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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북스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법사 오브 하이스쿨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폭주적토마
작품등록일 :
2021.12.14 14:57
최근연재일 :
2022.01.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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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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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터 하이스쿨 4

DUMMY

아아, 이건 뭐······

이것들이 조폭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아니다. 사채업자나 조폭이나 비슷한 계열인가. 그래도 학생을 상대로 이건 좀 심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현중은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렸다. 발목에 묶인 밧줄에 의해서 시계추처럼 흔들거렸다.

현중은 ‘발목이 부러진 것 같아요. 아파 죽겠어요. 제발 저를 내려주세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을게요.’라고 빌었다.


이필두가 무릎을 살짝 굽히고 현중에게 말했다.


“야, 어차피 죽을 거야. 그러니까 조그만 참아.”


그러고는 바닥에 비닐을 깔고 그 위에 커다란 김치 대야를 놓았다. 그것을 본 현중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다 못해서 통곡을 하고 울었다.


“아무 말도 안 할게요. 절대 아저씨들을 봤다는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아그야, 그건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란다.”


현중은 그렇다 치고.

나머지 것들은 어디 갔나 했더니 전부 드럼통에 담겨 있었다.

슬쩍 봤더니 그들 역시 공포에 질려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드럼통 옆에는 홍철과 민구가 시멘트를 개고 있었다.


“이걸 오랜만에 하려니까 시멘트와 모래를 몇 대 몇으로 섞여야 하는지 모르겠네.”

“50 대 50으로 섞어. 그래야 딴딴히 굳어.”


딴딴히 굳는다는 말에 예비 조폭들의 입에서 살려달라는 말이 나왔다.

그들은 정말 한이 맺은 것처럼 울었다.


홍철이 그들을 향해서 ‘시끄럽다. 지금부터 질질 짜는 놈들에 입에 먼저 시멘트를 부어준다.’라고 했다.


예비 조폭들은 입을 다물고서 딸꾹질을 했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민철이를 데려오지 않길 잘했다. 이런 꼴을 봤으면 무척이나 충격을 받았을 테니까.


나?

나는 뭐?

이런 장면이 끔찍하지 않냐고?

이게 끔찍한가?


1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전쟁을 치러봐라. 겨우 이 정도가 끔찍하게 느껴지나.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도 많이 봤다.


인간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인간은 일단 손에 칼을 들게 되면 상대에게 어떤 짓이든 하게 된다.

그냥 찌르고 죽이는 것은 양반이었다.


이것도 순화한 것이다. 그보다 10배는 끔찍한 몰골을 많이 봤다.

그러니까 여기서 현중의 배가 갈라져서 피와 내장을 빼내고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한 행동은 잔인의 잔자도 들어가지 못한다.


‘식인 정육점’이란 곳이 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식량이 부족해지자 인간이 인간을 고기로 파는 정육점도 생겨났다.

왕국에서도 더는 식량 공급이 어려워지자 ‘식인 정육점’을 용인했다. 그곳에 가면 이런 장면은 일상처럼 자주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오셨습니까, 보스.”


나를 발견한 필두와 홍철이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저 봐라. 보스라는 말에 현중의 두 눈이 다시없을 만큼 커졌다.


“보스? 보스라고? 네가? 조직의 보스? 말, 말도 안 돼.”


그래, 네 마음은 이해가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겠지.

그가 정학을 받고 돌아오기 전까지 기껏해야 보름 정도였다. 그때까지 나는 저 자식이 정한 학교 공식 셔틀이었다.


2학년 공식 셔틀이 뭐냐고?

누구라도 나를 셔틀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다.


이게 한 번 당하면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렵다. 자존감이란 아예 사라진다.

이대로 죽어야 하나, 라는 생각만 하루에도 수천 번씩 더 하게 된다.


천장을 보면 목을 매달고 싶다, 높은 곳에 서면 뛰어내리고 싶다, 농약이라도 사서 마시고 싶었다.

