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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물먹은의자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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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은의자
작품등록일 :
2024.05.21 12:32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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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423

작성
24.06.0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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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빛과 어둠 (수정)

DUMMY

20화. 빛과 어둠




[등불의 자녀가 브루넌의 기사 파벨을 찾아왔노라.]


그 목소리는 장엄한 태양교 사절의 외침에 비하면 훨씬 작았음에도 마치 귓가에 속삭이듯 거부할 수 없었다.


그들은 어둠과 안식의 등불 베인을 섬기는 등불의 자녀들.


솔라시온의 태양교와 함께 대륙의 신앙을 반으로 나누는 거대 종교, 등불교였다.



***



“검은 수의를 단신으로 격파한 것은 베인에 맞선 것으로 태양의 은총을 받으신 것입니다.”


“아니, 울부짖던 원혼들을 베인께 인도한 것이므로 등불의 은총을 받은 것이다.”


두 종교는 검은 수의가 해결된 것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들고나왔다.


신앙적 해석부터 단신으로 신의 천벌에 맞설 수 있는 자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한 토론까지.


끊임없이 서로 논쟁을 펼치다 결국 나를 바라보며 제안했다.


“태양교에 귀의하십시오. 태양의 은혜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드릴 테니.”


“어둠의 인도를 따라라, 잡스러운 음모가 감히 넘보지 못할 땅으로 만들어주마.”


둥...!


***

[태양교]

대륙 최고의 교단이며 근면함을 강조합니다.

이들을 받아들일 시 영지의 생산성이 증가하며 범죄율이 낮아집니다.


[등불교]

대륙에서 두 번째로 큰 교단이며 침묵의 미학과 죽은자의 안식을 강조합니다.

이들을 받아들일 시 영지내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사건의 영향이 줄어들며 범죄율이 낮아집니다.

***


다행히 양자택일의 선택지는 아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보여주실 생각이십니까.”


“태양교에서는 이곳에 예배당을 짓고 저를 사제로 파견할 것입니다.”


“그럼 등불교는...”


등불교의 묘지기 이반은 온몸을 가린 로브의 아래에서 속삭였다.


“이 마을의 묘지기를 목자로 만들어주겠네. 아마 권능 또한 획득할 수 있을 거야.”


목자가 된다는 것은 등불교 사제로 만들어주겠다는 것.


게다가 권능까지?


태양교 사제가 십년에 가까운 수련 끝에 탄생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것 또한 작지 않은 제안이었다.


“당장은 한쪽으로 마음이 기울지 않는군요. 조금 더 지켜보며 마음을 정해도 되겠습니까?”


그래도 지금은 굳이 어느 한쪽이 엄청 급하진 않단 말이지.


“선택을 유보하겠다고요?”


태양교 사제는 감히 거부하지 못 하리라 생각했는지, 얼굴을 찌푸렸다.


“오! 우리는 얼마든지 환영하도록 하겠네. 저쪽의 번쩍번쩍 빛나는 후광달린 친구랑 다르게 우린 기다리는데 익숙하거든.”


“불쾌한 언동이군, 어둠에 숨어사는 먼지같은 놈들.”


“그러한가? 빛에 눈이 멀어 그런가 귀만 밝은 것 같은데...”


“그만.”


종교에 관련된 선택지들은 초반에는 좋아도 광신으로 빠지기 쉽다.


두 종교가 함께한다면 균형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더 싸우시겠다면 브루넌에서 나가서 싸우십시오.”


“뭐라고요...?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오... 미안하군.”


“지금은 섣불리 결정하지 않겠습니다. 주민들에게 빛과 어둠 중 무엇이 중요한지 직접 설파해보십시오. 결과로써 판단하겠습니다.”


“현명하게 생각하십시오.”


“우리는 선택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저 기다리겠네.”



***



놀랍게도 사제들은 정말 조용하게 지냈다.


가끔은 그들이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그러나 어쨌든 빛과 어둠의 사제가 마을 주변에 머물렀으므로 주민들은 각자의 신앙에 따라 예배에 참여했다.


