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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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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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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화 - 죽음의 계곡(2)

DUMMY

1943년 11월 일본 도쿄


“물론입니다. 길게 끌 것도 없어요. 일본이 아쌈(Assam, 인도 동북부)에 진입하는 즉시 우리 자유 인도 국민군이 내부에서 호응할 것입니다. 영국은 절대 버틸 수 없을 것이오.”


나치 독일에 머물다 U보트를 타고 일본으로 온 자유 인도 임시정부의 주석이자 인도 국민군 최고 사령관인 찬드라 보즈(Subhas Chandra Bose)는 도조 히데키의 제안에 반색했다.


영국의 식민지가 된 인도에서는 꾸준히 독립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다.


한 때 인도 국민 회의 대표로 선출된 찬드라 보즈는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투쟁이 과연 인도의 독립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무장한 군대를 양성해 독립을 쟁취하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인도 국민 회의 지도층은 찬드라 보즈의 노선 대신 간디를 지지했기에 그의 임기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인도에서 실각한 그는 ‘자유 인도 임시정부’라는 독자적인 노선을 강행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조국 독립 항쟁에 나섰다.


하지만 찬드라 보즈의 염원을 실현하기에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런 그에 눈에 들어온 것은 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일본.


적의 적은 친구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미 영국가 전쟁에 돌입한 일본은 찬드라 보즈가 손을 잡기에 적절한 파트너였다.


얼마 전 버마에서도 아웅 산(Aung San, 버마의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아웅 산 수 치의 아버지)이 이끄는 독립군과 일본군이 연합하여 버마의 영국군을 축출하자 찬드라 보즈의 결심은 더욱 공고해졌다.


비록 일본이 행하는 침략전쟁과 학살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대안이 없었다.


자력으로 영국과 맞서는 것이 불가능한 현시점에 일본의 힘을 빌리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었다.


“하핫, 주석께서 그리만 해주신다면 무엇이 걱정이겠소이까! 이미 대본영에 작전 검토를 지시했으니 속히 작전이 시행될 것입니다.”


“시기는 언제가 되겠습니까?”


“아마도 내년 3월이 될 것입니다. 우리 일본군은 신속히 임팔과 코히마에서 영국군을 몰아낼 것이니 주석께서도 적절한 시기에 내부에서 호응해주셔야 하겠습니다.”


“참으로 기대가 큽니다!”


자리에 일어선 찬드라 보즈와 도조 히데키는 서로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악수했다.


찬드라 보즈는 눈앞에 선 사내가 소련 점령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아돌프 히틀러와는 다른 인물이라 생각했다.


영국의 감시망을 뚫고 소련을 지나 독일까지 먼 길을 갔건만 찬드라 보즈가 만난 히틀러는 그가 예상했던 그런 인사가 아니었다.


아돌프 히틀러는 대영 항쟁의 뜻을 밝힌 찬드라 보즈를 환영했지만 잠시뿐이었다.


그는 독일과 소련이 연합하여 영국의 알토란 같은 식민지, 인도를 해방하자는 찬드라 보즈의 제안을 들은 체 만 체했고 종래에 찬드라 보즈는 대영 방송에나 동원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도조 히데키는 그런 교활한 인물은 아닐 것이리라.


버마로 진군한 일본이 무슨 일을 벌이는지 까맣게 모르고 있는 찬드라 보즈는 내년 봄, 드디어 조국이 독립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


1943년 10월 버마-인도 접경 후콩 계곡(Hukawng Valley)


- 푸드득


고요하던 정글에 지축을 울리는 전차 궤도 소리와 함께 이십여 대의 일본 95식 경전차 ‘하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작전 지역까지 얼마나 남았지?”


버마 방면군 예하 15군 소속 18사단 전차 연대장, 마쓰이 중좌는 느릿느릿, 기어가는 듯한 전차 행렬을 보며 답답한 듯 물었다.


95식 경전차는 일본이 보유한 전차 중 유일하게 험지 기동이 가능한 전차였다.


그렇기에 이번 작전에 동원하기는 했으나 눈 앞에 펼쳐진 길은 험하다는 말도 부족할 정도였다.


덕분에 기갑부대의 이동 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보병이 오기 전 단독으로 중국 국민혁명군을 공격하려던 마쓰이 중좌의 속은 타들어 가는 듯했다.


10월 30일, 버마-인도 국경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지긋지긋한 정글 지대인 후콩 계곡에서 일본군은 중국 국민혁명군의 38사단 정찰부대와 마주쳤다.


