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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俊剛) 님의 서재입니다.

차건 : 흑룡이라 불리는 사나이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준강(俊剛)
작품등록일 :
2024.07.18 21:22
최근연재일 :
2024.09.11 12:1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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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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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8,233

작성
24.08.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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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1화. 이상하게 걱정이 안 되네

DUMMY

21화. 이상하게 걱정이 안 되네




아주리파 놈들을 따돌린 차건은 택시를 타고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왔다.

그가 도착한 곳은 이름 모를 산 아래 위치한 과수원이었다.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에 이곳을 찾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과수원 안으로 들어가 보면 커다란 비닐하우스가 두 동이 있었다.

그곳에서는 매일 밤 도박판이 벌어졌는데, 홍상수가 운영하는 도박장이었다.

그는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박장 몇 곳을 운영하였다.

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었고, 그런 만큼 하룻밤 사이 거래되는 돈이 수억에 이를 정도였다.

마춘삼이 움직여서 돈줄을 막아버리겠지만, 이곳이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건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

덕배에게는 길게 잡아 한 달 걸릴 거라 했지만, 실제 목표는 일주일 안에 정리할 생각이었다.

장수용이 그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줄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빨리 일을 진행시키기 위해 이곳을 폐쇄시켜 버릴 계획이었다.


‘저곳에 샛길이 있을 거야.’


차건은 전생에 이곳에서 몇 달 동안 손님들의 잔심부름을 도맡아서 했기에, 이곳 사정을 꿰고 있었다.

전생의 기억을 떠올려서 경비가 없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비닐하우스의 지척까지 도착한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예상대로 각 동에는 사내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앞뒤 문 쪽에 두 명씩.

총 8명.

놈들을 때려잡는 게 목적이 아니었기에 무리하게 놈들을 상대할 이유가 없었다.

차건은 비닐하우스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창고로 재빠르게 이동했다.

무사히 창고에 도착한 그는 마치 제집처럼 선반에서 필요한 것을 꺼냈다.

빈병과 휘발유, 그리고 헝겊.

그것으로 화염병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경찰에 신고하는 걸 생각했으나, 홍상수는 관할 경찰서장과 친분이 두터운 게 생각났다.

오히려 상황만 복잡하게 만들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다 보니 기막힌 방법이 떠올랐다.

하우스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해 손님들에게 피해가 생기면, 하우스장이 모든 피해 보상을 해준다는 사실이 생각난 것이다.

하여 하우스를 불태워 피해액을 극대화시키기로 했다.

손님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건 물론 도박장이 불타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생길 터.

이중고를 겪게 한다면 홍상수의 목을 확실히 조를 수 있었다.

빈병 개수만큼 화염병을 만든 차건은 시간을 확인했다.


‘2시면······.’


도박장 분위기가 무릇 익어 사람들이 한창 도박에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반면 경계를 서는 사내들은 졸음이 몰려와 비몽사몽 할 때라 움직이기 적절한 시간이었다.


‘바로 진행하자.’


차건은 화염병을 만들고는, 남은 헝겊으로 눈만 보이게 하고 얼굴을 가렸다.

그러고는 화염병을 가지고 창고 밖으로 나갔다.

일단 하나에 불을 붙여서 비닐하우스를 향해 던졌다.


퍽!


비닐하우스 지붕에 떨어지면서 순식간에 불이 사방으로 번졌다.


“뭐야!”

“불! 불이야!”

“불 났다고!”


사람이 질겁하며 소리쳤다.

순식간에 도박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차건은 계속해서 화염병에 불을 붙여 던졌다.


퍽! 퍽!


옆 동도 불이 붙었다.


“불이야!”

“소화기 어디 있어!”

“빨리 밖으로 나가!”


사람들은 미친 사람처럼 정신없이 밖으로 뛰쳐나왔다.

차건이 마지막 남은 화염병을 던지려고 할 때였다.

우왕좌왕하던 사람들 중 한 명이 자신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저기 방화범이야!”


그의 외침에 경계를 섰던 사내들도 차건을 확인했다.


“저 새끼! 잡아!”


그들은 일제히 달려왔다.

차건은 마지막 화염병을 던지고 도망쳤다.


“방화범이 정문 쪽으로 이동한다! 무조건 잡아!”


뒤쪽에서 무전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랬건 말았건 차건은 정문 쪽으로 내달렸다.

흑월에서 죽으라고 산길을 내달렸던 터라, 산길 달리는 데는 이골이 나 있었다.

그는 순식간에 놈들과 거리를 벌렸다.

뒤쫓아 오던 놈들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이제 남은 건, 정문 쪽 경계를 서고 있던 놈들만 처리하면 됐다.

그때 아래쪽에서 정문에 있던 놈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저기 있다!”

