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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님의 서재입니다.

출소 후 거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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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작품등록일 :
2024.02.22 09:04
최근연재일 :
2024.06.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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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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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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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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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수개 교도소

DUMMY

재판장.


나는 징역 7년 형을 받았다.

내가 때렸던 깡패 중 두 명이 죽었다고 한다.


한 명은 목을 졸라 기절 시켰던 깡패, 백초크로 기절한 줄 알았는데 힘을 주체하지 못해 죽였나보다.


또, 한 명은 기억이 안 나는데 칼에 찔려 과다출혈로 죽었다고 한다. 내 몸에도 수많은 칼자국이 있는 걸 보니 아마 깡패 놈들의 칼을 뺏어 찔렀던 것 같다.


코치는 한 명인데 9년이고, 난 두 명을 죽였는데 7년이라..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가?


뉴스와 기사에서는 온통 내 얘기가 나왔다.


[야, 대박! 역도선수가 칼로 사람 죽인 거면 미친 거 아님? 진짜 쓰레기네?]

[한 명은 칼 맞아서 죽었고, 한 명은 목 졸라서 죽였다는데? 최악의 범죄자 새끼... 저런 사람이 국가대표라니 아휴..]

[그 코치님에 그 제자네! 잘 배웠네. 둘이 감방에서 손잡고 지내면 될 듯?]

[저 현장에 제가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저 깡패들이 돈 뜯고 있던 거 막은 건데... 사람 죽인건 잘못한 거지만 너무 기사만 믿고 악성 댓글 다는 거 아닌가?]

[깡패 죽은 거는 꼴이 좋음. 정의구현임.]

[근데 2명인데 7년... 이게 말이 되는거임?]



···



코치님을 들먹이며 지난 사건들과 연결고리를 찾아 나와 코치님을 비판한 기사, 살인마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조회 수를 올린 기사, 온통 나와 코치님을 욕하는 기사였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기자가 그렇다. 그 가운데 진실만을 전하는 기자가 있겠지만, 대부분 기자를 기레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어떻게든 연예에 뉴스를 부풀려 언론에 내보내는 모습, 정치계나 권력이 있는 사람이 사고를 치면 보관하고 있던 수십 개의 연예 기사를 수납장에서 꺼내듯 꺼내 기사를 쓴다.


내가 갇히는 감옥은 수개 교도소라고 한다.

소문에는 악질 범죄자 중에 악질들만 모아 놓은 수많은 개새끼가 들어가는 교도소라고 해서 수개 교도소라고 불린다고 한다.


호송버스를 타고 대략 3시간쯤 이동했을까?

버스 안에서 창 밖도 못 보게 해 눈을 가린 채 이동하였다. 그렇게 버스는 어딘지 모를 곳에 정차했고, 밧줄에 묶인 채 버스에서 내려 안대를 풀었다.


TV 속에서 본 교도소 입소 장면은 호송버스에서 내리면 안에 있던 죄수들이 나와 신입들에게 욕을 한다든지 침을 뱉는다든지 하는데 여긴 조용했다. 아직 입구라서 그런가?


교도소 정문을 들어가 보니 비교적 깨끗한 운동장이 눈에 보였고, 구석에는 체력 단련이라도 하라는 듯 비에 젖어 녹이 슨 벤치프레스 기구가 놓여 있었다. 덤벨이나 무기가 될 것 같은 운동기구는 안보였다.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 거구의 교도관의 안내에 따라 맨 위층에 있는 교도소장실로 향했다.


내가 이곳에 왜 왔을까?




똑- 똑-




"소장님, 박성찬 선수 데려왔습니다."

"들어와."


안에서 교도소장의 대답을 들은 교도관이 안으로 들어가라는 듯 턱짓했다.


“아이고, 박성찬 선수. 커피 한잔 드릴까요?”

“아...주시면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교도소장은 소장실에 있는 커피머신기에서 뜨거운 커피를 내려 나에게 건네줬다.


“감사합니다.”

“담배는 혹시..?”

“아.. 안 핍니다.”

“음, 그럼 저 한 대만 피겠습니다.”


교도소장은 나에게 예의를 차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제가 박성찬씨 얼굴을 한 번 보고싶어서 흐흐.”


담배를 피우며 말을 이어가는 교도소장.


“성찬씨, 살인이라는 죄는 무시 못합니다. 그리고 이 곳 수개 교도소에도 수많은 살인범과 악질 범죄자가 있고요.”

“아 네... 근데 저는 왜..?”


자리를 빨리 뜨고 싶었다. 어차피 적응하려면 빨리 배정 받은 방에 들어가 적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교도소장은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놓인 커피를 한 잔 들이키고 나를 보며 말했다.


“제가 장미란 선수 이후부터 역도에 대해 매력을 크게 느껴 개인적으로 역도 단체에 기부도 하고 있습니다.

“아 네.. 장미란 선수 위대한 선배죠.”


장미란 선수는 위대한 선수 맞다.

동아시아 경기 대회에서는 2005년에 여자 최중량급(+75kg)에서 우승을 하였고,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는 2001년에 여자 최중량급(+75kg)에서 동메달 획득, 올림픽, 세계선수권 대회, 아시안게임에서 한번 이 상 우승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역도의 전설이다.


