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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프로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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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正龍)
작품등록일 :
2024.06.24 12:47
최근연재일 :
2024.07.04 20:30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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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576

작성
24.07.02 18:50
조회
536
추천
50
글자
8쪽

지금 잡으러 간다. 1

DUMMY

서준이 말을 이었다.

헬멧 남이 박혜화가 사는 동을 빠져나온 시간은 04시 22분.


“청일 아파트 인근에서 새벽 4시 30분, 5시 사이에 헬멧을 쓰거나 소지하고 탄 손님도 알아봐주세요.”


-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서준은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아 탔다.

그리곤 머릿속으로 범인의 프로필을 정리했다.

범인이 치킨 집에서 박혜화의 집으로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어디서 왔고, 아파트에서 어디로 떠났는지가 중요했다.


- 체계적인 범행.

- 175cm 정도의 키.

- 면식범일 수 있다.

- 나이는 백진희, 박혜화와 비슷하거나 조금 많을 것.

- 박혜화가 살던 아파트 주변의 구조 정보를 알고 있다.

- 경제사정이 좋지 않을 수 있다(박혜화의 목걸이).

- 직업이 고정 돼 있지 않을 수 있다(평일 새벽의 사건).

- 화류계에서 일할 수 있음.

- 학력은 고졸 이상으로 추정(범행 수법).


치장을 좋아하는 박혜화의 목걸이를 가져갔다고 가정한다면,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차가 없을 수 있다.

그래서 택시를 이용했고.

또한 범인이 박혜화의 집과 가까운 곳에서 음식을 포장한 심리.

음식은 식지 않았어야 했다.

박혜화의 예민하고 자기애가 강한 성격을 파악하고 있어, 음식이 식어 생길 수 있는 트러블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행위일 수 있다.

그러니까, 음식으로 아무 탈 없이 편안한 술자리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줘야 했다.


* * *


101동을 빠져나오던 이 팀장의 시선이 한곳에 고정됐다.

화장실을 간다고 사라졌던 서준이, 택시에서 내리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이 팀장을 발견한 서준이 빠르게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무슨 화장실을 택시 타고 갔다 와? 집에 갔다 온 거 아니지?”


서준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사실 그게···. 화장실을 갔다가 CCTV를 돌려봤는데, 수상한 사람이 보여서 말입니다.”

“수상한 사람?”

“네. 여기 보시면···.”


서준이 핸드폰으로 찍어 두었던 헬멧남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이 사람이 음식을 배달한 사람 같은데, 보시면 04시 01분에 동으로 들어갔습니다.”


서준은 사진을 넘기며 다음 장을 보여줬다.


“그런데 나온 시간이 04시 22분입니다. 21분 동안 아파트 내부에서 머물렀습니다.”


이 팀장이 턱을 쓸어 만졌다.

음식 배달을 기어서라도 갔나?

아니면 잠깐 기절해서?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이거 관리실 CCTV야?”

“네.”

“가 보자.”


안 그래도 CCTV를 확인하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직접 눈으로 봐야했다.


먼저 걸음을 움직인 이 팀장이 피식 웃었다.

열정이 아주 철철 넘치는 신입이었다.

이 팀장이 옆에서 따라오는 서준에게 슬며시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 한서준 프로파일러는, 그 배달 기사 하고 백진희가 의심스럽다?”

“네.”

“이유는?”

“애초에 배달 기사는 없었습니다. 기사로 가장한 범인이었습니다.”


걷던 이 팀장이 걸음을 멈추고 풀썩 웃었다.


“좋아, 확실히 배달 기사가 21분 동안 머물렀다는 건 의심스러워. 그런데 그 사람이 배달 기사인지 아닌지, 어떻게 확신하는 거야?”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서준이 답했다.


“현장에 있었던 치킨과 족발 집에 다녀왔습니다.”


이 팀장이 무슨 말이냐는 듯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에?”

“현장에서 과자를 제외한 대왕 족발, 차칸 치킨 가게에 다녀왔습니다.”

“거길 왜···?”


순간, 이 팀장의 얼굴이 정지 된 것처럼 벙찌듯 변했다.

뭔가를 감지한 것이다.


서준이 말을 이었다.


“치킨 집에서 찍힌 CCTV 영상입니다. 가게 밖을 보시면.”


서준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택시 한 대가 들어서고 떠나자, 서준이 보여준 헬멧남이 가게로 들어왔다.

그리고 현금을 건네며 사라졌다.

서준이 말했다.


“가게 사장님의 말씀을 들어 보니, 배달 콜이 아니었습니다. 직접 돈을 주고 포장 해갔습니다. 택시를 타고 온 것 같고요. 번호판 뒷자리는 4279입니다.”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이 팀장의 시선이 서준의 얼굴로 향했다.


그럼 서준이 애초에 배달 기사를 의심하고, 음식들을 눈 여겨 봤다는 소린데, 그래서 CCTV를 까 보니 진짜 의심스런 정황이 나왔고.

