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 배신자 (3)
각 이야기는 같은 세계관의 이야기이며, 시간 순서는 관계가 없습니다. 이야기에 대한 정보는 최소한으로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실제 우리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며, 역사적으로 등장했던 단체, 나라 등의 이름들을 빌렸지만 실제와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캐런! 널 믿었는데! 널 정말.."
두 사람은 유령도시의 성벽 공사 현장에서 추격전을 펼치고 있었다.
"데이빗! 이제 위선은 그만 둬!"
캐런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그에 맞춰 둘은 점점 공사장의 꼭대기를 향해 가고 있었다.
"캐런!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데이빗은 도망가며 캐런에게 호소했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면 씨알도 안 먹힌 것이 확실했다.
"캐런, 널-"
그 순간, 데이빗의 앞에 캐런이 나타났다.
"이리 와, 데이빗... 너의 그 거짓말 때문에 모두가 지쳤어."
데이빗은 어이가 없어 보였다.
"내가?! 나 때문이라고?!"
너무나도 당당한 데이빗의 태도에 캐런은 움찔했다.
"하! 계속 네 스스로 그 말이나 반복 해 보시지! 나 때문이라며 계속 암시나 해 보라고! 어디 마음이 편해지나! 응? 캐런! 계속 그렇게-"
그 순간, 듣다 못한 캐런이 데이빗을 난간으로 밀어뜨렸고, 찰나의 순간 데이빗의 손을 잡았다.
"데이빗!"
"엿이나 처먹어!"
데이빗은 캐런의 왼손을 맞잡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행색이 되었다.
"데이브! 그냥 우리..."
"닥쳐!"
캐런은 데이브의 왼손을 양손으로 붙잡고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끄으으윽!"
천천히 데이빗이 끌어올려졌다.
"데이브."
"캐런."
마침내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 보았다.
"아악!!"
캐런은 순간 느껴진 강렬한 아픔에 손을 놓아버렸고, 그대로 코에 가져갔다.
'퍽'
멀찍이서 무언가 바닥을 강타하는 소리가 났다.
캐런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곤 움켜 쥐고 있던 양 쪽 코에서 피가 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데이브는 캐런의 코에 박치기를 한 것이 분명했다.
그게 하찮은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그저 죽고 싶었던 것이었는지, 캐런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캐런은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천천히 공사장을 내려갔다.
그 밑에는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시체가 있었다.
그 시체가 한 때 본인의 가장 친한 친구였는지 그녀는 생각하기조차 힘들었다.
무언가로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캐런은 그 시체를 뒤로 하고 길을 나섰다.
해가 뜨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하나의 일을 매듭지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럴 리가 없었다.
많이 부족한 글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빕니다.
- 작가의말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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