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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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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正龍)
작품등록일 :
2024.06.24 12:47
최근연재일 :
2024.07.07 18:1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2,894
추천수 :
730
글자수 :
64,407

작성
24.07.03 20:10
조회
664
추천
58
글자
9쪽

너희들을 본보기로. 1

DUMMY

서준은 쓰게 웃었다.


“운이 좋았습니다.”

“운이 좋아도 너무 좋은 거 아니야?”


김요환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이 정도면 그냥···.

광역 프로파일러팀에서 괴물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일단···, 그 택시기사 만나 봐. 블랙박스 영상 확보하고. 그럴 수 있겠지?”

“네. 그러겠습니다.”


이 팀장이 격려하듯 서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동 할 때 영수증 다 끊고 가져 와.”


서준의 돈으로 일할 순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서준은 돈을 쓴 후였다.

죽을 때까지 다 쓰지도 못할 돈이다.

내가 놈들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생각하면 아깝지도 않았고, 아쉽지도 않았다.


“백진희는 내가 서로 데려가야겠다.”


참고인 조사에 대한 핑계로 말이다.

이 팀장은 서준이 건네준 일회용 장갑을 받고는 몸을 돌렸다.


* * *


한 시간 뒤.

서준은 빌라와 원룸이 밀집 된 곳에 서 있었다.

지금 서 있는 지점이 헬멧 남이 타고 내린 장소였다.

놈은 이 주변에 지내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서준은 핸드폰을 꺼내 김 비서가 보내 준 CCTV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

택시 뒤편으로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이었는데, 헬멧 남이 청일 아파트 인근에서 택시를 잡아, 이곳에서 내린 영상이었다.


- 다왔습니다. 손님.

- 수고하세요.


서준은 이 영상에서 포인트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헬멧 남은, 바로 근처의 빌라나 원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떠나는 택시를 따라 걸어오는 장면이 찍힌 것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 걷는 사람처럼 말이다.


혹시나 있을 경찰 추적에 페이크를 걸어 놓은 것일 수도 있었다.

놈은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겠지만, 서준의 눈에 덜컥 걸려버렸다.


서준은 헬멧 남이 되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택시가 왔던 길을 되짚어 가던 헬멧 남의 몸이 틀어졌던 곳.

빌라와 원룸을 구분 짓는 통로 하나가 보였다.

사람이 몸을 옆으로 틀어 게걸음처럼 걸어가면 이동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으로 한 번 더 이동했다?

그럴 수도 있지만 서준은 시선을 들어 1층 원룸 창문을 쳐다봤다.

택시가 헬멧 남을 목적지에 데려다주려 이곳을 지나쳤을 때, 전방의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보면 저 창문은 열려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닫힌 상태.

만약 저 창문을 통해 헬멧 남이 뛰어내리고 배관을 타고 다시 올라갔다면, 문처럼 이용했다면 그에겐 알리바이가 생겨난다.


현관문의 CCTV엔 들어간 장면만 찍혀 있지, 나온 장면은 찍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준은 몸을 돌려 원룸 현관으로 이어지는 자동문으로 다가갔다.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안으로 쉽게 들어가진 못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반바지 차림의 남성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

키는 약 165cm, 50대 초반으로 보였다.


서준은 자연스레 그를 스쳐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남성을 그냥 스쳐 지나간 이유는, 범인의 프로필에 해당하는 사항이 없기 때문이었다.


서준은 먼저 우체통으로 다가가 102호의 우편물을 확인했다.

다른 통엔 고지서들이 몇 개나 보였지만, 102호는 아무것도 없었다.


계단을 밟아 올라간 서준은 몸을 틀어 102호의 문을 쳐다봤다.

목소리는 영상에서 들어 알고 있는 상태.

서준의 기다란 손가락이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딩동-


문에 가만히 귀를 가져가 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딩동-


드르륵.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서준의 눈빛이 조용해졌다.

영상에서 들었던 목소리와 같았다.


“택뱁니다.”

“택배 안 시켰어요.”

“여기 주소가 맞는데, 백진희 씨 모르세요?”

“백진희요?”


덜컥.


문이 열리며 서준은 그를 볼 수 있었다.

곱게 생긴 얼굴이었다.

키가 174cm에서 176cm로 추정됐다.

나이는 이십대 후반.


그의 눈동자가 덜컥 서준의 손으로 향했다.

들고 있는 택배가 없었다.

순간, 오싹함을 느낀 그가 말을 흘렸다.


“택배는···.”


그가 말과 동시에 문손잡이를 확 잡아 당겼다.


턱!


하지만 서준의 신발이 이미 반쯤 들어간 상태였다.

밀랍인형처럼 감정 없이 그를 쳐다보고 있던 서준의 한쪽 입 꼬리가.

소름 돋게도 삐죽 올라갔다.


“반응 좋고.”


백진희도 알고 있다.

서준이 문을 확! 열어 젖혔다.

그리곤 그의 명치를 발로 걷어찼다.


퍽!

“컥!”


서준은 나뒹구는 그를 따라 들어가며 문을 닫아 버렸다.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있던 그가 급격하게 커진 눈으로 물었다.


“왜, 왜 이러세요!? 누구세요?”

“경찰이야.”

“겨, 경찰이 왜요?”


