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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조회수 :
359,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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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8.06.02 20:55
조회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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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4쪽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DUMMY

한서준은 곧바로 머릿속의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별다른 도구가 없기 때문에, 팔을 절단하는 작업은 무척이나 간단하면서도 단순했다.

한서준은 우선 왼팔을 재차 움직여 오른쪽 어깨와 이어지는 겨드랑이 부분을 붙잡았다. 그런 뒤 그대로 힘을 주었다.

콰득!

순간, 불에 지져지는 듯한 감각이 파도처럼 급하게 밀려왔다. 눈썹이 꿈틀거리며 움직였고, 입은 금방이라도 신음을 흘릴 듯 조그마하게 벌어졌지만, 한서준은 정작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저 무심하게, 달리 기이한 눈으로 자신의 오른팔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었다. 머릿속이 창백해지는 고통은 적나라하게 뇌를 찔러 왔다. 더욱이 그로 인한 부작용은 온몸을 덜덜 떨리게 만들고 있었으며, 입은 연신 욕지거리를 토해 내려고 했다. 심장의 거센 두근거림은 전신 수축 때와 마찬가지로 마치 바깥에 튀어 나온 것처럼, 몇 배는 크게 울리고 있었고, 마치 뭔가가 낙하하는 듯한 장기의 꿈틀거림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선명하게 자아를 건드렸다. 그리고 그건 즉각 용암 같은 사고가 되어 머릿속을 뒤덮었다.

자칫 뇌가 녹아 버릴 것 같은 뜨거움이 오른팔 전체에서부터 퍼져 나온 것이었다.

이처럼, 한서준은 충분히 오른팔을 뜯어 내는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단지 그렇게 두드러지는 통증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전신 수축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사지의 하나를 뜯어 내는 일은 그다지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어마어마한 고통을 약간이나마 감소시키기 위한 엔도르핀이 울컥울컥 쏟아져 나오고 있기는 했지만, 한서준이 느끼기에 그건 전혀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예민한 몬스터의 감각을 무디게 하기엔 탁월한 효과가 있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고통을 삭감해 주는 건 오히려 몬스터의 자가 회복력이었다.

내부에서부터 쥐어 뜯는, 나아가 십 년 전부터 지속되어진 전신 수축의 끔찍한 통증에는 감히 손도 대지 못하고 있던 몬스터의 자가 회복력이, 강제로 잡아뽑는 오른팔엔 제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허나 엔도르핀과 함께 분비된 아드레날린은 달랐다. 고통을 격감시키기 위해 생성되었으나, 정작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엔도르핀과는 달리 이 에피네프린은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다.

생살이 강제로 뜯기는 엄청난 고통과 동시에 왼팔이 순간 몇 십 배의 힘을 더 발휘하는가 싶더니, 오른팔을 무슨 조립식 로봇의 팔을 빼는 것처럼 너무나도 간단히 분리해 버린 것이었다.

다만 그로 인해 생성된 피의 폭포는 그렇게 유쾌하기만 한 장면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것을 처리하는 것 역시 엔도르핀보다는 몬스터의 회복력이 더 도움이 되었다.

한없이 쏟아질 것만 같았던 피는 조심스레 들어올린 오른팔과 그것에 얽힌 채 끌려오는 목발을 완벽히 분리했을 때 비로소 멈추었다. 더불어 고통 또한 사라졌다.

바닥과 옷을 흥건히 적시다 못해 아예 산호색 홍수가 범람한 것처럼 새빨갛게 곳곳을 물들인 비릿한 피는, 그렇게 겨우 십 초도 채 지나지 않아 뚝하고 그쳐 버린 것이었다.

확실히, 가히 어마어마한 재생 속도가 아닐 수 없었다.


《대단하네. 역시.》


"···하지만."

한서준이 목발을 조심히 내려놓았다. 그런 뒤 자신의 우견右肩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피는 멈췄지만, 이상하게도 오른팔은 다시 자라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맨들맨들한 살로 지그재그 같은 절단면만 깨끗이 메꾸었을 뿐, 그 이상의 변화는 추구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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