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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재벌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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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작품등록일 :
2020.05.14 22:38
최근연재일 :
2020.05.21 01:01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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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
추천수 :
93
글자수 :
52,347

작성
20.05.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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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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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1쪽

마법사님이시군요

DUMMY

“으아아악!”

“뭐지?”


가울은 비명이 들려오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까이 가 보니, 마을 어귀에서 소년 한 명과 들개 세 마리가 대치 중이었다.

소년은 연신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막대기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놈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마을 사람인가? 도와줘야겠는데?”


낯선 이는 경계하기 마련이니, 자연스럽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도 어쩌면 행운이었다.


가울이 특별히 할 것은 없었다.

가울의 뒤로 보이는 거대한 새의 존재만으로 들개들은 혼비백산이 되어 달아났다.

들개 정도는 수리에게 작은 사냥감에 불과한 것이다.



***



“뭐예요!”


가울이 구해준 소년, 이안이 오히려 성을 냈다.


“응?”


가울도 도와주고 오히려 핀잔을 받자 기분이 상했다.


‘저쪽 세계나, 이쪽이나. 어딜 가나 이런 사람들이 있네.’


“들개들이 놀라 도망갔잖아요.”

“뭐?”

“수련중이었다구요.”


이안은 용병에게 1실버나 주고 산 자신의 보물, 초급 검술서를 보여주며 말했다.


“아...”


가울이 구해준 게 아니라 방해를 한 모양이었다.

가만히 보니 소년의 손에는 나무 방패와 연습용 목검이 들려있었다.


“근데 분명히 비명을 질러댄 것 같았는데.”

“기, 기합이었다구요.”


이안은 수련이 방해받자 신경질이 났다.

조금만 시간이 있었다면 충분히 자신에게 유리한 싸움이었을 텐데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소년 때문에 들개들이...


‘응? 하늘에서 떨어져?’


어쩌면 하늘이 주신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안의 머리를 스쳤다.


‘마법사?’


눈 앞에 남자가 마법사일지도 모른다니.

이안은 눈앞의 남자를 꼼꼼히 살폈다.


대륙에서 흔치 않은 검은색의 머리와 눈동자.

조금 낡았지만 고급스러운 원단의 옷.

가만 보니 모습이 범상치 않아보였다.


“혹시, 마법사님이세요?”

“마법사?”


가울은 마법사는커녕 마법이 뭔지도 몰랐다.


“방금 하늘에서 떨어졌잖아요.”

“아, 그건 내가 그런 게 아니라 새를 타고 온 건데.”

“대단해요! 커다란 새도 부리시는 마법사님이시군요.”


어째 말을 할수록 오해가 깊어지는 것 같았다.


“마법사 아니라고!”

“하늘은 날면서 마법사가 아니시라고요?”


소년에게 ‘술은 먹었는데 음주운전은 아니였다.’라고 주장하는 꼴이었다.


“아!”


어리둥절해 하던 이안은 갑자기 손뼉을 치더니 묘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정체를 숨기셔야 하는 사정이 있군요. 저도 알아요. 영웅 펠릭스도 처음엔 정체를 숨기고 모험을 했죠.”


이안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무슨 이야기 하는 건지...”

“하지만 전 믿으셔도 돼요. 전 검에 맹세를 한 검사라구요.”


“검이란 건 그 막대기를 말하는 거야?”

“아, 아직 진검은 없지만 곧 생길 거라구요.”


가울의 지적에 이안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래 뭐, 그건 알아서 하고. 아무튼 방해해서 미안. 난 가볼게.”

“잠깐만요.”


이안은 몸을 돌리려던 가울을 불러세웠다.


“마법사님은 제 생명을 구해주셨어요.”


‘얘 태세 전환 보소.’


“언제는 방해했다고 그러지 않았어?”

“음...수련 중이긴 했는데 사실 조금 위기 상황이었어요. 마침 마법사님이 오셔서 구해주신 거죠.”

“이봐, 얼렁뚱땅 지어내지 말라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죠?”


그는 이미 가울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 듯했다.


“전 가진 것도 없고, 특별한 재주도 없어요.”


그는 가울이 뭐라고 말하건 자신의 할 말만 이어갔다.


