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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재벌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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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작품등록일 :
2020.05.14 22:38
최근연재일 :
2020.05.21 01:0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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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47

작성
20.05.1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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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투

DUMMY

가울은 전장이 훤히 보이는 마차 위로 올라갔다.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으아아악!”

“사, 살려줘!”


오크들이 검과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피와 비명이 터져나왔다.


용병들이 분전하고 있으나 흉폭한 오크들에게 숫자로까지 밀리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 자명했다.


‘뭐라도 해야 해.’


이대로 있다가는 이 용병들과 운명을 같이할 것이다.


“이안, 올라와.”

“위, 위로요? 위험하지 않을까요?”


가울은 이안을 당겨 마차 위로 올렸다.

오크들이 원거리 무기를 사용했다면 금세 눈에 띄는 표적이 되었겠지만 지금 오크들은 근접전에 미쳐있는 상태.

이제 마차가 오크들의 접근을 일부 방해하고 있어 오히려 안전할 수 있었다.


“괜히 나서지 말고, 가까이 오는 놈이 있으면 알려줘.”

“네, 영주...으악! 저쪽이요! 저쪽, 저쪽!”

“알았으니까 한 번만 말해.”


오크들이 가까이 올 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이안을 옆에 끼고 가울은 마차 지붕에 박혀있던 못을 꺼내 날렸다.


틱!


역시나 어림도 없었다.


속도만 빠른 자신의 몸으로 오크에게 치명상을 주기 힘들다고 판단한 가울은 작전을 바꿔 용병들과 교전 중인 오크를 노렸다.


“영주님! 여기 활 가져왔어요!”


이안이 어디선가 활과 화살을 가져왔다.

쇠뇌였다.


움직이는 표적이었지만 시각이 예민해진 가울에게는 거의 멈춰있는 표적만큼 쉬웠다.

가울이 쏜 쇠뇌는 백발백중 오크의 살을 파고들었다.


쇠뇌 자체가 오크에게 그다지 치명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용병들과 싸우는 와중, 사이사이에 교묘하게 날아오는 쇠뇌 공격은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잠시라도 멈칫하면 용병의 검이 오크들의 가죽을 갈랐다.


직접 죽일 수 없다면 기회를 만들어 주면 된다.



#



“고맙네!”


도움을 받은 용병이 멀리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용병들이 험할 때마다 가울의 쇠뇌가 날아와 오크의 몸에 박혔다.


오크들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쇠뇌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용병들은 전투가 한결 편해졌다.

용병들은 어느새 가울과 마차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 위치해 오크들을 상대해 나갔다.

전장의 흐름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



한편, 용병 대장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오크를 향해 말을 타고 돌격하고 있었다.

말 위에서 창을 단단히 잡고 그대로 찔렀다.


-콰득!


묵직하게 살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오크의 몸이 공중으로 들렸다.


“취이익!”


오크가 앞으로 고꾸라지며 피를 뿜었다.

그러나 그 반동으로 타고 있던 말이 쓰러지고 말았다.


“망할!”


바닥에 떨어져 쓰러진 용병 대장 위로 다른 오크가 달려들었다.

싸움에는 도가 트인 용병 대장도 눈을 질끔 감을 만큼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쇠뇌가 정확히 오크의 오른쪽 눈에 박혔다.


“취이이익!”


기회를 놓칠 용병 대장이 아니었다.

그는 눈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오크의 목을 벴다.

주인을 잃은 오크의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울의 쇠뇌는 중요한 순간마다 오크의 머리와 몸통을 향해 날아들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가울에게 목숨을 구원받은 용병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용병들을 상대하던 오크들은 가울의 쇠뇌와 용병의 합동 공격에 하나씩 쓰러져갔다.


오크들은 이제야 눈치를 챘는지 가울을 공격하기 위해 그가 있는 마차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크들이 마차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라!”


어렵게 잡은 승기를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붉은 털’은 다른 오크보다 머리 하나는 큰 덩치를 자랑했다.

허나, 그가 부족을 통합할 수 있었던 것은 덩치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크치고 뛰어난 두뇌를 가진 그는 높은 바위 위에서 전장을 내려다보며 오크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저 놈 때문이다! 취익!”


