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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야근의신 입니다.

재벌 3세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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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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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6:00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7.31 09:34
최근연재일 :
2024.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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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476

작성
24.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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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제35화 스케일이 커졌다

DUMMY

“과장님, 그렇게 좋으세요?”

“네?”

“여친분이요.”

“아...하, 하하하.”


준성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오후 업무 워밍업을 하는 중이었다.

기지개를 켜며 바탕화면에 깔아놓은 사진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칫솔을 들고 ‘우우우우~’하며 씨스타의 러빙유를 흥얼거리며 지나가던 홍성아 과장에게 그 모습을 딱 걸려버렸다.


“과장님, 여기 롯또월드 맞죠?”

“예, 맞습니다.”

“그런데 왜 두 분 다 정장을 입고 놀이공원에 가셨어요?”


사진 속 준성은 라이트 그레이 여름 정장에 시원한 하늘색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고, 유진이도 네이비 바지 정장을 입은 모습이었다.

롯또월드에서 교복도 아닌 정장을 입은 남녀... 절대 자연스러운 구도는 아니었다.


“사정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잠실롯또호텔 결혼식에 갔다가 넘어가게 된 거라서요.”

“아아, 하객 룩이었구나. 두 분 잘 어울리세요. 그리고 여친분이 엄청 미인이세요.”


홍성아 과장은 평소 빈말을 하거나 아부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런 사람의 칭찬이라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과장님도 빨리 가셔야죠.”

“네? 전 사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요.”

“제가 제 연애는 잘 못해도 다른 커플들에 대한 촉이 좋기로 유명하거든요. 딱 보면 두 분 천생연분이에요. 그런 분들은 길게 만나는 게 중요치 않더라고요.”

“진짜요?”

“그럼요. 저는 허튼소리 안 합니다.”


사실 생각을 아예 안 해본 건 아니었다.

새엄마? 둘째 엄마인가, 아니면 가짜 엄마?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장재성의 어머니 이승미 여사님이 결혼 이야기를 꺼낸 이후였을 거다.

만약 원유진, 이 녀석과 결혼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보게 됐다.

흐흐. 그냥 웃음이 나온다.


“자자, 저는 미래를 봐드렸고. 복채는 다음주 월요일에 요 앞에 새로 생긴 양푼 홍합탕 데려가 주시는 걸로 받겠습니다.”

“예에?”

“지난번에 사다리 타서 간식 내기 한 날, 과장님이 걸렸었는데 실장님한테 급하게 불려 가서 펑크냈었잖아요.”

“아, 그랬었죠. 죄송합니다. 깜빡했습니다.”

“이자가 붙어서 커피와 간식이 점심 외식으로 바뀐 거예요.”

“네네. 제가 점심 쏘겠습니다.”

“오오, 역시. 과장님. 팀원들에게 전파하겠습니다.”


팀원들에게 기분 좋게 한턱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돈은 충분했으니까.


그동안 꽤 친해지기는 했지만, 장준성이 특수한 신분이라고 믿는 팀원들 때문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애매한 거리감이 있었다.

그래서 홍성아 과장이 그 보이지 않는 벽을 깨고 장난을 치며 다가와 준 게 참 고마웠다.


그나저나 진짜 유진이랑 잘 어울리는 건가?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 아니고?


준성은 다시 한번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회전목마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이 잘 나온 건 사진사를 잘 고른 덕도 있었다.

폰카가 아닌 요즘 유행하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여친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는 남자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역시나 사진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여서, 준성의 폰으로도 바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매뉴얼 모드에서 화이트밸런스, ISO 등을 조절해서 찍어줬다.

구도와 색감, 초점 등 모두 예쁘게 잘 나온 사진.


사진 속 유진이는 정말 해맑게 웃고 있었고, 준성도 행복에 젖은 얼굴로 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난주 일요일은 그럴 만큼 즐거운 날이었다.


*


주말에 장재성의 폴우쉐리 911 터보S를 빌려 타고 외곽으로 드라이브를 나갈까 했었는데, 유진이의 요청에 계획을 변경했었다.


