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캐릭터가 한 소설에서 차지하는 분량은 사실 상당합니다. 여성이 주인공일 경우에는 당연한 말이고, 서브 역일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홍염의 성좌의 로웨나 그린양(본격 주인공!)
물론, 그렇지 않은 작가분도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에, 로맨스도 여자와의 우정도 뭐고 없는 그런 작품들 이죠. 이런 작품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수많은 작가님들이 풀어 넣는 여성 캐릭터의 존재 의미에 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다만, 그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이나 조연이 아닌 주인공의 메인 연인 위치에 있다는 전제하에 글을 쓰는 걸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단 여주인공의 성격. 남자분이 많은 판타지 소설 시장에는 역시 착하고, 예쁘고, 남자 주인공만을 바라보는 순정적인 히로인의 비율이 제법 높습니다.(솔직히 요즘 장르소설 안 읽어서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당하고 도도한 여자지만 주인공을 사랑해주는 등의, 삿된 말로 일종의 다른 '모에 요소'들이 있는 캐릭터들 역시 많습니다. 그 외에도 차가운 미녀, 똑똑한 여자... 남자 캐릭터와의 적절한 궁합을 연출해 주세요.(ex.괴짜 대 괴짜, 아님 그냥 평범한 미녀) 그럼에도 이런 설정들은 사실 지독한 스테레오가 될 수 있습니다. 캐릭터가 너무나 전형적이고 답답하며, 얼핏 작위적이기까지 합니다.
다만 이 스테레오가 절대 나쁜게 아닙니다. 스테레오 캐릭터들은 사실 대단히 입체적일 수 있습니다. 인간은 단순한 한 면이 아니라 일종의 종이접기 작품같이 다른 면들이 많거든요. 표면과 일치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행동들 같은 캐릭터의 사실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섬세한 캐릭터 메이킹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건 여자 캐릭터에 관해서라기보다는 모든 캐릭터를 위한거군요; 다만 남자분들 중에는 너무 여자를 단편적으로만 묘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여기다 적어봤습니다.(ex.남자에 목매여 남자만 사랑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수 많은 여주인공들!)
둘 째로, 그녀의 배역입니다.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무언가의 흐름을 이끌어야합니다. 무려 주인공 다음가는 히로인이니까요! 하렘이라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일부 소설의 히로인들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여기서 비롯합니다. 그녀들은 보면 복장이 터질 정도로 수동적입니다! 그녀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잘 봐두세요. 여자 캐릭터는 주인공을 더욱 더 멋지게 만드는 아름다운 장식구가 아니라 스토리의 주인공중 하나입니다. 기껏 공들여서 캐릭터 메이킹을 해놓고 그녀를 그저 구석에 버려두지 마세요. 사건을 주고, 복선을 주세요. 여자들은 당신이 원하시는 만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설령 그녀가 스토리 자체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주인공에게 변화를 이끌게 하세요. 가만히 앉아 있는 것 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로맨틱합니다.
개인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로웨나 그린양이 참 좋네요. 캐릭터 메이킹도 적절하고(어머니 부양하는 소녀 스테레오+대담하고 당당한 성격+천재가수 옵션) 이야기의 흐름을 적절하게 타며 주인공을 좀 많이 변화시키죠! 그 외에도 멋진 여성 캐릭터들은 많습니다. 전민희님의 작품 캐릭터들이 그렇죠. 약간 더 유약한 캐릭터를 꼽자면 그 수많은 클래식 명작 작품들의 여자들이 있습니다. 다독하세요.
세 째, 이 글을 다 읽은 후에 명심할 것. 그녀를 이제 잘 만들었습니다. 플롯도 잘 타고, 성격도 입체적인 그녀를 배치 했습니다. 근데 그녀와 관계있는 조연을 대충 만들었습니다. 어? 히로인을 잘 만들었다면 주변도 잘 관리해 주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솜씨 없는 제 글이 조금이라도 여성 캐릭터를 만드려는 과정을 도와드릴 수 있길 빕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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