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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물먹은의자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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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물먹은의자
작품등록일 :
2024.05.21 12:32
최근연재일 :
2024.06.27 15:2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97,928
추천수 :
3,130
글자수 :
240,202

작성
24.06.26 11:20
조회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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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2쪽

기사단 출범식

DUMMY

41화 기사단 출범식



아서가 쓸데없이 크고 화려하게 지어놓은 영주관.


착취의 상징이었던 그것은 이제 번성하는 남작령의 부를 상징하는 건물이 되어 있었다.


혼자서만 번쩍번쩍하던 때와 달리, 영주관 주변 중심가의 건물들도 함께 번쩍거리기 때문이겠지.


나는 그 빛나는 브란덴 중심가의 넓은 광장 가운데 마련된 단상 위에 서 있었다.


그 앞에 모인 수많은 인파의 시선은 내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잘 지냈는가.”


“이 자리까지 오는데,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


“작년까지만 해도 브란덴과 브루넌이 화합하여 이렇게 한 곳에 설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 해봤단 말이야.”


남작령의 주민들은 힘겨웠던 시간이 생각나는지 눈시울을 붉히며 다들 부푼 감정을 저마다 갈무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먹구름은 지나가고 어두웠던 날들을 떠나보낸 지금. 실키안이 남작령과 하나 된 기쁜 날이 찾아왔다!”


“그에 더해 우리는 또 하나의 동맹을 동맹을 맞이했으니! 우렁찬 함성으로 황금 연맹을 환영해다오!”


와아아아아!!!


***


“우선 오늘 모여준 황금 연맹의 연맹원들께 감사를 전하겠소!”


내가 그러모은 군소 귀족 연맹의 이름은 결국 내 별명을 차용하여 용살자 연맹과 황금 연맹 중에 황금 연맹으로 결정되었다.


자그마치 23명의 남작이 모여 만들어진 연맹은 고위 귀족이 없는 탓에 남작 회의라고도 불렸다.


그도 그럴 것이... 맹주인 내가 남작인데 백작이 밑에 있으면 좀 모양이 상하잖나.


“우리 황금연맹은 그라브 산맥부터 노스위버 해안가까지! 대초원부터 북부 설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를 손에 넣을 준비를 마쳤다! 그렇지 않나!”


“맞습니다, 남작님! 대초원의 꿈이 함께하겠습니다!!!”


하하하하하!


오늘 네 거상 중 유일하게 참가한 카일이 큰 소리로 외치자, 어린 거상의 기운찬 모습에 사람들이 웃어댔다.


“제국을 수호하기 위해 쌓은 부는 동부를 넘어 제국 바깥으로까지 뻗어나갈 것이니! 이는 황실을 위한 일이요 제국 그 자체를 위한 일이다!”


정당성 확보 차원의 립서비스도 한 번 해주고.


“그러나 우리의 부를 탐하는 자들은 시시때때로 나타나 우리를 압박할 것이 자명하니! 이 위기를 두고 보지 못한 맹주의 이름으로 화룡 기사단을 출범하겠노라!!!”


와아아아아아!!!


펑-

펑-


간단한 마도구로 축포까지 터뜨리며 기뻐하는 사람들 가운데.


철그럭-

철그럭-


“엄마! 기사님이 잔뜩이야!!!”


“이야... 저렇게 많은 기사가 한 자리에...”


“다가가지 마십시오! 기사님들께 손대지 마세요!”


총 24명의 기사가 중무장을 한 채 대로를 따라 걸어오기 시작했다.


백작가에서도 보기 힘든 20이 넘는 기사단.


“기사단장은 누가 하는 거지...?”


“20명을 이끄는 기사면 엄청난 실력자일 텐데...”


모두의 관심은 기사들을 이끌 정점에 쏠려있었다.


“저... 저 갑옷... 트리스탄 경 아니여? 백작가의 그 유명한 배너렛 나이트잖아...”


전장에서 제법 굴러본 용병들은 로우 혼 백작가 출신의 배너렛 나이트를 알아보고는 당황을 금치 못했다.


그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남작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그가 두 번째 자리에 서서 따라간다는 것은...


“트리스탄 경이 단장이 아닌가봐?”


