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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에서 재벌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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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2
작품등록일 :
2020.05.14 22:38
최근연재일 :
2020.05.21 01:01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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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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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글자수 :
52,347

작성
20.05.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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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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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동하는 영지

DUMMY

“영지가 날 따라오고 있어.”


역시 가울이 원인이었다.

영지는 자신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거리가 떨어지면 영지는 어김없이 이동하여 가울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했다.


“이거 꽤 괜찮은 기능이잖아?”


영지가 이동한다면 굳이 이 근처에만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영지의 활용 가능성도 넓어졌다.


“욕해서 미안, 저승사자.”



***



“역시 집이 최고야.”


꽤 긴 시간을 보냈던 영지가 이제 집처럼 느껴졌다.


가울은 지상에서 사온 물건들을 정리했다.

그릇들이며, 포크와 나이프, 요리 도구들을 따로 분류하여 보관해 놓고, 마지막으로 창고에 말린 고기까지 저장하고 나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냉장고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 세계에선 불가능하겠지?”


가끔 문명의 이기가 그립긴 했다.


“그나저나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영지에서 찾은 금화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으나 평생 먹고 살 정도의 여유로운 돈은 아니었다.

언젠가 돈은 바닥날 터.

그때부터는 고기는 물론이고 지상의 물품을 구매할 길이 없어진다.


“게다가 저 녀석이 좀 많이 먹어야 말이지.”


가울은 수리를 흘겨봤다.

가울이 고기를 먹기 위해 불을 피울 때마다 어디선가 날아와 울어댔다.

그렇다고 날고기를 먹을 수도 없고, 뻔히 보이는데 안 줄 수도 없었다.


“돈을 벌 방법을 생각해내야 해.”


가진 것이라고는 건강한 신체, 그리고 움직이는 영지밖에 없었다.

힘들게 몸을 쓰며 일하기는 싫었다.


“영지를 활용해야 할 거 같은데.”


당장 떠오르는 것은 세계수를 이용한 작물 재배였다.


밀은 지상 마을도 충분한 것 같으니 가울은 과일을 재배하기로 했다.

가울은 주변에서 과일 열매를 따다 씨앗을 세계수 옆의 땅에 심었다.



***



“마법사님이 만드신 물건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작은 마을이라서요.”


그 놈의 마법사라는 이야기는 이제 마을 모두에게 소문난 모양이었다.

뭐 덕분에 나이 어린 그를 무시하거나 막 대하는 마을 사람들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딱히 특별한 물건을 팔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가울은 가방에서 잘 익은 과일 몇 개를 꺼내 보였다.


“오, 한겨울에 이렇게 싱싱한 과일이라니! 역시 마법사님은 굉장하군요.”


제철에도 비싼 값에 팔리는 과일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겨울.

제철이 아닌 과일은 대도시 귀족이나 부유한 상인이나 되어야 구경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저렇게 큰 무화과는 또 처음 보는군.”

“저건 무슨 열매야?”


가울이 꺼낸 열매들은 마을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수의 가호를 받은 과일 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오픈 첫날이 가장 중요한 법.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폭발적이지 않았다.


‘뭐지? 과일을 안 좋아하나?’


내심 불안해진 가울은 다급하게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리고 이것도 있습니다.”


가울이 작은 유리병에 든 흰색 액체를 꺼냈다.

수리를 물었던 독사에게서 뽑아낸 독이었다.

혹시 몰라 말린 뱀의 머리도 가져왔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흠흠, 이 놈을 죽이고 제가 직접 뽑은 독입니다."


“자이언트 코브라!”


마을 사람 중 뱀을 알아보는 자가 있었다.


자이언트 코브라는 대형 몬스터들도 한 번에 죽일 수 있는 독을 지닌 위험한 몬스터였다.


“어머, 이건 사야 해!”

“자네, 어서 가서 촌장님을 모셔와.”


‘응?’


오히려 독이 반응이 좋다니 의외였다.


사실, 가울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이 세계의 토지는 비옥한 편이라 작물을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몬스터로부터 안전한 땅을 찾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었다.

자연히 인간들의 거주지는 방어에 효과적인 곳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현재 가울이 서 있는 이 작은 마을이 목책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허나 목책은 말 그대로 목책일 뿐.

대형 몬스터라도 나타나면 무용지물이었다.


큰 도시들이야 돌과 바위로 된 성벽에다 기사들도 지키고 있으니 대형 몬스터가 나와도 큰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었으나, 이런 작은 마을은 아니었다.


마을 입장에서는 대형 몬스터를 죽일 수 있는 독을 구할 수 있다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했다.



***



“20실버 정도에 안 되겠습니까?”

“흐음...”


마을 촌장이 가격을 제시했지만 가울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침묵하는 가울을 보는 촌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땀을 흘렸다.


‘20실버라...’


가울은 독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자세히 모른다.


하지만 자신 없는 촌장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도 이 가격에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모른다고 헐값에 팔 수는 없지.’


가울은 일단 짐짓 인상을 팍 썼다.


“가, 가격이 마음에 안 드십니까?”

“...”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가울은 계속 말이 없었다.


“좋습니다. 30실버 정도는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35실버.”

“...”


당장에라도 일어설 듯 자리를 고쳐 앉자 촌장이 움찔했다.


“40실버에 구매하겠습니다. 더, 더는 못 드립니다.”

“좋습니다. 40실버에 팔죠.”


더 이상 튕기다가는 놓칠 것 같았다.

40실버면 평민 한 명이 반 년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큰 돈이었다.



협상을 마치고 촌장의 집을 나온 가울은 기분 좋게 웃고 있었다.


“이제 과일을 팔러 가 볼까?”


과일의 판매 수익까지 생각하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



“이안! 넌 왜 거기서 일하고 있는거야?”