또 무게는 얼마나 들었는가?

인상 138kg, 용상 181kg을 들어 합계 319kg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다른 선수들은 약물을 빨고 들기에도 벅찬 무게를 여자선수가 들었던 것이다.


나도 TV를 보며 우승 후, 눈물을 쏟는 그녀를 보고 많은 감정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근데... 나한테 장미란 선수 얘기는 왜?

난 단지 왜 만나고 싶어 하는지를 묻고 싶었다.

교도소장은 커피를 한 번 더 마시며 내 눈을 지그시 보고 말했다.


“하하, 제가 개인적인 얘기를 했네요. 박성찬 선수가 살인을 저지르게 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행동을 했을 것 같네요. 근데 성찬씨. 여기 있는 새끼들은 다 쓰레기 새끼들입니다. 항상 조심하세요.”

“충고 감사합니다. 소장님.”

“팬심으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가봐요.”


커피를 마시고 교도소장한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밖으로 나왔다. 소장실 앞에서 거구의 교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이동하지.”


교도관을 따라 복도를 건너 검사실에 들어갔다. 검사실에서 옷을 모두 벗은 후, 내 항문을 검사하여 전자기기가 있는지 확인했고, 영상기를 통해 금속이 있는지도 확인했다. 821이라는 번호가 붙인 죄수복을 받고 탈의실에 들어가 갈아입었다.


사람을 죽이긴 했구나.

범죄를 저지르긴 했구나.

코치님도 이런 감정이었으려나?

코치님은 잘 지내고 있나?


기분이 참 묘했다.

그렇다고 후회되는 건 아니었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인생.

내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았다.


나는 팬티, 담요, 수건과 칫솔, 비누를 받고 죄수복을 입은 채 앞장 서는 교도관을 따라갔다.


“821번, 네가 쓸 방이다.”


방문 위에는 242라는 숫자가 검은 글씨가 굵게 적혀져 있었다.


“건들지 말고 조용히 지내.”


교도관은 열쇠를 꺼내 방문을 열고 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에이, 교도관님도 참.. 저 덩치를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요? 저 덩치한테 어찌 그럽니까?”


관물대에 기댄 채 교도관에게 말을 하는 아저씨가 보였다. 교도관은 아저씨의 말을 무시한 채 나를 방으로 밀고 문을 잠갔다.


“아가야, 자기소개 해봐라.”

“박성찬 입니다. 나이는 스물셋입니다.”

"뭐여? 진짜 애기네?”

“⋯⋯”

“밖에서는 뭐 했고? 덩치 보니 운동 좀 했나? 아님 깡패야?”


밖에서는 며칠 동안 내 얼굴과 코치님의 얼굴이 도배된 채 우리의 기사를 악의적으로 썼지만, 여기는 TV도 없고, 신문도 보이지 않았다.

아예 사회와 단절된 곳인가?


“운동 했습니다.”

“오..새끼 무슨 운동?”

“여러가지 했습니다.”

“여러가지라. 흐흐. 싸가지가 없네. 너 덩치 믿고 까불지 말고 조용히 짜져있으라잉?”

“건들지만 않으면 조용히 지내겠습니다.”

"건. 들. 지. 만. 많. 으. 면? 이놈이 말하는 싹수 보게?”


관물대에 기대 있던 아저씨는 팔을 걷으며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키는 대충 170 초반, 양쪽 팔에는 이레즈미, 자세히 보니 얼굴에도 칼로 베인 듯 한 흉터가 많이 있었다.


“그만!”

“네. 형님.”


화장실 앞에 누워있는 사람이 큰 소리를 냈다. 보통 교도소 안 화장실 앞은 냄새도 심하고 차가운 바람이 잘 들어와 모두들 꺼려하는 자리라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봤다. 소리를 지르자 내게 다가오던 아저씨도 다시 되돌아가 관물대 앞에 똑바로 앉았고, 방 안에 있던 나머지 사람들도 자세를 고쳐 잡고 똑바로 앉았다.


“여기로 와요.”


나이는 어림잡아 22~25살?

딱 봐도 또래인 것 같은 사람이 문 앞에 있는 자리로 안내해 줬다.


“감사합니다.”


고개 숙여 인사를 하니 남성도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누워있던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관물대를 열었다. 방 안에 있던 죄수들은 모두 그 남성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보다 키는 작지만 운동을 했는지 온 몸이 딴딴해 보였다. 관물대에서 수첩을 꺼내 종이를 찢고 펜과 함께 이레즈미 아저씨한테 건네줬다.


“저 분도 말했으니 너네들도 뭐 했는지 돌아가면서 써서 전달해 줘.”

“아, 형님.. 뭘 이런 걸로 애한테 써서 줍니까? 그냥 말로..”

“성수야.”

“네. 알겠습니다.”


남성은 수첩을 건네고 다시 화장실 앞에 누웠고, 나머지 죄수들은 남성의 명령에 자신들이 무엇을 했는지 종이에 끄적이기 시작했다.


