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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俊剛) 님의 서재입니다.

차건 : 흑룡이라 불리는 사나이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준강(俊剛)
작품등록일 :
2024.07.18 21:22
최근연재일 :
2024.09.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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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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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233

작성
24.08.2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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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7화. 장대한 목표

DUMMY

17화. 장대한 목표




차건이 자취를 감춘 지 일주일이 지났다.

조수석에 앉은 덕배는 오만상을 찡그렸다.


“대체 어디로 튄 거야?”


시장에서 차건을 놓친 이후부터 금촌동 일대를 쥐 잡듯이 뒤졌다.

학교에도 찾아가서 애들한테도 물어봤지만, 녀석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존재감이라곤 없는 놈처럼.

근데 아주 흥미진진한 얘기를 들었다.

장수일의 패거리로부터 3년 내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

그러다가 몇 개월 만에 나타나서는 학교를 뒤집어엎어 버렸다는 것.

빵셔틀이나 했던 찌질이가 혼자서 십여 명을 박살 낸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몇 개월 동안 죽어라 단련했다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확실히 뭔가 있어.’


덕배가 차건을 떠올리며 곰곰이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차건이 살던 동네를 둘러보러 갔던 남규가 돌아왔다.

그는 운전석에 앉으면서 투덜거렸다.


“와, 돌아버리겠네.”

“이번에도 헛방이야?”

“아무도 모른답니다. 그 집에 사람이 살았는지도 몰랐다는데, 뭘 물어봅니까?”

“아, 골치 아프네.”


덕배가 미간을 찌푸릴 때, 휴대폰에서 자자자잔- 자자자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의 벨소리가 울렸다.


“아이 씨, 간 떨어질 뻔했네.”

“아 쫌, 그 벨소리 좀 바꿔요. 그 소리 들을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린다니까.”


남규는 놀란 가슴에 손을 얹고 심호흡을 내뱉었다.

덕배는 인상을 찡그리며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이 벨소리는 무조건 받아야만 하는 사람에게만 설정해 놓은 거였다.

자신에게 그런 사람은 한 명 밖에 없었다.

돈귀.

일주일 동안 잠잠했으니 전화가 올 때가 될 만도 했다.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없고, 일단 받아서 대충 얼버무리기로 했다.

탐탁지 않은 속마음과 달리, 덕배는 아주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예, 사장님.”

-잘 감시하고 있냐?

“물론이죠. 우리 남규가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가서 오줌을 싸는지, 똥을 누는지까지 다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냐?


근데 왠지 모르게 비꼬는 듯한 말투처럼 들렸다.


‘아이 씨, 느낌이 싸한 데.’


덕배는 찝찝한 기분을 안은 채 말을 이었다.


“제가 철저히 감시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럼 지금 그 녀석 좀 바꿔봐.

“네에?”


덕배가 당황하며 남규를 쳐다보았다.

남규는 그의 반응을 보자마자 어떤 상황인지 눈치채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아따, 저 새끼 똥 귀신이 붙었나, 또 화장실 들어가려는 것 같은데요?”

“야야, 빨리 따라가.”


덕배는 남규에게 나가라는 듯이 손짓했다.


“예, 다녀오겠습니다.”


남규가 차에서 내리며 마춘삼이 들으라는 듯이 차 문을 쾅 닫았다.

덕배는 그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며 마춘삼에게 말했다.


“새끼가 또 화장실 가나 본데, 나오면 붙잡아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무슨 말씀입니까?”


덕배가 능청스럽게 대꾸할 때였다.

툭툭.

차창에 누군가 노크했다.

덕배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뜻밖의 인물이 서 있었다.

아주리파 최욱이었다.


‘뭐지? 그때 그 일 때문에 찾아온 건 아닐 테고······!’


갑자기 차건이 떠올랐다.

그런데 자신이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고 왔을까?

혼자 온 것도 아니고 부하들까지 끌고 온 걸 보면 자신에게 사람을 붙인 것 같았다.

왤까?

의문에 의문이 쌓여갔다.

덕배는 웃음기를 지우고 마춘삼에게 말했다.


“사장님, 제가 나중에 전화드리겠습니다.”

-너 인마, 상대를 봐가며 속여야지. 감히 날 속이려 들고 해?


