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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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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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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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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4화 - 베티오섬 공방전(3)

DUMMY

1943년 11월 길버트 제도 베티오섬 동쪽 상륙지 일본군 숙영지 부근


“뭔가 소란스러워지는 듯한 느낌인데요?”


101 공수부대와 작전 지역을 나누고 후방 매복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니콜라스 소령은 일본군 숙영지에서 갑자기 수송용 트럭이 시동을 걸고 무장한 한 무리의 병사들이 튀어나오자 바짝 긴장했다.


“설마 위치가 노출되기라도 한 것일까요?”


긴장하기는 이청천 대령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서둘러 트럭에 탑승하는 일본군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조금 전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일본군이 갑자기 신속한 기동을 위해 차량을 대기시키고 무장한 병력을 동원했다는 것은 분명 이상한 조짐을 발견했다는 증거였다.


지금 상황에 일본군이 느낄만한 수상한 조짐은 공수로 낙하한 101 공수사단과 해군 특임대 밖에 없었다.


“뭔가를 찾으려는 것 같기는 한데... 101이 아직 노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랬다면 겨우 저 정도 병력을 보내지는 않았을 거야.”


트럭에 승차하던 일본군을 살피던 이청천 대령은 저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전방의 101을 공격하러 가는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


만약 101을 발견해 섬멸하려는 것이라면 분대 규모가 아니라 2개 중대급 이상은 투입하는 것이 옳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뭔가 찝찝하기는 합니다. 여태껏 늘어져 있던 놈들이...”


바리키리섬에서 베티오섬으로 상륙한 이후 일본군은 이청천 대령이 예상한 것처럼 피로에 누적된 것처럼 보였다.


야음을 틈타 해안진지로 이동할 법도 하건만 숙영지를 세우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그 증거라 할 수 있었다.


‘어쩐지 너무 쉽게 끝나는가 싶더라니...’


니콜라스 소령은 생각보다 작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 101은 지원화기가 부족합니다. 차라리 우리가 끊어주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아직 발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청천 대령이 예상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했다.


규모는 작지만 어쨌든 트럭에 탄 일본군은 중무장한 병력이 아닌가?


니콜라스는 개인화기가 전부인 101 공수부대가 중무장한 병력과 대치하게 된다면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 여겼다.


“지금 위치가 노출된다면 모든 작전이 수포가 될 것이다. 곧 제압 포격이 시작될 것이니 그때까지 기다려 보도록 하지.”


분명 일본군이 눈치 채지 못한 지금 측면에서 공격을 개시한다면 전방으로 향하려던 트럭은 전진을 멈출 것이고 기습을 받은 일본군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니콜라스 소령이 이끄는 해군 특임대는 소대 병력이 조금 넘는 규모였다.


혼란도 잠시 일본군은 공격하는 병력의 수가 적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고 그 다음에는 공세로 전환하여 특임대를 섬멸하려 들지도 몰랐다.


그리고 지금 당장 공격을 감행하게 된다면 퇴각하는 적 병력을 포위, 섬멸하려던 작전 계획에 대대적인 수정을 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작전은 철저하게 기습과 매복으로 진행되어야 하네. 전면전은 여러모로 특임대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어.”


이청천 대령의 말에 니콜라스는 애써 초조한 마음을 억누르며 다시 일본군 숙영지로 눈을 돌렸다.


무장한 일본군들이 모두 승차하자 트럭은 배기구에서 검회색 연기를 뿜으며 출발하려는 듯했다.


‘젠장, 이러다가 저놈들이 가버리기라도 한다면...!’


니콜라스 소령의 애타는 마음과는 다르게 트럭은 흙먼지를 일으키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멀리서 여러 개의 시뻘건 불빛들이 날아오더니 승차를 마친 트럭을 향해 떨어졌다.


순식간에 불벼락을 뒤집어쓴 트럭은 굉음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그리고 조금 전 트럭에 탔던 여덟 명의 일본군은 단 한 사람도 내리지 못했다.


트럭뿐이 아니었다.


갑자기 쏟아진 포격에 곤히 잠들어 있던 일본군 숙영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고, 일본군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허둥지둥거리기 시작했다.


“포격이 개시됐으니 이제 곧 101이 정면에서 공격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서둘러 이동해 적의 퇴로를 차단해야 한다.”


이청천 대령의 말에 니콜라스 소령은 지옥도가 펼쳐진 일본군 숙영지에서 눈을 떼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조금씩 멀어지기는 했으나 간혹 들려오는 폭발음 그리고 굉음을 뚫고 들려오는 비명이 니콜라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


1943년 11월 길버트 제도 베티오섬 동쪽 상륙지 일본군 숙영지


“부상자들부터 어서 방공호로 옮겨!”


