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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각 님의 서재입니다.

환영무인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우각
작품등록일 :
2009.03.25 19:55
최근연재일 :
2009.01.16 18:31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18,458
추천수 :
198
글자수 :
95,390

작성
08.12.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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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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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침략자-2

DUMMY

운향은 새로운 남자의 등장에 눈을 반짝였다.

가죽옷을 입은 것도 특이한데 오른쪽 팔을 종으로 가로질러 난 상처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주는 남자였다. 그가 목노야와 그들 사이에 섰다. 한청이었다.

유문척의 음성에 노기가 서렸다.

“흐흐! 네놈은 누구냐?”

“이 마을 주민입니다.”

“마을 주민? 마을 주민이 왜 나서? 어른들이 이야기하는데.”

“목노야는 며칠 전부터 계속된 잔치에 많이 피곤하신 상태입니다. 사업 이야기라면 목노야께서 몸이 좋을 때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서로에게 최대한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테니까요.”

“뭣이라?”

유문척의 눈썹이 하늘로 치켜 올라갔다. 그만큼 노했다는 뜻이리라. 하지만 그는 노기를 토해내지 못했다. 당천위가 중간에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누구요?”

“시골무지렁이의 이름을 아실 필요가 있겠소? 그저 목노야를 배려해주기만 바랄 뿐이오.”

“아니야, 우리 언젠가 보지 않았소? 나는 분명 당신을 본 기억이 있소.”

“착각일 것이오. 본인은 이곳에서 한 번도 나간 적이 없으니까.”

“그래?”

그래도 당천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어디선가 한번 본 기억이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너무나 모호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더구나 본인이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주장하니 더 이상 추궁할 수도 없었다.

한청은 유문척의 기세에도, 당천위의 노려보는 눈빛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그는 당당하게 목노야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그제야 목노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평소 소나 잡는 백정이라고 무시했던 한청에게 이리 도움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운향이 입술을 달싹였다. 그녀는 아직 목노야에게 할 말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낯선 인형이 그녀와 목노야 사이에 또다시 끼어들었다. 환사영이었다.

“오늘은 목노야의 생일을 기념하는 잔칫날입니다. 사업 이야기는 날이 밝은 후에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무례를 범하지 말아주십시오.”

환사영의 말에 결국 운향은 입을 열수 없었다. 대신 그녀는 환사영을 자세히 살폈다.

칙칙한 갈의 사이로 구릿빛 피부가 선명했다. 머리는 어지럽게 헝클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유난히도 깊게 침전된 눈이 빛나고 있었다.

‘이 남자?’

순간 그녀는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머리칼에 가려져 온전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깊은 눈빛은 이제까지 그녀가 보아온 어떤 남자들과도 확연히 구별됐다.

그의 눈빛은 그녀의 가슴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이성간의 떨림이나 남녀 간에 한눈에 반한다거나 하는 그런 하찮은 감정이 아니었다. 그녀는 분명 이런 눈빛을 본적이 있었다. 그러나 한참을 떠올려도 언제 보았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한편 유문척과 당천위등은 이 뜻밖의 사태에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그들이 제 아무리 무림인들이라도 남의 집 잔치에 와서 판을 뒤집는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을 지는 일이었다. 다른 이들의 눈을 의식해서라도 일의 절차를 정당하게 진행해야 했다. 일단 광산의 소유권만 얻는다면 그 후의 일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었다.

문제는 광산을 얻는 과정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공적으로 몰려 다른 이들의 총공세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일단 명분을 얻어야 했다. 정당하게 광산을 얻어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때까지는 될 수 있으면 살수를 자제해야 했다.

“끄응!”

이 황당한 상황 앞에서 유문척이 앓는 듯한 신음소리를 냈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간덩이 부은 두 녀석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당천위와 운향이 마음에 걸렸다. 자신이 철저하게 혼자인데 반해 두 사람은 세력의 힘을 업고 있기 때문이다.

당천위와 운향 역시 유문척과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손을 쓰려고 해도 서로가 마음에 걸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서로 간에 절묘한 견제가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환사영과 한청이 목노야를 호위하듯 둘러싼 채 물러났다. 세 사람은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이군. 이런 무지렁뱅이들만 모여 있는 촌에 제법 강단 있는 것들이 있었어.”

“아무래도 이차전은 내일로 미뤄야겠군요. 저들의 말처럼 오늘은 좋은 잔칫날이니까요. 저는 잔칫날을 망친 주범이란 소리를 듣기 싫습니다.”

“좋아요.”

유문척의 말에 당천위와 운향이 동의했다.

잔치는 끝났다. 더불어 그들 사이에 확실한 경계선이 그어졌다. 내일부터는 오늘처럼 웃으며 서로를 보내지 못하리라. 그들은 그런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음식은 이미 식어 있었다.


