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피아에서 인기를 얻게 된 작품이 있는데
그걸 쭉 보다가 결국 이 소설도 레퍼토리의 한계를 넘지 못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읽은 판타지, 무협, 퓨전, 게임 소설 분야로 읽은 책이 천 권이 넘어갑니다. 그렇게 많이 보니까 어느 순간 부터는 이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지더군요. 여러분도 그런가요?
그 중에 유명한 레퍼토리 몇개를 소개할까 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그냥 한번 훓어 보고 모르시는 분들은 이 글을 보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계로 고딩이 가서 설치기>
( 좀 더 알맞은 표현이 있기는 한데 저속한 표현이라 순화합니다.)
레퍼토리는 작가에 따른 사소한 차이는 있으나 한국에 사는 평범한 고등학생이 판타지세상으로 넘어갑니다.(무협으로 넘어가는게 적은 이유는 무협세상은 마법이 없다보니, 차원 개념을 적용하기 힘들어서 그런 듯. 아니면 무협은 공부할게 많다보니 쓰기 힘들어서 그러던가.)
판타지 세상으로 넘어간 주인공은 드래곤하트를 먹던가, 아니면 드래곤한테 도움 받던가, 절대적인 존재들한테 무궁무진한 사랑을 받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데 주인공은 현대에서 왔다는 이유로 천재 취급을 받습니다.(어차피 이종족이 있으면 다른 세상인데 현대건, 중세시대 배경이건 무슨 상관입니까? 중세시대 사람은 지능지수가 떨어지는 진화가 덜된 종족이랍니까?-생각해보니 아예 이런 설정도 괜찮은 듯)
주인공이 말하면 주변의 모든 인물은 머릿속이 비었는지 감탄밖에 안합니다. 그리고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주인공에게 가져와 처리해 달라고 하고 주인공은 간단하게 처리합니다.
그리고 이런 판타지의 가장 큰 특징인 만나는 모든 예쁜여자들이 주인공을 좋아합니다. 이 예쁜여자들의 특징은 예쁘기만 한것이 아닙니다.
뭔가 재능이 있다던가 아니면 집안 배경이 든든하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반신, 드래곤 등등 뭔가 있는 여자들 입니다. 절대 재능이 아무것도 없는. 얼굴만 이쁜 평민은 주인공을 사랑하는 내용이 안나오거나 나와도 안 맺어집니다.
(왜냐면 얼굴만 이뻐서야 쓸 내용이 없게 때문입니다. 재능이 있거나 뭔가 있는 얘들은 그것과 관련해서 예를 들면 ‘이러이러한 재능이 있는데도 주인공을 좋아한다.’ 식의 내용으로 풀어가는데 얼굴만 이쁘거나 혹은 얼굴도 안 이쁜 평민이 주인공을 사랑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악의 무리가 주인공과 싸우게 되는데 절대절대 처음부터 전력으로 주인공과 싸우지 않습니다.(용사가 마왕성에 갔는데 마왕이 부하만 보내서 용사 레벨업 시켜주다가 결국에는 레벨 99찍은 용사한테 죽는 꼴이라 할까요?)
처음에는 주인공한테 별 관심없이 굴면서 자기 조직에서 좀 한다 하는 놈들 찔끔찔끔 보내다가 끝에가서야 주인공한테 경각심이 생겨서 얘들 좀 모아서 덤비다가 다 죽고 끝남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 책이 좀 인기가 있다 싶으면 최종보스랑 싸우다가 힘의 충돌(대충 비슷한 것)로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면서 내용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다른 세상에서도 레퍼토리는 이어집니다.
주인공 뺴고 다 멍청이.
주인공만 좋아하는 골빈 여자들.
주인공에게 무궁무진한 도움을 주는 힘있는 존재들,
용사한테 부하만 보내다가 레벨업한 용사에게 발리는 마왕.
제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사람들이 새로운 레퍼토리를 만들어 줬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필력이 뛰어나고 글을 잘써도 같은 소재로 같은 레퍼토리로 글을 쓴다면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제일 재밌게 보는 글은 이 다음장의 내용이 상상이 가지 않는 겁니다.
‘주인공이 죽을까?, 주인공은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할까?, 이 인물이 한말에 뭔가 복선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 저는 재밌습니다. 그런데 같은 레퍼토리를 써서는 아무리 글을 잘쓰고 표현이 좋아도 다음 내용이 예상이 갑니다.
다음에는 무협소설의 뻔한 레퍼토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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