‘붉은 털’은 마차 위에서 쇠뇌를 쏘아대는 인간을 노려봤다.


‘저 놈 때문에 전사들이 쓰러지고 있다.’


그의 팔만 해도 어느새 쇠뇌가 두 개나 박혀있었다.

그중 하나는 머리로 날아드는 것을 겨우 막아낸 것이었다.


“죽인다!”


쿵!


바위에서 뛰어내린 ‘붉은 털’ 주변으로 땅이 진동했다.

‘붉은 털’은 자신을 가로막는 인간들을 내팽개치며 마차로 돌진했다.


“이 이상 못 간다!”


용병 대장이 가울을 향해 돌진하던 ‘붉은 털’을 막아섰다.


‘붉은 털’은 용병대장을 힘으로 밀쳐버리려 했으나,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다.


“비켜라! 인간!”


힘은 그가 월등히 앞섰지만, 인간의 기술은 그의 힘을 계속해서 교묘하게 흘려보냈다.

훔치고 싶을 정도로 멋진 동작이었다.


이 인간과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공격이 계속 막혀서야 뚫고 나갈 수도 없는 노릇.


결정해야 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인간이 시간을 끄는 동안, 뒤쪽에서는 오크 전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져가고 있었다.


“인간! 두고 보자! 취익!”


더이상 시간을 끌면 전사들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전사들이 더 줄었다가는 부족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돌아간다! 취익!”


‘붉은 털’의 후퇴 명령에 오크들이 전의를 상실하고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



“어딜 가느냐!”


호크 상단의 해리슨과 몇몇 용병은 습격하고 도망가는 오크들을 쫒고 있었다.

상단원들과 용병들의 죽음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아내려는 것일까.

도망가는 오크들의 뒤를 베는 칼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러나 너무 흥분한 탓일까.

어디선가 날아온 오크의 칼에 찔리고 말았다.


“크윽! 더러운 오크 놈이 감히!”


분노를 담아 외치며 칼을 휘두르려던 해리슨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상처가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었다.


“안 돼!”

“해리슨 님!”

“저 놈 죽여!”


해리슨을 보호하기 위해 칼을 든 상인들과 용병들이 뛰어왔다.


“괜찮으십니까?”


용병 대장이 해리슨 앞에 있던 오크의 목을 단칼에 베며 달려왔다.


“쿨럭!”


해리슨이 입에서 검붉은 피를 토했다.

상처는 시퍼렇게 변색되어 계속 피가 뿜어져 나왔다.


“아, 안 돼! 해리슨 님,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해리슨은 용병대장의 품에 안겨 점점 정신을 잃어갔다.


“그래. 포션, 포션이 있었지.”


상인 중 한명이 용케 상단이 나르는 물품 중에 포션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포션의 가격은 한두 푼이 아니었으나, 해리슨이 목숨을 잃는 것보다는 나았다.



***



“해리슨 님. 정신이 드십니까?”


용병대장은 해리슨의 상처에 포션을 붓고, 나머지는 마시게 했다.

비싼 값을 하는지 해리슨의 상처가 점차 아무는 것이 보였다.


“쿨럭!”


하지만 곧바로 다시 피를 토한 해리슨의 피부는 아직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젠장! 독인가.”


포션을 전부 썼음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용병대장은 해리슨이 중독됐음을 알아차렸다.


“망할, 오크 놈들이 독까지 사용할 줄 알다니.”


이렇게 된 이상 해리슨을 최대한 빨리 말릭으로 옮기는 수밖에 없었다.


“해리슨 님, 말릭에 도착할 때까지 버티셔야 합니다.”


용병대장은 전장을 정리할 새도 없이 서둘러 나무를 치우고, 마을로 향할 것을 명령했다.



***



전투가 끝나고 긴장감이 풀린 가울은 한꺼번에 몰려드는 피로감에 마차에 몸을 기대고 누웠다.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상처들이 쓰리고 아팠다.


이안 역시 난생 처음 겪은 실전 전투에 얼이 빠져 가울의 옆에 누웠다.


“영주님, 굉장했어요.”

“...”


말할 힘도 없었다.