무조건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상태가 심각해지면 부모님과 친한 친구, 가족들의 존재는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놈들의 눈치만 보기에 바쁘다. 그들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 친구 중의 한 명이 그 상태가 돼서 자살했다. 그리고 두 번째 2학년 공식 셔틀이 나였다.


그런 공식 셔틀이 갑자기 강해져서 그들의 왕국을 다 때려 부수고 다녔으니 믿기지가 않겠지.

그렇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해 줄 필요도 없었다.


나는 물끄러미 김현중을 바라봤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끝을 보기로 했다. 늦던 빠르던 누군가는 이렇게 거꾸로 매달려 있어야 할 팔자였다.


한쪽 무릎을 꿇고 현중과 눈을 마주쳤다. 사채업자들을 볼 때는 눈빛이 죽더니 나를 보니 다시 살아난다.

아직도 내가 놈의 2학년 공식 셔틀인지 알고 있는 것 같다.


“김교진 사장.”

“네, 보스.”


김교진 사장이 재빨리 달려와서 옆에 반드시 섰다. 예비 조폭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은 영혼까지 나한테 빚을 지고 있다. 무슨 짓을 해도 그들의 영혼은 파멸한다.


최소한 ‘인간답게’ 죽고 싶으면 몸과 마음의 닳을 때까지 충성을 바쳐야 했다.

그걸 모르는 이상 예비 조폭들은 우리의 관계를 이상하게 볼 수밖에 없었다.


“이 새끼 눈깔에 힘 좀 뺏으면 좋겠는데.”

“맡겨만 주십시오.”


김교진 사장은 밖에 공기가 상쾌하니 잠깐 나가 있으라고 했다. 믿고 밖으로 나갔다. 비명이 창고 안에서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창고 문을 닫으니 더는 비명이 ‘크게’ 들리지 않았다. 아련하게 들려서 그게 더 무섭다.

에이씨, 공기는 좋은데 모기가 너무 많다. 전투 모기라고 알지? 전투화까지 뚫는 전투모기.


발리오스 대륙에서도 이놈들 때문에 꽤나 고생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전투 모기들이 드글거리는구나.


***


이런 야심한 밤에 산속을 헤매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다.

라이트 마법을 시전했더니 벌레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아차, 싶어서 급하게 껐더니 앞이 보이지 않았다.


하필 그믐달이라 달빛도 없었다. 추적추적 비도 내렸다.

정말 공포 영화가 따로 없는 날씨였다. 안쪽에서 저 미친 언데드들이 ‘사람 썰기 딱 좋은 날씨네.’라는 말을 한 덕분에 분위기는 더욱 공포스러웠다.


이제 비명 좀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 무슨 인간 백정도 아니고 저녁 내내 비명을 듣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보통 비명이 아니다. 정말로 절박해서, 살고 싶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애원하는 비명이었다.


창고 안으로 들어가다가 깜짝 놀랐다. 김교진 사장이 현중의 눈알을 용접기로 지지려고 하는 것 아닌가.


저런 미친놈! 그뿐만 아니었다. 다른 사채업자들이 드럼통 속에 있던 예비 조폭들을 콘크리트에 담그고 있었다.

정말 충성심 끝내준다. 하란다고 진짜 하냐. 겁만 줘야지.


“스톱!”


사채업자들이 거짓말처럼 움직임이 딱 멈췄다. 그들은 물끄러미 나를 바라봤다.

한숨을 내쉬면서 그만하라고 했다.


김교진 사장이 ‘칼을 뽑았으면 눈이라도 한쪽 뽑아야 합니다. 이런 싹수없는 것들은 미래가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말씀만 하십시오. 이걸로 토막 내서 드럼통에 담음 다음에 인천 앞바다에 가져다 버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교진 사장에게 말을 해 주고 싶다.

너 자신을 알라.


한쪽 무릎을 꿇고 현중과 눈을 마주쳤다.