“잡아!”


전혀 두렵지 않았다.

놈들을 충분히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정면 돌파다!’


차건은 앞에서 달려오는 놈들을 향해 주저 없이 달려들었다.


“좆만 한 게, 뒈지려고!”

“넌 죽었어!”


놈들은 거침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차건은 재빠르게 주먹을 피하며 빠져나갔다.


“이리 와, 새끼야.”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놈이 기다렸다는 듯이 주먹을 내지르는 찰나.

차건이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라 놈의 안면에 무릎을 꽂아 넣었다.

빡-

놈은 뒤로 나가 굴러떨어졌다.

차건이 재빠르게 그곳을 빠져나가는 사이, 비닐하우스 쪽은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다.


“불 꺼!”

“미치겠네! 119에 신고도 할 수 없고.”

“이러다 불길이 산으로 옮겨붙겠어!”


홍상수의 부하들이 계속 물을 퍼 나르며 붓고 있었지만, 비닐하우스다 보니 삽시간에 불길이 번져 버렸다.

도박장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은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내 돈이······.”


잠시 후.

사이렌 소리와 함께 소방차와 경찰차가 들이닥쳤다.

도로변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던 차건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뒤돌아섰다.


“아슬아슬하게 도착했어.”


그는 과수원을 빠져나오자마자 공중전화부스로 가서 119와 112에 신고부터 했다.

놈들은 불법 도박장이 들통나는 걸 원치 않았기에 신고를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도박꾼들은 현장에서 체포되어 조사에 들어갈 터.

홍상수가 이 사실을 보고받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되었다.


“네놈도 피눈물 흘리게 해줄게.”


* * *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재래시장은 상인들과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마춘삼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점심 때쯤, 홍상수에게 연락해서 그에게 들어간 자금을 회수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자금이 빠진다고 해서 쉽게 무너질 녀석이 아니었다.


“어떻게 무너뜨릴 생각이냐?”


마춘삼의 얼굴에 의문과 기대가 교차할 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마춘삼이 철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 사장님! 장수용입니다.”

“······!”


저놈이 이 시간에 왜?

마춘삼은 철문 앞에 쳐 놓은 자바라를 옆으로 밀어낸 후 철문을 열었다.

문 앞에 서 있던 장수용이 깍듯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꼭두새벽부터 어쩐 일이냐?”

“사장님께 안부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장수용은 미소를 지으며 발밑에 있는 사과 박스를 번쩍 들었다.

마춘삼은 사과 박스를 보더니 씩 웃으며 뒤돌아섰다.


“들어 온나.”


마춘삼이 소파로 가서 앉았다.

장수용은 사과 박스를 마춘삼이 앉은 소파 옆에 조심히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맞은편으로 가서 다소곳이 앉았다.


“자주 뵙고 인사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뱉지 말고, 할 말만 해라.”

“역시 시원시원하십니다.”


장수용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얼마 전에 동생에게 일어났던 일을 들려주었다.

마춘삼의 미간이 좁아졌다.


“지금 네 동생 아작 난 걸 말하려고 새벽 댓바람부터 찾아온 기가?”

“오해를 막기 위해서 제 사정부터 말씀드린 겁니다.”

“마, 네 동생 일에 내가 오해할 게 뭐가 있노?”

“당연히 없을 거라 봅니다.”


장수용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차건이라고 아십니까?”

“차건?”


마춘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머릿속이 재빠르게 돌아갔다.


‘이놈이 그 녀석을 어떻게 아는 거지······!’


순간 마수걸이 차건을 처음 만났다고 말했을 때가 생각났다.

옥상에서 학교 패거리를 그놈아가 혼자서 다 짓밟아 버렸다고 했다.

그럼 혹시 그 패거리 중 한 놈이······.

뜬금없이 새벽부터 자신을 찾아온 거나, 사과 박스에 돈을 가득 담아서 온 걸 보니 자신의 추측이 맞을 것 같았다.


‘참 지랄같이 꼬였뿟네.’


마춘삼은 눈살을 찌푸리며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


“건방진 새끼가, 지금 나한테 사람 수소문하러 온 기가?”

“절대 아닙니다. 제가 감히 사장님께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장수용은 손사래를 치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제 부하 놈이 어제 그 새끼가 전당포에서 나오는 걸 봤다고 하는 게 아닙니까?”

“그래서?”

“혹시라도 사장님과 연관이 있는지 확인차 온 겁니다.”


‘이 새끼, 다 알고 온 거다.’


마춘삼은 고민했다.

여기서 차건을 안다고 하면 차건이 더 위험해질 수가 있었다.

고작 19살짜리를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녀석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셈이니까.

그렇다고 모른다고 딱 잡아떼는 것도, 이상하게 여길 게 뻔했다.

