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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재벌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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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작품등록일 :
2020.05.14 22:38
최근연재일 :
2020.05.21 01:01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313
추천수 :
93
글자수 :
52,347

작성
20.05.1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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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영지민 1호

DUMMY

가울과 이안은 큰 도시로 가기 위해 함께 길을 나섰다.


“이 쪽으로 가면 큰 길이 나온다 이거지?”

“그렇습니다, 마법사님.”

“그런데, 그 마법사님이란 소리 좀 그만할 수 없어?”


작은 마을에선 별일 없이 넘어갔다쳐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었다.

혹여나 불필요한 오해로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 마법사이신걸 계속 숨기실 생각입니까?”

“하아.”


이안이 계속 자신을 마법사라고 하는 통에, 이제 가울도 헷갈릴 지경이었다.

커다란 새를 부리고, 공중에 떠 있는 영지는 데리고 다니는 걸 보면 사실 마법사가 맞을 수도 있다.


“한 번만 더 마법사라 부르면 두고 갈 테니 그런 줄 알아.”

“네...네.”


잔뜩 들 떠 있던 이안은 자신이 마법사의 종자로 들어간 것을 자랑할 수 없게 되자 조금 의기소침해졌다.


“그럼 이제 뭐라고 부를까요?”

“흐음, 영주님이라 부르도록 해.”

“귀, 귀족이셨습니까?”

“왜?”


영주가 별건가?

건물이 있으면 건물주고, 다스릴 땅이 있으면 영주다.

영지민이 없다는 게 문제였는데, 앞에서 호들갑 떨고 있는 이안을 보니 한 명 생길 것도 같았다.


“오, 어쩐지...제가 처음 봤을 때 부터 뭔가 다르다고...”

“너 처음 봤을 때 나한테 짜증내지 않았어?”

“...”


쿵.

갑자기 이안이 무릎을 꿇었다.


“영주님, 제가 그 때는 몰라뵙고...”

“...”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이안은 자신이 기사라도 된 듯 충성을 맹세했다.


“뭐, 그러든지 말든지.”


그나저나 걷는 것도 슬슬 지쳤다.


수리를 타고 날아서 이동하면 좋겠지만 이 녀석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한 번 비행하고 나면 힘들다고 한나절은 보이지 않았다.

멧돼지도 들고 나는 녀석이 뭐가 힘들다는 건지.

분명 어느 정도 꾀를 부리는 게 분명했지만, 떠나가지 않고 계속 돌아오는 것만도 기특한 녀석이라 뭐라 할 수도 없었다.


가울이 아니라 영지에 있는 자신의 둥지를 떠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



정말로 지친다고 생각될 때쯤, 쉬기 적당한 장소가 나왔다.


“영주님, 여기서 야영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안이 가리킨 곳엔 커다란 바위가 쪼개져 움푹 파여 있었다.

이미 여행자들이 많이 다녀갔는지 바위 앞에는 불을 피운 흔적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바위가 파인 곳 안에 자리를 잡고 불을 피우면 사방이 막혀 동물로부터도 안전해 보였다.


“좋아, 배도 고팠는데 잠깐 쉬었다 가자.”


도시로 가는 큰 길까지 이틀이나 걸렸기 때문에 어차피 중간에 한 번은 야영이 필요했다.

가울의 말이 떨어지자 이안은 서둘러 자리를 정리했다.


“어허, 영주님은 앉아 계세요. 제가 다 준비하겠습니다.”


불이라도 피우려고 나뭇가지를 주우려는 가울을 이안이 말렸다.


첫 야영 준비였다.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가울을 가만히 있게 한 이안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저기,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이런다고 내가 마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아니야.

“아, 걱정 마시라구요. 영주님의 비밀은 제가 꼭 지킨다니까요.”


이안은 다 이해한다는 듯 가울을 달랬다.


‘돈 벌면 마법사라도 하나 구해서 진짜 마법이라도 가르쳐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이안은 자리를 정리하고, 작은 냄비를 불 위에 걸어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야영 준비가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이런 건 다 어디서 배운 거야?”

