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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축제


[캐릭터들의 축제] 매실이 무엇이기에

타이틀 - 서재족들의 놀자 이벤트

도전장면 - 리로리와 이월은 시두르륵의 중재하에 매실로 내기를 하게 되고...

도전날짜 - 2016년 11월 17일

엑스트라 지원 - 없음

참가인 명단 - 리로리(맹이통 역), 이월(반운섭 역), 시두르륵(주운돈 역)


 

  

[원문]

주운돈이 토끼를 두어 마리 잡아와서 손질하고 모닥불을 피워서 굽기 시작했지만 그들의 대결은 끝날 줄을 몰랐다. 그러나 일단 구수한 냄새를 피우기 시작하자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맹노괴, 먹고 하자.”


주운돈의 옆에는 어느덧 반운섭이 쭈그리고 앉아서 구워지는 토끼고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반나절 동안 모습도 제대로 보이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옆에 나타나자 주운돈은 새삼스레 반가웠다.


“어라, 살아계셨네요.”

“노부가 쉽게 죽을 줄 알았더냐?”


반운섭은 희미하게 웃으며 주운돈에게 토끼고기 조각을 건네받았다. 눈꼬리가 조금 더 내려가 있는 것을 보니 조금은 피곤해 보였다. 하긴 반나절을 쉬지 않고 그 짓을 했으니 조금이라도 지치지 않으면 그것이 비정상일 것이다.


“네, 살아계시니 이걸 드실 수 있는 거겠죠.”


맹이통은 싸울 상대가 없어지자 자연적으로 모닥불 쪽으로 걸어와서 앉았다. 주운돈은 토끼고기를 뜯어 그에게도 한 조각 건넸다.


“이젠 드시는 게 좋을걸요.”


주운돈을 가만히 바라보던 맹이통의 시선이 비로소 토끼고기로 옮겨갔다.


“너무 바싹 구웠군. 이러면 뭔 맛이겠느냐?”


반운섭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맹노괴,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닐 텐데? 먹기 싫으면 이리 주던가.”





[[ 이 장면, 시작합니다! ]]





!Start!


시두(矢頭)가 보다 못하여 외쳤다.


“그만들 좀 싸우고 이거 좀 드세요. 짜장면 배달 왔어요.”


허공에다가 지른 소리 같았지만 조금 지나자 변화가 생겼다. 이월(二月)이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이다.


“리로괴! 먹고 하자!”


이월이 먼저 달려와서 짜장면을 먹기 시작했다. 어찌나 게걸스럽게 먹는지 시두가 먹던 짜장면을 내려놓고 짬뽕으로 바꿨을 정도다.

싸울 상대가 없어지자 리로리(李露裏)도 이쪽으로 주춤주춤 다가왔다. 시두가 인심 좋게 먹던 짜장면을 내밀었다.


“이거라도 드시죠.”


리로리가 화를 냈다.


“먹던 걸 어찌 먹으란 말이냐?”


이월이 짜장면을 마저 먹으며 말했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닐텐데. 먹기 싫으면 이리 주던가.”


리로리는 재빨리 짜장면을 뺏어 한 젓가락 들이켰다.


“이런 맛이군. 이골, 이상한 제자를 거뒀다 싶었더니만 이런 용도가 있었군.”


이월은 이미 식사를 마치고 누워서 배를 두드렸다.


“배 부르고, 등 따시니 세상이 내 것이구나!”


리로리가 돌연 일장(一掌)을 날렸다.


“이골, 당장 일어나서 다시 겨루자!”


이월이 슬쩍 피하며 하품을 했다.


“아, 귀찮아 죽겠는데.”


그때 시두가 나섰다.


“저기 먼지 나는데 그만 싸우고, 평화스러운 내기로 하죠.”


리로리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


“내기? 이게 애들 장난으로 보이느냐?”


이월이 여전히 뒹굴뒹굴 구르며 말했다.


“내기 좋구먼. 내기 하자. 내기~ 내기~”


시두가 그에 힘을 입어 말했다.


“두 분은 제가 제시하는 내기에 무조건 따라주신다고 약속해주세요.”


이월이 외쳤다.


“얼른 시작이나 해라!”


리로리가 차게 웃었다.


“어떤 건지나 보기나 하자.”


시두가 씨익 웃었다.


“잠시 기다려보세요.”


시두가 재빨리 동굴로 들어가더니 과일바구니 두 개를 들고 나와서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설량네 가게에서 가져온 싱싱한 매실이었다.


“안에 들어 있는 매실의 갯수는 똑같이 오십 개에요. 이걸 먼저 다 먹는 분이 이기는 내기랍니다.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 소원 들어주기!”