“저 양반이 아니면 대체 누가 단장을 맡는다는 거여...?”


그리고 마침내 기사단이 대로를 따라 레드카펫 위로 올라 내 앞에 선 순간.


맨 앞에 선 기사를 시작으로 모두가 투구를 벗고 내게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드러나는 붉은 머리.


“제국의 기사 밀리아 브라운이 화룡 기사단을 이끌고 파벨 브루넌 남작을 찾아왔나이다!”


“제국의 남작 파벨 브루넌이 화룡 기사단을 맞이하노라! 나를 찾은 이유를 말하라!”


“주인을 찾아 떠도는 검이 그대의 위명을 좇아 이곳에 왔으니, 부디 우리를 쥐고 그대의 뜻을 펼치기를 바라오!”


“나를 따르겠는가!”


[그렇다!!!]


24명의 외침은 하나 되어 브란덴을 울렸다.



***



화룡 기사단의 출범식은 솔라시온 축일에 이뤄졌으나, 파벨 남작령에서 솔라시온 축일 따위는 챙기지 않았다.


솔라시온은 엿이나 먹으라고.


그러니 오늘은 순수하게 화룡 기사단 출범일이라고 봐야겠지.


그래도 지금까지 챙겨오던 축제일이 어디 가겠는가.


다들 작년에 쓰던 솔라시온 팻말에서 솔라시온 표식만 떼버린 채로 축제 음식을 팔고, 춤을 추고.


횃불은 암녹색의 등불로 대체되었지만, 등불 아래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짝을 찾아 행복한 표정으로 빙글빙글 돌았다.


굳이 전통을 뭉갤 필요는 없으니 이 모습 자체를 즐기면 그만 아닌가.


남작령의 주민들은 고통스러웠던 지난 1년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인연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축제 음식을 잔뜩 사서는 광장 근처에 자리를 잡고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고 춤을 추는 가운데, 맥스를 비롯한 용병 삼인방도 올해에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그곳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녀석들... 올해에는 짝을 찾았구나.”


작년에는 농사지을 땅을 알아본다며 분주하던 녀석들이 결국 올해에는 맘이 맞는 사람을 찾은 모양이지.


행복하다면 그걸로 됐다.


피식 웃고는 회오리 감자처럼 생긴 브란덴 명물 감자를 입에 넣었다.


“오호... 생각보다 맛있는데.”


딱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그 맛이었다.


역시 한국 게임답군.


“어라, 스승님!”


“폴? 옆에는...”


“아! 남작님 안녕하세요! 이브라고 합니다!”


매일 폴의 도시락을 싸주던 폴의 연인.


의외로 큰 사고 없이 둘은 잘 사귀고 있었던 모양이다.


“스승님...”


어이고... 연인 표정이나 살필 것이지.


“폴, 헛소리 말고 연인이랑 시간을 보내도록 해라.”


폴은 아직 할 말이 남은 듯했으나, 질질 끌려가는 것을 보면 내가 정답을 맞힌 듯 했다.


파스스-


폴이 지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에 결국 등불의 연료가 다했는지, 해가 저물 때에 맞춰 사그라지는 불빛.


가볼까, 화룡 기사단 출범식의 하이라이트로.



***



 나는 단상 위로 올라가, 축제의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브란덴의 주민들에게 외쳤다.


“모두 축제는 즐기고 있는가.”


[물론입니다!!!]


“하지만 솔라시온 축일의 마무리처럼 확 오는 것이 없어서 아쉽겠지?”


[아닙니다!!!]


“아니기는... 다들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보이는데 말이다.”


다들 작년 솔라시온 축제 때처럼 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조심하느라 아쉬운 점이 많겠지.


“그런 너희를 위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하지만, 기사단 출범식에 걸맞은 무대를 준비했다.”


“기사단장이 얼마나 강한지 궁금하겠지? 그리고 나 파벨의 강함도 말이다.”


다들 감히 말은 꺼내지 못했지만, 궁금하지 않은 자가 어딨겠는가.


“그런고로! 오늘의 밤에는 기사들 간의 대련으로 마무리하겠다!!!”


‘지... 진짠가...!’


‘두분의 대련을 볼 수 있다고?’


와아아아아!!!