“태양께서 보시기 전부터 분주하게 일하라!”


“태양께서 눈을 뜨셨을 때 나태함이 먼저 보이지 않도록 근면하게 일하라!”


태양교를 믿는 자들은 태양교의 원칙인 근면함을 따라 성실함을 더해갔다.


“사제님... 녹슨 철에 찔리고 말았습니다...”


“닿지 못하는 곳을 대신 보는 자가 있나니, 곧 태양의 이름으로 나으라.”


사아아-


“어...?”


“이제 괜찮으실 겁니다.”


“돈은...”


“돈은 괜찮습니다.”


태양교 사제들은 헌금조차 받지 않고 아픈 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파벨 경은 어떤 분입니까?”


다만, 그들은 치료를 해줄 때마다 브루넌에 대한 사소한 것들을 묻고다니기 시작했다.


마치 뭔가를 찾는 것처럼.



***



“이반님, 과연 저 같은 무지렁이가 베인님을 모시는 과분한 영광을 누려도 되는지요?”


“클클클... 너는 그분의 품에 한 번 안기고도 살아남았느니라.”


이반은 검은 수의를 턱 밑까지 걸치고도 살아남은 묘지기 벡스터에게 등불의 교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죽은 자를 인도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죽음에 가까워졌던 경험이 필요했으니 그 점에서 벡스터는 꽤 조건이 좋았다 할 수 있겠다.


무려 죽음의 신에게 닿았던 것이니까.


벡스터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등불의 인도를 따라 걸었다.


사아아-


“이... 이건...”


“등불의 첫 번째 권능인 인도의 불빛이다. 죽은 자, 죽음을 거스르는 자, 안식을 이루지 못한 자 모두를 베인께 인도하지.”


신에게 닿았던 것이 그에게 재능을 선물한 것인지 며칠 지나지 않아, 그는 등불의 자녀로서 권능을 얻었다.


또한 그의 배움이 깊어져 감에 따라 브루넌에는 어둠을 따르는 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평소에는 모습을 숨기며 지냈으나, 예배일이 되면 지하에 모여 예배를 드렸다.




***




시간은 흘러 봄을 지나 여름.


“기사님! 혹시 농사지을 땅이 더 없겠습니까?”


“자네는...”


“스툼에서 온 드웨인이라고 합니다! 이주 공고를 보고 왔는데, 일자리가 없습니다. 부디 뭐라도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는 40에 가까운 중년으로 덩치가 꽤 있는 것이 전직 군인으로 보였다.


이주 공고에 거진 100명 가까이 몰렸을 때 이주했던 자인가.


몰린 인원에 비해 고용 인원은 다섯 뿐이었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살길을 도모해야 했더랬다.


결국은 내 불찰인가.


“그런가... 일단은 이걸로 오늘 저녁이라도 사게.”


“아... 이건 정말 감사하오나, 부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십시오!”


“노력해보겠네.”


드웨인이라 자신을 소개한 사내는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후우...”


이렇게까지 몰릴 거라 예상하지 못했는데...


***

[영지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영지 인구가 300명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주의 : 당신의 영지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 인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


대다수의 이주 인원을 농사와 대장간으로 보내는 것으로 경제와 식량을 동시에 잡긴 했지만...


“어떻게 생각하나.”


“근본적으로 영지의 크기가 작은 것이 문제입니다. 어쩔 수 없는 문제이지요.”


“점점 목책 바깥에 천막을 치는 자들이 늘고 있네. 장기적으로 범죄에 손을 대겠지.”


목책 바깥에 천막을 치는 자들은 이주는 했으나, 직업도 거주지도 얻지 못한 이들이다.


만약 그런 이들을 방치해둔다면 천막촌은 점점 우범 지역화 될 수밖에.


그들에게 직업을 제공하거나 상행같이 외부를 돌게 하는 것이 적절한 대안이겠지.


“어차피 농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드워프의 도제 자리도 한정되어 있지요. 그렇다면 용병업은 어떻습니까.”


