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물먹은의자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공모전참가작

물먹은의자
작품등록일 :
2024.05.21 12:32
최근연재일 :
2024.06.26 11: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92,071
추천수 :
3,037
글자수 :
234,423

작성
24.05.31 12:37
조회
2,552
추천
76
글자
12쪽

새로운 계절

DUMMY

15화. 새로운 계절



이제는 눈이 살짝 쌓인 겨울의 숲.


쩌어억-


“나무 넘어간다! 다들 조심해!!!”


쿠웅-


거대한 나무가 쓰러지자, 주변에 퍼져있던 사내들이 몰려들어 거목을 일정한 크기로 쪼개기 시작했다.


“이거 뭐야? 엄청 잘 드는데.”


칼의 말대로 그들이 나무를 베었음에도 사용한 도끼는 이가 나간 곳 하나 없이 살벌하게 빛났다.


“그거 드워프가 만들었다잖아.”


“대장간에서 일하던 그 친구들이요?”


“그래, 파벨 경께서 직접 데려오셨다더라.”


테스는 쪼개진 나무를 정리하며 대답했다.


“이야... 역시 파벨 경쯤 되니까 이종족이라도 그냥 뻑가는구나.”


폴은 갑자기 자세를 잡더니 팔뚝을 걷었다.


“어때요, 이 정도면 약간 파벨 경 같나?”


“미친놈, 아주 지랄을 한다. 나중에 춥다 하지 말고 소매나 올려.”


거대한 거목이 장작 모양으로 지게에 싣고 나서야 그들의 작업은 끝이 났다.


“후우! 테스 아저씨! 이 정도면 된 거 맞죠?”


“어 그래! 폴하고 칼 둘 다 도와줘서 고맙다!”


“파벨 경이 몸 쓰는 일 좀 돕고 다니라시니까 어쩔 수 없죠.”


“그래, 너희 그 누구야 용병하다 온 놈들.”


“맥스랑 파이크랑 홉스요?”


“그래 걔네. 걔네에 비하면 너넨 너무 빼빼 말라서 훈련할 때 보면 안쓰럽더라고. 운동 좀 하자.”


“아니, 걔네는 3년을 용병 일하다가 온 친구들인데 제가 어떻게 이겨요.”


“누가 이기래? 파벨 경 밑에 있으려면 모양새는 잡아야 할 거 아니냐.”


“잔소리 좀 그만 해요. 이거 잘 말려서 장작 쓰십쇼. 파벨 경께 벌목 허가도 받아뒀어요.”


“그러냐? 고맙다. 순찰 돌 때 이거 나눠 먹어라.”


테스의 주머니에서 나온 주먹밥은 다 식었지만, 폴과 칼처럼 순찰 중인 병사에게는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입에만 넣을 수 있는 거라면 지금은 뭐든 감사했으니까.


“물은 없어요?”


“자, 옜다. 나중에 돌려주러 와라.”


테스가 떠나가고 폴과 칼은 바람이 불지 않는 바위틈에 앉아, 작은 모닥불을 피운 채 몸을 덥혔다.


“칼, 근데 그 드워프들은 항상 어딜 그렇게 몰래 쏘다닌대?”


“글쎄? 파벨 경께서 뭐 시키셨다니까 굳이 캐묻진 않았는데.”


“그러고 보면 그놈들이 온 뒤부터 마을에 철제 기구가 엄청나게 늘었네.”


“뭐, 자기들 마을에서 철광석이라도 캐오나 보지.”


“그런 건가.”


“야, 근데 저거 뭐냐?”


“뭐, 임마. 아무것도 안 보이는구만.”


“아니 잘 봐봐. 저거 움직이는 거 아닌가?”



***



“후우...”


이제는 숨을 내쉬면 입김이 나오는 계절이 돼버렸나.


벌써 이곳에 온 지도 석 달이 지났다.


***

[브루넌]


당신의 영지입니다.


충성도 : 높음 (75)

개발 수준 : 낙후됨

잠재력 : 높음

영지민 : 182인

병사 : 5인 / 최대 10인 징집 가능

(상세 보기)


장점

[드워프제 농기구]


문제점

[역병]

[교육 없음]

[교회 없음]

[난방 부족]

***


그동안 브루넌에 산재해있던 문제 중 절반이 넘게 사라졌다.