마춘삼의 목소리에서 노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덕배는 지금 사방에서 모여드는 아주리파 놈들에게 신경에 쏠려 그의 반응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 끊습니다.”


그는 전화를 끊고 차에서 내렸다.


“와, 이게 다 뭐냐? 오늘 무슨 날이야?”

“지금 농담이 나옵니까?”


밖에 나와 있었던 남규는 모여드는 놈들을 보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덕배가 최욱 앞에 서서 물었다.


“장 사장 꼬봉들이 뭔 일로 날 찾아왔을까?”


최욱이 차갑게 한마디 했다.


“차건.”


역시 그놈이다.

덕배는 귀를 후비며 대꾸했다.


“그게 뭔데?”

“우리 대표님께서 그 녀석한테 관심 끄라고 하신다.”

“뭐라는 거야? 야, 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냐?”


덕배가 남규에게 묻자, 그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왜 쫄고 지랄이야? 언제는 짜리몽땅한 최욱 새끼랑 한판 붙고 싶다고 하던 녀석이.”

“저 화상이 진짜!”


남규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덕배는 씩 웃으며 최욱에게 고개를 돌렸다.


“가서 전해.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라고.”

“분명히 전달했다.”

“전달은 무슨, 혼자 주절댄 게.”


덕배가 능청스럽게 대꾸하고 차 문을 열었을 때, 최욱이 다가와 차 문을 걷어차서 다시 닫았다.


“지금 뭐 하냐?”


덕배가 눈빛을 번들거리며 최욱을 노려보자, 그가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었다.


“보면 몰라?”


그의 부하들도 야비하게 웃으며 한마디씩 뱉었다.


“상황을 봐 가며 까불어야지.”

“간만에 개나 잡아서 몸보신 좀 할까?”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어봐.”

“하, 이것들이 오늘 단체로 지랄병이 도진 모양이네. 쯧쯧.”


덕배는 혀를 차면서 속으론 빠르게 상황 파악에 나섰다.

최욱까지 총 일곱.

최욱 하나라면 고민할 것도 없이 들이박았다.

그런데 저 떨거지들이 문제다.

남규가 있다고는 하나 혼자서 여섯을 상대할 수도 없고, 놈들이 그에게 다 달려들 거라 볼 수도 없었다.

이 상황에서 부딪히면 무조건 짓밟힐 게 뻔했다.

놈들도 그걸 알기에, 한 주먹도 안 되는 것들이 대차게 나오는 것일 테고.


‘이것들아, 그런다고 내가 대가리를 숙일 것 같냐?’


덕배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더니 갑자기 최욱에게 개처럼 으르렁거렸다.


“으르르릉-”

“저 미친개가······.”


아주리파 놈들이 인상을 찡그리며 당황스러워 했다.

최욱도 덕배의 반응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를 상대해 본 적은 없지만, 미친개의 소문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상황은 물론, 상대가 누구라도 중요하지 않다고.

적이라 판단되면 상대가 쓰러질 때까지 물어뜯는다고 했다.

본인의 팔다리가 부러져 나가도 상관없었다.

오로지 타깃으로 찍은 놈만 쓰러뜨리면 됐다.

그래서 미친개라는 별명까지 붙고, 이런 말까지 나돌았다.



-미친개가 눈깔 뒤집히기 전에 도망쳐라. 안 그러면 물어뜯긴다.


‘소문대로군.’


최욱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덕배가 덤벼들 기세를 내비치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자신 또한 제 분수도 모르고 설치는 놈들이 있으면, 두 번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짓밟아 버리는 걸 철칙으로 삼았다.

오늘도 그러고 싶었지만, 장수용이 신신당부했다.


-절대 건들지 마. 그 새끼 건드려서 돈귀가 움직이면 진짜 꼬인다.


‘아쉽지만.’


최욱은 차가운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미친개라더니, 아주 재밌어.”

“나 유기견이야, 나 말릴 사람도 없어. 들개야. 나한테 물려서 광견병 걸린 놈들 수두룩한 거 알지?”


덕배가 입을 크게 벌렸다 다물었다 하면서 최욱에게 걸어갈 때였다.