“용병업?”


“우리에겐 전쟁을 위한 무기 및 물자가 꽤 쌓여있습니다. 차라리 이걸 들려서 마수 토벌이나 작은 분쟁에 용병을 파견하면 해결할 수 있을겁니다.”


용병업이라...


확실히 남는 청년과 무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게다가 병사로 취급될 테니 부국강병의 효과도 받을 수 있겠군.


나쁘지 않은데?


“또 하나, 사냥터가 남아있었지요.”


손이 빈 자를 사냥꾼으로 돌린다?


“흠... 사냥터에서의 사냥 권리는 영주에게 있네. 밀렵을 하는 것은 좀 위험하지 않겠나?”


“밀렵이 아닙니다. 애초에 제한한 적이 없으니까요.”


“제한한 적이 없다고? 사냥터는 명예를 위해서라도 포기할 수 없었을 텐데?”


사냥터에서 열리는 사냥 대회는 귀족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힘의 과시였다.


게다가 거기서 산출되는 막대한 양의 사치품 재료들 또한 마찬가지.


그걸 포기했다니... 


“브루넌의 사냥터가 버려진 이유는 그곳에서 마수가 출몰하기 때문입니다.”


“마수라니?”


마수는 내가 잡았던 드레이크처럼 상식을 벗어난 괴물이다.


약한 놈들도 있지만 절대 얕볼 수 없는 상대.


“일반적인 사냥터라기보다는 군대를 동원하여 마수를 사냥하는 마수서식지라 보시는 게 맞겠지요.”


이제야 사냥터가 버려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로우 혼 백작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컸군.”


사냥터를 유지하려면 브루넌까지 병사를 파견하여 지속적인 병사 손실을 감당해야 했겠지.


아무리 백작가라도 동원 가능 병력은 기껏해야 300을 조금 넘는 정도일 거다.


그런 병력이 계속 손실되는 것은... 감당하기 힘들겠지.


마수를 사냥하여 얻는 소재는 질적으로 다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준비가 안 된 자에겐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드워프제 장비가 있습니다. 최대한 안전하게 사냥한다면 훌륭한 식량과 소재 공급원이 되어 줄 것입니다.”


적어도 외곽에 출몰하는 몇몇 야생동물과 마수만을 사냥해도 마을에 식량 걱정은 없을 터.


용병업과 사냥터, 좋은 조합이었다.



***



요즘 들어 북적북적해진 브루넌의 시장은 전에 없던 활기를 띠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조금씩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내가 내일 돈 갖다준다고 했잖아!”


“그... 래도 외상은 좀...”


“아이 씨발... 때려치워 그러면.”


브루넌에서 닷새 거리에 있는 스툼이라는 마을에서 온 전직 용병 드웨인.


그는 고기 한 덩이를 가판대에 내려놓고 발걸음을 돌렸다.


“후우...”


‘브루넌에서 나온 소집령에 혹하는 게 아니었는데.’


고작 암탉과 수탉에 코가 꿰여서는 덥석 이주 제안을 받아버리다니.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아내를 대신해 어린 딸이라도 키우려면 일자리가 필요했다.


용병에서 은퇴한 드웨인으로써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기도 했다.


용병의 경험을 살려 최후의 7인에 들었던 것까지만 해도 더할 나위 없었건만.


결국 상비군 심사에서 탈락했음을 알았던 날에는 화병이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목책 바깥에 천막을 치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비참한 신세.


그렇다고 대놓고 범죄를 저지르기엔 영주관에 걸려있는 으스러진 용의 머리뼈가 자꾸만 맘에 걸렸다.


자신도 그 꼴을 당하면 딸아이는 누가 돌본단 말인가.


그렇게 오늘도 감자 몇 개만을 사서 돌아서려던 그때.


댕! 댕! 댕! 댕! 댕!


“구인 공고다!!! 파벨 경께서 용병을 지휘할 자를 찾으신다!!!”


다시 한번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작가의말

이전 전개가 너무 느슨하게 진행되는 듯 하여 일부를 변경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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