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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재벌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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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작품등록일 :
2020.05.14 22:38
최근연재일 :
2020.05.21 01:01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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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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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0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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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대도시

DUMMY

이안은 여전히 도시를 연신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안, 그러다 입에 벌레 들어간다.”


“영주님도 말릭은 처음이라면서 놀랍지도 않으세요?”


“뭐, 대단하긴 하네.”



말릭이 크다고는 하지만 현대의 대도시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학이 아직 발전하지 않은 시기의 이 정도 크기의 도시라니.

이안처럼 넋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울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도시 주변을 둘러싼 성곽이 인상적이었다.


‘만리장성 저리가라인데?’



몬스터를 막을 목적으로 도시 전체에 펼쳐져 있는 성벽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안의 마을처럼 목책으로 대충 막아 놓은 것이 아니라 튼튼한 화강암으로 견고하게 쌓아져 있었다.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가요?”


“당연히 아니지. 이 정도 크기의 도시는 대륙에서도 몇 개 없다네.”


말릭의 북쪽 성문 앞.


거대한 문 앞은 안으로 들어가려는 인파들로 붐비고 있었다.


마차와 수레에 짐을 가득 싣고 온 사람들도 있었고, 가울처럼 간단한 짐만 지니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오.”


가만 보니 인간이 아닌 자들도 있다.


“허허, 이종족은 처음인가?”


“네, 처음 봅니다.”


“말릭은 이종족에게도 개방적인 도시로 유명하네. 지나다니다 보면 말릭 영주가 고용한 이종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걸세.”


‘이건 조금 신기한데.’


동물 귀를 한 수인족부터, 이안보다도 작은 드워프까지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종족들이 말릭에 많이 오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인간의 물건을 구하러 오는 거지. 특히 인간이 재배한 곡물이 인기가 좋다네. 인간만큼 곡물 재배를 잘하는 종족은 드물거든. 수확철만 되면 식량을 구하러 온 이종족들로 말릭은 가득 찬다네.”


“재미있겠군요.”


“이종족들을 구경하고 싶거든 시장으로 가보게. 그들은 물물교환을 주로 하기 때문에, 시장에 가면 그들이 만든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을 거야.”



***



성문 앞에 섰던 줄이 점점 줄어들고 가울의 차례가 다가왔다.


“못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까?”


“하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런 적은 없지. 출입하는 사람들이 다 말릭 영주의 돈이 되는데 막을 리가 있나.”



헨리 상단의 차례가 오자, 관리로 보이는 자가 병사들 뒤에서 나타났다.


“상행이오?”


관리의 목소리에는 대도시 말릭의 징수관이라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네. 자비로우신 말릭 영주님의 승인 아래 상행을 하고 있습니다.”


“허가증을 가지고 있소?”


“여기 있습니다.”


헨리는 품에서 잘 접힌 종이를 꺼내 관리에게 건넸다.


“수레에 있는 물건들은 무엇이오?”


관리는 여전히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드워프들이 만든 공예품들입니다.”


“흠, 공예품뿐인가? 다른 물건은 없소?”


“예, 모두 공예품들뿐입니다.”


“이봐, 한번 살펴봐.”


관리는 수레를 꼼꼼히 확인했다.


다른 물건이 없다는 사실이 최종적으로 확인되고 나서야 헨리는 물건에 대한 세금을 내고 문을 통과 할 수 있었다.


“다음.”


드디어 가울의 차례였다.


“자네들은 여행자인가?”


관리까지 나와 꼼꼼히 살피는 상단과 달리, 작은 짐뿐인 가울은 병사 선에서 검사가 이루어졌다.


“말릭에 일자리를 구하러 왔습니다.”


“일자리를? 어린 친구들이 가출한 것은 아니고?”


가출이란 말에 이안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 어디 출신인가?”


“콘딩이란 마을에서 왔습니다.”


가울이 어디 출신이라고 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이안이 답했다.


“콘딩? 처음 들어보는걸. 어디 촌구석 마을인가 보지?”


“북쪽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그래?”


사실 병사는 가울과 이안이 어디 출신이든 상관은 없었다.


“통행세는 사람당 20 브론이다.”


그게 끝이었다.