최욱의 휴대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이어서 덕배의 휴대폰에서도 베토벤 운명 교향곡이 울려 퍼졌다.

둘은 눈이 마주치자 피식 웃었다.


“윗분들이 원치 않으시는 모양이야.”

“타이밍이 지랄이야. 간만에 살코기 맛 좀 보나 싶었구만.”


덕배는 입가에 고인 침을 손등으로 닦으며 말을 이었다.


“니네 두목한테 전해. 볼 일 있으면 직접 와서 말하라고.”

“미친개답군.”

“그리고 그 발.”


덕배는 차 문을 걷어찼던 최욱의 발을 쳐다보았다.


“잘 간수해라.”

“오랜만에 아가리를 찢어버리고 싶은 놈이 생겼어. 하하하!”


최욱이 호탕하게 웃으며 뒤돌아섰다.

그가 손을 흔들자, 차를 에워싸고 있던 부하들이 물러서며 최욱을 뒤따랐다.

덕배는 멀어져 가는 놈들을 보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심장 벌렁거려서 뒈질 뻔했네. 이 벨소리가 마냥 나쁜 게 아니라니까.’


그가 미소를 띠며 통화버튼을 눌렸다.


-너 이 새끼. 진짜 죽고 싶냐? 죽여줘?

“사장님, 전화 받을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저 진짜 큰일 날 뻔했다니까요.”

-닥치고, 당장 뛰어와!


마춘삼은 버럭 소리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와, 영감 머리에 뿔 났네.”

“참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된 게 태풍이 지나가니 이제는 허리케인이 몰아치네. 완전 인간 재앙이라니까.”


남규가 투덜거리며 차에 올라탔다.

덕배도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내뱉었다.


“에휴, 이놈의 팔자가 왜 이렇게도 사나운 건지.”


***


차건은 흑월을 떠나기 전 법당을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조금 전 마춘삼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계약서 적게 와.


드디어 움직일 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마춘삼은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상황 파악을 마쳤다.

그만큼 그의 정보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가 알려준 홍상수에 대한 정보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차건은 흑월을 나서면서 홍상수의 정보를 떠올랐다.

그는 금촌 재래시장을 비롯해 금촌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근데 일이 쉽게 풀리려고 하니 간단하게 그를 압박할 방법이 있었다.

홍상수의 대부분 영업 구역이 마춘삼의 구역 안에 있다는 거였다.

즉 마춘삼의 자금만 틀어막아버리면 홍상수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계약은.


“홍상수, 너 잡는데 써야겠다.”


또 흑월에서 보낸 일주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정신 수양은 물론 육체적 단련에 집중했다.

그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다.

일주일 전의 그가 갓 껍질에서 벗어난 햇병아리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솥뚜껑처럼 두툼하고, 굳은살이 박힌 주먹을 보고 있으면 장수용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필사의 의지로 만들어낸 두 주먹은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이제는 그 누가 와도 두렵지가 않았다.

홍상수 다음은.


“장수용 너다.”


차건은 그것을 증명하듯이 산 아래를 거침없이 내려갔다.

스스스-

누가 봤다면 깜짝 놀랐을 정도로 엄청난 빠르기였다.

그는 단련의 성과라고 여겼지만, 몸에 흡수되지 않고 남아 있던 천종산삼의 기운이 완벽히 녹아든 결과이기도 했다.

차건은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졌음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내려가는 순간부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전생과는 다른 방법으로 최대한 빨리 유명 그룹을 일으켜 세울 생각이었다.

홍상수와 장수용은, 그 시작의 발판이 되는 셈이고.

그래서 전생에서 하지 못한 복수는 당연하고, 대한민국은 물론 그 너머 세계를-


“내 손아귀에 쥐고 말 거다.”


장대한 목표를 세운 차건의 얼굴에 비장함이 서렸다.

다운로드 (10).jpg

조덕배랍니다~


작가의말

날씨가 한풀 꺾인 하루였습니다.

벌써 연재한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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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미친놈한테는 매가 약이라지? +9 24.08.15 4,781 96 13쪽
8 8화. 완전 미친 새끼지 +8 24.08.14 4,865 92 11쪽
7 7화. 다 죽여 버린다 +9 24.08.13 4,930 10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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