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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재벌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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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작품등록일 :
2020.05.14 22:38
최근연재일 :
2020.05.2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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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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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

DUMMY

“난 헨리라고 하네, 자네들은 어디로 가는 길이었나?”


길에 멈춰있던 상인 무리에서 가장 젊어 보이는 남자가 물었다.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가장 어렸지만, 나름 작은 상단을 이끌고 있는 상단주였다.


아직 출발하려면 인원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가울과 잡담이라도 하며 시간을 때울 생각인 듯했다.


“말릭으로 가는 길입니다.”

“오, 말릭. 멋진 도시지.”

“말릭에 가보셨습니까?”

“허허, 당연하지. 상인치고 말릭에 안 가본 사람은 없을걸? 사실 우리도 말릭으로 가는 길이라네.”


말릭은 근방에서 제일 큰 도시로, 대륙의 모든 물자가 모이는 항구도시였다.

상인인 헨리가 말릭에 수도 없이 드나들었음은 당연했다.


“그래, 말릭에는 무슨일로 가는가?”

“음...도시에서 뭐라도 해볼까 합니다.”


가울은 대충 얼버무렸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의 모든 계획을 말해 줄 생각은 없었다.


“허허, 패기가 좋군 그래. 하지만 도시를 너무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칠 수도 있네.”


얼마 전까지 서울에서 살다 온 가울이었다.

도시 생활이라면 아마 앞에 있는 남자보다 익숙할 것이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말릭에 갔을 때가 생각나서 해주는 말이야, 조심하게.”


잔소리를 더 듣고 싶지는 않았던 가울이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수레에 있는 물건들은 다 뭡니까?”

“아, 드워프 마을에서 만든 공예품들이네. 드워프들이 생긴 건 투박해도 손으로 만드는 것들은 기가 막히거든.”


소설 속에서나 보던 드워프가 이 세계에 있다니.


“드워프들의 물건을 팔면 돈이 됩니까?”

“왜? 상행에 관심이라도 있나?”

“뭐, 조금...”


사실 판타지 세계의 모든 것들에 호기심을 느꼈다.

정확히는 판타지 세계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것들이 궁금했다.


“위험할 때도 있지만 상행이 확실히 돈은 꽤 잘 벌리는 일일세.”

“그렇습니까?”


하긴, 지구에서도 무역은 항상 돈이 됐다.

이세계라고 다를 리 없었다.


다만, 이세계에는 몬스터라는 커다란 위협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되어 더욱 위험했다.

대신 성공했을 때 보상은 더 컸다.


“관심이 있다면 말릭에 도착해서 상인 길드로 가 보게. 아직 어린 것 같으니 상단의 짐꾼으로 시작해서 일을 배워나가는 것도 좋겠지.”


지루했던 헨리는 상행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



“저기 또 누가 오고 있습니다.”

“이번엔 사람들이 꽤 많은데요?”

“하루 정도는 기다릴 생각도 했는데 운이 좋구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거대한 무리가 접근해 왔다.

마차만 어림잡아 열 대 남짓에 인원은 오십 명은 되어 보였다.



“어이, 루거협곡으로 가는 길이오?”


이런 일이 익숙한 듯, 무리의 선두에 있던 용병이 물었다.


“그렇습니다.”


헨리의 대답에 상단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마차에서 내려 앞으로 나섰다.


“어디의 누구신가?”

“헨리라고 합니다. 남부 상인 길드 소속 입니다.


상인들은 각자 소속을 밝히고 자기소개를 했다.

가울과 이안은 딱히 밝힐 소속이 없어 가만히 서 있었다.


“오, 남부 길드의 친구들이었군. 난 호크 상단의 해리슨일세.”


생각보다 거물이었다.

호크 상단은 헨리의 상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상단이었다.

그리고 해리슨은 그런 호크 상단의 말릭 지부장이었다.


“호크 상단의 명성은 익히 들어봤습니다.”


“허허, 그런데 저들은 누구인가?”


소속을 밝히지 않는 가울과 이안을 말하는 것이었다.


“말릭으로 향하는 여행객들입니다.”


대답을 들었음에도 가울과 이안을 꼼꼼히 살폈는데 그 모습이 꽤나 신중해 보였다.


“그래, 루거 협곡을 통과하려 한다고?”

“네, 어르신만 허락하신다면 뒤를 따르고 싶습니다.”