***



광장의 중앙에 마련된 무대는 처형식 때 쓰던 것을 개조했는지 조금 높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좋았다.


모두의 표정이 보였으니 말이다.


“그 감옥에서 나오고 반년인가.”


밀리아는 최근 입은 적이 없던 갑주까지 착용한 채 오러를 끌어올렸다.


“그렇군. 처음 만났을 땐 애송이였는데 말이야.”


“하하. 그랬지 나는 애송이였어.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지 꼭 확인해보고 싶단 말이야.”


이런... 너무 자극했나.


그녀의 검에 피어오르던 푸른 오러의 일렁임이 조금씩 멎어가고.


더 이상 둘에게 미동조차 느껴지지 않는 그 순간.


파아앙-


순간적으로 신형이 사라진 그녀를 찾아 눈으로 좇다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


지금까지 나도 2년간 투쟁 속에서 살아왔다.


기감은 피어오르다 못해 만개하였으니.


챙!


뒤에서 온다 해도 알지 못할 것은 없었다.


“아직 멀었어.”


그런가?


몇 번이고 와보라지.


챙!

챙!


오러를 통한 신체 강화.


“함께 훈련한 게 얼마나 길었다고 생각하는 거냐. 언제까지 탐색전만 할 거지?”


“후우...”


처음보는 진지한 표정.


오는가.


그것을 최속으로 활용한 사각에서의 공격이 통하지 않자, 밀리아는 제자리에서 오러를 끌어올렸다.


푸른 오러가 점차 고정되는 것을 넘어 색을 잃고 무형에 도달한다.


마치 형태가 없는 것처럼.


‘맙소사... 저거... 무형검 아니야...?’


‘밀리아 경이 그 정도였다고...?’


그래, 유명한 기술이지.


제국 검술 전집에도 실려있는 소드 마스터라 불렸던 자들의 기술.


그 중 오러의 극의에 달한 제국 초대 검술 사범은 그의 오러를 본 자가 없을 정도로 언제나 무형의 오러를 다뤘다던가.


아직 밀리아의 오러는 집중하지 않으면 색이 보였지만, 지금 뿜어내는 것은 틀림없는 무형검이었다.


저걸 받아내는 것은 처음인가.


“오라! 전설 또한 한때는 누군가의 지금이었으니! 내 이 자리에서 전설을 깨부수어보겠노라!!!”


‘멋진 자세야, 남작.’


평소라면 이렇게 말했으려나.


언제나 살짝 김빠진 목소리로 대답해오는 밀리아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식은땀까지 흘리며 검 한 자루에 새겨진 자신의 소우주를 발현하는 데 집중할 뿐.


나는 오러를 저 정도까지 다루지는 못한다.


오러 마스터리도 없지만, 중점적으로 수련한 것 또한 오러가 아니었으니.


나도 내 검에서 내 내면을 바라보았으나, 푸른 빛은 일렁일 뿐이었다.


“동굴에서의 싸움을 떠올리게 하는군.”


그때는 모든 면에서 내가 우월했는데 말이야.


부우웅-


대답 대신 휘둘러지는 검.


푸른 검기가 무형의 벽과 충돌하는 순간.


비산하는 푸른 빛과 함께 내 검기가 부러졌다.



***



밀리아는 검 속에서 지하감옥의 벽면을 보고 있었다.


여기사로서의 자긍심.


여기사이기에 가지는 열등감.


최고는 될 수 없다는 그 안쓰러운 시선.


지하감옥의 벽면 앞에 서서, 혼몽한 정신 속에서 그 모든 역경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하감옥의 벽면처럼 실재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낸 감옥.


그 속에서 밀리아는 자신의 소우주마저 제한하고 있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그녀의 오러는 더 이상 한 점 흔들림이 없었으니, 어느샌가 색을 잃고 무형으로 화했다.


무형의 검기가 남작의 것과 부딪혔을 때.


동굴에서와 같은 상황이었음에도 남작의 검기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흩날리며 사라졌다.


닿아라.


언젠가 자신의 허리에 새겨졌던 검흔처럼.


남작에게도 자신의 검이 통하는 것을 보는 것.


그것을 이룬 뒤 그녀는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리라.