- 오빠, 음... 회사 동기 오빠가 주말에 결혼하는데요, 저랑 같이 가주실 수 있으세요? 부담스러우면 안 가도 되구요. 원래 참석 안 하고 축의금만 보내는 하객이 알짜라잖아요. 헤헷.


유진이도 망설이다 꺼낸 이야기 같았다.

회사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남자친구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과, 혹시나 준성이 그런 자리를 부담스러워하진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이 교차하면서 조심스러웠던 것 같았다.


이렇게 상대의 입장과 감정을 고려한다는 것 자체가 배려심이 있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그런 예쁜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웠다.


유진이의 걱정과 달리 준성은 바로 OK를 해버렸다.

‘이 여자가 내 여자다’하고 공개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자리를 준성이 마다할 리 없었다.


“와아, 유진이 참 예쁘다.”

“뭘 볼 때마다 자꾸 예쁘다 그래요?”

“예쁘니까 예쁘다 그러지.”



여성스럽고 화려하게 꾸미는 실력이 부족한 유진이가, 가장 자신 있게 소화할 수 있는 건 면접 및 경조사룩이었다.

그러고 보니 준성과 처음 만난 소개팅 날도 딱 그렇게 입고 나왔었다.


유진이의 정장 코디는 섹시하고 성숙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타이트한 치마와 스타킹에 하이힐로 완성되는 오피스룩이 아니라, 단정한 바지 정장을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구두도 킬힐과는 거리가 먼 메리 제인 스타일을 신었다. 앞코가 둥글고 스트랩이 있는 귀여운 디자인의 구두는 교복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입든 결론은 패완얼.

얼굴로 모든 걸 압도해버렸다.


“오빠도 엄청 멋있어요. 정장을 워낙 잘 입으니까. 뭔가 잘나가는 벤처기업의 젊은 CEO같은 느낌이에요.”

“하하하하. 고마워.”


캐주얼을 멋지게 코디하는 센스는 없었지만, 정장을 잘 입는 법은 장재성에게 특훈을 받아서 자신 있었다.

게다가 장재성을 카피하면서, 여유 있으면서도 뭔가 있어 보이는 아우라를 탑재하게 됐다.

이제 더 이상 일상에 찌든 생계형 직장인 장진수는 없었다.

능력과 자신감으로 중무장한 준재벌 장준성만 있을 뿐.


그리고 폴우쉐리 911 터보S 덕분에 뽕차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원래 준성은 폴우쉐리 911 터보S의 성능을 느낄 수 있는 교외 드라이브를 꿈꿨었는데, 시내 데이트에서는 또 다른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실 롯또호텔 입구에서 발렛파킹을 맡길 때, 유진이의 회사 사람들과 마주쳤었는데,


그들의 눈빛이 느껴졌다.

대체 뭐 하는 놈이지? 금수저인가?

부러움과 궁금증이 넘치는 그런 무언의 기운들에, 한편으로는 부정하고 깎아내리고 싶은 정체 모를 적대감까지.

준성도 비슷한 걸 느껴본 적이 있어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월급을 할부 값으로 다 때려 박은 거겠지?’ 하고 정신 승리를 할 수 있는 건, C클이나 3시리즈, A4 같은 엔트리급 차일 때나 가능한 일이었다.

월급을 통째로 부어도 불가능한 2억짜리 차를 보면 그런 생각도 하기 힘들었다.


식장은 커다란 원형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는 전형적인 호텔 예식 스타일이었다.


“안녕하세요? 장준성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유진이의 동기들과 인사를 나눴다.

남녀 동기들이 섞여 있었는데 모두 유진이에게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준성에게도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관심을 보였지만, 무례하거나 짓궂게 구는 인원들은 없었다.

토끼, 사슴, 염소, 덩치 큰 친구는 황소...

모두 순둥순둥한 초식동물 같은 친구들이었다.


“이야, 여기 한 자리 남았었네. 내 자리 비워 둔 거야?”


유일하게 육식 동물 같은 녀석이 마지막 자리를 채웠다.

육식 동물이라고 해서 대형 맹수 급의 포스가 있는 놈은 아니었고, 잘해야 들개 수준이었지만.


“이분이 유진이 남자친구? 안녕하세요? 이의균입니다.”


