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대학 후배가 무협지를 인터넷에 연재했다가
대박 나서 파피루스를 통해 출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 그런 방법도 있었어?
그래서 저도 그날 부로 인터넷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로긴했더니
하루 조회수가 30만에 투베에 올라 있고, 선작, 댓글등이 무더기로 쏟아지더군요.
그래서 H출판사를 통해 전 6권을 출간했죠.
그때 계약하러 나온 분 이야기가
책들은 거의 도서대여점으로 나간다고 하더군요.
전국에 도서대여점이 5천~6천 정도 된다구요.
그래서 책은 최소 5천권 정도 찍는다구요.
그게 2006년 이었습니다.
그럼 지금은?
생각해 보십시오.
대략 1994~5년 경만 해도 아파트 단지, 주택가에 개미책방 같은 곳
한곳은 꼭 있었습니다.
근데 2006년에 5천여개로 줄어 든거죠.
지금은 동네에서 책방이나 DVD대여점 찾아 보기 힘들죠.
이것은 곧 무협지 판타지 등의 장르문학 출판사의 고사와 극심한 불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자, 그럼 출판시장의 고사 원인이 도서대여점의 감소때문일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도서대여점 감소는 현상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뭔가 다른 원인으로 도서대여점들이 감소하고 있는 거죠. 즉, 이것은 현상일뿐이다.
그것은 서점의 감소로도 설명됩니다.
도서대여점이 감소해서 판타지 무협이 어렵다?
그렇지 않습니다. 동네에 혹시 서점 있으신 분 손 한 번 들어보실래요?
거의 없습니다.
있어도 초중고 학습지 파는 서점이거나, 아니면 아주 영세한 서점.
아니면 대학가 근처 정도겠지요. 그 외엔 번화가에 있는 영풍문고,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정도의 서점만 있죠...
근데 옛날 도서대여점들이 전성기를 누릴때는 서점들도 많았습니다.
블럭마다 하나씩 있을때도 있었죠.
사설이 길었네요. 각설하고, 그렇다면 작금의 출판시장(장르문학뿐만 아니라
문학, 교양 등 전반적으로)의 불경기, 고사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전 그 원인으로
첫째, 국민들이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을 꼽고 싶군요.
물론 읽긴 하죠. 하지만 예전처럼 읽진 않습니다.
일례로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 같은 경우는 대략 5백만권이 판매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소장하고 있고, 결혼해서 세대를 합치다 보니 우리 집사람도
소장하고 있더군요.
댄 브라운의 소설 같은 경우도 저와 집사람이 동시 소장, 파올로 코엘료의 소설들도
동시 소장이었습니다.
여기에 제 나름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독자들이 예전만큼 책을 읽지 않습니다. 돈을 주고 사는 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책방과 서점, 출판계는 고사직전까지 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책을 안 읽을까요?
순수문학은 제외하고 장르문학을 가지고 이야기 해보고 싶네요.
장르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재미입니다. 재미있어야 합니다. 물론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도 재미있지만 김용의 사조영웅전이 주는 재미와 태백산맥의 재미는
약간 범주가 다른 것이지요.
설봉 작가의 글들, 재미있잖아요.
지금도 문피아 등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하는 판타지, 무협, 재미있는 글들 참 많습니다.
그럼 재미있는데 왜 책을 안 읽어?
하하하, 더 재미있는게 더 많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앱 스토어에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무료게임들이 날마다 새롭게 론칭되고 있고
베스트 인기 게임만 하기에도 하루가 모자라죠.
pc방에 가볼까요?
저는 게임이라고는 스타크래프트밖에 모르지만, 가끔 pc방엘 가보면
무슨 놈의 게임이 그리도 많은지.
와우, 디아블로, 서든어택 등 총질 하는 게임, 아이온, 블러드 앤 소울 등등등등
어디 그뿐입니까?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웹툰이니 캐스트니 해서 무료로 수 많은 콘텐츠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각화 되어 있고, 음향, 소리, 역동적인 영상등이 어우러진 각종 콘텐츠들과
한 글자 한 글자 읽어 나가야 하는 활자책은 경쟁이 되지 않는 것이죠.
특히 장르문학의 경우 주독자층이 중고등학생인데...
주독자층님들이 주로 스마트폰 게임, pc방에 죽치기를 하고 있으니
언제 무협지 읽을 시간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출판계는 폭망한겁니다.
그래서 저 역시 강호제비를 계약했는데 7년이 지나도록 계약금을 못 받고 있는
것이죠.
썰이 길었네요.
혹시 문피아 회원님들과 독자님들, 강호의 고수님들이 생각하시는
출판시장의 어려움에 대한 고견은 어떠신지요?
*써놓고 보니 책 2페이지 정도 분량이네요. 헐...
이 시간에 소설을 썼으면 2페이지는 썼겠구나.....
근데 요즘 내용이 막혀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당췌.....ㅠ.ㅠ
이럴때 고수님들은 어떻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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