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물먹은의자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공모전참가작

물먹은의자
작품등록일 :
2024.05.21 12:32
최근연재일 :
2024.06.26 11: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92,047
추천수 :
3,037
글자수 :
234,423

작성
24.05.22 12:20
조회
5,943
추천
125
글자
11쪽

파벨 주니어

DUMMY


1화. 파벨 주니어



뎅겅-


“보고 있냐? 역시 소드마스터부터 찍고 보는 게 맞다니까?”


파벨이 허공에 지껄이는 헛소리를 병사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들을 이끌던 기사가 세 합도 겨루기 전에 갑옷째로 목이 날아갔다는 것.


“도... 도망쳐...!”


파벨은 바위에 걸터앉아 곧 떠오를 승리 선언을 기다렸다.


“분명히 이 빌드만 한 게 없는데, 왜 안 하지?”


마지막 병사까지 도망치는 것을 확인한 파벨의 눈앞에 떠오른 한 가지 문구.


***


[패배하셨습니다.]


라이히 백작 VS 기사 파벨


영지전 승자 : 라이히 백작


(상세보기)


 ***


“뭐? 아니, 내가 졌다고?”


어이가 없었다.


분명 300명이나 되는 대군이 영지로 쳐들어왔음에도 신화적인 무력으로 극복해냈건만.


분명 지휘관의 목도 땄고, 병사들도 죄다 혼비백산하여 도망가지 않았는가.


왜 본인이 졌다는 것인지 파벨은 이해할 수 없었다.


“아, 똥겜 같으니.”


[당신은 마지막 영지를 잃었습니다.]




***




Game Over


“미친 거 아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는 몰라도 3일 동안 열심히 키웠던 소드마스터 파벨은 영지를 잃고 처형당했다.


심지어 다친 곳 하나 없는 몸뚱이조차 패배했다는 문구와 함께 감옥으로 강제 전이하더니 나오는 처형 컷신.


“이게... 이게 말이 되냐고!”


[훈아, 이번 작에서는 혼자 개돌하는건 안 먹힌다니까?]


음성채팅 중이던 친구의 낄낄거림에 조금 긁힌다면 내가 마음이 좁은걸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장군 목도 날렸고 병사들 절반은 도망갔잖아. 왜 내가 진 건데?”


[5명뿐인 병사가 다 도망갔잖아.]


그랬다.


놀랍게도 이번 작에선 병사의 손실률이 가장 중요한 승패의 요소였다.


5인의 병사 중 5인이 도주.


손실률 100%의 괴멸.


압도적인 패배 판정.


300 : 5라는 어처구니없는 병력 비율에 지레 겁을 먹은 병사들이 도주하는 것은 소드마스터도 막을 수 없었다.


[100명이라도 병사를 만들어서 배치하지 그랬어.]


“병사 한 명당 주민 30명은 있어야 최소한의 유지가 되잖아... 감당이 안되던데?”


[그거야 네가 소드마스터 만들겠답시고 영지 자원 다 빨아다가 캐릭터에 투자했으니 그렇지.]


“큭...”


민수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 나는 영지 개발 자원까지 끌어다가 캐릭터의 성장에 써버렸으니까.


그 결과.


[카우스툼]


당신의 영지입니다.


충성도 : 낮음 (-40)

개발 수준 : 낙후됨

잠재력 : 보통

영지민 : 150인 (최대 징집 가능 인원수 : 5인)

(상세 보기)


문제점

[산업 없음]

[병력 거의 없음]

[교육 없음]


깡촌 중의 깡촌인 상태로 백작령과 영지전을 벌여야 했다.


“그래도 1편이랑 2편에선 할만 했는데...”



***



[라스트 스탠드 3]


벌써 세 번째 시리즈가 출시된 라스트 스탠드는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영지전이 주가 되는 게임이다.


