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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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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正龍)
작품등록일 :
2024.06.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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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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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똑같이 당해봐라 1

DUMMY

형사 1팀 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가 통화하는 상대는 다름 아닌 경찰청장이었다.


“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예. 네! 들어가십시오.”


통화를 마친 팀장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형사 하나가 팀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앉은 키가 상당한 높은 형사였는데, 키가 2미터에 몸무게는 무려 150kg였다.

그런 강태후가 팀장에게 물었다.


“청장님이···, 왜 전화 하셨대?”


경찰청장이 형사 팀으로 직접 전화를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개편 때문에 전화 주신 것 같은데···.”


경찰서에 프로파일러를 투입하여 보다 빠른 수사로 검거율을 높이겠다는 뜻이었다.

누군가는 청장의 내놓은 개편이, 임기가 끝난 후의 행보를 위한 포석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형사 1팀으로 들어올 프로파일러는 정식 수사관이 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입이었다.

경찰서에 프로파일러를 배치하는 건, 베타 테스트라고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다른 팀에도 프로파일러가 배치 됐을 텐데.

고개를 갸웃거리던 팀장이, 깨달았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맞다! 청장님 우리 서에 방문하셨을 때 있잖아? 서장실에서 한 번 뵌 적이 있거든? 그때 날 보시는 눈빛이 묘하게 부드럽더라고. 눈이 있으신 거지. 내 얼굴을 딱 보니까 아, 팀장 자리에 앉아 있는 이유가 다 있구나. 관상이 딱···.”


팀장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강태후가 귀를 후비적거렸다.


“강력계로 안 보내고 왜 우리 형사 팀으로 보냈대?”


팀장이 답답하다는 가슴에 손을 댔다.


“내가! 응? 이 이상목이가 있잖아! 그러니까 보내신 거지. 날 지켜보고 계셨던 거야. 아무래도 청장님이 사람 보는 눈이 타고 나신 것 같다. 내 사주가 말년에 풀린다고 했는데, 이제 청장님 라인 쭉 타고 올라가는 거야. 알았어? 너흰 나만 믿고 가면 되는 거야. 하하하!”


강태후가 중얼거렸다.


“저것도 병이야. 병, 나르시시즘.”


크게 미소 짓던 팀장이 한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막내가 퀭한 눈으로 잠깐 졸고 있었다.


“야 막내, 잠 못 잤어?”


막내가 놀라듯 벌떡 일어났다.


“예?”

막내의 눈 밑이 그늘져 퀭해 보였다.

볼살도 홀쭉 들어가 있었다.

팀장이 말했다.


“너 신혼이라고···, 아이고.”


팀장이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좋을 때긴 한데, 너무 무리하지 마. 살도 많이 빠진 것 같은데, 몇 kg 빠졌어?”


막내가 어색한 미소와 함께 허벅지를 어루만졌다.


“8kg···.”

“아이고야···, 코피 쏟고 쓰러지는 애들 내가 여럿 봤다. 내가 말린다고 해서 들을 것도 아니지만. 단백질 많이 챙겨 먹어라. 오늘 점심 제육 먹어. 제육.”

“예.”


팀장이 형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따 신입 출근하면 괜히 주눅들게 만들지 말고, 잘해줘. 이래나 저래나 이제 우리 식구니까.”


만두귀의 형사가 무미건조하게 중얼거렸다.

그의 이름은 김민우였다.


“하라는 것만 하고 사고나 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수사나 탐문을 할 때 그 사실이 범인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그럼 범인은 더욱 깊게 숨어 버리곤 한다.

정식 수사관이 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프로파일러.

이제 막 수습 기간을 끝낸, 한참 더 배워야 할 시기의 그들이었다.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 * *


경찰서 건물 앞에 한 청년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는 건물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의 비율은 상당히 좋았고 얼굴도 순해 보였다.

그의 이름은 한서준.

프로파일러로서 첫 출근하는 날이었다.

프로파일러 팀으로 출근했다면 정장을 입었을 텐데, 활동하기 좋은 캐쥬얼한 복장을 차려입었다.

걱정 반, 기대 반.

이러한 감정이 뒤섞이자 심장이 기분 좋게 두근거렸다.


