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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님의 서재입니다.

출소 후 거물이 됐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케렌시아
작품등록일 :
2024.02.22 09:04
최근연재일 :
2024.06.14 20:20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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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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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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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민학선의 수첩

DUMMY


“저번에 보안과에서 마주쳤다던데?”


생각났다.

보안과에 끌려가 250번방 CCTV를 볼 때, 보안과장이 끌고 왔던 죄수.


“아, 혹시 보안과장이 데려왔던..?”

“저희가 찾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무력으로 찾기 때문에 금방 나오죠.”

“대체 왜 저를 언급하고 죽으라고⋯”

“그 녀석이 사회에서 살인 청부업자였는데 알아보니 묵산파가 그 녀석의 가족들에게 돈을 쥐어줬다고 하더군요.“

“⋯⋯”


묵산파,

결국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나한테 보복을 하고 있었다.

자살시도한 죄수는 죽어 마땅한 범죄자긴 했으나, 이런식으로 이용해 죽이는거에 대해 역겨운 감정이 들었다.


“이 정도면 좋은 정보가 됐을까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허, 좋아요. 그럼 이만 가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소장님.”




***




운동시간이 주어져 현수와 성수 아저씨랑 같이 운동장에 나갔다.

계단에 앉아 죄수들을 바라보며 생각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가왔다.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냐?”

“와, 이 살벌한 면상 봐라. 또 어디서 그렇게 처맞고 온거냐?”


민학선의 양 쪽 뺨은 마치 사랑니를 방금 발치하고 온 사람처럼 파랗게 부어있었고, 다리는 절뚝이고 있었다.


“후...개새끼가⋯”

“왼쪽 눈깔은 뭐 미안하게 됐다.”

“됐다. 사과 들을려고 온 거 아니니깐.”

“할 얘기가 뭔데?”


민학선이 내게 다가오자 244번방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 너한테 온 순간부터 나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

“뭐 미리 명복이라도 빌어 줘?”

“새끼⋯자. 이거 받아.”


묵산파가 저지르는 행동들과 이 녀석이 살벌하게 밟혔던 모습을 알고 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녀석. 표정은 모든 걸 체념한 듯 했다.


민학선은 작은 수첩을 내 주머니에 넣어줬다.


“이건 뭔데?”

“내 마지막 선물이다. 이제 오늘이나 내일 난 죽을 거야.”

“병신, 죽을 용기를 다해서 싸울 생각은 없냐?”

“싸워서 이리된건데, 그리고 그런 동기 부여는 이 곳에서 해당하지 않아.”

“병신새끼.”

“간다.”


민학선 얼굴을 보는 건 지금이 마지막이 될 수도있다. 묵산파에서 나름 잘 나갔던 사람이 나와 대화를 나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조직에서 버려졌다. 사회에서는 버려지면 복수를 꿈꾸고 칼을 갈았을 테지만,  사회에 단절된 이곳에서는 버려지면 죽음밖에 답이 없다.


“야!”


운동장이 울릴 정도로 힘없게 걸어가는 민학선에게 소리쳤다. 교도관들과 죄수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됐다. 소리를 지르고 민학선에게 걸어가니 교도관들이 멀리서 달려왔다.


“야, 너 어떻게 해서든 내가 살려줄 테니깐 이 악물고 있어.”

“뭐?”

“어금니 꽉 물으라고.”



퍽-



나를 바라보며 서 있는 민학선의 턱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른다. 이 불쌍한 녀석을 살려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몸이 먼저 반응했다.


민학선은 운동장 한가운데서 쓰러졌고, 나는 그 위에 올라가 기절한 민학선의 뺨을 때리고 있었다. 멀리서 뛰어오던 교도관들은 삼단봉을 꺼내 나를 때렸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무참히 밟혔다.





***




민학선을 때려 다시 독방에 갇혔다.