이 녀석이었다.

유진이 언니가 언급했던 놈이자,

입사 후부터 유진이한테 들이대다가 대차게 까였다고 민식이가 알려준 놈.

놈이 견제하는 눈빛으로 준성을 관찰하는 게 느껴졌다.

대체 왜 자기는 안 되고 준성은 되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기 위한 필사의 탐색 같았다.


준성도 동기들끼리 앉은 테이블에서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의균을 살펴봤다.

나이는 준성 보다 두 살 어린 서른 살, 신입치고는 많은 나이였다.

여기저기 대기업에 합격했다가 6개월을 못 채우고 그만둔 뒤, 다시 원서를 써서 입사하기를 몇 번 반복하면서 경력 없이 나이만 찬 케이스였다.


“LZ 전자는 분위기가 구려. 꼰대들도 많고. 한국항공도 그저 그렇더라고.”


이의균은 부유한 집 자제였고,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영어가 되고 스펙이 좋아서 비교적 쉽게 취업 관문을 뚫다 보니, 쉽게 그만두고 다른 회사를 찾곤 했던 거였다.


직장 경험이 없는 신입이 고작 몇 개월 다녀보고 그만둔 회사를 비하하면서 평가질한다?

근본이 틀려먹은 녀석이었다.

유진이가 저딴 놈한테 틈을 허락할 리 없지.


“형, 지금 우리 회사는 마음에 드세요?”

“글쎄. 적당히 다니다가 현도나 구아차에 가는게 좋을 것 같어. 내가 차를 좋아하잖아. 타이어 회사도 전혀 연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동차 회사가 더 재미있을 것 같네.”

“어? 현도차 입사하시면 지금 타시는 BNW는 못 타는 거 아니에요? 그거 저한테 중고로 파세요.”

“이걸 팔긴 왜 팔아? 직원 할인받아서 제네실수 쿠페 같은 거 사서 타고 다니면 되겠지.”


이의균은 BNW 차키를 꺼내 살짝 흔들더니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허세를 부렸다.


“저 사람은 오빠가 현도차 다니는 거 몰라요. 그냥 그러려니 해주세요.”


유진이가 옆에서 피식 웃으며 속삭여줬다.

비록 준성도 정문으로 걸어들어온 건 아니었지만, 우리 회사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의균이 형 차는 입사하고 바로 산 신차인데 뭘 중고로 팔라고 그러냐? 완전 도둑놈이네.”

“신형이니까 더 관심이 있는 거지. 고성능 버전이잖아. 328이면 2,800cc인 건가요?”

“아냐. 320이랑 똑같이 2,000cc인데, 출력을 높여 놓은 거지.”


식이 끝나고 스테이크를 포함한 코스 요리가 서빙됐다.

이의균은 식사하는 내내 차 자랑을 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준성과 유진 커플 쪽을 힐끔거리며 의식하는 게 우스웠다.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신입사원들 앞에서, 자기가 잘나가고 능력이 있는 것처럼 으스대면서 자존감을 채우는 인간인 것 같았다.

그런 유치하고 안쓰러운 마음까지는 다 이해해 줄 수 있었는데...


애매하게 틀린 소리를 하는 부분은 매우 거슬렸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겠지만, 준성의 귀엔 2 더하기 2가 5라고 우기는 것 같이 들렸다.

BNW 328의 코드명을 F90이라고 이야기하고, 자신의 차 엔진이 6기통이라고 자랑을 하는 건 차마 들어줄 수가 없었다.


모든 코스의 식사가 끝나고 디저트로 나온 패션 후르츠 무스 케이크와 커피까지 먹었을 때, 유진이에게 양해를 구했다.


“유진아, 우리 먼저 일어날까?”

“네. 저 다 먹었어요.”

“저 친구한테 한마디만 하고 갈게.”


유진이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준성은 유진이가 벗어놨던 자켓을 들어서 입는 걸 도와줬다.


“저희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네네, 들어가십쇼.”

“유진아, 회사에서 보자.”

“재미있게 놀아.”


다들 친절하게 작별 인사를 하는데, 이의균은 짐짓 모른 체 하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저기요, 의균씨.”