그리고 무형의 검기가 그의 앞에 다다른 순간.


카가가가각-


“끄윽...”


파벨조차 검기의 위력을 견디기 힘든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검을 두손으로 잡고 버텼으나, 누가 봐도 조금씩 파벨의 검은 밀리고 있었다.


여기서 한 번의 검기만 추가한다면...!


밀리아는 남은 모든 오러를 끌어모아 푸른빛을 지우지 못한 검기를 얹었다.


그리고 푸른 빛이 남작의 검에 닿기 직전.


중얼-


그의 입술이 조금 움직임과 동시에.


뿌드드득-


도저히 사람의 것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부풀기 시작한 팔.


팅-

팅-


갑주를 조이던 부품들조차 견디지 못하고 튕겨 나가고.


펑!


결국 팔의 갑주가 터져나간 순간.


콰드드드득!!!


퍼어엉!!!


남작이 아래에서 위로 그은 모양을 따라 검기가 반으로 갈라져 사라진 것은 물론이요, 밀리아의 검과 하늘의 구름까지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



“내가 졌어, 남작 대단한데.”


함성으로 가득했어야 할 경기장 주변은 다들 믿을 수 없는 광경 탓인지,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검을 휘둘러 오러를 베고 검을 베고, 구름까지 반으로 갈라버릴 광경을 어디 가서 보겠는가.


“후우...”


질뻔했네.


아직 기사단장 버프도 없을 텐데, 이 정도면 버프 줬으면 진짜 졌으려나.


이거 토템은 어디 가서 최강자 라인에는 명함을 못 내밀겠는데.


“이제 소원은 이뤘나?”


“그래.”


밀리아는 소원을 이뤘음에도 약간 석연치 않은 표정이었다.


“뭔가 묻고 싶은 게 있나 보지?”


“분명 당신은 모든 여력을 쥐어 짜냈었을 텐데, 어떻게 막았지? 아니... 아니지... 대체 아까 중얼거린 그 말은 뭐야?”


“그 말?”


“대체, 힘에 10 추가가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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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후기 +18 24.06.27 679 19 2쪽
42 +7 24.06.27 622 25 11쪽
» 기사단 출범식 +8 24.06.26 766 49 12쪽
40 현찰은 모든 걸 해결해준다 +6 24.06.25 850 52 11쪽
39 브루넌 드림 +7 24.06.24 903 50 14쪽
38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3) +6 24.06.23 1,048 50 13쪽
37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2) +1 24.06.22 1,126 53 12쪽
36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5 24.06.21 1,256 57 13쪽
35 오러 +6 24.06.20 1,349 56 13쪽
34 귀환 +7 24.06.19 1,435 52 12쪽
33 베이론 +4 24.06.18 1,495 55 14쪽
32 황금남작 (수정) +8 24.06.17 1,637 58 18쪽
31 파벨 1세 (수정) +7 24.06.16 1,674 66 14쪽
30 브루넌 공성전 (3) (수정) +10 24.06.15 1,813 66 15쪽
29 브루넌 공성전 (2) +7 24.06.14 1,748 65 15쪽
28 브루넌 공성전 (1) +8 24.06.13 1,888 67 13쪽
27 뿌린 씨앗은 결실이 되어 +3 24.06.12 1,938 69 12쪽
26 위대한 여정 +5 24.06.11 2,014 71 13쪽
25 밀약 +4 24.06.10 2,063 70 12쪽
24 군주 +11 24.06.09 2,190 86 13쪽
23 폭풍전야 (수정) +3 24.06.08 2,205 69 14쪽
22 전투의 여파(수정) +7 24.06.07 2,293 65 13쪽
21 불멸자 +5 24.06.06 2,372 80 12쪽
20 빛과 어둠 (수정) +1 24.06.05 2,461 76 11쪽
19 솔라시온 축일 +4 24.06.04 2,470 84 12쪽
18 괴물 +8 24.06.03 2,472 81 13쪽
17 성인과 추적자 +5 24.06.02 2,554 74 14쪽
16 전쟁의 열기 24.06.01 2,613 78 13쪽
15 새로운 계절 +5 24.05.31 2,659 77 12쪽
14 모두의 야망 +3 24.05.30 2,731 7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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