이내 씩 미소를 지어 보인 한서준이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

형사 1팀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서준이 안으로 들어가자, 막 나가려던 사람과 마주쳤다.

이 팀장이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안녕하십니까, 형사 1팀으로 발령받은 한서준이라고 합니다.”

이 팀장이 눈을 크게 뜨며 서준을 반겼다.


“오! 한서준 씨!?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리 오세요. 이리. 이야···, 귀티가 자르르 흐르네. 반가워요. 나 이상목 팀장.”


서준이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팀장이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이며 서준을 사무실 중앙으로 이끌었다.


“주목, 우리 새 식구 들어왔다. 한서준 프로파일러! 박수!”


의식적인 박수 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그때 한 그림자가 서준에게 드리워졌다.

서준의 고개가 자연스레 위로 올라갔다.

자신의 키도 181cm인데, 고개를 들어 올려야할 정도로 키가 큰 사람이었다.

무슨 보디빌더 같은 느낌을 확 풍겼는데, 팔뚝이 어지간한 사람의 허리 같았다.

뭐랄까, 인종이 다른 느낌이었다.


“반가워요. 나 강태후.”


서준이 강태후가 내민 손을 공손히 맞잡았다.

사람의 손인가 싶었다.

손도 크고 딱딱한 굳은살은 벽돌처럼 느껴졌다.

강태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낯이 좀 익는 것 같은데.”

“저는 처음 뵙는 것 같은데,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눈가가 그늘진 막내도 다가와 살가운 인사를 건넸다.

이제 막내 탈출이었다.


“이도윤이라고 합니다. 저도 낯이 익다고 생각했는데 연예인 누구를 닮은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본 얼굴 같고. 그런 소리 많이 들으시죠?”


서준은 애써 미소를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팀장은 서준을 자신의 자리로 이끌었다.


“앉아. 편하게 앉아.”


팀장이 피로회복제의 뚜껑을 돌려 까며 서준에게 건네며 말했다.


“우리 팀원들이 약간 정신 나간 사람들로 보일 수도 있는데, 다 좋은 놈들이니까. 너무 긴장할 것도 없어.”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셔, 마셔 편하게 마셔.”

“아, 예.”


서준은 예의를 차리듯 고개를 돌리며 피로회복제를 마셨다.

그때, 파티션에서 일어나 입가의 침을 훔치는 형사와 눈이 마주쳤다.

이제 막 잠에서 깬 것 같은 얼굴이었는데, 이마가 좀 넓고 눈엔 쌍커풀이 있었다.

동네 형 같은 느낌이랄까.

언뜻 보면 장난기가 많을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 형사가 누구시냐는 듯 서준을 쳐다보고 있을 때, 이 팀장이 말했다.


“야, 김민우, 아직 안 나갔어?”


그가 눈곱을 떼듯 손가락을 가져가며 답했다.


“아, 뭐 좀 보느냐고요.”


한숨을 내쉰 팀장이 다시 서준에게 시선을 돌렸다.


팀장은 서준에게 이러저러한 얘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형사 1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것들이었는데, 특이점은 없었다.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이 팀장은 허벅지에 수첩을 두드리며 밖으로 나가려는 김민우에게 말했다.


“야, 아직 안 갔어?”


김민우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말했다.

구렁이 담 너머 가는 듯한 미소였다.


“이제 가야죠.”


그때, 이 팀장의 시선이 김민우와 서준에게 교차됐다.


“서준이랑 같이 가.”

“그게 누군데요?”


“에효, 저 새끼 저거, 자빠져 자고 있었네.”


이 팀장이 시선을 돌려 서준을 쳐다봤다.


“현장 경험은 빠를수록 좋지. 같이 다녀와. 여기 앉아있어 봐야 심심할 거야.”

“네. 알겠습니다.”


* * *


서준은 김민우와 함께 경찰서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서준과 통성명을 마친 김민우가 씩 웃었다.


“잘 부탁해요.”

“많이 배우겠습니다. 선배님. 운전은 제가 하겠습니다.”


김민우가 서준의 등을 기분 좋게 툭 건드렸다.

서준이 어떤 사람인지 가늠하는 것 같기도 했다.


“사회생활도 잘하는 것 같고. 운전 잘해요?”

