맞, 맞나요?”


아직 신분증도 보여주지 않았을 뿐더러 보자마자 폭력을 휘둘렀다.

전과가 있는 선수들을 몇 아는데, 폭력을 휘두르는 경찰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경호가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서준은 또 다시 그의 뒷머리를 확! 낚아챘다.


“아무래도 네 정신이 어떻게 된 모양인데.”


그렇게 녀석의 얼굴에 니킥을 박아 버렸다.


뻐억!


“컥···.”


대자로 뻗어 버린 놈의 컥컥 거리며 핏물을 토해냈다.

앞니 하나가 나가버렸다.

서준은 이경호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네가 의심해야할 건 내 정체가 아니야. 네가 저지른 일을 의심해야지. 네가 얼마나 끔찍한 일을 벌였는지, 그런 의심.”


미래의 시간을 삭제 당해버린 박혜화,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할 가족들.

서준이 이경호의 사라진 앞니를 보며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잘생긴 얼굴에 그게 뭐냐 그게.”


이경호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마치 네가 이렇게 만들지 않았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서준은 그의 생각을 읽듯이 말했다.


“그러 길래 애초에 이런 상황을 만들지 말았어야지. 그럼 이렇게 하자. 일어나 봐.”


서준의 말에 그가 비척비척 일어났다.


“창가로 가 볼래?”


이경호는 피를 질질 흘리며 창가로 다가갔다.

그러면서도 서준의 눈치를 흘끗힐끗 살폈다.

또 무슨 짓을 당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열어.”


드르륵.


창문을 열었다.

서준이 그의 등 뒤에서 말했다.


“이렇게 하자, 경찰과 사투 끝에 창문으로 도주한 범인, 창문에서 추락해 부상을 입은 범인은 끝내 경찰에게 붙잡혔다. 어때? 괜찮아? 다른 의견 있니?”


이경호가 눈을 부릅 뜬 채로 서준을 돌아봤다.


“없는 것 같네?”

“잠깐···.”


서준은 이경호가 어떻게 반응할 틈도 없이 그를 덮쳤다.

1층에서 이경호는 머리부터 떨어졌다.

벽이 좌우로 하도 좁아 피부가 여기저기 마구잡이로 긁혔다.


“아아악!”


결국 팔로 머리를 보호했던 이경호의 오른팔이 부러져 버렸다.

서준은 느긋하게 배관을 잡고 내려갔다.


이경호는 팔을 부여잡은 채 신음소리만 낼 뿐이었다.

전신을 대패로 민 것처럼, 화상을 입은 것처럼 쓰라렸고 부러진 팔은 말도 안 되는 고통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으으으.”

“일어나. 안 죽은 것만 해도 어디야? 누군 너 때문에 죽었는데. 안 일어나?”


이경호가 팔만 부여잡은 채 일어나지 않자, 서준은 수갑을 꺼냈다.

그리곤 부러진 팔의 손목에 수갑을 걸었다.


“일어나.”


서준이 수갑을 끌어당기자 이경호가 비명을 지르며 좀비처럼 일어났다.


“너는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


서준은 사무적인 어투로 미란다 원칙을 읊어줬다.

이경호는 눈물까지 질질 흘리며 애원했다.


“이, 이것 좀 풀어 주시면 안 돼요? 너무 아파서···.”

“아프라고 하는 거야. 가자.”


서준은 놈을 원룸 현관으로 끌고 갔다.


“CCTV는 이렇게 이용하는 거야. 네가 창문으로 도주한 걸 내가 바로 뒤 쫓아서 잡은 거지. 이러면 개연성이 갖춰지지.”


처음 현관으로 홀로 들어갔던 서준이, 이번엔 범인과 함께 밖에서 돌아온 장면이 CCTV에 찍혔다.


그렇게 서준은 102호로 다시 들어 가, 사건 현장의 차림새였던 츄리닝을 놈에게 입혔다.


“얼굴이 별로 보기 좋지 않아서, 헬멧도 써야겠네.”


이가 나가고 피로 떡칠이 되어 있었으니까.

하지만 서준의 속내는 달랐다.

아주 보기 좋았다.

하나의 생명을 꺼트린 저런 놈들에겐, 딱 어울릴 만한 것이었다.


갑자기 주방으로 향했던 서준이 이경호의 뒤편에서 말했다.


“이거 한 번 잡아 볼래?”


뒤로 수갑이 채워진 이경호가, 왼손을 꼼지락 거리며 딱딱한 무언가를 잡았다.


“됐어. 놔.”


챙그랑.


심상치 않은 소리에 이경호의 몸이 돌아갔다.

부엌칼이 떨어져 있었다.

그의 고개가 반사적으로 서준에게 돌아갔다.

서준이 슬쩍 웃었다.


“공무집행 방해죄 추가. 이제부터 너 내가 유명인으로 만들어줄게. 거짓말 아니야. 약속할게.”


뒤에서도 입김을 불겠지만, 이런 놈들은 세상에 알려져야 검찰 법원도 부담을 느끼며, 없던 재량도 만들기 마련이다.