“아무래도 마법사님을 모시며 갚아야겠네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기사들이 밑에 견습 기사를 두고 종자를 부리는 것처럼, 마법사들도 밑에 견습 마법사와 종자를 둔다면서요?”

“그래?”


가울이 그런 것을 알 턱이 없었다.


“그래요, 산골에 살지만 저도 알 건 다 안다구요.”

“근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지?”

“제가 마법사님의 종자로 들어가겠어요.”

“너 방금 전에는 검술을 배우는 중이라고 하지 않았어?”


이안은 기사의 종자로 들어가는 것이 꿈이었지만, 이루지 못할 꿈이란 걸 그도 알고 있었다.


이런 촌구석엔 기사가 찾아올 일도 없거니와, 설사 기사가 마을로 방문한다고 해도 이안이 그 종자로 들어갈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우연히 마을을 방문한 기사의 종자가 갑자기 죽고, 또 갑자기 전쟁이 나서, 그 자리에서 빨리 종자를 구해야 한다는 둥 소설에나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닌 이상 외진 마을의 촌구석 소년을 종자로 뽑는 기사는 없을 테니까.


“마법도 상관없어요.”


마법이든 검술이든 모험을 떠날 수만 있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이안이였다.

사실 마법은 혼자 시작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마나’의 기초 개념조차 모르는 이안으로서는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검을 잡았을 뿐이었다.


“제발요. 저를 마법사님의 종자로 받아주세요, 네?”

“아니 나 마법사 아니라니까?”

“아, 알겠어요. 그럼, 종자가 아니어도 돼요. 그냥 옆에서 모실 수 있게 해주세요.”

“응, 안돼.”



***



“따라와도 소용없어.”

“저도 마을로 가는 길이거든요?”


이안은 가울의 뒤를 바짝 따라 걸었다.


“제 이름은 이안이에요.”

“안 물어봤어.”


이제 물어보지도 않은 자기소개를 한다.


“마법사님은 마을에 얼마나 계실 계획이에요?”

“...”

“아 참, 저희 마을에는요...”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면서 쉴새 없이 옆에서 재잘거렸다.

가울도 사람과의 대화가 고프긴 했지만 이건 좀 심했다.

괜히 대꾸를 했다간 귀찮은 일이 생길까봐 시종일관 입을 닫고 있었다.


“숙소가 필요하진 않으세요?”

“...숙소?”

“네! 마을에 왔다가 바로 가실 게 아니라면, 묵으실 곳이 있어야 하잖아요.”


숙소라는 말에 드디어 가울의 입이 열렸다.


“따뜻한 물로 씻을 수 있는 곳이 있어?”


가울은 영지 내에서 물을 데울 방법이 없어 항상 찬물로 몸을 씻어야 했다.

따뜻한 날씨 덕에 크게 불편하진 않았지만, 마을로 온 김에 더운 물로 목욕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당연하죠! 저만 믿으세요, 마법사님.”


그는 마치 자신이 가울의 호위라도 되는 양 앞장서서 걸어갔다.


“고모! 저 왔어요!”

“응?”


이안이 가울을 데려간 곳은 ‘깊은 잠’이라는 여관이었다.

그의 고모가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안이 딱히 다른 뜻이 있어서 데리고 간 것은 아니었다.

작은 마을에 여관이라고는 이곳 뿐이었던 것이다.

달리 선택지는 없었다.


“이안, 넌 또 어딜 싸돌아다니다가 이제 들어오는거야?”

“오늘 숲에서 연습할 거라고 미리 말씀드렸잖아요!”

“그 망할 놈의 검술! 언제까지 그런 애들 장난 같은 짓을 하고 있을거야? 그럴 시간이 있으면 여관 일이나 좀 도와!”

“여관에 고모랑 저밖에 없는데 무슨 일이 있어요? 그리고 여기 손님 데리고 왔잖아요!”

“손님?”

“그냥 손님이 아니에요, 고모. 제 생명의 은인이세요.”


“뭐? 너 또 사고 쳤니? 대체 무슨 짓을 하다 온 거야!?”

“아, 아니, 그게 생명의 은인까지는 아니고, 그냥 연습을 조금 도와주셨어요...”


이안은 말실수를 했다가 그의 고모로부터 수 분간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가울은 중간중간 자신한테 하는 소리 같기도 해서 괜히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한참을 몰아치다가 한숨을 푹 내쉰 이안의 고모가 가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묵으실 건가요?”