10분쯤 흘렀을까?


“여기 위에서부터 오른쪽 방향이에요."


아까 자리를 알려준 옆 사람이 종이를 건네주며 말했고, 나는 종이에 적힌 내용을 확인했다.


『김성수, 44세, 김강파 실장』


이레즈미 아저씨가 적은 듯한 글자는 간략히 적혀 있었다. 김강파 실장이라..?


김강파라고 들어봤다.

대기업 소유 호텔에 찾아가 아주 깽판을 쳤다는 소식을 얼마 전 뉴스에서 보고 어이없어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패싸움을 했다는것 까지도...


나랑 코치님이 교도소에 들어온 것도 김강파는 아니지만 다른 깡패 새끼들 때문에 들어온 거 아니겠는가?


첫인상이 아주 별로였다.

그리고 회사도 아니고 실장이라고? 어이가 없었다.


『이름 : 이 진 수

나이 : 33세

직업 : xx 하이닉스 시설관리』


이진수라는 이름의 남성은 이레즈미 아저씨 옆에 있는 평범한 사람 같아 보였다. 저런 사람이 왜 이곳에 왔을까?


『이름 : 김 현 수

나이 : 21세

직업 : 신문 배포원』


내 자리를 안내해주고 도와줬던 사람은 여기서 막내였다. 신문 배포원이라...새벽에 신문을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그런 분들 맞나? 이런 사람이 여길 왜?


나는 종이에 적힌 내용을 다 읽고 화장실 앞에 앉은 남성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저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일까?

이 곳에 방장 같은데..


“허허, 참 내 소개를 안했구먼."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에이, 형님까지 저런 애새끼한테 소개할 필요가 있습니까?”


이레즈미 아저씨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름은 김 강, 나이는 마흔여섯입니다. 여기 들어오기 전에는 김강파라는 조직 놀이 좀 했습니다.”

“형님, 놀이는 무슨.. 그렇게 크게 노셨습니까? 흐흐.”


이레즈미 아니 이제 이름을 칭하겠다. 김성수 아저씨는 김강이라는 형님에게 장난 섞인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깍듯하게 형님이라고 하는거 보니 '운동 세계랑 다름없구나.' 라는걸 느꼈다.


나랑 싸웠던 깡패 무리의 조직 보스도 저렇게 생겼으려나?

사회 악 새끼들 다 죽여버려야 되는데.


김강이라는 사람이 소개를 마치고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나도 인사를 하고 신상이 적힌 종이를 관물대에 넣어놨다. 소개를 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이 되었다.



배식-



저녁이 나왔다.

반찬 세 개, 국 한 개에 흰쌀밥.

나름 괜찮게 나왔다.


밥을 먹고 막내인 현수씨가 식판을 정리하고 한 쪽 구석에다가 치워놓았다.


“처음 들어오신 거죠?”

“네?”


현수씨가 나한테 말을 걸었다.


“감방이요. 좀 괜찮으세요?”

“아, 뭐..아직은.”

“궁금하거나 도움 필요한 거 있으시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그리고 제가 막내니깐 말 편하게 하시고요. 저도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그러세요.”


사람이 제일 무서운 동물이다.

아직은 이 사람들을 경계할 단계이고, 더 더욱 믿어서 안된다.

다 똑같은 범죄자니깐.



점호-



“821번 인원 다섯 명, 이상 없습니다.”

우리는 방 가운데에 일렬로 앉아 방 문 옆에 있는 투명 아크릴판을 쳐다봤다.


막내가 아크릴판에 있는 교도관을 보며 말했다.

교도관은 직접 인원수를 체크해 다음 방으로 걸어갔다.


“이 개새끼들이!”


갑자기 교도관이 소리를 질렀다.

뒤이어 방패를 들고 교도관들이 복도를 뛰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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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코치님의 죽음 +1 24.03.08 441 8 13쪽
17 참교육 +4 24.03.07 424 9 12쪽
16 거구의 교도관(2) +3 24.03.06 437 11 14쪽
15 거구의 교도관(1) +2 24.03.05 467 13 16쪽
14 묵산파의 계획 +3 24.03.04 489 13 15쪽
13 수훈파 괴멸 +1 24.03.03 500 12 11쪽
12 교도소장의 분노 +1 24.03.02 520 13 15쪽
11 민학선의 수첩 +2 24.03.01 520 17 16쪽
10 따리방 +1 24.02.29 544 15 14쪽
9 242번방 죄수들의 죄명(2) +3 24.02.28 571 17 11쪽
8 242번방 죄수들의 죄명(1) +1 24.02.27 598 18 15쪽
7 코치가 교도소에서 사람을 죽였다 +3 24.02.26 623 20 17쪽
6 입소 후 첫 싸움 +1 24.02.25 644 19 13쪽
5 출역 +2 24.02.24 656 21 14쪽
» 수개 교도소 +1 24.02.23 683 21 12쪽
3 사회악 새끼들 +2 24.02.23 718 20 12쪽
2 징역 9년 +2 24.02.22 787 19 12쪽
1 아시안게임 선발전 우승자 +4 24.02.22 988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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