호크 상단 정도의 규모라면 뒤에서 따라만 가도 위험한 일은 없을 터였다.


“흠, 그 인원이라면 걱정도 되겠군. 좋네.”


해리슨이 허락할 듯 말을 하자 한 용병이 앞으로 나섰다.


“어르신, 신원이 불분명한 자들입니다. 모르는 자들을 뒤에 붙일 수는 없습니다.”


상단의 입장에서 보면, 용병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허나 해리슨은 젊은 시절 고생하던 것이 생각나 젊은 상인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같은 상인들끼리 돕고 살아야지. 뒤에서 따라올 수 있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용병은 해리슨에게 고용된 몸.

고용주의 말에 어깃장을 놓을 수는 없었다.

조마조마하게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헨리 일행 또한 허락이 떨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뒤에 붙어 따라오시오. 허나 무슨 일이 생겨도 보호를 바라지는 마시오.”

“알겠습니다.”


헨리와 가울은 해리슨에게 다시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협곡에 들어가기 전에 여기서 잠시 정비를 하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경험이 많아 보이는 중년 용병의 말이었다.


“좋을 대로 하게.”


그 말을 끝으로 해리슨은 다시 마차로 들어갔다.





#


오크들은 몬스터와 지성체, 그 사이 어딘가쯤에 위치한 종족이었다.

지성체라 하기엔 너무 야만적이었고, 몬스터라 하기엔 너무 교활했다.


번식력도 좋은데, 열 살이면 성체까지 자란다.

가만히 놔두면 끝도 없이 세력을 키워, 대륙에서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몬스터 중 하나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었다.

워낙 호전적인 종족이라 그들끼리 계속 싸우지 않았다면 온 대륙은 진작에 오크들로 뒤덮였을 것이다.


숲속의 공터에 일렬로 펼쳐진 오크족의 움막.

오크 전사들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빨간색 천으로 장식된 움막에 오크족 정찰병, ‘짧은 다리’가 뛰어들어 왔다.


“대장! 인간들 왔다. 큰 바위에서 보인다. 취익.”


어색하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대륙어였다.

교활한 오크들은 인간들의 언어와 문화를 일부 훔쳐 무리를 이루는 법을 배웠다.


“인간들, 몇이나 되지?”


움막 안에 있던 오크 전사들이 정찰병의 대답을 기다렸다.

‘짧은 다리’는 자신에게 쏠리는 이목에 긴장했다.

안에 있는 오크들은 모두 근처에서 이름난 전사들이었다.


“열 명의 인간, 다섯 개나 된다. 취익, 췩.”


숫자를 열까지밖에 못 세는 오크 정찰병이 50명의 인원을 표현했다.

흥분한 탓인지 짧은 코에서 나는 바람 소리가 평소보다 더 거칠었다.


“잘했다. 짧은 다리. 족장, 공격하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무리의 족장이었으나 ‘붉은 털’에게 패배하고 그의 밑으로 들어간 ‘굵은 팔’이 말했다.

‘붉은 털’은 그의 부족 말고도, 총 세 개의 부족을 통합해 인근에서 가장 큰 부족을 만든 강자였다.

이제 전사의 숫자만 해도 백 명이 넘어갔다.


“인간들 무기 좋다. 갖고 싶다.”

“취익, 공격하자. 우리 준비됐다.”

“좋은 무기 갖는다. 우리 강해진다. 취익.”


오십 명의 인간이라면 힘든 전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계산 따위는 오크들의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오크들은 싸우면서 강해진다고 믿었다.

싸울 수 있으면 싸우고, 뺏을 수 있으면 뺏는다.

그게 오크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붉은 털’이라고 다른 오크들과 다를 리 없었다.


“전사들을 모아라.”

“전사들 모은다. 취익.”


‘붉은 털’의 허락이 떨어지자 흥분한 전사들이 콧바람을 내뿜으며 움막을 나갔다.



***



한편, 가울 일행은 슬슬 협곡에 접어들어 일렬로 이동하고 있었다.


“호크 상단은 꽤 큰 상단인가 보죠?”

“호크 상단도 못 들어봤는가?”


헨리가 가울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다.

대륙에서 제일 유명한 상단 중에 하나가 블루윙이였다.


“네, 제가 시골 출신이라.”


가울이 변명했다.