교도관들에게 제발 교도소장을 만나게 해 달라고 소리쳤다. 아마 민학선은 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것이고, 정신이 들면 다시 244번방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정신이 드는 순간 그 녀석은 죽을 것이다.


“교도관님! 제발 소장님 좀 만나게 해주세요!”

“아! 821번, 갑자기 왜 그래?!”

“제발요. 제가 교도소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래요.”


“저 새끼 왜 저래?”


거구의 교도관이 내가 있는 독방 앞으로 다가왔다.


“이 새끼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나?”

“교도관님, 저번에 저 나갔다 온 거 여기서 떠들어도 괜찮아요? 그럼 여기 난리날 텐데?”

“뭐? 이 개새끼가 소장님이 배려 해준줄도 모르고 씨ㅂ⋯”

“그러니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요. 여기 들어와서 한 번도 이런적 없잖아요.”

“소장님께 대신 말은 전해줄게. 뭔데?”

“마주 보고 말씀드려야 해서요. 제발요.”

“하.. 이 개새끼 진짜...”


“야.”

“넵!”

“열어줘.”

“아...네. 알겠습니다!”


거구의 교도관이 문을 열으라고 하자 독방 앞에 있던 교도관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문을 열었다.


“너, 헛 짓거리 하는 순간, 소각해 버린다.”

“알겠습니다.”


독방에서 나와 교도소장실에 들어왔다.


“소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821번, 나는 괜찮지만 죄수가 나를 만나자고 요청하는건 안될텐데요?”

“죄송합니다. 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흠, 저한테 하려고 하는 얘기 들어나 봅시다. 저도 궁금하네요.”


교도소장은 크고 편안해 보이는 가죽 의자에 앉아 턱에 손을 괴고 나를 쳐다 봤다.


“소장님, 저번에 저랑 마찰이 있었던 244번방 민학선 저희방으로 옮겨주시면 안 될까요?”

“허허, 821번 이건 좀 실망이네요. 나는 또 급하게 찾는다길래 재밌는 소식인 줄 알았더니.”

“부탁드립니다.”

“그 방에는 김강파 식구들이 있는데, 전 묵산파였던 깡패가 들어가면 볼만하겠습니다. 안그런가요?”

“오늘 민학선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거 안 됐군요. 강한 자가 살아남듯이 약한 자는 죽어야죠.”

“소장님!”


소장님을 향해 소리쳤다.

정말 구하고 싶었다. 어리광이라도 부리고 싶었다. 내가 그 범죄자를 왜 구해야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나 때문에 누군가가 죽을 위기에 처했다는 게 내 마음을 움직였다.


“교도관!”


교도소장은 밖에 대기하고 있던 거구의 교도관을 부르자 문을 열고 황급히 교도관이 들어왔다.


“네, 소장님!”

“821번 데리고 가세요.”

“네!”


무릎이 깨지도록 무릎을 꿇었다.


“일어나. 821번!”


내 팔을 붙잡고 일으키려는 교도관.

악착같이 힘을 주고 버텼다.


“하하, 이거 821번 힘은 우리도 어찌할 수 없군요. 나가 봐요.”


교도소장은 교도관을 다시 내보냈고, 앉았던 의자에서 일어나 다가오며 말했다.


“제가 민학선이를 옮겨 준다면 821번이 저한테 뭘 해줄 수가 있죠?”

“죽여드리겠습니다.”

“누굴요?”

“묵산파 애들을요.”

“허허, 교도소장에게 죄수를 죽이겠다고 당차게 말한다라⋯”

“수개 교도소 대부분 죄수들이 묵산파라고 알고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묵산파 애들도 있지만, 이 곳에 입소하고 묵산파 아래로 들어간 사람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실 나도 모르던 이야기였다.

민학선이 운동장에서 건네준 수첩을 독방에서 읽어 봤을 때, 모든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교도관들에게 티를 안내고 조용히 행동만 하며 묵산파의 행동대장인 문재호를 따랐기 때문에 교도관들도 묵산파의 영향력을 모르고 있었다. 민학선이 비록 조직에서 퇴출당했지만 높은 위치에 있어 알 수 있던 정보였다.


