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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축제


[캐릭터들의 축제] 화마교 팀의 완결 이벤트2.

타이틀 - 완결 이벤트2.

도전장면 - 폭망한 소설의 조연이 되었다 (33~34회 일부)

도전날짜 - 2021년 9월 30일

참가 팀 - ‘화마교’팀(3팀)

엑스트라 지원 - 없음


[참가인 명단]

단목기린(월터 역), 수대휘(조엘 역)


 [그들의 각오]

"아아, 이딴 게 전통이라니." - 단목기린

"왜 우리 팀만 두 번인지?" - 수대휘


*


월터는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조 장로, 도대체 이게 무슨 명상이죠?”


조엘은 한쪽 벽에 기대고 서서 음흉하게 웃었다.


“이 내공을 배우고 싶으면 시키는 대로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보통 명상이라면 자연스럽게 앉아서 하는 것을 상상할 것이다.

그러나 조엘이 말하는 명상은 조금 특이했다.

물구나무 선 자세로 한 쪽 식지로만 땅을 받쳐야 했다.

묵묵히 한 시진을 버티던 월터는 슬슬 지치고 있었다.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왠지 조엘에게 골탕먹고 있다는 느낌이 오고 있었던 탓이다.

그런데 확인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어쨌든 조엘의 내공은 그녀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으니.


그때 조엘이 무언가를 휙 던졌다.

월터가 땅을 받치지 않은 다른 손을 내밀어 그것을 향해 뻗었다.

섬섬옥수 안에 무언가 가볍게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가벼운 힘이었으나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던 월터에게 치명적이 되었다.


“꺄악!”


그대로 볼썽사납게 바닥에 엎어진 월터는 그제야 손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살폈다.


“조 장로, 지금 나한테 던진 게 체리인가요?”


조엘이 우적우적 체리를 먹으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런, 맛있어서 하나 드린 건데 좋지 않은 결과를 드렸군요. 송구합니다. 껄껄.”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만면에 비웃는 기색이 넘쳐흘렀다.

월터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노기를 억누르며 화사하게 웃었다.


“조 장로, 부디 이 연공법이 제대로 된 거여야 할 거예요.”

“제가 어찌 부교주님께 장난을 치겠습니까? 후후.”


월터는 여전히 조엘의 웃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해내야 하는 것이었기에 꾸욱 눌러 참고 다시 물구나무를 섰다.

온몸이 고되었지만, 앵두 같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바닥을 짚고 있는 식지에 모든 집중을 기울였다.

조엘은 체리를 먹다가 월터의 모습을 발견하고 속으로 흠칫했다.

그녀의 식지가 조금씩 바닥을 파고 들고 있었던 탓이다.


‘제길, 벌써 저 경지에 접어들다니, 무척 빠르군. 과연 부교주야.’


일부러 어려운 연공법을 제시했으나 월터는 그거마저 빠른 속도로 익히고 있었다.

어쨌든 약속은 약속이었으니 이제는 조엘이 나서야 할 차례였다.


“그 다음 구결을 부를 테니 잘 숙지하십시오.”

“어서 부르기나 하세요.”


월터의 땀이 거꾸로 흘러서 땅에 툭툭 떨어졌다. 그녀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늙은 구렁이 같으니, 내일 검술 가르칠 때 두고 보자.’


*


다음 날 조엘이 월터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을 쳤다.


“부, 부교주님…… 어찌하여?”


몸에 착 달라붙는 검은 경장을 입은 그녀는 검은 두건까지 쓰고 있었다.

요염해보이기까지 한 그녀는 살벌한 눈빛으로 걸어왔다.

어느덧 그녀의 말투까지 변해 있었다.


“지금부터 사회에서 쓰는 용어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1번 교육생은 지금부터 모든 대답을 ‘악’으로 대체합니다. 알겠습니까?”


조엘은 월터의 온몸에서 피어오르는 기세에 눌려 버렸다.


“악……?”


순간 월터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목소리 그거밖에 안 나옵니까? 똑바로 합니다.”

“존명, 아니, 악!”


조엘이 악을 쓰자 월터가 무표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1번 교육생은 지금부터 스스로 혈도를 찍어서 내력을 봉합니다. 실시!”

“아, 아니, 그건 왜……?”

“검술 배우기 싫습니까?”

“아닙니다. 하, 하겠습니다. 부교주님.”


조엘이 서둘러서 스스로의 내력을 거두는 것을 본 월터의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떠올랐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지금부터 할 것은 검술과 관련 없는 것이었다.


“피티 체조 8번 온몸비틀기 준비!”


간략하게 동작을 가르쳐준 월터는 허둥지둥 바닥에 눕는 조엘을 보며 다시 미소했다.

과연 저 늙은이는 군에서 악명높은 피티 체조를 과연 어디까지 버텨낼 것인가.

게다가 처음부터 난이도 높은 동작을 불렀다.


“최초 10회, 몇 회?”

“10회.”

“마지막 구호는 생략합니다. 마지막 구호를 외칠 시에는 횟수는 두 배로 올라갑니다. 알겠습니까?”

“흐흐, 속하가 그런 실수를 할 턱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조엘은 내력이 차단되었다는 것을 깜빡하고 피티체조를 너무 우습게 보는 우를 범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조엘이 열 번째 동작을 완성시키며 외쳤다.


“열!…… 헉!”


조엘은 뒤늦게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으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월터가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 구호가 나왔으므로 20회로 늘어납니다. 몇 회?”

“……20회.”


이후에도 조엘은 계속 틀렸다.

미안할 정도로 계속 틀렸다.


“마지막 구호가 나왔으므로 160회로 늘어납니다. 알겠습니까?”


조엘은 온몸을 경련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너무 힘들었으나 움직여야 했다.

콧물, 침할 것 없이 모두 줄줄 흘러나왔으나 그것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동작 똑바로 하지 못하겠습니까?”

“부교주님! 부, 부디 노구에게 자비를!”

”똑바로 합니다.”


월터의 가차 없는 목소리가 떨어졌다.

조엘은 살려달라고 외쳤으나 목소리가 목을 타고 나오지 않았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절망뿐이었다.

어느새 개인연습실에 들어와서 두 사람을 바라보던 크리스 교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아는 걸 가르쳐주는 광경이라니, 무척 아름답고 교육적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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