교육이나 교회가 없는 건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역병은 단서조차 잡지 못했다.


그걸 제외하면 일단 할 수 있는 건 모두 끝냈다고 봐도 좋겠지.


그러나 이번에 새로 생긴 [난방 부족] 문제는 겨울이 다가오며 골머리를 썩였다.


브루넌에 목재 산지라고 하면 그라브 산맥의 일부뿐.


“데인, 병사 순찰을 줄일 순 없겠나?”


“그라브 산맥은 하급 마수들의 출몰지입니다. 그래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후우... 그럼 어쩐다. 징집을 추가로 해볼까.”


“이주 정책으로 청년들이 이주해오긴 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너무 이릅니다.”


“쯧...”


자꾸만 마음이 조급해진다.


1년이다.


딱 1년이 더 지나고 나면 난세의 초읽기에 들어가게 된다.


내년의 수확이 난세의 군자금일 수밖에 없는 이상 지금 마련한 기반을 닦아도 닦아도 부족한데 말이지.


“우선은 상회에서 연료 위주로 구매해오겠다 했으니 그쪽을 믿어보시지요.”


“그건 다행이군. 상회 쪽은 잘 돌아가던가?”


“레아의 재능이 눈부십니다. 상행 한 번에 3배의 이윤을 못 낸 적이 없을 정도이니 걱정하지 마시지요.”


“카일은?”


“이번 상행의 책임자로서 저번 달에 홀로 상행을 꾸려서 나갔으니 곧 돌아올 겁니다.”


“기특한 녀석이군.”


그러고 보니 혹시 알고 있으려나.


“혹시 역병의 원인이 될만한 소문을 들은 적이 없나?”


“역병... 말씀이십니까.”


데인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역병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면 쉬이 넘길 수 없습니다. 혹시 뭔가 이유가 있으신지요.”


“무얼. 그냥 노파심에 물어본 것뿐일세.”


“글쎄요. 만약 역병이 돈다 해도 겨울은 아닐 겁니다. 원인이 있다고 해도 눈이 녹을 즈음에야 알 수 있겠죠.”


그렇다면 당분간은 난방문제에만 신경 쓰면 되겠군.


“기사님!!!”


“폴?”


“기사님!!! 큰일 났습니다!!!”


폴과 칼은 장작을 패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산맥 순찰을 시켰을 텐데, 왜 여기까지 달려온 거지.


“무슨 일이냐.”


“무장한 다수의 인원이 마을 경계를 넘었습니다!!!”


“그래?”


빵끗-


데인은 고개를 저었다.



***



브루넌의 병사 전원을 데리고 마을의 경계로 다가가자, 한 무리의 무장 집단이 보였다.


뭐야 저건.


나름대로 검과 방패로 무장한 병사가 여덟.


통일된 무장은 없이 제각각이었지만, 일단 오와 열을 맞춰 걷는 것으로 볼 때 도적은 절대 아니었다.


게다가 맨 앞에 서 있는 사슬 갑주와 철제 투구로 무장한 약간 마른 체형의 기사까지.


방랑 기사라면 병사를 데리고 다니진 않으니, 정규군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데...


이제 일반인도 서로를 식별할 수준으로 가까워진 거리.


“소속을 밝혀라!!!”


힘을 담아 쩌렁쩌렁하게 소리를 지르자, 상대 쪽에서도 질 수 없다는 듯 외쳤다.


“닥쳐라! 기사에게 무엄하다!”


뭐야, 여자 목소리?


여기사도 희귀하지만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타고난 근력차 때문에 오러에 천재적인 재능이 없으면 보통은 닿지 못하거늘.


“나는 로우 혼 백작께 이 브루넌의 통치를 위임받은 기사 파벨 주니어다!”


상대는 나 또한 기사라는 사실에 잠깐 주춤하는 듯하더니 다시 소리쳤다.


“기사라는 자가 갑주 없이 돌아다니는 걸 믿으란 말이냐!”


아, 서둘러 온다고 천 갑옷만 입고 왔다고 이러는 건가.


이해는 간다.


이해는 가는데...


근데, 모가지가 좀 빳빳하시네?


이렇게 말을 하는 사이에도 서로의 거리는 가까워져 갔다.


“남의 영지에 무장 병력을 몰고 와놓고 개소리는 그만하지.”


부우웅!