어찌 보면 공항의 출입국 심사와 비슷해보여서 조금 긴장을 했는데, 절차는 매우 간단했다.


결국, 통행세만 지불하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현대와는 다를 수밖에 없겠지.’


가울은 말릭의 출입 통제를 보며 자신의 영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이안과 자신 둘 뿐이었지만, 가울의 계획대로라면 언젠가 사람이 늘고 출입량도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길드에 들려야 해서 이만 가보겠네.”


헨리의 목소리에 가울은 생각을 멈추고 돌아봤다.


“이봐, 언제라도 생각이 바뀌면 용병 길드로 찾아오라고.”


성문을 통과하자 상단과 용병 무리, 가울 일행은 모두들 각자 갈 길을 향해 사라졌다.



***



말릭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국가라고 볼 수 있었다.


말릭 영주는 영주라고는 불리지만, 말릭 내에서는 왕과 다름없었다.


‘판’ 왕국에 속해 있기야 했지만, 왕권이 그리 강한 시기가 아니었다.


절대적인 거리도 그렇고, 대륙에 곳곳에 존재하는 몬스터들 때문에 지방에 대한 중앙의 통제는 많이 느슨했기 때문이다.


“저기가 영주의 성인가 보지?”


“그런가 봐요.”


성벽 안에 있는 언덕 위로 말릭 영주의 커다랗고 아름다운 하얀색 성이 보였다.


영주의 성은 한 겹의 성벽이 더 둘러져 있었다.


“저기는 말릭 영주와 귀족들 정도만 들어갈 수 있대요.”


영주가 사는 내성 안쪽은 가울이 지나온 외성의 벽과 달리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다.


그곳은 귀족들과 상류층만의 공간이었다.


반면 항구와 이어진 외성 벽 안쪽은 출신, 신분, 종족에 관계 없이 통행세만 내면 출입이 자유로웠다.


“이태원에라도 온 것 같잖아.”


성문을 통해 말릭 안으로 들어오니 훨씬 다양한 사람들과 이종족들을 볼 수 있었다.


“이태원이요?”


“그런 곳이 있어.”


건물들이 즐비하고 도로는 잘 포장되어있었다.


작은 마을만 봐왔던지라 몰랐는데, 이 세계의 문명은 생각보다 잘 발달한 모양이다.


“이봐요, 공자님. 말릭에는 처음 오셨소?”


“...”


호객꾼으로 보이는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어왔다.


“잘생긴 공자님, 묵을 곳이 필요하지 않소?”


“...”


“저...숙소를 잡긴 해야 하지 않나요?”


이안이 남자의 말에 반응하자 남자는 진득한 표정으로 다가와 팔까지 잡고 늘어졌다.


“이봐요, 내가 싸고 좋은 숙소를 알고 있습니다. 따라오시죠.”


“아, 저...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이안, 바쁘니까 빨리 와.”



대도시의 호객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안이었다.


그와 달리 가울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서울에서 수도 없이 겪었던, ‘도를 아십니까’, 삐끼들.


그들을 따라가면 분명 싸고 좋은 숙소가 아니라, 비싸고 질 나쁜 숙소가 나올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영주님, 바쁘다니요? 먼저 할 일이 있으세요?”


“응, 숙소 구하러 가야지.”


“그럼 아까 그 남자에게...”


“이안, 싸고 좋은 숙소면 저 남자가 굳이 호객 행위를 하지 않아도 잘 돼. 홍보를 한다는 건 보통 잘 안되는 곳이라는 얘기지.”


“아하...”



가울과 이안은 행인들에게 묻고 물어 여행자들이 많이 있다는 항구 근처의 거리로 갔다.


“말릭에 온 첫날인데 좋은 곳에서 자는 것도 괜찮겠지.”


“여, 여기 비싸 보이는데요?”


“걱정 말고 들어와. 말릭의 부자들은 뭘 좋아하는지 좀 보자고.”


가울은 들어가길 꺼리는 이안을 잡아끌었다.


포트 로열 호텔.


멋들어진 철제 간판이었다.


안쪽은 간판만큼이나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이 정도면 현대에서도 인기가 좋겠는데? 별스타그램 감성이다.’