“사냥꾼 아저씨한테 배운 것도 있고, 책에서 읽은 것도 있죠.”


가울은 이안이 얼마나 모험을 꿈꿔왔고 많은 준비를 했는지에 대해 침을 튀기며 설명하는 것을 한동안 들어야 했다.



“이거 저희 고모의 비밀 소스로 만든 스프거든요. 한번 드셔보세요.”


색깔부터 맛있어 보였다.


“오, 괜찮은데?”

“그렇죠? 고모는 여관을 물려받아야 비법을 알려준다고 했지만 제가 몰래 다 배워왔습니다. 이제 식사는 걱정하지 마세요.”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이안의 요리 솜씨는 훌륭했다.

이 정도 식사를 매일 할 수 있다면 이안을 데리고 온 것을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었다.


“하아, 좋다.”


이국적인 풍경, 모닥불 앞에서 식사를 하니 캠핑장에 놀러 나온 느낌이었다.


‘다음엔 삼겹살이라도 구워야겠어.’



식사가 끝나자 이안은 가울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봤다.

뭔가를 바라는 눈치였다.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는데...?’


음식 칭찬을 바라는 건 아닐테고.


“...왜?”


가울도 이안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모른다는 듯 능청스럽게 물었다.


“아닙니다. 이제 잘 준비를 하겠습니다.”


이안도 첫날부터 바로 마법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할 만큼 어리지는 않았다.

다만, 지극정성으로 모시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는가.




이안은 바닥에 푹신한 풀을 깔고 모포를 펼쳐 잘 준비를 했다.


“안녕히 주무세요, 영주님.”


고개를 끄덕인 가울은 눕기 전에 발로 불을 비벼 껐다.


“어, 어. 아니 어렵게 피운 불을... ”


이안이 놀라 말렸지만 이미 불씨는 흩어지고 불은 사그라들었다.



“뭐하긴, 잘 준비하잖아.”

“영주님, 야영에서 불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시는 모양인데...”


야영 경험이 없는 초보 여행자가 흔히 하는 실수라 생각했다.



“우린 그럴 필요 없어.”


삐익-


“호롤롤로~”


가울이 손가락을 입에 대고 휘파람을 불자, 공중을 날던 수리가 가울의 휘파람 소리에 맞춰 울어댔다.


“수리, 여기 와서 앉아.”


수리의 거대한 몸에 압도된 이안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전에도 봤지?”


“이거, 물지는 않죠?”

“걱정 말고 가까이 와.”


수리는 낯선 이가 가까이 오자 부리를 부르르 떨었다.


“억! 물잖아요!”

“이 녀석이, 가만히 있어.”


가울의 핀잔에 조용해진 수리가 날개를 쫙 폈다.


“그럼, 가자.”

“예? 어, 어딜요?”



***



“으아아악!”


이안이 연신 비명을 질러댔다.


“좀 조용히 좀 해.”

“하늘을 날고 있는데 어떻게 조용히 해요! 저 높은 곳 싫어한단 말이에요!”


수리도 시끄럽게 소리만 질러대는 이안이 귀찮았는지 자신의 다리에 매달린 인간을 째려봤다.


“으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던 이안의 목소리가 문득 뚝 그쳤다.

구름으로 둘러싸인 가울의 공중 영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하, 하늘에 땅이...?”


쿵.


착륙한 이안은 보기 좋게 땅을 굴렀다.

이어 가울이 익숙한 자세로 몸을 접으며 착지했다.


“이안, 정신차려.”


비행 때문에 얼이 빠져 있는데다 영지를 보고 놀란 가슴에 이안은 한동안 일어서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여기가 내 영지야.”

“네에...네?”


“흠흠, 내 소유의 영지라고.”

“대, 대단합니다. 영주님.”


이안이 존경어린 눈빛으로 가울을 쳐다 봤다.


“정말이지 전 운이 좋은 놈 같아요.”


이안은 너무 기뻐 울음이 날 지경이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모험을 꿈꾸길 몇 년, 우연히 만난 마법사를 따라나섰는데 그가 이렇게까지 대단하신 분일 줄이야.


이건 기대 이상이었다.