“그냥 남들 하는 만큼 하는 것 같습니다.”

“달리기는?”

“네?”


김민우가 다시 미소 지었다.


“경찰은 운전 실력 보다 달리기를 더 잘해야 돼요.”

“아···, 열심히 뛰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복도를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김민우에게서 차키를 건네받은 서준은 운전대를 잡았다.


조수석에 탄 김민우가 핸드폰을 거치하며 목적지를 찍었다.


“여기로 가면 돼요.”

“네.”


서준이 악셀을 밟자, 김민우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가 봅시다~ 보자보자 가보자~.”


서준이 말했다.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쭈어 볼 수 있을까요?”

“아이 그럼요! 궁금한 거 있으면 다 물어 봐요. 다.”

“절도 사건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사건인가요?”

“편의점에서 절도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근처에서 연쇄절도가 일어나고 있어요. 같은 놈인지 확인하러 가는 거예요.”

“아···.”


그때 김민우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동생놈]


“잠깐만요.”


김민우가 핸드폰을 귓가로 가져갔다.


- 오빠, 나 이따가 친구랑···


분명 동생놈이라고 저장되어 있었는데, 목소리는 여성이었다.

언뜻 들어보니 친구랑 놀다가 늦게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김민우의 입에서 말들이 랩처럼 쏟아져 나왔다.


“고마쎄리마 주디를 주 짭아 째삘릴까마. 일찍 안 기어드가?”


-아! 오빠야~!


“대가리를 깨뿔라마, 일찍 안 기드가면 확 진짜 때리 지기뿐다.”


경상도 사투리인 것 같았는데, 말이 너무 빨라서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혀를 차며 통화를 마친 김민우는 핸드폰을 다시 거치했다.

그리곤 두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


“신호 바뀌었어요.”

“아, 네.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없구~ 출바알~.”


서준이 다시 악셀을 밟았다.


“선배님, 제가 직급도 나이도 어린데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김민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럴까요?”

“네.”

“아니다. 초면에 어떻게 그래?”

“전 괜찮습니다.”

“그럴까.”

“네.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에이, 아니에요. 나중에 천천히 놓을 게요.”


서준의 머릿속으로 팀장의 목소리가 자꾸만 맴돌았다.


‘우리 팀원들이 약간 정신 나간 사람들로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게 몇 십 분을 더 달려,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김민우가 앞장서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편의점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아주 깨끗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김민우가 카운터 앞에서 신분증을 미소 지으며 내밀었다.


“연락드렸던 경찰입니다.”


점주가 말했다.


“아,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야기 좀 다시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잠깐 수상하다고는 생각했는데···.”


점주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한 사람이, 내부를 한 바퀴 돌고는 과자 한 봉지를 사 갔다고 말했다.

그날 밤 편의점으로 택배를 받기로 한 사람이 왔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택배는 없었다.

점주는 CCTV를 돌려봤고, 택배를 누가 훔쳐 간 줄 알 수 있었다.

바로 과자 한 봉지를 사간 그놈이었다.


“CCTV를 돌려 보니까, 고무장갑도 훔쳐 갔더라고요.”

“CCTV 좀 볼 수 있을까요?”


김민우의 말에 점주가 흔쾌히 카운터를 열어주었다.


“그럼요.”


그렇게 김민우는 CCTV를 유심히 쳐다보며 턱을 매만졌다.


"다른 놈 같은데..."


연쇄적으로 절도를 벌이고 다니는 놈과는 체구가 달랐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서준의 눈빛은 점차 예리해지고 있었다.


절도범이 고무장갑 훔치고 있을 땐, 점주는 다른 손님의 계산을 해주고 있었다.

기회는 많았지만, 완벽할 때를 노렸다.

완벽한 때라는 것은, 범인이 생각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상황.

하지만 지나치게 눈치를 많이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게 고무 장갑을 훔치고, 과자 한 봉지의 계산을 마친 절도범.

출입문 쪽 택배 보관함에 다가가, 순식간에 택배 상자 하나를 옷에 숨길 때였다.


“잠시 영상 좀 멈춰 주세요.”


한서준의 말에 김민우의 고개가 뒤로 돌아갔다.

서준이 말했다.


“조금 이상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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