시바사키 소장은 숙영지로 쏟아진 포격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지만, 언제까지 넋 놓고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직접 전장으로 뛰어들어 포격에 사지가 뜯겨 나가고 울부짖는 일본군 병사들을 방공호로 후송하기 시작했다.


“각하! 서둘러 피하셔야 합니다!”


엔도 참모장은 이 와중에 직접 병사를 후송하는 사령관의 모습에 감탄하기보다는 기가 막혔다.


떨어지는 포탄이 계급을 알아보고 피해 가기라도 한다는 것인가?


엔도는 금방이라도 머리 위로 포탄이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령관이 직접 포탄이 떨어지는 곳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있는데 참모가 무슨 재주로 혼자 내뺄 수 있겠는가?


“히익!”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시바사키 소장을 따라 부상병에게 다가가던 엔도 대좌는 포격으로 얼굴이 반쯤 날아간 병사를 보며 기겁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다시 눈을 돌려 부상병을 찾기 시작했다.


누구라도 찾아야만 얼른 방공호로 몸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적 포병은 얼마 되지 않는다. 모두 밖으로 나와 어서 부상병을 후송하도록 해!”


떨어지는 포탄 그리고 포격이 이루어지는 간격을 살피던 시바사키 소장은 적 포병의 규모가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빠르게 부상병을 수습하고 전열을 가다듬어 반격한다면 적을 격퇴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바사키 소장만의 생각이었다.


이미 공포에 질린 일본군은 시바사키 소장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납작 엎드린 채 방공호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눈앞에서 전우들이 갈가리 찢겨나가는 것을 본 그들은 완전히 죽음의 공포에 잠식된 듯했다.


“전방에 적입니다!”


느닷없는 포격으로 인하여 대혼란에 빠진 일본군, 그들의 불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바사키 소장은 누군가 비명에 가깝게 소리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는 절망에 가까운 기색이 서렸다.


숙영지를 반원에 가깝게 포위한 미군은 포격으로 혼란에 빠진 일본군 진지를 향해 집중 사격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전의를 상실하고 은폐, 엄폐할 곳을 찾아 달아나던 일본군은 날아오는 총탄에 맞아 피를 뿌리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전열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당장 후방으로 부대를 퇴각시켜야 합니다!”


시바사키 소장을 따라 부상병 한 사람을 들쳐메고 간신히 방공호로 들어온 엔도 참모장은 적의 규모를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퇴각을 종용했다.


사실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포격에 이어 전방에 적군이 나타났다면 이미 아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준비했다는 것, 여기에서 무리하게 대응하는 것보다 안전한 곳까지 부대를 물린 다음 반격하는 것이 어쩌면 옳은 판단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시바사키 소장은 엔도 대좌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적이 나타났다는 전방을 주시했다.


‘넓게 아군 진지를 둘러싸기는 했으나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사격만 할 뿐 진지를 점령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병력이 많게 보이게 위장한 것인가? 아니면 이 또한 아군을 끌어들이기 위한 술책인가...’


시바사키 소장은 도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선수를 빼앗긴 것은 분명했지만, 전방에 나타났다는 미군의 움직임은 여러모로 수상했다.


그가 보기에 미군이 아군의 진지를 취하려면 혼란에 빠진 지금이 적기였다.


하지만 미군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계속 사격만 퍼부어대고 있었다.


기습 공격으로 우왕좌왕하던 일본군 병사들은 상당수가 총탄에 쓰러졌지만, 시간이 흐르며 대부분의 일본군이 엄폐물을 찾아 몸을 숨기자 기습 사격으로 인한 피해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럼에도 미군은 일본군 진지를 향한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


돌격하는 아군을 보호하기 위한 엄호 사격도 아닌데 참으로 이상한 행동이었다.


“으... 사, 살려 주십시오...”


적이 허장성세로 규모를 부풀려 그저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전열을 뒤로 물리게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기만책을 써서 일본군을 끌어들이려는 것인지 고심하던 시바사키 소장의 눈에 한쪽 다리를 잃고 방공호로 기어 오는, 피투성이가 된 일본군 병사가 들어왔다.


“안 됩니다!”


엔도 참모장은 갑자기 사령관이 방공호 밖으로 튀어 나가자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수풀에서 적군의 사격이 멈추지 않고 퍼부어지고 있건만, 시바사키 소장은 자세를 낮춘 채 방공호로 기어 오던 병사를 향해 다가가 힘껏 그를 일으켰다.


- 쾅!


“각... 하...!”


기어이 부상병을 구출해 오는 사령관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엔도 참모장은 굉음과 함께 흙이 사방으로 튀고,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는 것을 보더니, 사색이 되었다.


“뭐, 뭣들 하는 건가! 어, 어서 각하를 방공호로!”


엔도 참모장은 절대 방공호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주변을 다그쳤다.


엔도의 성화에 쏟아지는 집중 사격을 뚫고 사령관을 구하러 간 병사들 중 두 사람이 쓰러진 후에야 일본군은 간신히 시바사키 소장을 방공호로 데려올 수 있었다.


