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라온 홍보 글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별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끝까지 읽어버렸네요.
사실 <검은 숲>은 설정이 독특한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설도 아닙니다. 기술된 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대체로 평이합니다. 등장인물은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으며 스토리도 개성있다고 보기에는 조금 어렵습니다. 아직까지는 '검은 숲'이라는 공간을 향해 이야기가 흘러가는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는 글에서 풍겨오는 분위기가 기묘하기 때문입니다. 무거우면서도 슬프고, 무엇보다도 고독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고독은 비극의 진수'라는 말을 떠올려 보았는데요. 작가분께서는 '친구를 버린 형벌'이라고 표현하셨지만, 사실 그 상황 자체가 주인공이 처한 비극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가깝게 지냈던 친구를 '검은 숲'에서 잃은 주인공은 살아돌아온 순간부터 늘 혼자여야만 했겠지요. 추측컨대 고독한 것은 육신 뿐만이 아니라 영혼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홀로 '검은 숲'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심정이 마음에 절실히 와닿았습니다.
그 심정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해주는 담담한 문체도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어긋나는 표현도 없고 대체적으로 인물들의 대사도 자연스럽습니다. 말줄임표가 자주 사용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렵습니다만, 작품의 전체적인 격을 떨어트릴 정도로 과도하게 사용된 것은 아니니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설의 스케일이 크지 않다는 것도 구성적 측면에서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마치 독자들에게 베일을 하나 하나 벗기게 하며 거대한 비밀에 다가가게끔 만드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퀘스트적 독서'라고 해야 할까요. '검은 숲'이라는 소재가 지닌 신비로움과 잘 어울리는 구성인 것 같았습니다.
포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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