최후의 저항이라는 이름답게 단 하나라도 영지가 남아있으면 게임 오버는 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내정을 갈고 닦는 게 이 게임의 실력이라니까?]


“그건 토템이랑 다를 게 없잖아, 내 캐릭터가 직접 썰어야 맛이 있지.”


[네가 토템이라 부르는 게, 이 게임의 정석이고 특성도 그쪽이 훨씬 강해.]


“그런가...”


물론 정석대로 영지를 키워서 영지전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처럼 장수 한 명 키워서 돌격하고 싶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심지어 1편과 2편에서는 그걸로 진엔딩까지 봤단 말이지.


저번작에선 어떻게 그게 가능했냐고?


놀랍게도 전작에선 한 명이라도 싸울 의지를 가진채 살아남으면 패배 처리가 되지 않았다.


“저번 작에선 한 명이라도 살아있으면 승패 선언까지는 안 나왔잖아.”


[그거 때문에 꼼수가 얼마나 많았는데.]


“그래도...”


강대한 영지에 홀몸으로 영지전을 건 뒤 도망가버리면, 병사가 많은 대영지는 길어지는 전쟁 비용을 감당 못하는 등 문제가 많긴 했다.


결국 시스템 악용이라 보고 3편에서는 변경되어버렸지.


그래도...


그래도...


“낭만이 있었다고...”


[낭만은 무슨. 현실적인 전쟁이 모토인 게임에서 소드마스터가 뎅겅뎅겅 썰고 다니는 게 낭만임?]


“어.”


[미친 새끼.]


띠링-


나의 낭만을 짓밟은 친구 민수는 일방적으로 음성 채팅에서 나가버렸다.


“같이 10년을 해놓고도 이걸 이해 못 해주다니.”


라스트 스탠드 1편과 2편을 소드마스터 뎅겅뎅겅으로만 플레이했던 나였기에 이번 시스템 개편은 더 가슴이 아팠다.


“하... 그렇다고 34만원짜리 게임을 어떻게 버리냐.”


정확히는 34만 천 원짜리 게임.


게임 가격이 왜 그리 비싼가요? 라고 묻는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250달러나 하는 후원자 에디션을 구매한 호구가 나였기 때문.


다양한 특전 제공.

출시일 이전 플레이 기능 제공.


무엇보다 10년 넘게 즐겨온 프랜차이즈의 신작이라잖나.


“저기다 뒀던가...”



부스럭부스럭-


“그래, 파벨 1세도 죽었겠다. 언박싱이나 해보자.”


방구석에 밀어둔 거대한 궤짝.


[THE LAST STAND 3 : FOUNDER's EDTION]


겉면에 새겨진 깔끔한 각인.


바로 250달러를 후원한 후원자에게 지급되는 게임 아이템 [모험가용 궤짝]의 실사화 버전이었다.


멋있구만.


달칵-


멋스럽게 제작된 걸쇠를 열자 가장 앞에 들어 있는 편지 한 장.


[후원자 에디션을 구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나중에.”


어차피 ‘돈 내서 고맙다.’ 같은 말이나 적혀있겠지.


그 외에는...


“이야... 설정집 굵기봐.”


라스트 스탠드에 등장하는 종족이나 암약하는 세력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의 정보가 빼곡히 적힌 거대한 책 한권.


“이게 실X릴리온인가 하는 그건가.”


시리즈마다 이렇게 장대한 설정집을 넣어놔서 유저들은 유명한 설정집을 빗대어 놀리곤 했었다.


그런 거 쓸 시간에 서버나 고치라고 말이다.


급식 먹던 시절에는 이 호구 전용 에디션을 구매할 일은 없어서 처음 받아봤는데, 확실히 놀랄만한 굵기를 자랑했다.


대충 보니... 850 페이지?


전공 책이냐? 미쳤군.


다음은... 여러 포션의 실사화 병들인가.


[실제로 마시진 마세요!]


병을 꽂을 수 있는 벨트까지 같이 주다니 센스가 좋은데.