이 사실을 접수한 15군 사령관 무다구치 렌야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그는 즉시 18사단 예하 56연대를 급파하여 38사단을 포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 뭐? 중국군? 1달에 총알 3발을 받는다는 그놈들을 말하는 건가? 1개 사단이 아니라 집단군이 몰려온다고 하더라도 겁날 것이 무엇인가? 연대 병력도 사치야.


여러 사람을 건너 들은 이야기지만 무다구치 사령관은 중국군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다.


직접 대적한 바는 없지만, 마쓰이 중좌 역시 중국군의 허술함과 극도로 낮은 전투력에 관해 떠도는 이야기는 지겹도록 들었다.


처참한 군수보급은 물론이고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한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렇기에 중국군 1개 사단 병력을 고작 1개 전차 연대와 보병 연대로 포위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을 때 마쓰이 중좌는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 기회에 1개 사단 병력을 괴멸시킨 전공을 세울 생각에 조바심이 나 있던 참이었다.


“왜 이렇게 기동이 굼뜬 것인가? 속도를 높이라고 해!”


마쓰이 중좌는 다시 한번 전차장들을 다그쳤다.


사단 본부에서는 후콩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 기갑부대와 보병이 연합하여 작전을 시행할 것을 명령했지만, 걸어서 이동하는 보병이 전차 연대의 속도를 맞추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먼저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차 연대는 작전 지역에서 보병이 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는데 마쓰이 중좌는 이 시간을 헛되어 보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나중에 사단 본부에서 작전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지만, 적의 선공이 있어 격퇴했다고 둘러대면 그만이었다.


‘보병놈들 따위에게 전과를 나눠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


마쓰이는 한참 뒤에 도착해서 그의 전차 연대가 이뤄놓은 승리를 허망하게 볼 56연대장, 무라야마 중좌의 표정이 벌써 그려지는 듯했다.


육군 사관학교 시절부터 호적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사사건건 부딪치던 마쓰이와 무라야마였다.


마쓰이는 이번 기회에 오만하기 짝이 없는 무라야마를 철저히 짓밟아 주리라 다짐했다.


*


“중국 국민혁명군 소속 쑨리런이라 합니다.”


미리 도착해있던 중국 국민혁명군 X-force의 쑨리런 장군은 이청천 대령과 그가 이끌고 온 빅터의 대전차 부대원을 반갑게 맞이했다.


미군에 의해 훈련된 부대의 지휘관답게 쑨리런은 영어에도 능통했다.


“대한 광복군 남로군정서 부사령관 이청천이라고 합니다.”


“귀관이 이끄는 빅터 부대의 활약상은 이미 귀가 따갑도록 들었습니다. 합동작전을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장관급이지만 쑨리런은 영관급인 이청천에게 깍듯이 대했다.


조지프 스틸웰의 지시로 미군에게 훈련받던 쑨리런은 일본군이 동부 연안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충칭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와 서서히 중국을 점령해가는 상황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자신을 보며 깊은 실의에 빠져있었다.


하나로 뭉쳐 일본에 대항해야 할 판국에 각 지역의 군벌들은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했고, 때로는 침략자의 앞잡이가 되는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장제스의 국민혁명군과 마오쩌둥의 홍군(공산당 군사조직)은 내전을 잠시 멈추는 듯하더니 이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기 시작했다.


중국 내부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지금, 쑨리런은 ‘일본’이라는 공동의 적을 둔 연합군이 도탄에 빠진 중국 국민의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북방에서 일본을 견제해줄 것으로 예상했던 연합국의 일원인 소련은 독일과의 기나긴 절멸(絶滅) 전쟁에 돌입해 만주의 관동군이 국경을 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리고 한 가닥 희망을 품었던 미국은 태평양에서 일본에게 일격을 당한 후 차츰 세력을 회복하고 최근에 승기를 잡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중국 전선에 힘을 실어줄 형편은 되지 못했다.


결국 남은 것은 자력으로 일어서는 것.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다는 절망이 쑨리런에게는 오히려 혹독한 훈련을 견딜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


그리고 마침내 하달된 출정 명령, 쑨리런은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합동으로 작전을 펼치게 될 연합군 부대는 그도 익히 알고 있는 조선, 아니 대한민국 임시정부 소속 대한 광복군 특임대, 빅터 부대라고 했다.


동남아시아 전선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는 그들이라면 이번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이번 작전은 X-force와 빅터의 연계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빅터가 먼저 적 전차 행렬의 가운데와 후미의 전차를 대전차 화기로 타격할 것입니다. X-force는 둘로 나뉜 적 기갑부대 중 선두에 선 전차들을 섬멸한 다음 고립된 적 전차들을 소탕하면 이번 임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입니다.”