그가 벌떡 일어났다. 아니 그 보다 서준의 발이 더 빨랐다.


빠각!


서준의 발에 남자의 턱이 돌아갔다.


털썩.


뇌가 울리는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의 머리채를 잡고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서준은 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내가 너희 같은 놈들 때문에 격투기도 배우고 이것저것 배웠어. 너 같은 놈 때문에 시간을 투자한 셈이지. 시간 아깝게.”


이곳저곳 둘러봐도 헬멧과 그날 입은 츄리닝이 보이지 않았다.

서준은 겨우 정신을 차린 그의 목을 발로 밟았다.


“숨 쉬기 힘들지?”


죽은 박혜화도 그랬다.

그가 걸쭉한 피를 질질 흘리며, 애원하듯 서준의 발목을 잡았다.


“사, 살려주세요.”

“헬멧 어디 있어?”


아무리 둘러봐도 헬멧은 보이지 않았다.


“무, 무슨 말씀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원, 원하는 게 뭐예요? 경찰 맞아요? 사, 살려주세요.”

“오늘 새벽 4시 22분에 뭐했어?”

“커억! 컥!”


서준의 발에 힘이 더 실려지자 그의 눈동자가 뒤집힐 듯 넘어갔다.

서준이 발에 힘을 풀었다.


“허억! 허억!”


그가 급하게 숨을 몰아쉬자, 서준은 한쪽 무릎을 굳혀 앉았다.

서준의 서늘한 눈빛에 그가 빠르게 입을 열었다.


“자, 잤어요! CCTV 확인해 보면 아실 거예요. 하루 종일 잤어요!”


서준의 손바닥이 채찍처럼 그의 뺨을 갈겼다.


짝!


“헬멧이랑 새벽에 입었던 츄리닝은 어디 있어?”


사람을 죽였다고 신빙성 있게 자백해도, 증거가 없다면 법은 풀어준다.


“모, 몰라···.”


짝!


놈의 두 뺨이 터질 듯 새빨갛게 변했다.


“학력이 어떻게 되냐?”


그가 뺨을 만지고 있는 손을 덜덜 떨며 답했다.


“대학 중퇴했습니다.”


서준은 그에게 핸드폰을 들이대며 물었다.


“이게 누군 것 같아?”


블랙박스 영상이었다.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 다왔습니다. 손님.

- 수고하세요.


그의 눈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


“너 아니야?”


그가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몸도 한기를 느끼는지 덜덜 떨었다.

다 알고 온 모양이었다.

그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

피가 계속 뚝뚝 떨어지는 걸 보니 치아가 나간 것만 같았다.


“그게···, 제가 죽인 건 맞지만 걔가 시켜서한 일입니다. 전하지 말자고 했는데···, 진짜에요.”


고학력일수록 증거에 의한 자백이 빠르고, 저학력일수록 증거를 내밀어도 모른다고 버틴다.

그래서 자백은 나이와도 연관되어 있다.


“백진희?”


그가 정신이 나간 환자처럼 고개를 빠르게 끄덕거렸다.


“백진희와는 어떻게 알고 지낸 사이야? 너 이름이 뭐야?”

“이경호요. 백진희가 호빠에 손님으로 자주 놀러 왔어요. 그래서 친해졌어요.”


이경호의 직업은 선수라는 것이다.

같은 화류계 출신들 끼리끼리.

백진희는 살인을 교사하고 이경호는 그걸 시행했다.

살인자들이 받는 형량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참작 동기 살인, 보통 동기 살인, 비난 동기 살인.

순서대로 형량이 쎄 지는데, 여기서 백진희와 이경호는 보통 동기 살인에 해당할 수 있다.


그래서 형량을 받아봐야 10년에서 대충 15년.

이런 놈들을 교도소에서 한명 씩 케어 하는데 연간 2천만 원이 넘는 세금이 들어간다.

사회에선 병약했지만 교도소에서 삼시세끼 다 챙겨주고, 평소 앓고 있었던 병도 다 치료해 주어 아주 건강하게 출소한다.


서준은 백진희와 이경호를 본보기로 시작할 생각이었다.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되는지.

보통 동기 살인을 뛰어 넘는 형량을 만들어 줄 거다.

내가 놈들을 증오하는 만큼, 아니면 그 보다 더.


“헬멧, 츄리닝 어디 있어?”


이경호가 달달 떨리는 손가락으로 붙박이장을 가리켰다.


“저, 저기요.”


서준이 픽 웃었다.


“지금 나한테 명령하는 건가? 열어보라고?”


범죄자 새끼가.


“그게 아니라···, 아아악!”


서준은 이경호의 머리채를 잡아 삐꺽대는 그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그의 등을 걷어 차버렸다.


뻑!


이경호의 몸이 찰떡처럼 붙박이장에 쳐 박혔다.

서준이 말했다.


“꾸물거리지 말고 움직여.”


연체동물로 만들어 버리기 전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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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 정도 일 거라곤 생각 못했지? 2 +8 24.06.30 805 5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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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똑같이 당해봐라 4 +1 24.06.25 985 57 12쪽
4 똑같이 당해봐라 3 +2 24.06.24 1,000 55 10쪽
3 똑같이 당해봐라 2 +3 24.06.24 1,097 57 17쪽
2 똑같이 당해봐라 1 +3 24.06.24 1,417 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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