이미 그는 이성을 잃었다. 콧물과 눈물로 얼굴이 범벅이었다. 나를 보자마자 엉엉 울면서 소리쳤다.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하라는 것은 다 할게. 목숨만 살려줘. 아니 죽이고 싶으면 차라리 빨리 죽여줘.”

“잘못했어?”

“그래, 다신 네 눈에 띄지 않을게. 전학을 하든, 자퇴를 하든 뭐든지 하겠어.”


“됐고. 너 때문에 죽은 용렬이 알지.”

“아······”

“알아? 몰라?”

“알아. 알아.”

“지금부터 네가 걔한테 한 짓을 다 얘기해.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어.”


핸드폰으로 녹음을 시작했다.

김교진 사장이 용접기를 끄지 않고 ‘보스는 너무 착합니다. 말씀만 하세요. 자르겠습니다.’라 공포 분위기를 형성했다.


슬쩍 봤더니 분위기 형성이 아니라 진짜로 현중의 사지를 자르고 싶은 것 같았다.

언데드가 되더니 ‘인정’이라는 감정이 아예 사라진 모양이다.


현중은 울면서 자신이 저질렀던 과오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내뱉었다.

그중에서는 꽤 악질적인 일들도 많았다. 전부 감옥에 갈 만한 일들이었다.


“네 목숨은 살려줄게. 대신 경찰서에 가서 전부 불어. 만약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으면 네 인생은 그냥 조지는 것을 끝나지 않을 거야.”


그길로 현중을 풀어줬다. 눈을 가리고 친구들과 함께 경찰서 앞까지 태워줬다.

그리고 발로 밀어서 떨어트렸다. 그들은 검은 안대를 풀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자기들까리 무슨 말을 나누는 듯했다.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경찰서로 들어갔다.


만약 경찰서로 가지 않고 딴 길로 샜다면 이번에는 정말로 잡아다가 담그려고 했다.

하지만 죗값을 받는다고 하니 한번은 목숨을 살려주기로 했다.


***


현중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담임선생도 그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담임선생은 상황에 대해서 알고 있는 표정이었다.


그나마 현중과 친했던 몇몇 학생들이 물었지만 ‘딴 데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는 말을 들었다.


며칠 뒤에 뉴스에 현중이 나왔다. 얼굴을 가렸지만 누군지는 대번에 알아볼 수가 있었다.

뉴스 앵커가 ‘폭력의 도를 넘어서는 교육의 실태’라는 말을 입을 열었다.

앵커는 차례로 현중이 저질렀던 죄에 대해서 읊었다. 어머니가 듣다가 너무 끔찍하다면서 몸서리를 칠 정도였다.


순화한 국영 방송도 이 정도였다. 실제로는 상상을 초월한 학교 폭력이 벌어졌을 것이다.

미성년자 신분이지만 워낙 악질적인 일을 저질러서 적어도 5년 이상의 형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현중은 소년원에 송치가 됐다가 성인이 되면 교도소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의 신분도 싹 털렸다. 부모는 모든 것을 버리고 야반도주를 했다고 한다.


덕분에 우리 학교도 유명세를 탔다.

악마 학교라는 별명이 붙었다. 참 재미난 발상이다. 어쩐지 작위적인 천사 학교보다는 인간미가 느껴졌다.


귀찮은 것이 없지는 않았다. 한동안 학교 앞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서 만나는 학생마다 현중의 대해서 물어봤다.

죽은 용렬이에 대해서 묻는 기자는 없었다.


현중에 대한 온갖 추측성 기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대체로 현중은 ‘악마’였다.

교도소에서 나와도 제대로 살 수 있을까 싶다. 뭐,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시끄러웠던 것도 잠시, 보름 정도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자들은 싹 사라졌다.

한 달도 안 돼서 학교는 정상을 되찾았다.