“네?”

“BNW 3시리즈 5세대의 코드명이 E90이고, 이번 신차인 6세대는 F30이에요. F90이 아니라. 그리고 328은 4기통입니다. 335와 M3가 6기통 엔진을 씁니다.”


이의균의 얼굴이 빨개지며 뭔가 항변하려고 할 때, 준성은 명함을 한 장 꺼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그놈 앞으로 쭉 밀어 보냈다.


“확인해 보시고 제 말이 틀렸다면 연락주세요. 그리고 하반기에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되거든, 그때도 연락주세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도와드리도록 하죠.”

“......”


차를 끌고 왔다고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던 녀석이, 만취한 것처럼 얼굴이 새빨개졌다.

마지막으로 녀석의 되도 않는 차부심을 눌러주고 싶었다.


준성은 그 녀석이 당당히 꺼내놓은 BNW 차 키 옆에 폴우쉐리 차 키를 나란히 올려놨다.

그리고 이의균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작게 속삭여줬다.


“328이 엄청난 스포츠카인 것처럼 말씀하시던데, 그런 얘기는 폴우쉐리 911 터보S를 타고 온 사람 앞에서는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상대를 봐가면서 해요.”


준성은 자신의 차 키를 집어 들면서, 이의균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줬다.


“유진아, 가자.”

“네, 오빠.”


준성은 그렇게 한 방 먹은 이의균을 뒤로하고, 유진이와 함께 롯또월드로 향했다.


놀이공원에 어울리는 복장은 아니었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놀이 기구를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서는 것조차 지루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오빠, 이거만씨는 멘탈 데미지가 심각할 것 같아요. 생각 할수록 웃겨요.”

“그 놈 별명이 거만이야?”

“네, 동기들 다 뒤에서는 싫어해요. 가오잡으려고 돈 잘 쓰니까 남자애들이 앞에서는 띄워주는 척하는 거죠.”


여러모로 안쓰러운 녀석이었다.


롯또월드에서는 화려한 퍼레이드 구경도 하고 왔다.

리우 쌈바 카니발이라는 컨셉의 퍼레이드였는데, 유진이는 쌈바 스텝을 살짝살짝 흉내 내면서 환호를 했다.


“유진아, 우리 나중에 진짜 리우 카니발 보러 브라질 가볼래?”

“네? 브라질이요?”

“응. 세계 3대 축제 중에 하나라잖아.”

“브라질... 거기 엄청 멀지 않아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휴가 쓰고 앞뒤로 주말 끼면 다녀올 수 있겠지. 어디 보자.”


준성은 리우 카니발의 일정을 검색해봤다.


“내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한다고 하네. 오히려 여름 휴가철이 아니라 팀에서 휴가 일정 빼기는 쉬울걸?”

“으음... 그렇겠네요.”

“지금부터 예약하면 항공이든 숙박이든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진짜 브라질 가면 재미있겠다.”


유진이는 다시 삼바 댄서들을 흉내 내며 스텝을 밟았는데, 크지 않은 동작으로 소극적 댄스를 추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준성이 새로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남자의 음흉한 마음을 감추며 1박 2일로 국내 여행을 가자고 꼬시는 것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가보자고 통 크게 지르는 게 더 낫다는 것.

역시 스케일이 큰 게 최고다.


*


준성은 배터리 관련 자료를 펼쳐놓고 공부를 하는 중이었다.

LZ화학, 오성SDI, SG이노베이션.

국내 배터리 3사의 주력 제품 현황에 관한 스터디였다.

향후 최대 경쟁사가 될 회사들이었고, 모두 국내 4대 그룹 소속의 강력한 배경이 있는 곳들이라 철저하게 분석해둬야만 했다.


일을 하다 잠시 쉴 때는 ‘윈도우즈+D’ 키를 눌러 모든 창을 접었다.

그러면 바로 바탕화면의 롯또월드 사진이 보였고, 지난 주말이 떠올랐다.


이의균이라는 녀석은 분명 그날 밤 이불킥을 차며 괴로워했을 것 같았다.

치욕이 잊혀질 때까지 매일 밤 그럴 수도 있고.