차례대로 [체력 포션], [마나 포션], [해독 포션]의 실사화.


기본기에 충실한 구성이었다.


어렸을 적이었다면 벨트를 차고 모험가 흉내라도 내면서 놀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는...


[후원자 전용 특전 쿠폰]


“처음부터 이런 걸 줬어야지.”


그래, 방금 파벨 1세가 쪽도 못 쓰고 졌던 건 스탯이 딸려서다.


절대 내가 돌격만 해서 그런 게 아니다 이 말이야.



***



상자를 뒤로 밀어두고 다시 게임을 켰다.


[라스트 스탠드 3]


[아직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타닥-


[무적소드맛스타님 환영합니다.]


[후원자 특전으로 미리 플레이해 볼 수 있습니다.]


“쿠폰... 쿠폰 입력은 어딨지.”


타다닥-


[후원자 특전 쿠폰입니다. 당신의 구매순서는...]


[1번입니다.]


“이야... 티케팅한답시고 밤새운 보람이 있네.”


쿠폰을 입력하자 캐릭터 생성 창이 회색에서 금색으로 바뀌었다.


딸깍-


“와...”


아무 생각 없이 소드마스터부터 찍을 생각으로 만들었던 파벨 1세의 스탯 창과는 차원이 다른 세세함.


능력치를 분배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기존의 능력치를 빼다가 다른 곳에 부여하는 것도 가능했다.


자유 분배 스탯 : +30


스탯도 기존의 두 배나 지급됐군.


“일단 힘활민부터 10씩.”


힘, 활력, 민첩의 기본 스탯은 10.


원래는 스탯을 추가해도 15가 한계인데, 후원자 에디션은 그런 제약이 없는 모양.


신난 나머지 힘과 활력 그리고 민첩에 10씩 투자하니, 후원자 특전의 스탯조차 다 써버렸다.


“끄으응...”


부족하다.


내게는 더 압도적인 무력을 가진 무신(武神)이 필요해.


다른 곳에서 빼다가 쓸까...


라스트 스탠드의 스탯은 5단위로 약 두 배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대신신 10을 밑도는 스탯은 1마다 10% 정도의 페널티를 먹는다.


만약 민첩스탯이 3이면 그냥 이동속도가 30%인 채로 살아가는 거다.


망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


그런 이유로 막상 하나씩 빼보려니까 뺄 것이 없었다.


그나마 스탯 창을 쭈욱 내리다 보니 몇 가지 정도는 뺄 수 있을 것 같았다.


[영감(靈感)]

주술사의 주요 능력치로, 영적인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을 포괄합니다.


“당연히 영감은 0이다.”


상남자에게 영적인 것과 소통하는 능력 따위는 필요 없다.


이미 죽어 나자빠진 퇴물에게 무슨 도움을 받는다고. 


[영지 수준]

당신이 시작할 영지의 수준입니다.

낮게 설정할수록 많은 것이 잠재력으로만 남습니다.


영지 수준을 5로 내리자, 내 캐릭터의 배경이 되는 마을이 갑자기 판자촌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이 정도는 그럴 수 있지 뭐.


“흠... 좀 더 빼면 어떻게 되지?”


호기심에 영지 수준을 살짝 0까지 내려보자 마을이 판자촌에서 움막으로 변해버렸다.


음...


이 정도면 부흥이 불가능한 수준 아닌가...?


영지 수준을 5에서 더 내리는 건 포기.


그렇게 그러모은 스탯 15마저 힘활민에 투자하자, 새 캐릭터 파벨 2세는 시작 캐릭터라고는 믿을 수 없는 강인한 신체를 가지게 되었다.


“외형은 정해둔 게 있지.”


검은 머리.

덩치는 최대.

근육질.

단정하지만 짙은 수염과 눈썹.


파벨 1세를 똑 닮은 그의 아들.


“이거지 이거지. 이게 기사지.”