“아뇨, 따듯한 물로 목욕이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목욕물은 20브론이에요.”


‘브론이 화폐 단위인가 보네.’


아직 이곳의 화폐 가치가 어떤지 모르니 20브론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었다.


브론이 무슨 동전인지도 모르겠고, 창고에서 찾은 돈 주머니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골드 단위의 동전을 꺼내는데 이안과 고모가 깜짝 놀라는 게 보였다.


“그..금화?!”


“휴, 이렇게 큰 돈은 지금 거슬러 드릴 수가 없어요. 좋아요. 이안을 도와주셨다고 하니 목욕값은 받지 않겠어요.”


가울은 몰랐지만, 100브론은 1실버, 100실버는 1골드였다.

고로, 가울이 꺼낸 1골드의 가치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평민들은 1년을 휴일 없이 일해야 겨우 만져 볼 수 있는 게 1골드였다.


그런 골드가 가득한 주머니를 가진 남자라니.

이안은 어디서 이런 분을 데려왔을까.


‘귀족인가?’


이안의 고모는 가울을 다시 바라봤다.


‘귀족이 수행원도 없이 거금을 가지고 다닌다고?’



***



“마법사님 이쪽이에요.”


가울은 드디어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굴 수 있었다.

작은 나무통 모양의 욕조였지만 이국적인 게 관광이라도 온 기분이었다.


‘뭐,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군.’




***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데 이안의 고모가 가울에게 말을 걸어왔다.


“마법사시라구요?”


마법사라면 금화도 이해가 갔다.


아무래도 가울이 목욕을 하는 동안 이안이 상황을 설명한 모양이었다.


“저, 마법사 아닙니다.”

“아, 죄송해요. 비밀이시라고...”


‘어디까지 떠들고 다닌거야? 검사의 맹세 어쩌고 하던 거는 어떻게 된 거야?’



***



수리는 다음 날이 되어서야 공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영 영지로 돌아가지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던 참이었는데 다행이었다.


‘확실히 야생에 살던 놈이라 그런지 제멋대로란 말이야.’


녀석이 늦은 덕분에 여관에서 숙박까지 해야 했다.

잠까지 공짜로 잘 수는 없었다.

다만 숙박비까지 하더라도 여관에는 거스름돈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이것저것 사버렸다.

짐이 한 가득이었다.


“수리!”

“호롤롤로!”

“야 임마. 어딜 갔다가 이제 나타나는 거야? 얼마나 기다린 줄 알아?”


수리는 가울 옆에 쌓여있는 짐을 힐끗 보더니 가울을 노려봤다.

녀석의 부리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다 네 녀석이 늦게 온 탓이라고.”


수리가 또 도망칠까봐 변명을 하던 차에, 멀리서 가울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마법사님!”


“이안? 여긴 또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사람들이 놀랄까봐 일부러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수리를 불렀는데, 이안은 또 어떻게 알았는지 용케 찾아왔다.


“헉,헉, 지, 지금 가시는 거예요?”

“어, 이제 돌아가야지.”


이안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완전히 가는 건 아냐.”

“다시 오실 거예요?”

“응, 아마도.”


어차피 구매만 해 놓고 맡겨 놓은 짐도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안이 조르지 않아도 돌아와야 했다.


“약속하신 거예요.”

“알았다고.”


확답을 듣자 이안은 안도하는 눈치였다.


“가자, 수리.”


가울이 신호하자 수리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날갯짓을 했다.

이안은 바람에 날아가지 않기 위해 나무를 꼭 붙잡아야했다.


“역시 대단한 분이셨어.”


이안은 그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감탄하며 꼭 그의 제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



“어? 이렇게 가까웠나?”


영지로 돌아가는 길.

공중에 있던 영지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가까웠다.


“이상한데?”


분명히 내려올 때는 이 정도 거리가 아니었다.


‘이거 움직이는 건가?’


가울은 저승사자의 말을 곱씹어 보며 기억을 더듬었다.


“그런 말은 없었는데.”


영지에 있는 동안 영지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도 못했던 터라, 더 이상했다.


“설마 내가 움직여서?”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은 가울 자신밖에 없었다.


‘실험해 봐야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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