“음...묵산파라면 지금 수개 교도소에는 5명밖에⋯”

“아닙니다. 얼마 전 따리방에서 죽은 죄수 빼고 49명 중 40명이 묵산파 애들입니다.”

“뭐라고요?”


교도소장은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며 어이없는 웃음을 보였다.


“821번, 다시 한 번 말해 보겠어요?”

“민학선이 준 수첩에 적혀 있었습니다. 정확한 40명의 명단 여기 있습니다.”


주머니에 있던 수첩을 교도소장에게 건네줬다.


말없이 수첩의 내용을 살펴보던 교도소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알았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책상 위에 놓여진 전화기를 들어 교도관들을 호출했다.


“보안과 2명 남고 전부 내 방으로.”


전화기가 부셔질 정도로 내려놓은 교도소장은 담배를 꺼냈다.

아직 확답을 못 들은 상태다.

민학선을 구해야 한다.



“소장님. 민학선⋯”

“821번도 그만 일어나고 여기서 지켜보세요.”

“네.”


단호하게 말하고 창문 쪽으로 가 담배를 피는 교도소장.

나는 일어나 교도소장 책상 앞에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몇 분이 지나고, 뒤를 돌아 보지 못했지만, 교도소장실 문을 열고, 말발굽 소리를 연상케 하듯 많은 교도관들이 발소리가 들렸다.

교도소장은 교도관들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창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이 곳에 온 지 20년입니다. 20년 동안 정말 많은 사람이 죽는 것도 봤고, 대한민국의 악마 새끼들을 20년 동안 봤습니다.”


교도소장이 묵직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지금 여기 묵산파가 몇 명인지 아시나요?”


교도소장은 뒤에 있는 교도관을 향해 턱짓했다.


“묵산파라면 5명 내외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을 부른 것은 여러분이 악마 새끼들과 손을 잡은 건지, 아니면 활개치게 두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자신들의 무능함을 뽐내는 건지 확인하고 싶어서입니다.”

“⋯⋯”


뒤에 있는 교도관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40명입니다. 그 악마 새끼들이.”


교도소장은 다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고 할 때, 한 교도관이 말했다.


“40명이요? 소장님 저희 죄수 현재 인원이 49명인데⋯”

“네, 그래요. 40명이요. 49명중에 40명!”


교도소장이 손에 쥐고 있던 라이터를 바닥에 강하게 던지며 소리쳤다.


“⋯⋯”


"40명입니다. 뭐 이름까지 불러줘야 믿겠어요?”

“죄송합니다.”

“나는 그 40명 없애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장님 그래도 40명은⋯”

“왜요? 내 권한으로 죽인다는데 문제 될 게 있나요?”

“소장님, 많이 화가 나신 것은 알겠으나, 40명이면 교도소 내 반란이 심히 우려 되는 부분입니다.”

“이 새끼가, 야! 너도 저기 있는 악마 새끼들이랑 손 잡았어?”


교도소장은 내 옆을 지나 방금 말한 교도관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 절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우리 손이 더렵혀 질 일은 없습니다.”

“그러면...?”


“여기 821번이 죽여 준다고 자신 있게 호언장담 했으니 821번에게 맡길겁니다. 만에 하나 문제가 되더라도 수개 교도소 내 죄수들끼리 싸웠다고 보도가 될 것이고, 많은 국민들이 여기 있는 죄수들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므로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겁니다.”

“소장님, 좀 성급한결정이신⋯”

“지금까지 막지 못했는데, 40명이 45명으로 늘어나고 전체 인원이 묵산파면 그때는 어떻게 하실겁니까?”

“⋯⋯”

“앞으로 821번이 무슨 짓을 하든 적당히 혼내는 척만 하세요. 아시겠어요?”