***



[특성을 선택하십시오.]

남은 특성 점수 : 2점


“음... 특성 점수는 더 안주는건가.”


무신을 만들기엔 턱없이 부족한 점수.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약점이었다.


[부상 (+1)]

[무작위 영지 (+6)]


영지를 완전 무작위로 돌려버리는 대신 큰 점수를 주는 특성과 감당하기 쉬운 부상까지.


영지수준 스탯과의 궁합은 잘모르겠다.


원래는 건드릴 수 없는 스탯이라서 말이지.


[무기의 달인 (-3)]

[재생의 바람 (-2)]

[불굴 (-2)]

[확고한 리더쉽 (-2)]


전사를 위한 특성 세 개와 영지전을 위한 지휘관 특성까지 하나.


“자, 파벨 2세 출발이다.”


게임 시작 버튼을 누르자 밝아오는 화면.


[경고]

더 이상 되돌릴 수 없습니다.

진행하시겠습니까?


“어~ 바로 스킵이야.”


스토리를 왜 보냐, 시간 아깝게.



***



“정신이 드십니까?”


뭐야...?


정신이 들자 보인 것은 후줄근한 면 소재의 튜닉을 입은 마부의 등이었다.


나는 분명 라스트 스탠드 3의 캐릭터를 만들었을 뿐이었을 텐데.


몰입감이 이 정도라고?


이 정도의 몰입감이라면 34만원이 아니라 340만원이라도 낼 의향이 있다.


문제가 있다면...


“윽...”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통증.


손을 갖다대자 만져지는 흥건한 물기.


“피...?”


이게 뭔 개같은 상황이야...


스토리를 좀 볼 걸 그랬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 공지 (기본 오후 3시 20분) 24.06.21 21 0 -
공지 제목 변경 안내 24.06.21 532 0 -
41 기사단 출범식 +8 24.06.26 531 44 12쪽
40 현찰은 모든 걸 해결해준다 +6 24.06.25 714 50 11쪽
39 브루넌 드림 +7 24.06.24 790 47 14쪽
38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3) +6 24.06.23 944 47 13쪽
37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2) +1 24.06.22 1,028 51 12쪽
36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5 24.06.21 1,158 55 13쪽
35 오러 +6 24.06.20 1,251 55 13쪽
34 귀환 +7 24.06.19 1,339 50 12쪽
33 베이론 +4 24.06.18 1,397 53 14쪽
32 황금남작 (수정) +8 24.06.17 1,530 57 18쪽
31 파벨 1세 (수정) +7 24.06.16 1,567 65 14쪽
30 브루넌 공성전 (3) (수정) +10 24.06.15 1,713 64 15쪽
29 브루넌 공성전 (2) +7 24.06.14 1,652 63 15쪽
28 브루넌 공성전 (1) +8 24.06.13 1,795 64 13쪽
27 뿌린 씨앗은 결실이 되어 +3 24.06.12 1,849 68 12쪽
26 위대한 여정 +5 24.06.11 1,919 70 13쪽
25 밀약 +4 24.06.10 1,969 69 12쪽
24 군주 +11 24.06.09 2,098 84 13쪽
23 폭풍전야 (수정) +3 24.06.08 2,113 67 14쪽
22 전투의 여파(수정) +7 24.06.07 2,196 64 13쪽
21 불멸자 +5 24.06.06 2,275 79 12쪽
20 빛과 어둠 (수정) +1 24.06.05 2,365 75 11쪽
19 솔라시온 축일 +4 24.06.04 2,370 83 12쪽
18 괴물 +8 24.06.03 2,378 80 13쪽
17 성인과 추적자 +5 24.06.02 2,452 73 14쪽
16 전쟁의 열기 24.06.01 2,511 77 13쪽
15 새로운 계절 +5 24.05.31 2,552 76 12쪽
14 모두의 야망 +3 24.05.30 2,629 78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