시신을 부검해 봐야 정확한 소견이 나오겠지만, 감식 반도 자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었다.

몸싸움의 흔적이나 뭘 훔치려한 흔적도 없었고, 시신도 깨끗했으며 이중 삭흔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 팀장이 서준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머리가 어떻게 그렇게 돌아간단 말인가?

그때, 이 팀장의 머릿속으로 김민우의 말이 스쳐지나갔다.


‘마우스 딸깍 딸깍거리더니 절도범이 살고 있는 집을 찾더라고요.’


그건 김요환 사건이었다.


“딸깍?”

“네?”

“음식을 어떻게 단서로 본 거야? 백진희가 혼자 피해자를 매달 수 없을 것 같아서?”

“증거를 봤습니다.”

“어떤 증거?”

“시신이요.”


시신은 가장 중요한 증거다.

서준이 말을 이었다.


“최근 네일아트를 했고, 몸을 살펴보니 자해의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서준은 박혜화가 충동적으로 자살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충동적 자살은 자괴파괴적인 성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런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팔이나 다리 등, 오래 전에 자해를 한 흔적들을 종종 찾아볼 수가 있다.

하지만 박혜화에게서 그런 흔적들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자살일 확률을 조금 낮게 봤고.


서준은 그 외에도 방도 깨끗하고 삶의 연장성(생활반응)을 제시하는 네일아트와 자기애가 강한 그녀는, 자살과 반대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덧붙였다.


서준의 설명에 이 팀장은 잠깐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헬멧 남이 의심되는 건 사실이었다.


이 팀장이 갑자기 서준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김민우 말이 맞네.”

“네?”

“머릿속에 마우스가 있어. 딸깍 딸깍거리면 용의자가 막 보이나봐? 나 참 어이가 없네. 허허허.”


서준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을 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김 비서였다.


“잠시 전화 좀.”


이 팀장이 그러라는 듯 손짓하며 관리실로 걸어갔다.

서준이 핸드폰을 귓가로 가져갔다.


“네.”

- 두 곳에서 연락 왔는데요. 헬멧을 소지한 손님을 치킨 집에서 내려줬다는 개인택시 기사님.

“차번호는요?”

- 시간이랑 차량 번호판 일치합니다. 또 한 분은 청일 아파트 주변에서 태웠던 기사 분이에요. 그런데 헬멧 남이 택시를 콜하고 내렸던 곳이 동일해요.

“주소 메시지로 보내주시고, 기사님들 블랙박스 영상 앞뒤로 확보해주세요.”

-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서준이 이 팀장의 뒤를 따라잡았다.

이 팀장이 말했다.


“이거 탐문부터 시작해야겠다. 택시조합에 연락하고 단지 밖 CCTV 열어···.”

“팀장님.”

“어? 왜?”


서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완벽한 연기를 해야 할 때였다.


“제가 아는 사람이 택시 기산데요. 혹시나 몰라 뒷번호가 4279인 택시가 새벽에 ‘차칸 치킨’ 집으로 손님을 내려준 적이 있는지 수소문 해달라고 했는데, 찾았답니다.”


이 팀장은 발에 못이 박힌 사람처럼 걸음을 뚝 멎었다.

그리고 서준을 쳐다봤다.

화장실을 찾았던 녀석이 CCTV를 들여다보고 가게도 찾아가 탐문하고, 이젠 하다하다 지인인 택시 기사에게 요청해 용의자가 태웠던 택시 기사를 알아냈다.


서준이 잊었다는 듯, 주머니 속에서 일회용 장갑을 꺼냈다.

거기엔 돈이 들어 있었다.


“이건 범인이 치킨 집에서 지불했던 돈입니다.”


이 팀장의 표정은 황당 그 자체였다.

북치고 장구치고 저 혼자 다···.


“아니 이건 뭐···, 너 정체가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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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너희들을 본보기로. 1 +6 24.07.03 463 48 9쪽
» 지금 잡으러 간다. 1 +6 24.07.02 537 50 8쪽
10 이 정도 일 거라곤 생각 못했지? 2 +8 24.06.30 660 45 10쪽
9 이 정도 일 거라곤 생각 못했지? 1 +3 24.06.29 722 48 12쪽
8 사건 2 +6 24.06.28 788 48 12쪽
7 사건 1 +11 24.06.27 921 46 13쪽
6 똑같이 당해봐라 5 +1 24.06.26 852 46 7쪽
5 똑같이 당해봐라 4 24.06.25 846 51 12쪽
4 똑같이 당해봐라 3 +2 24.06.24 856 48 10쪽
3 똑같이 당해봐라 2 +2 24.06.24 941 50 17쪽
2 똑같이 당해봐라 1 +2 24.06.24 1,215 43 12쪽
1 프롤로그. +3 24.06.24 1,287 4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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