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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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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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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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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8.04.23 16:39
조회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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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5쪽

맨해튼, 그 다음의 목적지.

DUMMY

그리곤 신문을 접어 방 한가운데에 놓인 탁자, 최대 스무 명은 빙 둘러 앉아도 될 만큼 커다란 탁자의 상판 일부를 신문지에게 내준 존 위트니가,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그렇게 말한 뒤, 존 위트니는 폴 베클을 앞장 세워 거침없이 방안을 벗어났다. 그러자 받은 음료수를 홀짝이며, 아버지와 폴 베클의 대화를 가만히 지켜보던 타탸나 위트니가 거의 반사적으로 일어나 존 위트니의 뒤를 따랐다. 몬스터의 부산물을 정신없이 구경하던 담서은도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방을 나서기 위해 걸음을 옮겼고, 음료수를 무슨 불구대천지원수처럼 쏘아보던 다나 클로에도 여지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얼굴은 비춰야 하니까."

그리고 밖으로 나가기 직전, 이처럼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리기까지 한 것을 보면, 확실히 지금은 모든 인원이 존 위트니를 따라 나가야 하는 상황인 듯했다.

물론 존 위트니가 정확히 자신을 지목하고 나간 것은 아니었기에, 딱히 따라나갈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서준은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빨리 가자! 아저씨가 있어야 되거든!"

잽싸게 몸을 돌려 쪼르르 달려온 담서은이 한서준의 팔을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아, 내가 말 안 했었나? 미국은··· 한국과는 달라.》


그때, 권지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에 일으키려던 몸을 움찔 멈춰 세웠지만, 한서준은 곧 다시 착실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마침내 목발을 짚게 되자, 권지아의 목소리가 다시금 머릿속에서 번져 나왔다.


《미국은 단체가 세 개야. 물론··· 일반적으로 미국의 초능력자 단체라고 하면··· ESP가 먼저 거론되겠지만, 그것 말고도 가디언···, 엘레멘탈이 있어.》


"여긴 ESP말고도 다른 단체들도 있거든. 가디언과 엘레멘탈. 그래서 아저씨가 이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하는 허락 같은 게 필요해."

더불어 담서은의 말도 같이 튀어 나와 종국엔 두 소녀의 목소리가 어지럽게 뒤섞였지만, 한서준은 그리 어렵지 않게 둘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은 ESP란 단체 외에도 두 개의 단체가 더 있다. 하나는 '가디언', 하나는 '엘레멘탈'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이 둘은 ESP와 마찬가지로 이곳, 맨해튼의 임시 초소에 모여 있고, 군인이나 소속 능력자가 아닌 외부인이 본격적으로 맨해튼에 진입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이 세 단체의 허가가 필요하다.

권지아와 담서은이 말을 종합해 봤을 때 나오는 결론은 이러했다.

왜 '국장'이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존 위트니가 얌전히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는지, 이제야 그 의문이 풀렸다. 아무리 국장이란 지위를 가지고 있다지만, 그게 똑같은 능력자 단체인 두 곳에게까지 똑같은 영항력을 끼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지구의 모든 물이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똑같다고는 할 수 없듯, ESP에 존 위트니라는 국장이 있다면, 가디언에도 그에 걸맞은 국장, 엘레멘탈에도 그에 적합한 국장이 존재할 터였다. 각자가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각자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는 건 사실 당연한 일이란 것이었다.

한서준은 천천히 목발을 움직였다.

여전히 담서은이 왼쪽 팔에 매달려 있었지만, 그 자그마한 힘으로는 물론 한서준을 조금도 움직이게 할 순 없었다. 하지만 지금 목발을 짚는 한서준의 움직임은 어쩐지 담서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묘하게 어색하기만 했다.

그에 옅은 미소를 지은 담서은이 쾌활하게 말을 이었다.

"거기다 가디언은 그냥 정부야. 정부가 만든 단체거든. 그에 반해 ESP나 엘레멘탈은··· 음, 따지자면 사조직이지. 아무리 사조직의 영향력이 강하다 해도, 그게 국가가 될 수는 없잖아. 그래서 허락을 맡는 거지. 정확히는 가디언을 통해 정부의 허락을 맡는 거야."


《알겠지?》


또다시 두 소녀의 목소리가, 허나 이번엔 가만히 담서은의 말을 듣고 있던 권지아가 기다렸다는 듯 끝을 맺음으로써 순차적으로 머리를 두드렸지만, 한서준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SP가 어쨌고 가디언이 어쨌든, 맨해튼에 들어온 시점에서부턴 그다지 신경 쓸 만한 것들이 아니었던 탓이었다. 지금은 맨해튼에 있을 '일그러짐'에 대한 증거를 찾는 것에만 신경을 쏟아야 할 때였다.

그렇게 약 3분 정도의 발품을 팔며, 담서은의 안내에 따라 발을 옮기던 한서준은 어렵지 않게 존 위트니가 있는 장소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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