서걱-


갑작스레 튀어 오른 바위는 원래 두 조각이었다는 듯 깔끔하게 반으로 잘려 나가 있었다.


명백한 오러의 발현을 통한 검기.


이걸 보고도 기사가 어쨌니 저쨌니 하면 바위 대신 머리로 깨닫게 해줄 생각이 있다.


“소속. 3초 내로 밝혀라.”


달칵-


투구를 벗자 드러난 기다란 붉은 머리칼.


“와, 고우시다...”


“폴, 닥쳐 좀.”


맥스가 분대장이어서 다행이다.


기사의 미모건 뭐건 지금 시선 빼앗길 때냐, 폴아.


“나는 브란덴 영주 아서 브란덴 남작을 섬기는 기사 밀리아다!”


음, 아서 놈이 먼저 들어올 줄은 몰랐는데.


“아 그래, 밀리아 경. 브루넌의 경계를 무단 침입한 이유를 물어도 되겠나.”


“네놈들이 얼마 전에 브란덴에서 저지른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이건 또 뭔 개소리야.


***


안타깝게도 기사를 상대로 단숨에 목을 베어버리는 것은 나라도 감당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범죄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대체.”


“브란덴에서 네놈들이 벌인... 아, 고맙네.”


“별말씀을요.”


데인은 차를 건넨 후 자리를 비켰다.


“네놈들이 벌인 밀수에 대해서 조사하러 왔단 말이다!”


“밀수? 뭘 밀수했단 말인가?”


“이제부터 조사할 생각이다.”


“대체 뭘 밀수했는지도 모르는데 밀수 혐의가 왜 생긴 거고 그게 왜 브루넌에 불똥이 튄단 말이오.”


“브루넌의 상회 수익이 이상하지 않나!!!”


아... 그건 조금 뜨끔하긴 한데.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 범죄는.


“우리 상회가 뭐 어쨌다고. 세금을 안 냈나?”


“아니, 세금은 꼬박꼬박 냈다.”


“그럼 금지 품목에 걸리기라도 했나?”


“그것도 아니다 언제나 깨끗하더군.”


“근데 왜 지랄이야.”


“뭐... 뭣이?”


“세금 잘 내고 말썽 일으킨 적도 없는 우리 브루넌 상회에 왜 야료를 부리냐고.”


거 3배쯤 이윤 내는 게 그렇게 문제냐?


그 이윤 낸 게 브란덴에 손해로 돌아가기라도 하냐고.


사실 그렇긴 한데.

증거는 없지 않나.


아무리 생각해도 아서 그 새끼가 지금 경쟁자 견제하는 건데 내가 이걸 받아줘야 돼?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니라면, 더 들어줄 가치도 없다. 당장 브루넌에서 떠나라.”


“정당한 권리 행사라... 그래, 이걸 봐라!”


솔직히 더 듣지 않고 꺼지라고 할 생각이었으나, 그녀가 건넨 문서의 겉면에 새겨진 문양은 무시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게 대체...”


“봤느냐! 로우 혼 백작께서도 네놈들의 혐의를 의심하고 계신다!”


그녀가 건넨 문서에 찍힌 인장은 놀랍게도 로우 혼 백작의 것이었으며, 내용 또한 칙령이었다.


그것도 브루넌 상회를 콕 짚어서 명명백백히 밝혀내라는 조사 명령서.


이런 식으로 나온단 말이지...


“그래, 백작가의 인장까지 있다면 조사를 막을 수는 없겠지. 한 번 들쑤셔봐라.”


“진작에 그랬어야지! 나는 상회를 조사하러 이만 가보겠네! 앞으로 협조 잘 부탁하지!”


“후우...”


아서 이 새끼가...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꺄아아아악!!!”


또 뭐야.


밀리아가 나간 곳으로 따라 나가자, 그녀는 전시해둔 용의 머리뼈 앞에서 주저앉아있었다.


“이... 이건 용인가?!”


“그래, 내가 얼마 전에 잡아서 기념으로 장식해뒀다. 문제 있나?”


“그대가... 용살자란 말인가!”


빵긋-


“아아... 알아버렸나? 그래그래, 나야 나. 용살자 파벨 주니어.”



***



밀리아가 떠나간 후, 집무실로 돌아가려던 찰나.


“잠시 말씀 나눌 수 있을지요?”


“너는...”