“소장님, 저희는 교도관입니다. 수용자들을 교정하기 위해 이곳에서 일하는데, 이렇게 같은 범죄자에게 맡기시는 것은 저희로써는 당황스러운 입장입니다. 물론 저희 잘못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방법은 너무 극단적인 방법입니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 보니 보안과장이 교도소장에게 말하고 있었다.


“보안과장.”


교도소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소장님.”

“자네는 나랑 일한지 얼마나 됐는가?”

“네. 대략 10년정도 됐습니다. 소장님.”

“10년 동안 내 옆에서 나를 지켜봤던 사람이 내가 지금 얼마나 화난 지도 모르나?”

“소장님⋯죄송합니다.”

“보안과장은 남고 나머지는 나가 봐요.”

“네, 나가 보겠습니다!”


교도관들이 다급히 문밖을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소장실은 침묵으로 가득하였다.

불편하고 어색한 공기가 맴도는 소장실.

침묵을 깬 것은 교도소장이였다.


“충훈아.”

“네, 소장님.”


교도소 내에서는 교도관들의 인적 사항을 절대 알 수 없다.

더욱더 알면 안 된다.

그런 사항을 모를 리가 없는 교도소장이 보안과장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수개 교도소에 이런적이 있었던가?”

“어떤⋯”

“웃기지 않냐? 일개 깡패 새끼들이 무리를 형성한다는 게”

“아...맞습니다.”

“그래도 수훈파 그 개새끼들은 8명이였지. 지금은 40명이라네?."

"죄송합니다."

"난 그래서 김강씨가 제일 좋아. 쥐 죽은 듯 가만히 있잖아.”

“김강씨는 저희도 어렵긴 합니다.”

“묵산파는 쉽고?”

“⋯⋯”

“아이고, 이거 저희끼리 얘기를해서 참.”


서 있는 나를 쳐다보며 소장은 말했다.


“하하, 821번.”

“네. 소장님.”

“민학선이 어떻게 수개 교도소로 들어온 지는 알죠?”

“네. 알고 있습니다.”

“걔가 착하다는 게 아닙니다. 묵산파라는 조직에 있었으니 쓰레기는 맞고요. 이 수첩이 없었으면 전 821번을 한 달 동안 독방에 가둘 생각이었습니다.”


소장은 수첩을 손에 쥐고 흔들며 책상 위에 툭 던졌다.


“⋯⋯”


“충훈아.”

“네. 소장님.”

“앞으로 눈 감고 적당히 혼내는 척만 하면서 821번 관리해 알겠어?.”

"형님, 이건 형님도 위험한 일입니다."

"충훈아, 내 옆에 너가 있는데 왜 위험하겠냐?”

“그래도⋯”

“민학선이는 이 시간부로 244번방에서 242번방으로 이동하는거다.”

“⋯⋯알겠습니다.”

“821번, 수첩 챙기고 보안과장이랑 나가 봐요. 앞으로 몸조심 하시고.”

“감사합니다.”


소장 책상에 있는 수첩을 챙겼고, 보안과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럼 나가 보겠습니다."


소장실을 나온 보안과장은 운동장이 보이는 복도 창가에 데리고 가 담배를 꺼내 물며 말했다.


“821번.”

“네. 과장님.”


“앞으로 많이 위험할 거야. 괜찮겠어?”

“괜찮습니다.”

“그래. 따라와 갈 곳이 있다.”


나는 앞서가는 보안과장을 따라갔다.

복도를 지나 밖으로 나오고, 다른 건물이 있는 곳으로 들어왔다. 이 건물은 3년 동안 복역하면서 처음 들어오는 곳이었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다름 아닌 주방이였다. 시설을 보니 보안과에 출역을 나갈 때 CCTV상으로 봤던 장소와 일치했다.

보안과장은 주방 기구를 만지며 이동하다 긴 조리대를 한번 손으로 훑더니 밑에 있는 수납함을 열었다.