* * *


경찰서 입구로 택시 한 대가 정차하고 있었다.

이내 뒷좌석에서 서준이 모습을 드러냈고, 헬멧을 쓴 남성이 빠져나왔다.


“아악! 살살 좀···, 살살 좀요.”


그때, 말총머리를 한 여성이 눈에 이채를 띄며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KNB 사회부 최민지 기잡니다.”


KNB는 3대 언론 중 하나인 곳이었다.

사회부 기자가 경찰서에 얼쩡거리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특종과 건수를 위해 경찰을 죽자 살자 쫓아다니는 그들이었으니까.

그녀가 헬멧 남에게 시선을 돌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어떤···.”


그때, 그녀의 말은 헬멧 남이 잡아먹었다.


“저 맞아요! 이 형사 때문에 이빨도 나갔고 창문에서 떨어지고!”


서준이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아아악! 팔도 부러트렸어요!”


눈을 깜박이던 그녀가 서준의 걸음을 얼른 따라잡았다.


“사실인가요?”

“아닙니다.”


순간, 그녀가 헬멧 남의 쉴드를 손으로 들쳐 올렸다.

헬멧 남의 얼굴이 훤히 드러났다.

한쪽 눈이 멍들고 여기저기 까지고 퉁퉁 부었다.


“보세요! 이빨도 나갔어요. 기자님! 억울합니다 저!”


서준이 헬멧의 쉴드를 탁 닫았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아니···.”


잠깐 멍해 있던 그녀가 말을 던졌다.


“사람 이렇게 때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는데.”

“도주 하다가 혼자 추락했습니다. 답변 됐습니까?”

“이 사람 말도 들어 보고 싶은데요?”


그녀를 쳐다보고 있던 서준의 눈빛이 갑자기 벼리어졌다.


“KNB 사회부 최민지 기자님. 열정이 넘쳐 뒤가 안 보이시는 것 같은데, 한 번은 봐드리겠습니다.”


그녀의 하얀 미간이 꿈틀거렸다.


“네? 뭐라고요?”


서준은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그대로 경찰서로 들어갔다.

최민지 따라가며 이것저것 물었지만 서준은 무응답으로 이로 일관했다.


형사 팀까지 들어가지 못한 그녀는 소득 없이 몸을 돌려야 했다.

아니 얻은 것은 있었다.

헬멧을 쓴 남성에게 물어 몇 가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름은 이경호.

경찰에게 심한 폭행을 당해 팔까지 부러졌다.

이경호의 목소리를 핸드폰으로 녹화까지 했다.


그녀가 서준이 사라진 입구에 시선을 고정했다.


‘열정이 넘쳐 뒤가 안 보이시는 것 같은데, 한 번은 봐드리겠습니다.’


뭐? 네가 뭘 봐준다는 건데?


미간을 모으고 있던 최민지는 차를 타고 회사로 빠르게 이동했다.

그녀는 핸드폰 녹음 재차 들으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바로 팀장의 자리를 찾은 그녀가 말했다.


“팀장님, 따끈따끈한 특종입니다.”

“특종? 뭔 특종?”

“형사 하나가 사람에게 헬멧을 씌우고 데려가더라고요. 얼마나 많이 때렸으면 헬멧을 씌웠겠어요? 제가 재빠르게 열어서 확인해 봤는데, 얼굴이 엉망진창이더라고요. 이것 좀 들어 보시겠어요?”


그녀가 핸드폰 녹음을 틀었다.


- 이 형사 때문에 죽을 뻔 했어요! 때리고 협박하고 떨어트려서 팔 부러트리고!

-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 이경호입니다. 기자님 변호사 좀 불러주세요! 변호사!


팀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이경호?”

“네. 이름이 이경호라고 합니다. 얼굴이 정말···.”

“야, 그거 하지 마.”

“헬멧 썼다고 했지? 검은색.”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어떻게 아셨어요?”

“녹취도 지워. 안 그래도 우리 팀이 이경호 사건 프로젝트로 다룰 거야.”


그녀가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


“누가 먼저···.”


그녀의 표정이 아쉽게 변했다.

다른 동료가 현장이든 어디서든 먼저 목격한 것 같았다.

자신이 한 발 늦은 것 같았다.


“그래도 이런 녹취는 없을 것 같은데, 뉴스나 기사에 녹취록을 보강해서···.”

“반대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야. 그 새끼 아주 나쁜 새끼 거든.”

“네?”

“녹취나 지워.”

“왜요?”

“이경호 그 새끼 살인자야. CCTV도 제보로 들어왔고. 경찰에서도 곧 증거 발표한다고 하더라.”

“누구한테 들어온 제보에요?”

“부장님한테.”

“예?”


팀장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몰라? 부장님한테 제보가 갈 것 같아? 제보는 우리 선에서 끝나.”


팀장이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윗선에서 내려온 거라고. 우리 회사, KNB가 누구 거냐? 제보가 아니라 지시야. 그러니까 모가지 잘리기 싫으면 녹취 지워.”


* * *


한편, 헬멧 남을 끌고 온 서준에게 팀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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