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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축제


[캐릭터들의 축제] 녹그팀의 후반이벤트1.

타이틀 - 3(녹그팀)의 후반 이벤트

도전과제 - 월영님의 '마법사의 전장'의 재현 (새로운 시작 1-3)

도전날짜 - 2012년 2월 29일

참가 팀 - 3

엑스트라 지원 - 녹그팀 주, 조연, 월영님, 에드퀴엠님.

참가인 명단 - 쿠울(로안 역), 피오스(타하라 역), 세르지나(랄프 역)

도전장면 - 주점에서 랄프가 타하라에게 시비를 걸자 친구 로안이 나선다.

 

그들의 각오 - “, 나름 주인공인거죠?” - 쿠울

에헤? 잘 해보겠습니다!” - 피오스

, 뭐에요? 왜 내가 여기에 흑흑.” - 세르지나

 

엑스트라의 한 마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루

 

 

 

!Start!

 

펍의 입구에 험악한 인상의 건달들이 거칠게 들어왔다. 대수롭지 않게 잔을 비우려던 타하라의 눈이 살짝 커졌다.


랄프?”


입구를 들어오던 마지막 건달은 스물을 겨우 넘겼을 만한 여자였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양쪽으로 땋아내린 머리채가 가볍게 흔들린다.


? 타하라, 너 거기 있었구나?”


타하라는 술잔을 마저 비웠다. 어느새 새우깡까지 입에 물고 있다.


무슨 일인데?”


랄프의 고운 눈썹 끝이 바짝 올라갔다.


? 내가 여기 오면 안 되는 거야? 이 톨라가 죄다 네 영역이라도 되는 거야, 뭐야?”


그녀의 목소리가 쨍 떨어지자 타하라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귀를 후벼팠다.


, 시끄러. 랄프, 오늘은 좀 조용히 해주면 안 될까? 모처럼 친구가 왔는데.”


되도록 로안 앞에서는 이미지 관리를 하고 싶은 타하라였다. 하지만 랄프는 전혀 협조해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저 칙칙하고 못생긴 애 말하는 거야? 파란로브라니, 어쩌면 패션센스도 저렇게 없니? 정말 끼리끼리 노는구나.”


로안은 순간 울컥했지만 차마 오랜만에 만난 친구 타하라 앞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결국 탁자 위에 놓인 접시를 탁탁 두들기는 것으로 화를 삭였다.


여기, 닭발 좀 더 갖다 주세요. 꼬들꼬들한 놈으로!”

, 갑니다!”


아르바이트 메드퀴엠이 급히 닭발을 들고 달려왔다. 순간 로안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그려졌다. 교묘한 각도로 다리를 걸자 메드퀴엠이 닭발과 함께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우당탕.


저런, 조심 좀 하시지.”


메드퀴엠은 넘어질 때 어디에 걸렸었는지 상의가 길게 찢어져 있었다. 하지만 급하게 닭발을 쓸어 담느라 거기에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팔짱을 끼고 있는 랄프의 미간에 살짝 내 천자가 생겼다.


좀 비켜 봐요. 거치적거리게.”

, 죄송합니다.”


메드퀴엠은 그제야 너덜너덜한 상의를 보고 어이가 없는 나머지 펑펑 울기 시작했다.


엉엉, 이게 뭐야?”


그때 갑자기 펍 안이 환해졌다.

눈부실 정도의 광채, 그 속에는 월영이 넓은 우주가 수놓아져 있는 드레스 자락을 사락사락 움직이며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메드퀴엠을 향하여 손을 뻗었다.


대우주의 의지로, 제자리로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

**

*


로안은 조용히 닭발을 씹고 있었다. 메드퀴엠은 로안의 발에 걸릴 뻔했지만 무사히 그것을 넘어서 닭발을 탁자 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메드퀴엠의 옷은 멀쩡했다!

타하라는 닭발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다.


랄프, 미안하지만 오늘은 놀아줄 시간이 없을 거 같은데. 이 오라버니의 얼굴을 봐서 체면 좀 세워주면 정말 고마울 거야. , 이 닭발은 선물!”


랄프는 닭발을 받아들고 생긋 웃었다. 그 웃음은 그녀의 얼굴을 화사하게 물들였다.


오라버니? 이 아저씨, 정말 웃기네. 내가 이 닭발처럼 우습게 보여? 아직도 내가 네놈 부하로 보이지? 이젠 나도 엄연히 세력이란 게 있거든. 앞으로 조심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건 너나 먹어!”


들고 있던 닭발을 그대로 타하라의 입에 쑤셔 박는 랄프였다. 짧은 사이에 무시무시한 얼굴로 변해버린 랄프를 보며 타하라는 그 자세 그대로 닭발을 우물우물 씹었다. 꿀꺽 소리까지 내서 삼켜버린 타하라의 입에서 가벼운 한숨이 나왔다.