그때 막 잠에서 깨어난 마수걸이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밖으로 나왔다.


“아, 손님이 계셨네.”


그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뒤돌아서는 찰나, 마춘삼이 물었다.


“어제 돈 빌리러 온 놈, 이름이 뭐고?”

“예?”


마수걸은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맞은편 소파에 앉은 사람을 다시 확인했다.

일반 손님인 줄 알았는데, 장수용이 와 있었던 것이다.


‘저 사람이 왜······!’


학교 앞에서 자신이 그의 부하를 패대기친 게 생각났다.

혹시 그 일로 전당포를 찾은 게 아닌가 싶었다.

차건이 장수일을 박살 낸 것도 떠오른 마수걸은 재빠르게 상황 파악을 해나갔다.

그는 기억을 되새기는 듯이 볼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차, 뭐시라 하던데······ 근데 그건 왜요?”


마춘삼은 장수용을 쳐다보며 말했다.


“차건이라는 녀석이 장 사장의 동생을 건드렸다는데, 그놈이 어제 전당포에서 나오는 걸 장 사장 직원이 봤단다.”

“아, 기억났다. 차건이라고 했어요. 근데 왜 여기서 찾아요?”

“들었나?”


마춘삼이 장수용을 쳐다보자, 이번에는 장수용이 마수걸에게 물었다.


“넌 모르는 애냐?”

“아시잖아요. 저 사람한테 관심없는 거.”

“그래?”

“어제 빈손으로 돈 좀 빌리러 왔다가 그냥 갔죠?”

“그랬어?”


장수용은 씩 웃으며 마춘삼을 봤다.


“전 그런 줄도 모르고, 아주 잠깐 이상한 생각을 했지 뭡니까?”

“쓸데없는 생각 마라. 괜한 오해로 니 명줄이 짧아질 수도 있으니까.”


마춘삼의 섬뜩한 말에 장수용은 얼른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절대 안 합니다. 그럼 사장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줄 알겠습니다.”


그는 일어나 깍듯이 허리를 숙였다.


“다음에 또 인사드리러 오겠습니다.”


그가 몸을 돌리려는 찰나.


“나한테 부탁하러 온 거 아이가?”


마춘삼이 턱짓으로 사과 박스를 가리켰다.


“아, 맞다. 내 정신 좀 봐.”


장수용은 깜빡했다는 표정으로 정중히 마춘삼에게 말했다.


“조덕배 말입니다. 제가 교육 좀 할까 합니다.”

“와? 그놈아가 네 눈 밖에 난 짓을 했드나?”

“사실 여러 번 있었지만, 사장님께서 그를 아끼시는 것 같아서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미친개한테 물어뜯길까 겁나서 참은 게 아니고?”


마춘삼이 피식거리며 비꼬자, 장수용은 눈웃음을 짙게 지었다.


“사실 그런 말도 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교육 좀 하려고 하니 좋게 봐주십시오.”

“그걸 와 나한테 말하노? 내가 그 새끼 보호자가? 난 니 안 말린다. 그러니까 내 눈치 보지 말고 알아서 해라.”

“그럼 사장님만 믿고 가겠습니다.”


장수용은 뒤돌아서서 철문으로 걸어갈 때였다.

마춘삼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치며 한마디 했다.


“아, 덕배가 내 돈 빌려 가서 아직 다 안 갚았다.”

“······.”

“일도 못 하게 병신 만들어놓으면, 내 돈 네가 갚아야 한다. 알겠나?”

“아, 최대한 신경 쓰겠습니다. 혹시라도 애들이 힘 조절 못 해서 개새끼한테 문제 생기면 제가 갚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방금 한 말 내 기억한데이. 나중에 딴소리하지 마라.”

“절대 사장님 돈 떼 일이 없으니 염려 마십시오.”


장수용은 비릿한 미소를 띠며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그가 사라지고 나자 마수걸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아부지! 덕배 삼촌 이대로 내버려 두실 거예요?”

“문디 새끼, 지가 발발거리고 돌아다녀서 생긴 일을 내가 와? 지가 알아서 해결해야지.”


마춘삼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수걸을 쳐다보았다.


“근데 니는 차건, 그놈아는 걱정 안 하노?”

“엇, 그러게요? 이상하게 행님은 걱정이 안 되네.”


마수걸은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춘삼은 의기양양했던 장수용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덕배도 마음대로 못하는 놈이, 더 한 놈을 건드리겠다고 설치는 걸 보니 우습기만 했다.


“지 무덤 지가 파겠다는데 내가 뭐랄기고.”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모두에게 좋은 일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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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마씨 가문의 촉 +7 24.08.24 3,408 69 14쪽
17 17화. 장대한 목표 +15 24.08.23 3,473 7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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