예전의 장진수였다면, 그런 놈 앞에서 좀 위축이 되긴 했을 거다.

수저를 잘 물고 태어나 유학도 갔다 오고, 취업도 남들보다 쉽게 하는 인간. 그리고 부모가 사준 BNW 끌고 다니는 신입사원.


하지만 지금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 떨어지는 놈 앞에서 가볍게 코웃음을 쳐줄 수 있었다.

그만큼 준성의 스케일이 커졌다.


‘지이잉.’


공항에 장의성 부회장을 픽업하러 나간 장재성의 전화였다.

사무실에 도착한 건가?


- 네, 장준성입니다.

- 준성아, 지금 의성이 형님 모시고 회사 쪽으로 들어가는 중인데.

- 네네.

- 형님이 너랑 얘기 좀 하고 싶으시단다. 좀 이따 부회장실에서 연락 오면 올라가 봐.

- 네에? 저 혼자요?

- 응. 그리고 부회장님 항공편은 코드 쉐어야.

- 아... 네, 알겠습니다.

- 문자 보낼 게. 확인하고.


코드 쉐어(Code Share)는 A라는 항공사가 B사의 비행기의 좌석을 빌려서 판매하는 걸 뜻하는 항공사 용어였다.

장재성과는 비밀을 공유한다는 암호를 이렇게 쓰고 있었다.

‘부회장님 항공편은 코드 쉐어’라는 암호는 장의성 부회장에게 준성의 비밀을 공유했다는 뜻이었다.


은근한 긴장감이 전신을 훑어내리는 기분이었다.

준성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장의성 부회장과의 면담.

우선 화장실부터 다녀와야겠다.

제35화 삽화_3r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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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제48화 기회는 영웅을 만든다 NEW +5 20시간 전 1,046 49 13쪽
48 제47화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14 24.09.16 1,451 76 14쪽
47 제46화 (가짜) 재벌 3세 장준성 +18 24.09.15 1,688 82 13쪽
46 제45화 천종산삼 +15 24.09.14 1,858 81 14쪽
45 제44화 영화 같은 하루 +14 24.09.13 2,003 76 13쪽
44 제43화 음악회, 알리바이 그리고 거짓말 +11 24.09.12 2,120 96 14쪽
43 제42화 미션 임파서블 +12 24.09.11 2,157 95 14쪽
42 제41화 가짜를 진짜로, 진짜를 가짜로 +11 24.09.10 2,355 96 14쪽
41 제40화 잘 만든 차가 맞습니까? +14 24.09.09 2,478 87 14쪽
40 제39화 장진수를 부르는 목소리 +12 24.09.08 2,583 113 12쪽
39 제38화 신설, 전기자동차 본부 +9 24.09.07 2,589 109 13쪽
38 제37화 이중 스파이 +16 24.09.06 2,708 129 14쪽
37 제36화 임기응가 +14 24.09.05 2,843 124 15쪽
» 제35화 스케일이 커졌다 +15 24.09.04 2,993 128 16쪽
35 제34화 든든한 공범 +11 24.09.03 3,060 121 12쪽
34 제33화 예상 밖의 대답 +11 24.09.02 3,125 122 12쪽
33 제32화 자동차대여사업 +12 24.09.01 3,157 104 13쪽
32 제31화 재벌가의 사모님 +12 24.08.31 3,325 111 15쪽
31 제30화 혼돈의 카오스 +8 24.08.30 3,314 108 12쪽
30 제29화 언니는 적이다 +11 24.08.29 3,340 110 14쪽
29 제28화 VIP를 위한 시승 +7 24.08.28 3,389 106 14쪽
28 제27화 꼭 가고 싶습니다 +9 24.08.27 3,550 115 13쪽
27 제26화 히든 카드 +8 24.08.26 3,647 113 15쪽
26 제25화 품절남 +10 24.08.25 3,881 118 14쪽
25 제24화 갑질 아닌 갑질 +11 24.08.24 3,885 1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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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2화 카운터 어택 +9 24.08.22 3,898 127 14쪽
22 제21화 산 넘어 산 +11 24.08.21 3,904 11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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