“이제 우리 마을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무림인들이 왜 우리 마을에 눈독을. 이제 큰일 났구나.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누?”

환사영과 한청에게 둘러싸인 채 걸음을 옮기면서 목노야가 두서없이 말을 내뱉었다. 그의 머리는 이미 공황상태였다. 머릿속에 수만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도는데 명확한 것이 하나 없었다.

그런 목노야를 보며 한청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목노야의 입장에서 보자면 오늘은 그의 최대위기일 것이다. 그것은 상유촌의 주민들 대부분 역시 마찬가지였다. 폐쇄적인 곳에서 그들끼리 안정된 삶을 살아왔다. 그런 고요한 호수에 어느 날 느닷없이 커다란 바윗돌이 떨어져 파문을 일으켰다.

목노야와 마을 사람들은 무림인들이 일으킨 파문이 더 이상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한청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저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전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마저 초개처럼 버릴 수 있는 족속이 무림인이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이미 상유촌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이상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한청은 목노야가 진정하기를 기다려 물었다.

“금장혈괴가 무엇이기에 저들이 관심을 갖는 겁니까?”

“나도 모르네.”

“아는 것만 이야기해보십시오. 저들이 괜히 금장혈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닐 것 아닙니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도 모르네. 단지 얼마 전 내 소유의 광산에서 신비한 광석 한 덩어리가 발견되었네. 마치 금처럼 노란색깔의 금속이었는데 신기하게 붉은색의 서기를 흘렸지. 철가가 그 녀석을 제련해 한 자루의 검을 만들었네. 나는 그 단검을 다시 암시장에 팔았고. 단지 그뿐이네. 무엇 때문에 무림인들이 그 단검의 재료인 금장혈괴를 욕심내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 이상 아는 바가 없네.”

“음!”

한청이 나직한 신음을 흘렸다.

금장혈괴에 대해서는 한청 역시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목노야의 광산에서 채굴된 금장혈괴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한청이 환사영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금장혈괴라는 금속이 문제인 것 같군. 이 일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어.”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나는 전혀 들어본 기억이 없네. 금처럼 노란 색의 금속이 어찌 붉은색을 뿜어낼 수 있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금장혈괴라는 금속을 들어본 적도 없거니와 그런 특징을 갖을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목노야는 분명 그런 금속이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만일 금장혈괴라는 금속이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무림사에 등장하지 않은 미증유의 물건이고, 그 안에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효능이 있다면 이번 소동이 이해가 가네.”

“금장혈괴……불길한 이름이군요.”

“그래! 불길한 이름일세. 얼마나 많은 불운을 몰고 올 것인지.”

한청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환사영 역시 말이 없었다. 일련의 소동은 비단 상유촌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상유촌 인근에서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던 두 사람의 일상에도 커다란 변화가 닥쳐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뒤루룩!

두 사람 사이에서 목노야는 눈만 굴렸다.

무언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꼭 자신의 탓인 것처럼 흘러가는 분위기에는 굴복할 수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모습이 워낙 심각해보여 감히 입을 열수가 없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목노야가 용기를 내서 입을 열었다.

“이, 이보게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그냥 광산의 소유권을 그들에게 넘겨줄까? 그리고 이 이상 금장혈괴가 발견되지 않는다네. 아마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모양일세.”

“그렇게 해서 해결될 일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죠.”

“역시 그런가?”

“하지만 그렇게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군요.”

한청의 대답에 목노야가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한청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저들은 금장혈괴를 노립니다. 목노야가 제 아무리 광산에 금장혈괴가 더 이상 채굴되지 않는단 말을 믿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누군가 광산을 소유하게 되면 일꾼들은 어떻게 될까요? 무림인들이 직접 광산에 들어갈 리는 없으니 마을 사람들을 더욱 혹독하게 몰아붙이겠지요. 광산을 그들에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마을 사람들만 더욱 피폐하게 될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일단 버텨야죠.”

“버텨? 저 무서운 무림인들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소릴세.”

“노야께서 광산의 소유권을 저들 중 한곳에 넘겨주는 그 순간 이곳에 아수라 지옥도가 펼쳐질 겁니다.”

한청은 차분했다. 그의 목소리도 냉정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무섭게 느껴졌다. 과장도 꾸밈도 없기에 더욱 피부에 와 닿았다. 그제야 목노야는 한청이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금 전에 자신과 무림인들 사이에 끼어들던 것도 그랬고, 지금 말하는 것도 그랬다. 목노야의 눈에는 한청이 유일한 구명줄인 듯 보였다.

“이보게, 자네가 도와주게. 제발 나를 도와주게. 나 혼자서는 이 일을 감당할 수가 없다네.”

그는 한청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했다. 그 모습을 보며 한청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미 그는 진흙탕에 발을 내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모습을 보며 환사영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일부러 헝클어트렸던 머리였다. 그가 아직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 * *


“하아!”