랄프, 다 좋은데 그 커다란 콧구멍은 그만 벌렁대면 좋겠는데. 코털도 좀 깎고 말이야. 아래서 위를 보려니까 괴롭구나. 헤에.”


순간 랄프가 의자를 번쩍 들어 타하라를 내려치지 못했다.

의자를 번쩍 든 그 자세에서 굳어버린 듯 꼼짝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손가락 하나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점점 공포로 물들어가는 그녀의 눈앞에 로안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타하라는 로안이 마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깨닫고 어색하게 웃었다.


로안,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그러나 로안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잔인한 미소였다. 타하라의 웃음은 더욱 어색하게 변했다. 녀석에게 저런 표정이 떠오르면 절대 조용히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낸 탓이다.

어느새 로안의 손바닥 위에는 커다란 불덩이가 따끈따끈한 열기를 뿜으며 떠올라 있었다.


, 마법사다!”

으악! 이런 촌구석에 무슨 마법사가!”


펍 안은 난장판이 되었다. 급하게 벽 쪽으로 비켜서는 베니크, 만돌린으로 연주하다가 미치듯이 탁자 아래로 숨는 뮤라엔, 그 와중에도 안주를 집어먹는 나루, 로안을 향해 돌격하려는 메피토르의 뒷덜미를 잡아끌고 구석으로 가는 레이아, 그리고 사색이 되어 부들부들 떨고 있는 펍의 주인, 왕삼목도 있었다.

로안은 이제 여유 있게 불덩이를 손으로 튕기는 시늉을 하며 랄프를 향해 씨익 웃고 있었다.

랄프는 의자를 들고 있는 두 팔이 빠질 것 같이 아파왔지만, 끽소리도 내지 못하고 벌벌 떨었다. 만약 저 미친 마법사가 불덩이를 던진다면, 자신은 그대로 손가락하나 까딱해보지 못하고 타죽어야 하는 것이다. 무섭기도 무서웠지만 그렇게 죽는다면 무척 억울할 것 같았다.

랄프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부르짖었다.


, 미친 퍼랭이야! 네가 마법사면 다냐? 쓰벌, 그래, 던져라. 던져! 누가 무서워할 줄 알고! 뜨겁긴 하겠지만……. , 진짜 뜨겁긴 하겠다. , 너 진짜 던질 거야? 너 던지기만 해봐. 네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고조부, 아니 십팔 대 조상까지 죄다 저주해 줄 테다. 못할 줄 알고? 어디…….”

됐고.”


로안이 랄프의 말을 잘랐다. 그의 미소는 어느새 실소로 바뀌어 있었다.


아까 했던 말이나 사과해. 그럼 이거 던지는 건 참아주지. 원래는 내 친구를 봐서라도 이러면 안 되는데 많이 봐 준거니까 그건 알아둬.”


랄프는 로안이 허투로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 그래. 미안해. 사과할게. 너 못생기지 않았고, 패션 감각도 좋아.”


로안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그리고 내 친구한테도 사과해.”


랄프의 얼굴에 곧바로 낭패감이 떠올랐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길, 타하라, 말 심하게 해서 미안해. 그 닭발도.”


타하라는 어기적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이거야 뭐, 불편해서. 로안, 이제 됐으니까 풀어줘.”


로안은 입을 삐죽이며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순간 마법이 풀리면서 랄프가 우당탕 의자와 함께 뒹굴었다. 건달들이 조심스레 랄프를 부축하는 것을 보며 타하라가 손을 흔들었다.


그럼 이 오라버니는 간다. 로안, 딴 데로 가자.”

그러던가.”

 

 

 

그렇게 밤새 둘이서 얼마나 마셨을까, 타하라가 깨어난 것은 늦은 아침이었다. 타하라는 술이 덜 깨서 벌게진 눈으로 로안이 남겨놓고 간 편지를 읽었다.


- 사는 거 보아하니 넌 당분간 돈 쓸 일 없을 거 같아서 네 지갑 들고 간다. 혹시라도 욕하고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욕해. 우린 친구잖아. 난 이만 갈 테니 그동안 굶어죽지 말고 잘 살아있기를.

 

너의 영원한 친구 로안-

 

타하라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래. 꼭 다시 보자고. 친구.’


타하라의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

 

<후기>

피오스>타하라역> 잘 한 거 같나요? 헤헤.

쿠울>로안역> 닥쳐!

세르지나>랄프역> 뭐야, 난 내내 의자 들고 벌만 섰어. 으헝!

뮤라엔> 그래도 해내고 마는 저 강렬한 의지!

세르지나>랄프역> 시두님이 나 미워하는 거 맞지?

나루> 그게 아니라 엑스트라 중에 여자배역이 없었대. 고생했어!

피오스>타하라역> 이거 재밌는데요. 또 하면 안 되나요?

세르지나>랄프역> 뭐라는 거야? 나가 죽어!

피오스>타하라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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