그런데 전투가 끝난 지 꽤 되었는데도 행렬의 한쪽이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무슨 일입니까?”

“해리슨 님이 독에 중독된 모양이야.”

“독이요?”

“그래, 빨리 나무를 치우고 말릭으로 가자고 난리다. 제시간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독이라고 하니 수리가 중독됐을 때가 떠올랐다.


‘맞다, 해독초...’


해리슨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시에 가면 팔려고 챙겨놓은 건데...돈이야 받으면 되니까.’


가울은 짐을 뒤져 수리에게 먹였던 보라색 열매가 달린 풀을 꺼냈다.


“독에 중독된 거라면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


가울의 활약을 지켜본 이상 그의 말을 무시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독에 대해 뭘 좀 아는가?”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뱀독에 당한 적이 있었는데 이 풀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저, 정말인가?”


말릭으로 빨리 출발하자고 했지만, 솔직히 말해 해리슨이 말릭까지 버티기는 힘들어 보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용병대장은 가울이 건넨 약초를 해리슨에게 먹였다.



***



“오오, 효과가 있는 듯하네.”


거칠게 쉬던 해리슨의 숨이 눈에 띄게 안정되고 있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네.”

“우리 역시 목숨을 크게 빚졌군. 고맙네.”


용병대장과 상인들이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어린 친구가 대단해. 자네 혹시 소속이 있나?”


용병대장이 물었다.


“길드 같은 걸 말씀하시는 거라면 없습니다.”

“좋군, 자네 혹시 용병 일 할 생각 없나? 자네 실력이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용병을 고용하는 쪽이 되고 싶습니다.”


용병 대장의 눈이 크게 떠지더니,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이거 내가 괜한 말을 했군.”

“아닙니다.”

“언젠가 자네에게 고용될지도 모르겠어. 그땐 잘 봐주게.”



***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상단은 다시 말릭으로 향했다.


“이보게, 가울. 해리슨 님이 잠깐 보자고 하시네.”


용병대장이 가울에게 다가와 해리슨의 말을 전했다.

해독초의 효과로 이제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가울이 해리슨의 마차에 올랐다.


“어서 오시게.”


해리슨은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지 의자에 비스듬히 기댄 채 가울을 맞았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많이 좋아졌다네.”


해리슨의 안색은 확실히 아까보다 한결 나아 보였다.


“다행입니다.”

“자네 덕분이지. 자네가 나를 구했다고?”

“운 좋게도 해독 효과가 있는 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말릭에서 팔 생각이었지만요.”

“비싼 약초를 내게 썼구먼.”


죽다 살아난 해리슨은 가울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목숨이 먼저죠.”


해독초야 영지에서 또 찾을 수 있으니 별로 아까울 것도 없었다.


“허허허, 상인이 빚을 졌으니 이를 어쩐다. 허허.”

“...”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네.”


해리슨의 눈을 보니 은혜를 갚겠다는 말은 진심 같았다.


“말릭에는 무슨 일로 가는 것인가?”

“장사를 좀 해볼까 하고 가는 중입니다.”

“옳거니, 그렇다면 내가 도울 것이 있겠군.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하게.”

“감사합니다. 그럴 일이 있다면 찾아뵙겠습니다.”


가울은 해리슨의 호의를 거절할 생각이 없었다.


“이 반지를 들고 호크 상단을 찾아오면 나에게 곧바로 안내해 줄 걸세.”


해리슨은 가울에게 호크 상단의 문양이 새겨진 반지를 하나 건넸다.


‘좋아.’


가울은 사람 좋은 해리슨의 웃음에 영업용 미소로 화답했다.



***



말릭에 도착한 가울 일행은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여기가 칸 대륙 최고의 상업 도시, 말릭이네.”

“거대하네요.”

“못해도 인구가 60만은 될 거야.”


서울 인구가 거의 1000만에 이르지만 그건 현대에 와서야 가능한 숫자였다.

중세에 가까운 이 세계의 생활 수준을 봤을 때 60만은 실로 엄청난 숫자였다.

1600년대, 세계 최고 도시 중 하나였던 런던 정도와 비교할 만해 보였다.


“자, 그럼 돈 벌러 가 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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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특별한 영지 +1 20.05.14 176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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