번쩍거리는 날카로운 물건을 손에 쥐어 내게 보여주는 보안과장.


“이걸로 할 거냐?”

“네?”

“뭘 그리 놀래? 소장님께 패기 있게 말했으면서.”

“무슨 말씀이신지⋯”

“이건 작나? 작은 걸로 해야 들키지 않을 텐데 너무 커 다른칼들은.”

“칼은 괜찮습니다.”

“괜찮다니? 뭐가?”

“과장님. 저는 그 깡패 새끼들을 그렇게 쉽게 죽여 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일 겁니다.”

“칼도 고통스⋯”

“괜찮습니다. 과장님.”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보안과장. 지금 이 상황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긴 하다.

교도소 내에서 보안을 담당하는 과장이 죄수한테 갈을 건네준다?

전 세계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칼도 충분히 고통을 느끼게 하면서 죽일 수도 있지만, 나는 칼로 죽이기는 싫었다. 최대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을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에.

칼을 도로 수납함에 넣고 문을 닫은 보안과장은 내 어깨를 가볍게 툭 치며 말했다.


“자그마치 40명이야. 40명.”

“알고 있습니다.”

“⋯필요할 때 언제든 말해.”

“감사합니다.”

“이만 가지.”


건물에서 나오니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나는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고 민학선이 준 수첩에 있는 깡패 새끼들을 모두 죽일거다. 투명한 물로 바닥에 고여 있는 이 웅덩이에 붉은 색깔의 잉크를 한 방울, 두 방울 떨어트릴 것이다.


복도를 지나 242번 방에 들어가기 전 보안과장과 같이 보안실과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교도관들이 모여 있었고, 그 가운에 거구의 교도관이 앉아 있다 과장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얘 커피 하나 타 줘.”

“네!”


보안과장은 보안과에 있는 소파에 나를 앉히며, 다른 교도관이 타 온 커피를 내게 줬다.


어느 누구 하나도 입을 열 수 없는 무거운 분위기.

보안과장 옆에 서 있던 교도관이 말을 꺼냈다.


“과장님. 소장님은 지금 어떠신지⋯”

“어떠긴, 나도 10년 동안 모시면서 저렇게 화난 건 처음 본다.”


내가 봐도 늘 온화한 미소로 다니며, 느긋하게 말하는 교도소장이 화났으니 두려울 것이다.

원래 착한 사람이 화내면 무서운 법 아니겠는가.


“두 번째 아닙니까?”


거구의 교도관이 뒷짐을 쥔 채 보안과장을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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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이주임(1) +3 24.03.09 434 9 12쪽
18 코치님의 죽음 +1 24.03.08 456 9 13쪽
17 참교육 +4 24.03.07 440 9 12쪽
16 거구의 교도관(2) +3 24.03.06 454 12 14쪽
15 거구의 교도관(1) +2 24.03.05 482 14 16쪽
14 묵산파의 계획 +3 24.03.04 507 14 15쪽
13 수훈파 괴멸 +1 24.03.03 521 12 11쪽
12 교도소장의 분노 +1 24.03.02 541 14 15쪽
» 민학선의 수첩 +2 24.03.01 543 18 16쪽
10 따리방 +1 24.02.29 565 15 14쪽
9 242번방 죄수들의 죄명(2) +3 24.02.28 592 17 11쪽
8 242번방 죄수들의 죄명(1) +1 24.02.27 621 19 15쪽
7 코치가 교도소에서 사람을 죽였다 +3 24.02.26 648 20 17쪽
6 입소 후 첫 싸움 +1 24.02.25 667 19 13쪽
5 출역 +2 24.02.24 679 21 14쪽
4 수개 교도소 +1 24.02.23 705 21 12쪽
3 사회악 새끼들 +2 24.02.23 742 21 12쪽
2 징역 9년 +2 24.02.22 812 19 12쪽
1 아시안게임 선발전 우승자 +4 24.02.22 1,020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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