“세상에, 에...엘프예요.”


“이안, 그런 말은 속으로 하면 안 될까? 다 쳐다보잖아.”


어떻게 된 것이 판타지 세계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울보다 이안이 더 놀라는 것 같았다.


엘프들은 호텔 라운지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이안의 목소리에 잠시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자신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나저나 이종족 중에서도 돈 있는 자가 꽤 있나 보다.


‘하긴 이종족이라고 부자가 없으란 법은 없지.’


“어서 오십시오, 포트 로열 호텔입니다.”


“방 2개 주세요.”


“작은 방은 4실버, 욕조가 있는 방은 5실버입니다.”



콧수염이 멋진 호텔의 지배인이 말했다.


‘꽤 비싸잖아?’


이안의 고모가 운영하는 여관 하루 숙박료의 20배 가격이었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모양 빠지게 나갈 수는 없지.’


돈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가울이 호텔을 찾은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고급 호텔인만큼 분명 시설이 최신식일 것이다.


가울은 판타지 세계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욕조 있는 방으로 2개요.”


“욕조가 있는 방 2개, 모두 합쳐 10실버입니다.”


호텔은 안내하던 직원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울과 이안의 행색은 자신들의 호텔을 이용할만한 여행객의 모습은 아니었던 것이다.


“여기요.”


가울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품에서 금화를 꺼냈다.


이를 본 직원의 눈빛이 급격하게 달라졌다.


“하하, 또 필요한 것은 없으십니까?”


가울을 무시하던 어투는 어느새 공손하게 바뀌어 있었다.


“식사 포함이죠? 목욕 후에 바로 먹고 싶은데 시간 맞춰서 방으로 가져다줄 수 있나요?”


“네, 물론입니다.”


“그럼 준비해 주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또 부를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따라오시죠. 방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가울과 이안의 방은 2층에 서로 마주 보는 방이었다.


“이안, 푹 쉬어. 조금 있다가 보자.”


“알겠습니다. 영주님.”


이안은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호사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



‘생각보다는 작은걸?.’


가격만 보고 짐작했을 때는 대궐 같은 방이 나올 줄 알았다.


가구들이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것을 제외하면 방 자체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아마 더 좋은 방은 어마어마한 가격이겠지.’


가울은 방안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만져보았다.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방을 비추고 있는 불이었다.


양초도 아니었고, 기름을 사용하고 있지도 않았다.


전기도 없는데 돌이 빛나며 환하게 방을 비추고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마법인가? 신기한데?”


이런 마법이라면 자신의 영지에도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 똑똑!


“누구세요?”


“따뜻한 목욕물과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호텔의 하인이 준비해준 물에 몸을 담그니 피로가 가셨다.


“비누를 만들어 팔까 했더니...젠장, 이미 있잖아.”


돈 좀 벌어볼까 했는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나 말고도 현대인이 다녀간 거 아냐?”


공대라도 나왔다면 뭐라도 만들어 팔아 볼 텐데.


문과생의 지식 수준으로는 이 세계의 기술에도 못 미칠 것 같았다.


“남은 건 경제적 지식밖에 없어.”


그래봤자 경제학은 대학 때 수업으로 들은 수준이었다.


“그래도 현대에선 당연하던 것들이 이세계에선 특별할 수 있어.”



***



호텔에서 푹 쉰 가울과 이안은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영주님, 이제 뭘 하시려고요?”


“시장조사.”


“아, 시장에 가시려던 거였어요?”


“그 시장 말고, 아니다. 맞아. 시장조사 하려면 시장에 가는 게 제일 좋겠지.”


“영주님은 가끔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하세요.”


“그런 게 있어. 우선 시장으로 가자.”


말릭의 시장.


첫인상은 ‘더럽다’였다.


여러 사람의 땀 냄새와 생선 냄새, 고기 냄새가 뒤섞인 악취가 풍겨왔다.


그리고 일단,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도 활기는 넘치네.”


물건을 어디론가 나르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좀 많이 더럽다는 것을 빼면 현대의 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과일을 팔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젊은 여자까지.


호객행위는 더하면 더했지 현대에 뒤지지 않았다.


“하아, 이거 장사도 만만치 않겠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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