수십 번이나 읽었던 <영웅 펠릭스 전기>보다 더한 모험이 자신의 앞을 기다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저도 여기서 지낼 수 있는 건가요?”


난생처음 보는 식물들로 꾸며진 영지는 동화 속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였다.

안쪽으로 자리한 커다란 세계수가 영지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요?”


영지라면 응당 다른 영지민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냥 무심결에 한 질문이지만 사실 가울의 아픈 곳을 찌르는 질문이었다.


“아...아직 없어. 너가 1호 영지민이랄까.”

“...”


가울은 이안이 실망한 듯싶어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 같이 발전시켜보자고.”


‘같이...’


가울의 걱정과는 달리 이안의 머릿속에선 이미 행복회로가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영지 발전의 주역.


“저 잘할게요, 영주님.”

“그...그래?”



#



“흠...그럼, 너를 믿지만 그래도 형식상 계약서 하나만 쓰자.”


가울은 영지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적어둔 종이들을 가져왔다.


“이게 뭔가요?”

“응, 한번 쓱 읽어보고 싸인하면 돼.”


“표준...영지민 계약서?”


표준 영지민 계약서란 커다란 글씨 아래로 깨알 같은 글자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갑이 어쩌구, 을이 어쩌구...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가 너무 많아 이안은 잠시 망설였다.


“뭐 이런걸...”

“사람들이 결혼할 때 뭐해? 반지 나눠 끼잖아. 우린 서로 믿지만, 신뢰의 증표 같은 게 필요한 거야.”

“증표요?”

“그래, 이게 그런 신뢰의 증표 같은 거야.”

“아, 그...그런가요?”

“그래, 너도 이런 거를 써야 정식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거고.”


물론 갑인 가울에게 유리하도록 작성되었지만, 중세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어쩌면 좋은 계약일지도 몰랐다.



***



가울과 이안은 말릭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가울에게는 이안의 마을이나 이 마을이나 조그맣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이안은 자신의 마을보다 배는 커 보이는 마을에 눈을 가만두지 못했다.


“이안, 그렇게 두리번거리지마 다 쳐다보잖아.”


가울은 저러다 목이 꺾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두리번대는 이안을 잡아끌고 마을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이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몬스터.

마을 사람들 말에 의하면 큰길에 종종 몬스터들이 출몰한다고 한다.

아직 마주친 적은 없지만 대비는 확실히 해야 했다.

수리가 항상 옆에 있는 것은 아니니까,



“정말 아무거나 골라도 되는 겁니까?”


이안은 진짜 검이 생긴다는 생각에 한껏 들뜬 모양이었다.


“적당한 검으로 골라봐.”

“이걸로 하겠습니다.”


이안이 구석에서 검을 하나 골랐다.


“방패도 하나 골라봐.”

“방, 방패도요?”

“그래, 부담 갖지 말고 골라봐.”


가울은 단검과 석궁, 그리고 쓸만해 보이는 가죽 갑옷을 하나 구매했다.

이 정도면 당분간은 충분할 터였다.



***



무기를 구매한 두 사람이 마을을 출발해 한참을 걷다 보니 웅성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기 사람들이 모여있는데요?”

“옷차림을 봐서는 상인들 같은데?”


이안이 상황을 보고 온다며 조금 앞서나가더니 까치발을 세우며 깔짝댔다.


“오, 젊은 여행자들이시구먼.”


가울과 이안을 발견한 상인 중 한 명이 다가왔다.


“무슨 일이 있나요?”

“사람들이 모이기를 기다리는 중이네.”

“사람들이요?”

“루거 협곡은 몬스터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네. 사람들을 모아서 가는 편이 안전하지.”


무장한 사람들도 적은 인원으로 가는 것을 꺼리는 걸 보니 꽤나 위험한 모양이었다.


다행이었다.

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정 협곡에 들어갔다가 몬스터라도 만나면 큰 낭패를 볼 뻔 했다.


“그렇습니까?”

“이런, 처음 듣나? 자네들도 혼자 가면 위험하니 조금 기다렸다가 우리와 함께 가세. 사람들이 조금 더 모이면 출발할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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