“이, 이럴수가...”


하지만 돌아온 사령관은 이미 싸늘한 시신으로 굳어있었다.


창졸간에 지휘관을 잃은 제3특별근거지대 일본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적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반격해서 각하의 원수를 갚아야 합니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던 방공호는 삽시간에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평소 살뜰하게 장졸을 보살피던 시바사키 소장이 비명횡사하자 일본군의 공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전의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만큼 제3특별근거지대 대원들이 최고 지휘관에게 가지는 경외심은 특별한 것이었다.


“적의 규모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반격하는 것은 위험하다. 후방까지 부대를 철수시켜 전열을 가다듬은 다음 반격을 개시할 것이다.”


엔도 참모장, 아니 규정에 따라 제3특별근거지대의 최고 지휘관이 된 엔도 대좌는 반격하자는 부하들의 의견을 거부하고 철수를 명령했다.


“각하의 말씀처럼 적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진지로 돌격하지 않고 사격만 하는 것을 보면 뻔하지 않습니까?”


“당장 반격해 각하의 복수를 해야 합니다!”


엔도 대좌는 거세게 반발하는 방공호 내부의 하급장교와 하사관 그리고 병사들을 보았다.


지휘관을 잃은 그들의 분노는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건만, 엔도 대좌는 마치 그들이 자신의 선택을 비웃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숨에 적을 쓸어버려야 합니...!”


- 탕!


군조(중사) 계급을 단 무기계가 엔도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의견을 펴자 엔도 대좌는 주저하지 않고 권총을 꺼내 그를 쏘았다.


1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총을 맞은 무기계가 머리에서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네놈들이 감히 지휘관의 명령에 반기라도 들겠다는 것이냐? 각하께서 서거한 지금, 제3특별근거지대의 최고 지휘관은 나다! 내 말이 곧 사령관의 명령이란 말이다!”


엔도 대좌는 길길이 날뛰며 아직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는 권총의 총구를 다른 이들에게 돌렸다.


“당장 부대 돌려. 항명하는 놈은 이 자리에서 즉결처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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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 - 베티오섬 공방전(2) 22.11.30 521 12 13쪽
33 32화 - 베티오섬 공방전(1) 22.11.29 530 11 12쪽
32 31화 - 타라와 환초 항공전(2) 22.11.23 547 13 13쪽
31 30화 - 타라와 환초 항공전(1) 22.11.22 546 17 11쪽
30 29화 - 피로 물든 해변(3) 22.11.21 544 13 11쪽
29 28화 - 피로 물든 해변(2) 22.11.17 558 12 12쪽
28 27화 - 피로 물든 해변(1) 22.11.15 573 12 14쪽
27 26화 - 타라와 환초 상륙 작전 22.11.14 628 12 13쪽
26 25화 - 새로운 여정 22.11.11 619 14 13쪽
25 24화 - 수장되는 제4남견함대 22.11.08 628 13 12쪽
24 23화 - 확증편향 22.11.07 614 15 15쪽
23 22화 - 일촉즉발 22.11.04 623 13 12쪽
22 21화 - 인도양의 해적 22.11.03 664 13 13쪽
21 20화 - 들어는 봤니? 징기스칸 작전! 22.10.31 676 14 12쪽
20 19화 - 죽음의 계곡(마무리) 22.10.28 679 12 15쪽
19 18화 - 죽음의 계곡(5) 22.10.26 665 11 12쪽
18 17화 - 죽음의 계곡(4) 22.10.24 690 14 13쪽
17 16화 - 죽음의 계곡(3) 22.10.19 705 14 13쪽
16 15화 - 죽음의 계곡(2) 22.10.18 731 10 12쪽
15 14화 - 죽음의 계곡(1) 22.10.17 798 12 11쪽
14 13화 - 군에 몸 담은지 어언 30년, 이번만큼 필승의 신념이 떠오른 적은... 22.10.12 874 13 12쪽
13 12화 - 성동격서 22.10.11 786 15 12쪽
12 11화 - Save the 'Fox company' - (2) 22.10.10 768 15 12쪽
11 10화 - Save the 'Fox company' - (1) 22.10.07 798 14 13쪽
10 9화 - 항공기? 정글에서 그딴 걸 어디에 쓰냐? 22.10.06 854 13 14쪽
9 8화 - 보급? 그런게 왜 필요한데?? +1 22.10.05 903 12 15쪽
8 7화 - 미션 I'm possible 22.10.04 906 13 14쪽
7 6화 - 헬파이어 패스(Hellfire pass) - (5) 22.10.03 913 15 15쪽
6 5화 - 헬파이어 패스(Hellfire pass) - (4) 22.09.30 943 18 12쪽
5 4화 - 헬파이어 패스(Hellfire pass) - (3) 22.09.29 1,004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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