“흠, 적 기갑부대의 기동력을 상실케 한 다음 사냥한다...”


적들이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로는 극히 좁았다.


그러므로 일본군 전차는 일렬로 나란히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니 중간의 전차와 후미의 전차를 기동 불능 상태에 빠뜨린다면 전방에 선 몇 대의 전차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움직일 수 없는 ‘고정포탑’의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이렇게만 된다면 전차 수에서 밀리는 아군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훌륭한 작전입니다. 그런데 무반동포(대전차 화기의 일종으로 포탄의 추진력을 후폭풍으로 배출하여 포신의 반동을 줄인 무기)를 쏘고 나면 사수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쑨리런은 훈련장에서 미군이 대전차 무기로 사용하던 육중한 M18 무반동포를 떠올리며 말했다.


덩치에 비해 낮은 관통력은 둘째치더라도 발사 후 당장 위치가 드러나기 때문에 일제 사격으로 적을 섬멸할 수 없다면 전차포와 기관총 세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성공적인 작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쑨리런은 이국땅에서 쓰러져갈 동맹군의 생명이 못내 안타까웠다.


“고정진지라면 괜찮겠지만 기동전에서 M18은 적절하지 않은 화기입니다. 빅터는 M9으로 저들을 상대할 것입니다.”


이청천 대령은 쑨리런의 걱정을 예상이라도 한 듯 웃으며 받아넘겼다.


“예? M9이라고요?”


쑨리런은 이청천의 말에 깜짝 놀랐다.


M9이라면 쑨리런도 익히 알고 있는 무기였다.


대전차 로켓 런처(Antitank Rocket Launcher)보다 ‘바주카(Bazooka)’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보병용 대전차 무기, 하지만 기존까지 전장에서 사용되던 대전차 로켓은 M1 정도였다.


‘M9이라면 광학 조준경까지 장착된, 그야말로 최신의 무기가 아닌가? 그런데 대체 그런 무기를 어디에서 공수한 것인가...’


쑨리런은 듣던 것보다 빅터의 위용이 상당하자 내심 혀를 내둘렀다.


‘이번에 상대하게 될 일본의 전차는 95식 경전차라 들었다. M9 정도라면 전면 장갑 관통도 문제가 없겠어.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몫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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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 - 타라와 환초 항공전(1) 22.11.22 546 17 11쪽
30 29화 - 피로 물든 해변(3) 22.11.21 543 13 11쪽
29 28화 - 피로 물든 해변(2) 22.11.17 558 12 12쪽
28 27화 - 피로 물든 해변(1) 22.11.15 573 12 14쪽
27 26화 - 타라와 환초 상륙 작전 22.11.14 627 12 13쪽
26 25화 - 새로운 여정 22.11.11 618 14 13쪽
25 24화 - 수장되는 제4남견함대 22.11.08 627 13 12쪽
24 23화 - 확증편향 22.11.07 614 15 15쪽
23 22화 - 일촉즉발 22.11.04 623 13 12쪽
22 21화 - 인도양의 해적 22.11.03 664 13 13쪽
21 20화 - 들어는 봤니? 징기스칸 작전! 22.10.31 676 14 12쪽
20 19화 - 죽음의 계곡(마무리) 22.10.28 679 12 15쪽
19 18화 - 죽음의 계곡(5) 22.10.26 665 11 12쪽
18 17화 - 죽음의 계곡(4) 22.10.24 688 14 13쪽
17 16화 - 죽음의 계곡(3) 22.10.19 705 14 13쪽
» 15화 - 죽음의 계곡(2) 22.10.18 731 10 12쪽
15 14화 - 죽음의 계곡(1) 22.10.17 796 12 11쪽
14 13화 - 군에 몸 담은지 어언 30년, 이번만큼 필승의 신념이 떠오른 적은... 22.10.12 874 13 12쪽
13 12화 - 성동격서 22.10.11 786 15 12쪽
12 11화 - Save the 'Fox company' - (2) 22.10.10 768 15 12쪽
11 10화 - Save the 'Fox company' - (1) 22.10.07 7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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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화 - 미션 I'm possible 22.10.04 905 13 14쪽
7 6화 - 헬파이어 패스(Hellfire pass) - (5) 22.10.03 911 15 15쪽
6 5화 - 헬파이어 패스(Hellfire pass) - (4) 22.09.30 943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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