나를 불러세운 것은 브란덴에서 온 조사단 중 한 명이었다.


“피터라고 합니다.”


자신을 피터라고 소개한 남자는 라스트 스탠드의 간신에게 부여되는 초상화를 빼다박은 듯한 인상이었다.


볼 때마다 머리를 뽑아야 하는 잡초 같은 놈들이라고 할까.


어쩌면 기사는 구색 맞추기일지도 모르겠군.


“용건만 짧게 말해라.”


“브란덴 남작께서는 파벨 경이 자진해서 브란덴에 ‘협조’ 하기를 바라십니다.”


“협조?”


“뭐, 가끔 곡물도 조금 보내시고. 상회 수익도 조금 나눠주시면 좋겠지요.”


그니까 나보고 아서 그 새끼 밑으로 들어오라는 건가?


“나는 로우 혼 백작께 충성을 맹세한 기사다. 다시는 그런 소리 하지 말도록.”


로우 혼 백작도 훌륭한 인간은 아니라지만 이럴 땐 좋은 방패지.


그러나 이 피터라는 놈은 눈치가 없는 건지 건방진 것인지 포기할 줄을 몰랐다.


“후회하실 겁니다. 당신 상회가 브란덴에서 올린 수익만 봐도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었음은 자명하니까요.”


“뭐라고 하는 거지?”


“브루넌의 급격한 성장과 상회의 비정상적인 수익! 그 뒤에 숨겨진 것들이 발각되면 곤란하실 텐데요!”


숨긴 거 없는데.


“지금 나를 의심하는 건가?”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경고하는...”


짜악!!!


“기사의 명예를 건드리고도 살아남았음을 감사히 여겨라.”


음 역시 이 관상인 놈들은 전통적으로 충치 치료가 필요하다.


아마 민수도 이것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겠지.


후두둑 쏟아낸 치아 덕에 간신의 상에서 충신의 상으로 바뀐 피터 녀석도 내게 감사하는 표정이지 않나.


“후회... 하실 겁니다...”


“증거를 찾아보거라. 찾지 못한다면... 이번엔 따귀로 끝나지 않을 터이니.”


후련하구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 공지 (기본 오후 3시 20분) 24.06.21 21 0 -
공지 제목 변경 안내 24.06.21 532 0 -
41 기사단 출범식 +8 24.06.26 533 44 12쪽
40 현찰은 모든 걸 해결해준다 +6 24.06.25 715 50 11쪽
39 브루넌 드림 +7 24.06.24 790 47 14쪽
38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3) +6 24.06.23 944 47 13쪽
37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2) +1 24.06.22 1,029 51 12쪽
36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5 24.06.21 1,159 55 13쪽
35 오러 +6 24.06.20 1,253 55 13쪽
34 귀환 +7 24.06.19 1,339 50 12쪽
33 베이론 +4 24.06.18 1,397 53 14쪽
32 황금남작 (수정) +8 24.06.17 1,530 57 18쪽
31 파벨 1세 (수정) +7 24.06.16 1,567 65 14쪽
30 브루넌 공성전 (3) (수정) +10 24.06.15 1,713 64 15쪽
29 브루넌 공성전 (2) +7 24.06.14 1,652 63 15쪽
28 브루넌 공성전 (1) +8 24.06.13 1,795 64 13쪽
27 뿌린 씨앗은 결실이 되어 +3 24.06.12 1,849 68 12쪽
26 위대한 여정 +5 24.06.11 1,919 70 13쪽
25 밀약 +4 24.06.10 1,969 69 12쪽
24 군주 +11 24.06.09 2,099 84 13쪽
23 폭풍전야 (수정) +3 24.06.08 2,114 67 14쪽
22 전투의 여파(수정) +7 24.06.07 2,196 64 13쪽
21 불멸자 +5 24.06.06 2,276 79 12쪽
20 빛과 어둠 (수정) +1 24.06.05 2,367 75 11쪽
19 솔라시온 축일 +4 24.06.04 2,372 83 12쪽
18 괴물 +8 24.06.03 2,379 80 13쪽
17 성인과 추적자 +5 24.06.02 2,453 73 14쪽
16 전쟁의 열기 24.06.01 2,512 77 13쪽
» 새로운 계절 +5 24.05.31 2,553 76 12쪽
14 모두의 야망 +3 24.05.30 2,629 78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