***


잡는 사람이 없으니 등교하기가 편하다. 요즘 할 게 없어서 현중에게 면회나 갈까 고민 중이었다. 가서 탈옥을 시켜 보면 재밌을 텐데.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보니 벌써 점심을 먹을 때가 됐다. 안 먹으면 손해다. 학교 급식은 무조건 먹어야 한다.


오늘 점심 메뉴는 카레였다.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150년 동안 못 먹은 음식이 너무 많다. 예전에는 카레를 안 먹었다.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3분 요리였다.

어머니도 없고 여동생도 없을 때, 정말 배가 고프면 먹어야만 하는 라면과 동급의 그런 음식.


나에게는 그러했다. 하지만 150년 동안 그것들이 그토록 먹고 싶었다. 오죽했으면 라면과 카레를 만들기 위해서 대륙의 유명한 요리사를 다 찾아다녔다.

비슷한 맛은 있지만 끝내 똑같은 맛은 맛보지 못했다.


그런 카레를······.

150년 만에 맛본다.


아아아.

이 맛!

환상의 맛!

이 묘한 향신료의 맛을 얼마나 느끼고 싶었던가.


“뭐 하십니까?”


민철이 앞에 앉았다. 이 자식은 왜 눈치도 없이 밥 먹을 때 앞에 앉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근래 들어서 혼자 밥을 먹고 싶었다. 자발적 왕따, 뭐 이런 것은 아니다.


혼자서 밥맛을 제대로 느껴 보고 싶었다.

굳이 뭔가와 비교를 하자면 고독한 미식가쯤 되겠다. 예전에 고독한 미식가를 보면서 왜 혼자 청승맞게 저러고 있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는 이해한다.

온전히 음식의 맛을 느껴보고 싶어서라는 것을.

이렇게 말을 하면서 먹으면 그토록 먹고 싶었던 카레의 진미를 알기 힘들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음식이란 때우기 위해서 먹는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비슷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음식이란-


인생이다.


한 그릇 가지고는 인생을 논할 수가 없다. 한 그릇을 더 먹어야겠다. 뒤에서 민철이 불렀다.


“형님, 또 드시게요? 요즘 형님 살 쪘어요. 급식하는 애들이 형님은 급식비를 더 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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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난 착한 사람이 아니야 1 +1 22.01.03 393 14 13쪽
22 조폭 전학생 2 +2 22.01.02 398 10 13쪽
21 조폭 전학생 1 22.01.01 436 7 13쪽
20 민철의 일기 2 +2 21.12.31 448 8 13쪽
19 민철의 일기 1 +1 21.12.30 524 9 12쪽
» 갱스터 하이스쿨 4 +2 21.12.29 572 11 13쪽
17 갱스터 하이스쿨 3 +2 21.12.28 659 9 14쪽
16 갱스터 하이스쿨 2 +2 21.12.27 746 12 14쪽
15 갱스터 하이스쿨 1 +2 21.12.26 784 12 12쪽
14 5급 악마종 3 21.12.25 807 10 13쪽
13 5급 악마종 2 21.12.24 837 7 13쪽
12 5급 악마종 1 21.12.23 917 10 13쪽
11 일진 사냥 part2-3 +7 21.12.22 1,007 11 14쪽
10 일진 사냥 part2-2 +2 21.12.21 1,019 13 13쪽
9 일진 사냥 part2-1 +1 21.12.20 1,092 12 12쪽
8 악마종 2 +2 21.12.19 1,149 14 13쪽
7 악마종 1 +1 21.12.18 1,266 13 14쪽
6 일진 사냥 2 21.12.17 1,338 19 13쪽
5 일진 사냥 1 21.12.16 1,439 19 13쪽
4 언데드 사채업자 2 +1 21.12.15 1,523 22 13쪽
3 언데드 사채업자 1 21.12.14 1,556 20 11쪽
2 돌아온 최강 마법사 2 +2 21.12.14 1,665 27 12쪽
1 돌아온 최강 마법사 1 21.12.14 1,995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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