웃고 있던 이월의 표정이 굳었다.


“오, 오십 개라고?”


즙을 내거나 차로 마시기도 하지만 생과일 그대로 먹기에는 시큼털털하여 매우 불편했던 탓이다. 

그때 리로리가 말했다.


“우적우적.”


이미 먹기 시작한 리로리를 보며 이월이 기겁했다.


“이런, 비겁한!”


리로리가 매실 조각을 이 사이에 끼운 채 씨익 웃었다.


“난 사파인데 좀 비겁하면 어떠한가? 이거 의외로 맛있네.”


이월도 질 새라 매실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시큼한 맛에 혀가 얼얼했으나 리로리에게 질 수는 없었다.

시두는 이들의 먹는 속도에 도리어 놀라고 있었다.


‘뭐야? 먹기 힘들텐데, 너무들 잘 먹어.’


이월은 매실을 입에 넣고 옆에 씨앗을 뱉어놓는 행동을 기계적으로 하고 있었다. 

리로리는 어느새 설탕을 가져와 그 위에 매실을 굴려서 먹고 있었다.


이월이 리로리를 보고 혀를 차더니 칭따오를 한 병 가져와서 매실을 한 입 먹고, 술을 한 모금 들이켜기 시작했다. 그러면 안에서 매실주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했다.


리로리가 이월을 흘낏 보더니 콧웃음을 쳤다. 그는 양푼이를 가지고 와서 매실에 고추장을 넣고 밥과 참기름을 넣어서 매실비빔밥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이월은 그를 보더니 칭따오 대신 고량주를 가져와서 매실과 함께 마시기 시작했다.


“역시 안주는, 딸꾹, 매실이, 딸꾹, 최고야. 딸꾹.”


그러나 리로리가 옆에서 삼겹살을 구우며 그 위에 매실을 올려 같이 굽기 시작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두는 왠지 이들을 촬영하여 무투부에 올리고픈 충동이 들었으나 장르가 무협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꿋꿋하게 참아냈다.


리로리는 마지막으로 매실을 곱게 빻아 즙을 낸 다음에 그것을 후식으로 쭉 들이켰다. 오십 개의 매실이 모두 그의 뱃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때 이월의 매실은 거의 반 정도 남아 있었다.

리로리가 피식 웃었다.


“내가 이겼군. 이골, 이제 내 소원을 들어주게.”


이월의 표정은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역시 먹빵에는 못 따라가겠군. 어?”


이월이 말끝에 놀란 것은 갑자기 리로리가 픽 쓰러졌던 탓이다. 거품을 물고 있는 리로리를 보며 시두가 고개를 저었다.


“저분, 매실 씨앗까지 다 먹었네요. 그거 독성이 강한데.....”


비로소 이월의 표정이 펴졌다.


“그럼 내가 이긴 건가? 훗.”


시두가 말했다.


“그런 거 아닐까요?”

“드르렁, 드르렁.”


시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월이 이미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매실폭탄주의 위력이 이제야 나타나는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두가 씨익 웃었다.


“그럼 나는 이제 해방이구나! 집에 가자!”


하산하는 시두의 발걸음은 무진장 가벼웠다.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고수 두 명을 쓰러뜨렸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댓글 9

  • 001. Lv.36 말로링

    16.11.18 19:21

    헐....ㄷㄷ 정말 콩트를 만드시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두님 정말ㅋㅋㅋㅋㅋㅋㅋㅋ
    이월님 보여드려야 겠어요!

  • 002. Personacon 시두김태은

    16.11.18 19:45

    앞에 원문에 나와 있듯이 원래 있는 글 내용을 패러디한 건데요 뭐 ㅋㅋㅋㅋ
    (독자분들이 안 해줘서 혼자 해버릇하다보니 습관이 되었습니...)
    이월님께는 굳이 알려드리지는 마세요.. 발견하시면 모를까, 알려드리면...흠...음음....쿨럭

  • 003. Lv.36 말로링

    16.11.18 20:11

    늦었답니다 ㅎㅎㅎㅎ 이미 보셨을듯!

  • 004. Lv.32 유나비

    16.11.18 19:51

    !!!

  • 005. Personacon 시두김태은

    16.11.18 20:18

    ?!?!...!!!;;;;;

  • 006. Lv.15 다베어스

    16.11.18 21:12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007. Personacon 시두김태은

    16.11.18 21:23

    ...털썩

  • 008. Personacon 二月

    16.11.19 02:26

    그래서 차기작 안 쓰세요? +_+(째려보기)

  • 009. Personacon 시두김태은

    16.11.19 10:40

    으억, 써야죠.. 써야합니다. 흑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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