거처로 돌아온 운향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와 남천련은 마을에 단 하나뿐인 객잔인 대현객잔을 통째로 빌렸다. 아마 당천위와 유문척 역시 자신들이 머물 곳을 찾았을 것이다.

그녀는 목노야의 집에 감시를 할 인원을 남겼다. 그녀가 없는 틈을 타서 다른 무인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차라리 상대가 단 하나라면 괜찮았겠지만, 세 힘이 절묘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기에 먼저 움직일 수 없었다. 먼저 움직이는 쪽이 나무지 둘에게 협공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일이 되리라는 것을 예상했었다. 아직 본격적인 일은 시작도 하지 않았건만 벌써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남천련의 힘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면 모르지만 현재 그녀의 처지로는 남천련의 힘을 모두 이용한다는 것은 꿈도 꿀수 없었다.

남천련은 당금 무림 최강의 세력이었다. 열개의 대문파가 하나로 연합을 했고, 그녀의 사부이자 남천련주인 남황은 당금 무림 최강자라고까지 불리는 인물이다. 남천련이 결성된 지 어언 십년, 하지만 아직도 내부는 정비가 완료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상상을 초월하는 내부알력이 존재하고 있었다.

남황은 네 명의 제자를 두었다. 그중 막내가 운향이었고, 세 명은 모두 남천련의 근간을 이루는 열개의 문파에서 배출된 이들로, 각각 소속된 문파에서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차기 남천련주의 자리를 노리며 영역싸움에 들어갔다.

운향의 입장은 그들과 달랐다. 그녀는 남천련주가 뒤늦게 받아들인 제자였다. 더구나 원래부터 남천련 소속도 아니었다. 타인들의 눈에는 그저 운이 좋게 남천련주의 제자가 된 이로 비쳐졌을 터였다. 그래서인지 그녀에게 들어오는 견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그녀보다 먼저 들어온 남천련주의 세 제자들이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사방이 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살아남아야 했다. 최대한 자신을 죽이고 존재감을 알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녀에게는 차기 남천련주가 되려는 야망보다 생존에 대한 욕구가 더욱 강했다. 하지만 그녀의 다른 사형제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들은 사부를 충동질해 운향을 금장혈괴를 입수하는 임무에 몰아넣었다.

만일 운향이 금장혈괴를 입수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갖은 이유를 다 붙여서 그녀를 척살하려 할 것이다. 그런 음모와 모략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남천련은 매력적인 곳이었다. 육년 전 남천련과 자웅을 겨룰 수 있을 거라 평가받던 북명루(北冥壘)와 천상예가(天上藝家)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세력에 의해 무너진 후 그들의 전력은 더더욱 강화되었고, 작금에 이르러서는 명실상부한 천하제일세(天下第一勢)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런 천하제일세의 주도권을 놓고 운향의 사형제들이 다투고 있었다.

현재 그녀는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였다. 금장혈괴를 찾는 것은 야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그녀는 누구보다 생존의 욕구가 강렬했다.

“난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을 것이다.”

그녀가 조그만 주먹을 꽉 쥐었다. 그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조그만 두 어깨에는 너무나 많은 짐이 놓여 있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삶의 무게였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난 결코 포기하지 않아. 사방이 나의 적으로 둘러싸여 있어도 난 결코 나의 삶을 포기하지 않아. 삼백 명의 영혼이 나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붙잡았다.

운향은 동경 앞에서 면사를 벗었다. 그러자 가려져 있던 그녀의 진짜 얼굴이 거울에 나타났다.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는 샛별처럼 빛나고 있었고, 마늘쪽을 세워놓은 듯 오똑한 코가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 그 밑으로 빛나는 붉은 입술과 눈이 내린 것 같은 새하얀 피부는 그녀에 대한 수많은 소문들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그녀가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것 자체가 죄악이라 했다. 운향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본 이들은 모두 천하제일미녀로 주저 없이 그녀를 꼽았다. 그만큼 그녀의 미모는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운향이 정말로 대단한 것은 그녀의 외모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자신의 얼굴을 가린 그 순간부터 운향은 자신이 여인임을 잊었다. 그녀의 앞에는 수많은 난관과 고행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들의 넋을 잃게 만드는 미모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그녀는 여인이 아닌 순수한 무인으로 인정을 받고 싶었다.

“거추장스러워.”

운향은 자신의 얼굴을 보며 중얼거렸다. 할 수 있다면 동경 안의 저 얼굴을 없애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동경 안에 비친 얼굴을 만졌다.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데도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하아!”

다시금 한숨에 세어 나왔다.