“고, 고모?”


이안은 가울이 마을에 올 때마다 매번 졸졸 따라다니며 장사를 도왔는데 여관 일을 돕는 시간보다 그를 돕는 시간이 많을 정도였다.

거절해도 어차피 멋대로 행동하는 이안이였기에 가울은 그냥 신경을 끄기로 했다.

이안의 고모도 반쯤 포기했는지 가끔 와서 핀잔을 줄 뿐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그나저나 과일 장사가 생각보다 잘 안 되네.”


잠시 쉬는 시간에 나무 그늘에 앉아 오전에 번 돈을 세어보던 가울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순조로울 것이라 예상했던 터라 더욱 허탈했다.


마을에 과일을 처음 선보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영지에 새로 심은 나무들에서도 열매가 열렸다.

세계수의 가호 덕분이다.


과일 생산량은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수익은 생산량이 증가한 만큼 늘어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수익이 늘어날 줄 았았지만, 여전히 변화는 없었다.


“뭐야, 왜 안 팔리는 거야?”


사실 과일을 마을에 가져온 첫째 날, 사람들이 과일보다 독에 관심을 보이던 때부터 느낌이 쎄하긴 했었다.


작은 마을의 수요는 매우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공급량이 늘어봤자 판매는 그만큼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할인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판매량을 더 이상 늘리기는 힘들어 보였다.


“젠장, 여기서 경제학 공부를 하게 될 줄이야.”


경제 시간에 배웠던 수요와 공급의 관계를 판타지 세계에 와서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가만, 경제학?’


판타지 세계에서 돈을 벌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았다.


‘일단 큰 도시로 가야겠어.’



***



“마법사님, 떠나시는 거예요?”

“또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이 정도면 스토커가 아닐까 의심스럽다.


“저, 진짜 받아주시면 안 돼요?”


가울은 항상 인사를 하고 마을을 떠나곤 했는데 이번엔 인사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이상해서 와본 이안이였다.

갑자기 자신의 앞으로 돈주머니를 남긴 것도 느낌이 좋지 않았다.


“저도 함께 갈 거예요.”


이안은 이미 자신의 짐과 나무 방패, 목검을 챙겨왔다.

가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날부터, 이안은 언제든지 바로 떠날 수 있게 준비해왔다.


“제가 마을에 계신 동안 많이 도와드렸잖아요.”

“그건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고모한테 가면 내가 맡겨 놓은 물건이 있을 거야.”

“알아요. 그치만 돈 따위를 바라고 한 게 아니란 말이에요.”


이안은 금방이라도 울 듯하다.


“분명 여행하시는 동안도 도와드릴 게 많을 거라구요.”

“왜 그렇게 떠나지 못해 안달인거야?”


이안에게 이 작은 마을은 너무 지루했다.

영웅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자신도 꼭 마을을 떠나 모험을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외지인의 유입이 거의 없는 이 작은 촌구석에서 이안이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들개들과 결투를 하는 정도였다.

마을 사람들과 고모는 그런 이안을 그저 사고뭉치로만 여기고 있었다.


“제 꿈은 모험가니까요.”


이안은 두 주먹을 꼭 쥐며 대답했다.


“집을 떠나기엔 너무 이른 거 아냐?”

“펠릭스도 제 나이 때 모험을 시작했다구요.”


‘아니, 펠릭스는 누군데 자꾸 등장하는거야?’


“그리고, 나이 먹고 마법사님 밑으로 들어가면 그게 무슨 소용이에요?”

“...”

“제일 중요한 건! 저처럼 똑똑한 사람은 어려서부터 마법사님처럼 좋은 스승 밑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요.”

“내가 마법사 아니라고 백 번 정도 말한 거 같은데...”


이안은 가울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전 이미 마법사님을 따라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너의 가출을 도울 수는 없어.”

“가, 가출이 아니라 모험을 떠나는 거잖아요.”

“가족들이 걱정할 거란 생각은 안 해봤어?”

“허락을 받으면요?”

“그럼 안될 것도 없지.”


‘하나밖에 없는 조카를 그렇게 쉽게 보내줄 리가 없지.’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가울이었다.



***



“그러니까...마법사님의 종자로 들어가기로 했다고?”

“네, 그렇다니까요.”


어느새 가울은 이안과 함께 이안의 고모 앞에 앉아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가울은 ‘허락을 받는다’는 표현의 어감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안 된다고 하면, 아쉬운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잘 부탁드립니다.”

“안타까울 따름입...네?”


고모의 대답에 가울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이렇게 쉽게?’


표정을 보니 그저 한 입 덜어내려고 이안을 보내는 것 같지도 않았다.



가울이 생각하지 못한 점은 마법사가 이 세계에서 나름의 전문직이라는 것이다.

그 밑으로 들어가서 기술을 배운다면 적어도 굶어서 죽을 일은 없을 터였다.

심지어 평민인 이안으로서는 나름 신분 상승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이안의 고모, 로즈는 이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이안이 가울의 장사를 도울 때 괜히 들러서 핀잔을 준 것도 사실은 가울을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가울을 보니 마법에만 미친 이상한 마법사 같지도 않았다.

생활력도 강한 것 같고, 이안을 믿고 맡겨도 되겠다 싶었다.


게다가 이안은 이미 2번의 가출 경험이 있었다.

말린다고 말려질 아이가 아니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언젠가 혼자라도 나갈 것이 분명했다.

차라리 믿음직한 마법사 밑에서 생활하게 하는 마음 편하리라.


“우리 이안을 잘 부탁드립니다.”


로즈는 진심을 담아 가울에게 고개를 숙여 부탁했다.


“이제 된 거죠?”

“하아.”


이제, 웬만해선 이안을 막을 수 없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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