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한담글에 요새 출판되는 책들에 대한 회의적인 내용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 글들을 보면서 어떤게 문제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그 변화의 시기를 멀리서나마 보았기에 몇 자 적어 봅니다.
예전에는 책 대여점이 참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은 가격보다도 부피때문에 보관이 참으로 힘든 물건입니다. 집이 좁으면 더 그렇지요. 어째든 재밌는 책들을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매력적 이였죠.
초창기 책 대여점은 여러 장르의 소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장르문학에 편중되어 버리더군요. 그만큼 많이 본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겨버렸습니다. 대여점에서 많이 빌려보는 것이 장르 문학이 되어버렸고 그와 더불어 대여점은 어느새 장르문학과 만화책만 거의 취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장르문학은 빌려보는 소설 혹은 싸구려 소설로 서서히 인식되어 갔습니다.
몇 년 후에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화 되었습니다.(그러고 보니 도서 대여점이 생기고 보급화 된것이 어느새 20년이 넘었군요.) 초창기 전화선으로 연결할 때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글을 올리거나 볼 수 있었으며 그런 사이트들 역시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출판사 쪽에서는 도서 대여점이라는 장르소설을 팔곳이 있었죠. 그러다 보니 조회수를 우선해서 책은 더 많이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요새 나오는 책이 질이 떨어진다? 그게 작가만의 문제일까요?
일단 출판사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팔곳(도서 대여점)도 있고 글의 조회수도 나오니 일단 찍어서 출판 하자.’
제가 출판사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대충 이런 식의 인식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출판사만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출판사역시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영세한 회사들이 많은데 ‘팔곳’이 있는데 책을 안 찍을 이유는 없겠지요. 거기다가 출간하는 책들은 많은 조회수라는 타이틀도 있으니 말이죠.
책을 낸 작가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인터넷에 글을 올렸는데 책출간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취미로 글을 올렸건 전문 작가가 됬건 자기 소설에 애착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출간제의가 들어왔고 돈도 들어옵니다. 과연 이걸 거절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내 글은 질이 떨어지니 돈에 연연하지 말고 출판은 하지 말자.’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까요? 제 생각에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시는 분이면 대부분 느끼시겠지만 자신의 글이 어느정도의 수준이 되는지 가늠하기는 힘듭니다. 특히 글을 얼마써보지 못한 초보작가들은 더 그렇습니다. 그것을 평가하는 것이 독자와 출판사입니다. 조회수와 출간이라는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작가로써는 망설일 필요없이 출간을 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독자들은 어떨까요? 일단 불법스캔은 제외하고 장르소설 대부분은 거의 도서 대여점을 통해 볼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구요. 독자들은 도서 대여점에서 어느정도 책의 내용은 확인 하겠지만 그다지 큰 고민없이 빌려다 볼것입니다.
‘에이 가격도 얼마 안하니 일단 빌려다 보자.’
책 한권이면 짧게는 한시간 보통 두시간정도는 보니 pc방 비용보다 싸서 심사숙고 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벌써 20년이 넘게 서서히 진행되어 온 이 문제들이 단번에 해결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인식변화, 출판의 다변화, 작가의 질적향상등등 많은 것들이 변해야만 문제들이 서서히 해결되 갈거라 생각하지만 쌓여온 시간만큼 오래 걸리겠지요.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실테고 그렇지 않으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런 걱정들이 하나 하나 모여서 괜찮은 해결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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