“홍크 상단은 다루지 않는 물건이 없지. 대륙에서도 손에 꼽히는 상단이네.”

“그렇군요.”

“해상무역에까지 손을 대고 있는데 그 무역량이 어마어마하다더군.”

“돈 꽤나 벌겠는데요?”

“당연하지. 벌어들이는 금화가 웬만한 대영주와 맞먹는다는 소문도 있다네.”


“그런데 상인들은 다 저렇게 용병들을 고용해서 다니는 겁니까?”

“상행을 다니다 보면 도적들을 만나기도 하고 몬스터들을 만나기도 하지. 무장을 한다고 능사는 아니니, 용병을 고용하는 것이 안전하네.”


헨리가 자신의 칼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렇군요.”

“대규모 상단 같은 경우 용병들을 고용하거나 자체적으로 사병들을 키운다네.”

“상행이 그렇게 위험한 겁니까?”

“대형 몬스터라도 만나면 우리 같은 놈들이야 꼼짝없이 한 끼 식사지.”

“...”

“하하하, 걱정 말게. 대형 몬스터가 많다고는 하나 또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네. 말릭으로 가는 길은 크게 위험하지는 않아.”

“그럼, 왜 사람들이 모이길 기다리고 있던 겁니까?”


위험하지 않은데, 안전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길 기다렸다는 헨리의 말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협곡에 오크들이 새로 자리를 잡았다는 소문이 있네. 평소라면 그냥 통과했겠지만 오크들은 조금 까다로운 몬스터라 말일세.”

“까다롭다니요?”

“오크 한마리는 별 것 없네. 문제는 놈들이 모였을 때야.”

“그렇습니까?”

“놈들은 무리를 이루는 습성이 있는데, 흉폭한 놈들이라 사람을 살려두는 법이 없지.”

“그러면 많이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그래도 이놈들은 자신의 무리보다 큰 상대는 공격하지 않는다네. 영악한 놈들이지. 그래서 우리가 사람들이 모이길 기다린 것이고. 무리라고 해봤자 이삼십 마리 정도가 일반적니 이 행렬을 공격할 수는 없을 걸세.”



***



“저는 언제든 싸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영주님.”


오크 이야기를 들은 이안이 가울이 사준 칼을 뽑고 흔들어 댔다.


“꼬마야, 그러다 손이라도 벨라. 하하하하.”


마침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용병들이 이안을 보고 웃었다.


이안의 얼굴이 빨갛게 변했지만, 덩치 큰 용병들에게 따질 용기는 없는 모양이었다.



***



“이제 곧 협곡의 끝이 보일 겁니다.”

“이번 상행도 벌써 마무리 단계로군.”

“말릭에 도착하면 바로 맥주라도 한 잔 해야겠습니다.”


상행 중에는 술을 마시는 것이 금지되어있었기 때문에 용병들은 술이 그리웠다.


“하하하, 좋네! 내가 한잔 사...억!”


호탕하게 웃으며 술을 마시는 손짓을 하던 용병이 갑자기 멈춘 말의 엉덩이에 부딪혀 넘어졌다.


“뭐야!”


아프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여 벌떡 일어나 행렬의 앞부분을 살펴봤다.

상단의 선두가 멈춰있었다.


“무슨 일이냐?”

“길이 막혀있습니다.”

“뭐?”

“나무가 쓰러져있습니다.”



“무슨 일인가?”


호크 상단의 책임자 해리슨이 마차에서 나왔다.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일은 없었는데. 오크들 짓인가?”

“멍청한 놈들이라 이런 짓까지 하지는 못할 겁니다.”

“...”

“빠르게 나무를 치우고 다시 이동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



길게 늘어선 채로 멈춰있는 상단을 지켜보고 있는 무리가 있었다.

상단을 공격하기로 했던 오크들이었다.


“족장, 지금 공격하자. 취익.”

“안돼. 기다린다.”


“언제까지 기다리나, 오크 전사 싸워야 한다.”

“취익, 전사는 겁쟁이 아니다. 싸워야 한다.”


“좋은 때, 기다린다. 좋은 때, 모두 공격한다. 오크 강해질 수 있다.”


오크답지 않게 머리를 쓰고, 시간을 들여 기다릴 줄도 아는 오크 족의 대장 ‘붉은 털’의 못생긴 눈이 번쩍하고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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