문득 그녀는 한 남자를 떠올렸다. 목노야의 곁에 있던 사내. 워낙 머리를 치렁치렁 늘어트려 진면목을 알 수는 없었지만, 왠지 그의 눈빛이 낯설지가 않았다. 바다처럼 깊고 그윽한 눈빛 속에 한줄기 슬픔이 담겨 있던 눈동자. 그런 눈빛을 가진 자는 결코 흔치 않았다.

“분명 언젠가 그런 눈빛을 본적이 있는데.”

하지만 그녀는 결국 어디서 그런 눈빛을 봤는지 떠올리지 못했다.





* * *




두편으로 나눌까하다 한편으로 올리고 갑니다.

이땅의 모든 솔로들에게 축복을....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9

  • 작성자
    Lv.3 muniun
    작성일
    08.12.27 01:19
    No. 31

    나무지 >> 나머지

    그 사내의 눈빛은 배고픈 솔로의 눈빛이랍니다 후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리발
    작성일
    08.12.27 13:25
    No. 32

    재밌게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노트니에
    작성일
    08.12.27 21:42
    No. 33

    잘보고갑니다 ^ㅡ^
    아마도..서문의 그 꼬마로군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웬수
    작성일
    08.12.28 03:34
    No. 34

    그 꼬맹이 맞군요 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단바오
    작성일
    08.12.28 10:01
    No. 35

    잇힝

    메리 크리스마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血天修羅
    작성일
    08.12.30 21:32
    No. 36

    흠, 한사영과 운향은 아는사이인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러블리
    작성일
    08.12.30 22:31
    No. 37

    벽장속의 꼬마..
    둘이 이어지는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dyren
    작성일
    08.12.31 01:29
    No. 38

    건필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TeaTree
    작성일
    09.01.10 17:25
    No. 39

    잘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나코
    작성일
    09.01.11 17:29
    No. 40

    잘 보고 갑니다 ~_~

    파문이 더 이상 끝나지 않기를 -> 파문이 더 커지지 / 퍼지지 않기를
    갖을수 -> 가질 수
    열수가 -> 열 수가
    제 아무리 -> 제아무리
    더 이상 채굴되지 않는단 말을 믿지 않을 겁니다.
    -> 더는 채굴되지 않는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겁니다.
    나무지 -> 나머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RingKy
    작성일
    09.01.13 14:23
    No. 41

    건필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流水行
    작성일
    09.01.14 09:08
    No. 42

    벽장 속 꼬마.... 원수와 너무 빨리 만났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저냥그냥
    작성일
    09.01.14 22:28
    No. 43

    목노야가 제아무리 광산에 금장혈괴가 채굴되지 않는단 말을 믿지 않을 겁니다.
    -그들은 목노야가 제아무리 광산에 금장혈괴가 채굴되지 않는다고 말해도 믿지 않을 겁니다.

    광산을 그들에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그들에게 광산을 넘겨서는 안 됩니다.

    그녀는 목노야의 집에 감시를 할 인원을 남겼다.
    -그녀는 목노야의 집에 감시할 인원을 남겼다.

    아직도 내부는 정비가 완료되지 못했다.
    -아직도 내부정비가 완료되지 못했다.

    그들은 사부를 충동질해 운향을 금장혈괴를 입수하는 임무에 ..후략.
    -그들은 사부를 충동질해 금장혈괴를 입수하는 임무에 운향을.. 후략.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가 느끼기에 어색한 문장을 수정해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잼잼
    작성일
    09.01.17 15:42
    No. 44

    재밌게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철혈기갑
    작성일
    09.01.20 09:24
    No. 45
  • 작성자
    Lv.68 pr*****
    작성일
    09.01.24 09:25
    No. 46

    건필하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endes
    작성일
    09.03.08 02:49
    No. 47

    십대초인중 하나인 빙마후 예운향이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3 악지유
    작성일
    16.03.02 14:03
    No. 48

    운향은 바로 그 소녀입니다.
    환사영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라고 했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푸바오
    작성일
    17.09.22 04:01
    No. 49

    파문이 끝나질 않길 바란단게 무슨 말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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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략자-2 +49 08.12.25 8,962 11 16쪽
12 침략자-1 +48 08.12.24 8,505 10 10쪽
11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4 +37 08.12.23 8,436 8 6쪽
10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3 +45 08.12.22 8,273 8 11쪽
9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2 +43 08.12.18 8,679 9 10쪽
8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1 +38 08.12.17 8,953 12 12쪽
7 타오르는 불씨-3 +45 08.12.16 9,244 7 14쪽
6 타오르는 불씨-2 +28 08.12.15 9,442 8 7쪽
5 타오르는 불씨-1 +31 08.12.14 10,319 10 9쪽
4 상유촌-3 +35 08.12.13 11,274 9 11쪽
3 상유촌-2 +29 08.12.12 12,178 13 10쪽
2 상유촌-1 +32 08.12.11 17,062 11 8쪽
1 서- +62 08.12.10 23,085 1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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